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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정맥/백두대간

2008.03.30. [백두대간記 20] 이화령→하늘재

by 사천거사 2008. 3. 30.

백두대간 제20구간 종주기 

◈ 일시 : 2008년 3월 30일 일요일  

◈ 구간 : 이화령 → 조령산 → 신선암봉 → 깃대봉 갈림길 → 조령3관문 → 마역봉 → 부봉 갈림길 →

            월항삼봉 → 하늘재   

◈ 거리 : 18.36km   

◈ 시간 : 8시간 51분 


 

 

 


05:48  아파트 출발. 오늘은 백두대간 20번 째 구간인 이화령에서 하늘재까지 산행을 하는 날이다. 김밥을 두 줄 산 다음 차를 몰고 괴산을 향해 달렸다. 날이 많이 길어져서 그런지 모래재를 넘자 하늘이 점점 밝아오기 시작한다. 괴산을 지나면서 바로 연풍 택시 기사에서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 6시 48분에 연풍중학교 앞에 도착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잠시 후 택시가 도착을 했다. 택시가 앞서 가고 내가 뒤를 따랐다.      

 

3번 국도로 들어서서 이화령 터널을 지났다. 이 터널은 민간자본으로 건설이 되어 통행료를 징수하던 곳인데, 바로 옆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통행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타산이 맞지 않게 되자, 국가에서 공사비를 모두 물어주고 국가 재산이 되어 지금은 통행료를 받지 않고 있다. 잘 한 행정인지 잘못한 행정인지 나도 모르겠다. 문경읍내에서 901번 지방도를 따라 달렸다. 예전에 올랐던 성주산 산행 들머리인 당포2리를 지나 갈평리에서 좌회전.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잘못 들 염려는 없었다. 성주산과 운달산 산행을 할 때 지났던 길이기도 하다. 그래도 하늘재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07:25  하늘재에 도착. 벌써 서너 대의 차가 세워져 있다. 어느 쪽으로 산행을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들인 것만은 분명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다음 택시를 타고 다시 문경을 지나 이화령으로 올라갔다. 이화령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많은 차량들이 다녔던 길이지만, 지금은 관광객이나 등산객들만 이용하는 도로가 되고 말았다. 격세지감이랄까. 이화령에 도착하니 관광버스 두 대가 산행객들 부려 놓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산행객들은 대부분이 이미 산행을 시작했고 몇 명이 남아서 산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사람 구경 좀 하겠구나. 단체 산행객과 같은 방향으로 종주를 함께 하기란 처음이다.  

 

07:56  이화령 출발. 단체 산행객 맨 뒤에 따라 붙었다. 이화령에서 오른쪽은 사면을 따라 조금 편안하게 가는 길이고 왼쪽은 능선을 따라 가는 정규 코스다. 당연히 왼쪽 길로 가야지. 왼쪽 능선길은 처음부터 가팔랐다. 앞서 출발한 단체 산행객 중에서 내 뒤로 처지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온 사람들이 아이들 때문에 뒤처지고 있었다. 아이들을 백두대간에 데리고 온 부모들! 대단한 사람들이다. 조령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헬리콥터 착륙장이 참 많았다. 조금 규모가 큰 다섯 번째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08:19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우측 내림길로 들어서니 낙엽이 쌓인 걷기에 좋은 길이 이어졌다. 비는 오지 않고 산 전체에 운무에 가득하나 운행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해가 나지 않아 조금 추운 느낌이 들어 장갑을 착용했다. 다시 헬리콥터 착륙장을 하나 지나니 이화령에서 시작되는 오른쪽 사면길과 만나는 지점에 이르렀다.


▲ 잠시 휴식을 취한 헬리콥터 착륙장 

 

▲ 운무에 쌓인 산행로 [08:27]  


08:31  이화령에서 오른쪽 사면을 통해 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다시 헬리콥터 착륙장을 하나 지난 다음 평탄한 길을 걸으니 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주능선 길로 직접 조령산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조령샘을 거쳐 조령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조령샘을 구경하고자 오른쪽 길을 택했다.


