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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정맥/한남금북정맥

2008.02.23. [한남금북정맥記 4] 추정재→현암삼거리

by 사천거사 2008. 2. 23.

한남금북정맥 제4구간 종주기  

◈ 일시: 2008년 2월 23일 토요일 

◈ 구간: 추정재 → 선두산 → 선도산 → 현암삼거리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4시간 24분



08:57  아파트 출발. 오늘은 어제에 이어 한남금북정맥 추정재에서 현암삼거리까지 산행을 할 예정이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오니 바람이 많이 불고 날이 춥다. 어제 아침에도 차가운 기운은 느꼈지만 오늘은 딴판이다. 훨씬 더 춥다. 일단 떠나고 보자. 성모병원앞 정류장에서 9시 14분에 미원으로 가는 211번 시내버스에 올랐다. 추정까지 버스요금은 1,870원. 청주 시내를 통과한 버스는 미원 방면으로 시원스레 달린다.

 

추정3리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런데 잘못 내렸다. 목적지인 추정재는 그 보다 한 코스 위에 있었다. 즉, 다음 정류장인 관정2리 정류장에서 내려야 했다. 할 수 없지 뭐. 아스팔트 도로를 한 코스 걸어가는 수밖에. 오른쪽으로 예전에 들렀던 '선녀와 나뭇꾼'이란 음식점이 보인다.

 

10:20  추정재에 도착. 산행로 입구에서 4차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용창공예 건물이 잘 보였다. 날씨? 날은 맑다. 문제는 바람이다. 따뜻한 봄바람이 아니라 살을 에이는 겨울 바람이다. 전원주택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산속으로 들어오니 바람이 조용하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는데 길 양쪽으로 묵은 묘가 많이 있다. 묘 앞에는 숫자가 적힌 팻말이 박혀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주인 없는 묘의 개장을 공고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우리나라의 묘지 문화도 바뀔 때가 되었는데...


▲ 추정재 용창공예 건물 

 

▲ 한남금북정맥 추정재 산행 기점 [10:21] 

 

▲ 묵묘 앞에 개장을 알리는 공고 팻말 [10:30] 


10:40  선두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 올랐다. 능선에 올라서니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댔다. 나뭇가지에 달린 표지기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며 펄럭인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마스크 겸용 목도리를 하고 얇은 윈드자켓을 꺼내 입었다. 훨씬 낫다.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인데 바람은 세고 날은 춥다. 


▲ 바람에 날리는 표지기의 모습 [10:50]  


11:14  봉우리를 세 개 정도 넘어 483.1봉에 올랐다. 삼각점이 박혀 있는데 나뭇가지에 487m라고 적힌 표찰이 달려있다. 유명한 산이 아닌 경우에는 높이가 구구각색이다. 따라서 각 봉우리의 정확한 높이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울어대던 바람이 자고 있다. 봉우리에서 내려가는 길은 낙엽이 푹신하게 깔린 평탄한 길이었다. 오른쪽으로 옷을 모두 벗은 낙엽송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 483.1m 봉에 있는 삼각점 

 

▲ 483.1m 봉에서 기념 사진 

 

▲ 낙엽이 쌓인 넓직한 산행길 [11;22] 


11:23  삼거리재에 도착. 산행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낙엽송 숲으로 들어섰다. 왼쪽은 살치(가래울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낙엽송의 원래 이름은 일본 잎갈나무로 외래종이다. 지리산에서는 이 일본 잎갈나무를 베어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속성수로서의 가치는 있을지 모르지만 수익성은 거의 없는 나무다. 그래도 숲을 이루고 있을 때에는 보기에 좋다. 낙엽송 숲길이 끝나면서 수렛길이 이어졌고 작은 둔덕을 넘으니 비포장도로가 나타났다.


▲ 낙엽송 숲길이 시작되는 곳 [11;24] 

 

▲ 낙엽송숲: 잎이 없어 볼품이 떨어진다 

 

▲ 넓은 수렛길 [11;32] 


11:33  산정말고개에 도착. 호정리 상전가울과 추정리 산정말을 연결하는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곳이다. 절개지를 오르면 완만한 오름길이다. 얼마를 오르니 왼쪽으로 지능선이 분기되고, 또 얼마를 오르니 왼쪽으로 지능선이 또 하나 분기된다. 분기되는 곳에는 한남금북정맥 진행 능선으로 표지기들이 많이 달려있어 길을 잘못 들 염려는 없다. 4거리 안부가 또 나타났다.


▲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산정말고개 


11:51  안부 4거리에 내려섰다. 수렛길이 좌우로 뻗어 있는데 이 길도 산정말과 상전가울을 연결한다. 안부를 올라 잠깐 진행을 하니 왼쪽에서 올라온 임도가 능선길과 이어지고 10여분 정도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임도는 오른쪽으로 분기되고 정맥 길은 곧바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 4거리 갈림길이 확실한 안부 

 

▲ 차량이 다닌 흔적이 있는 넓은 수렛길 산행로(임도) [11:52] 


12:12  백족산 분기점에 도착. 백족산은 작년 7월 5일에 다녀온 곳이다. 바람은 능선에 따라 부는 곳이 있고 불지 않는 곳이 있는데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갑다. 12시 25분, 바람이 불지 않는 따뜻한 양지의 무덤 위쪽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점심 메뉴는? 김밥 한 줄과 물이 전부다. 점심을 먹은 후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임도 고개가 보였다.


▲ 백족산으로 분기되는 곳


12:38  임도고개에 내려섰다. 고갯마루는 비포장이었지만 고갯마루 왼쪽과 오른쪽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었다. 낭성과 한계리를 이어주는 길이다. 이제 선두산으로 올라야 한다. 경사가 심한 오름길이다. 처음에는 조금 완만했지만 올라갈수록 경사가 급했다. 이윽고 오름길이 끝나면서 능선분기봉에 올라섰다. 선두산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었다.


▲ 임도가 지나가는 고개 


13:00  해발 526.5m의 선두산 정상에 도착. 삼각점이 박혀 있고 나뭇가지에 정상을 알리는 패찰이 달려있었다. 선두산 정상에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안건이고개까지 내려가려나? 이렇게 자꾸 내려가면 어떻게 또 선도산을 올라가나? 백두대간이나 정맥 길이 일반 산행로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일반 산행로는 일단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가면 끝인데, 대간이나 정맥 길은 계속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내리막길이라고 그리 좋아할 필요는 없다. 13시 16분, 날이 조금 풀린 것 같아 윈드자켓을 벗었다. 13시 19분에 돌무더기가 있는 성황당 안부를 지났다.


▲ 선두산에 있는 삼각점 

 

▲ 선두산 정상에서  

 

▲ 성황당 표지 돌무덤이 있는 안부  


13:30  안건이 고개에 도착. 한시울과 안건이 마을을 연결하는 산길이 지나가는 고개다. 길이 뚜렷한 것을 보니 지금도 사람의 왕래가 있는 것 같다. 고개 위 나뭇가지에 '한남금북정맥 안건이고개'라고 쓴 작은 현수막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누가 매달아 놓은 것일까? 13시 42분에 좌우 갈림길이 분명한 분기점을 지났고 13시 59분에 말구리재 분기점을 지났다. 말구리재 쪽으로도 표지기가 달려 있다. 이제 선도산도 멀지 않다.


▲ 안건이고개 

 

▲ 안건이고개 표지기 

 

▲ 좌우 갈림길 분명한 삼거리 [13:42] 

 

▲ 말구리재 분기점  


14:08  해발 