▲ 이화령 사면길과 능선길 갈림 지역 이정표 

 

▲ 운무에 쌓인 산행로 [08:32]  


08:49  조령샘에 도착. 이 높은 곳에 식수가 흐르고 있다니. 지금이야 물이 많이 필요치 않지만 한 여름에는 매우 요긴한 역할을 할 것 같다. 조령샘을 지나 위로 올라가니 점차 바닥에 눈에 많아 지고 나무에는 온통 설화가 피었다. 연풍에서 보았던 조령산 산정의 하안 색이 바로 눈이었구나! 아마 지난 번에 다른 곳은 비가 내렸는데 이곳은 고산 지대로 눈이 내렸던 모양이다. 3월 말에 이렇게 멋진 눈 구경을 하다니!

 

정상으로 갈수록 설화의 아름다움은 더해 갔다. 해가 났으면 금방 스러질 눈꽃들이 아침 운무 속에서 신비감을 더해 주고 있었다. 오늘 정말 이곳에 잘 왔다. 능선으로 나 있는 나무계단 길을 계속 올랐다. 사방이 온통 눈천지라서 마치 신비의 세계로 들어가는 계단을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10여분을 올라 주능선에 도착을 했다.


▲ 식수가 흐르고 있는 조령샘

 

▲ 조령샘에서 조령산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길 [08:55] 

 

▲ 3월말에 핀 아름다운 설화 [08:57] 

 

▲ 아름다운 설화 [08:58] 

 

▲ 아름다운 설화 [08:59] 

 

▲ 운무 속을 오르고 있는 단체 산행객들 [09:00] 


09:02  신풍리 갈림길에 도착. 왼쪽 길을 택하면 촛대바위와 절골을 거쳐 연풍면 신풍리로 내려가게 된다. 오른쪽 길로 올라가니 곧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오고 채 10분도 걸리지 않아 조령산 정상에 도착을 했다.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조령산 정상까지의 능선 길도 온통 눈꽃 세상이었다. 장관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나무에서 눈이 녹아 떨어지는데 목덜미 속을 파고들 때면 선뜻 선뜻하다.


▲ 신풍리 하산길 이정표 

 

▲ 해발 1010m의 남봉에 있는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 [09:03] 

 

▲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길 [09:03] 

 

▲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눈이 덮인 능선길 [09:05]  


09:10  해발 1026m의 조령산 정상에 도착. 조망은 좋은데 온 세상이 다 회색이다. 정상 표지석과 함께 서원대학교 산악부에서 세운 故 지현옥 산악인 추모비가 한 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기념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백화산과 주흘산 쪽으로 밝은 띠 모양이 형성되고, 부봉의 봉우리 끝부분이 아주 어렴풋이 조금 모습을 드러냈다. 신비롭다. 자연만큼 신비로운 것도 없다. 감상을 마치고, 봉우리를 하나 넘어 서니 밧줄 구간이 나타나고 안부에 내려서니 이정표가 서 있다. 안부를 지나 다시 한 봉우리의 왼쪽으로 가파른 길을 밧줄에 의지해서 내려가는데 바닥이 미끄러워 힘이 많이 든다.


▲ 조령산 정상에서 문경군청 등산회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과 함께

 

▲ 조령산 정상에 있는 故 지현옥 산악인 추모비 

 

▲ 조령산 정상에서 본 부봉 쪽 하늘 

 

▲ 조령산 정상에서 본 주흘산 방면 

 

▲ 조령산 정상에서 본 백화산 방면 

 

▲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으로 가는 길 [09:17] 

 

▲ 상암사터와 절골을 경유해서 연풍면 신풍리로 내려가는 하산길 이정표 [09:25]  


09:46  절골 하산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도착. 왼쪽으로 내려가면 절골을 경유해서 신풍리로 내려갈 수 있다. 이곳 안부에서 신선암봉까지는 바윗길이 계속 이어졌다. 밧줄이 잘 매어져 있어 큰 문제는 없었지만 다리 힘과 함께 팔 힘이 많이 필요한 구간이었다. 산은 계속 운무에 쌓여 있어 산행로 주변만 분명하게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 절골 하산길 이정표 

 

▲ 운무에 쌓인 암벽과 소나무들 [09:56] 

 

▲ 암릉 구간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10:06]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 구간 [10:09]  


10:15  해발 937m의 신선암봉에 도착. 지난 번에 올랐을 때는 없던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것도 멋대가리 없는 오석이 아니라 계곡의 자연석으로 만든 것이었다. 누가 세웠나? 충주 산행담소 동호회에서 세웠다. 수고한 분들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보낸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왼쪽으로 1시간 20분 걸리는 절골 하산로가 있다. 물론 신풍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신선암봉에서 3관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에다 밧줄이 매어진 암릉구간이 많아 운행에 신경을 써야 했다. 다시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으로 한섬지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잠시 후 안부가 또 나타나고 왼쪽으로 용성골 가는 길이 나온다. '3관문'은 직진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조릿대 사이로 난 급경사 길을 올라간 다음 수 없이 많은 밧줄을 잡고 오르내렸다. 이렇게 밧줄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 구간도 드물 것 같다.  


▲ 해발 937m의 신선암봉 정상에서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 구간 [10:30] 

 

▲ 한섬지기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안부 [10:32] 

 

▲ 용성골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는 안부 [10:34] 

 

▲ 운무에 쌓인 바위와 소나무들 [10:47]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 구간 [10:54] 

 

▲ 연속적인 암릉 구간 [10:55] 


11:15  운무는 걷힐 줄을 모르고 있다. 오후에는 날이 개인다고 했는데 지금 보기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가 않다. 기상이변이 워낙 심하다 보니 욕을 먹는 것은 기상대 뿐이다. 오죽하면 슈퍼컴퓨터 대신에 개구리나 허리 아픈 노인에게 물어보라고 할까? 조금 시야가 트이면서 앞으로 깃대봉 바위벽이 보인다. 10여분 걸으니 '신선암봉 119구조요청 10지점'에 도착했고, 다시 안부를 지나 급경사 길을 올라가니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812.5봉이다. 삼각점 봉에서 몇 걸음 내려서니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깃대봉 삼거리다.


▲ 바위 위의 소나무가 운무 속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운무가 조금 걷혀서 멀리 깃대봉이 보인다 [11:32] 

 

▲ 신선암봉 119 신고안내 제10지점 안내판 [11:42] 

 

▲ 812.5봉에 있는 삼각점 [12:03]


12:04  깃대봉 삼거리에 도착. 곧바로 올라가면 깃대봉이고 3관문은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깃대봉은 이미 가 본 곳이기 때문에 생략하고 바로 오른쪽 3관문으로 방향을 틀었다. 조금 진행을 하니 왼쪽으로 돌탑이 몇 개 보이고 조령산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진행하면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조령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다. 이제 조령 3관문도 멀지 않다. 나뭇가지 사이로 새재 길이 보이고 음악소리도 들여온다. 마침내 산신각과 조령약수 왼쪽으로 내려섰다. 해발 650m 정도의 조령이다. 


▲ 깃대봉 갈림길 이정표

 

▲ 돌탑 아래로 조령산성이 지나가고 있다 [12:11] 

 

▲ 조령산성의 모습 [12:12] 


12:24  조령 3관문에 도착. 관광객 한 무리가 소란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술에 취한 듯한 한 남자가 목청을 돋구어 열변을 토한다. 무슨 스트레스라도 많이 쌓인 것일까? 집에서도 저렇게 호기를 부릴까? 만약 혼자 왔다면 저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자신은 즐겁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즐거움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한쪽에 있는 벤취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김밥 한 줄과 물! 생각 같아서는 조금 아래쪽에서 파는 어묵을 사서 함께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뭐, 대단한 일을 한다고.      

 

12시 39분에 3관문 출발. 이정표에 마역봉까지 45분 걸린다고 적혀 있다. 마역봉은 마폐봉, 마패봉이라고 하는데 국립공원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마역봉이다. 마역봉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했다. 대부분이 계단길이고 밧줄이 설치된 암릉도 있다.


▲ 조령 제3관문의 모습 

 

▲ 마역봉 이정표 

 

▲ 마역봉으로 오르는 길: 왼쪽은 조령산성 [12:42]  


13:12  해발 927m의 마역봉에 도착. 예전에 왔던 곳이라 사진은 생략하고 곧바로 출발. 탐방지원센터 표시를 따라 가면 바로 돌탑이 있는 봉우리고, 여기서 몇 걸음 내려가면 다시 이정표가 서 있는데, 여기서 탐방지원센터로 가지 말고 정면으로 나 있는 나무계단 길을 따라가면 된다. 조령산성의 북암문까지는 계속되는 내리막 길이라 걷기에 좋았다. 운무가 조금 걷혀서 그런지 오른쪽으로 부봉의 봉우리들이 희미하게나마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해발 927m의 마역봉 정상의 모습 

 

▲ 마역봉 정상 옆에 있는 돌탑 [13:12] 

 

▲ 부봉으로 가는 통나무 계단길 [13:15] 

 

▲ 어렴풋이 부봉 능선이 보이고 [13:20]  


13:32  해발 720m의 북암문에 도착. 북암문은 사거리 안부로, 왼쪽으로 가면 597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지릅재에 이르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동화원에 도달한다. 여기서 동암문까지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몇 개 넘어야 했다. 산행로 왼쪽으로는 조령산성이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 북암문의 모습 

 

▲ 북암문에서 동암문으로 이어지는 성벽 [14:26]  


14:30  해발 730m의 동암문에 도착. 동암문도 사거리 안부로 왼쪽으로 가면 부봉 삼거리와 주흘산 삼거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평천재로 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동화원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부봉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다. 동암문에서 부봉으로 오르는 길은 성벽을 따라 나 있는데 꽤 가팔라서 힘이 많이 들었다.


▲ 동암문의 모습 


14:44  부봉 갈림길에 도착. 부봉까지는 10여분 걸리는 거리지만 이미 다녀온 곳이기 때문에 생략을 하고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들어섰다. 거대한 암벽 아래로 밧줄을 잡고 몇 군데를 돌아가는 길이 나타났다. 오늘 산행의 밧줄은 언제 끝이 나려나. 아름다운 적송이 하늘을 찌를듯이 서 있는데 하늘이 잿빛이라 그림은 영 아니다. 부봉 갈림길에서 35분 정도 걸려서 주흘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 부봉 갈림길 이정표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벽길 [14:48]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벽길 [14:51] 

 

▲ 멋있는 소나무들 [15:13] 


15:19  주흘산 갈림길에 도착. 여기서 한 시간 정도면 주흘산에 오를 수 있는데 작년에 이미 올랐던 곳이다. 주흘산 갈림길에서 평천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했고 눈이 녹아 길이 곤죽이 되어 있었다. 조심을 했는데도 한 번 미끌어졌다. 바지 엉덩이 부분이 호화찬란하다. 곤죽 지대를 지나니 길은 평탄해졌다. 오늘 참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 주흘산 갈림길 이정표 

 

▲ 주흘산 갈림길에서 평천재로 내려오는 급경사 내리막길 [15:22]  


15:37  해발 765m의 평천재에 도착. 일명 월항재라고도 한단다. 평천재 역시 사거리 안부로 동암문으로 가는 길과 평천리로 가는 길이 좌우로 나 있었다. 이제 탄항산만 올라가면 된다. 경사가 꽤 급한 길이다.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쏟아야겠다. 우유 먹고 큰 아이들은 우뮤 먹은 힘이라고 해야 하나? 급경사 길이 끝나면서 길은 순해지고 잠시 내려선 안부에서 다시 한 봉우리를 올라 운행을 하니 탄항산이다.


▲ 평천재 안내판이 나무에 붙어 있다 

 

▲ 평천재의 모습  


16:00  탄항산 정상에 도착. 월항삼봉이라고도 한다. 오늘 백두대간 구간의 마지막 이름 있는 봉우리니 기념 사진을 찍고 곧바로 하늘재를 향해서 출발. 하늘재까지는 내리막길이라 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리다. 이제 낮은 곳은 운무가 많이 걷혀서 시야가 트였다. 정면으로 보이는 암봉의 소나무가 바위와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왜 소나무는 바위가 그렇게 잘 어울릴까? 20여분 내려가니 삼각점이 두 개가 박힌 곳이 있다. 모양이 똑 같네. 신기하다. 다시 10분 정도 내려가니 목책으로 출입을 금지시켜 놓은 곳이 있다. 살펴 보니,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산행객들의 출입을 막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탄항산에서 하늘재로 내려오는 길은 주로 마사토가 덮여 있었다.      

 

언덕을 올라서니 눈 앞에 포암산이 우뚝하다. 아쉽게도 정상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신비감을 더해 주고 있었다. 다음 구간에서 맨 처음 올라야 할 산인데 너무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만큼 매력이 줄지 않을까? 여기서부터는 계속 내리막인데 바위도 없고 마사토 길이라 걷기에 좋다. 하늘재에 가까워지자 오른쪽을 철조망이 설치된 곳이 나타났다. 철조망 안으로 헬리콥터 착륙장도 있다. 철조망 길이 끝나면서 길은 왼쪽으로 내려가는데 커다란 저수통 호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낙엽송이 들어찬 숲길 오른쪽으로 임도처럼 넓은 길이 나 있고 그 끝으로 내려서니 하늘재다.


▲ 해발 856m의 탄항산 정상에서 

 

▲ 소나무와 잘 어우러진 암봉 [16:16] 

 

▲ 해발 695m로 삼각점이 두 개가 있는 곳 [16:23] 

 

▲ 토사의 유실을 막기 위해 출입금지 철책을 둘러 놓았다 [16:29] 

 

▲ 정상 부근이 운무에 덮여 있는 포암산 [16:30] 

 

▲ 하늘재에 내려가기 전에 만난 철조망 길 [16:42] 

 

▲ 하늘재로 내려서기 전에 만난 낙엽송 숲 [16:45]  


16:47  해발 525m의 하늘재에 도착.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도계가 지나가는 곳이다. 월악산국립공원 감시초소에 사람은 없고 주변은 온통 게시물과 현수막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특이하게도 충청북도 쪽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 경상북도 쪽은 포장이 되어 있다. 그 이유는? 국립공원 지역과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의 차이였다. 단체 산행객들을 태울 차는 내 차 아래에 세워져 있었다. 벌써 도착한 사람들이 꽤 많다. 언제 왔나? 이화령에서 날아 왔나? 집에 전화를 한 다음 차를 돌려 문경읍내를 지나 이화령터널을 통과한 다음 괴산과 증평을 거쳐 청주로 달렸다. 


▲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가 지나가는 하늘재: 충청북도 쪽은 비포장이다  

 

▲ 하늘재에 있는 계림령 유허비  


17:20  청주에 도착. 김천가에서 순대전골로 아내와 회식을 했다. 오늘 산행은 험한 암릉 구간이 많고 또 눈이 녹지 않은 곳과 또 녹아서 곤죽이 된 지역은 미끄러워서 운행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러나 조령산을 비롯해서, 신선암봉, 깃대봉, 신선봉, 마역봉, 부봉, 주흘산, 탄항산, 포암산 등이 예전에 이미 따로 따로 올라본 곳이라 낯선 감이 없다는 것이 운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흠이라면 하루 종일 운무 때문에 주변 환경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며, 득이라면 조령산 정상 부근에서 3월 말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아름다운 설화를 보았다는 것이다. 산행에서 得失을 따진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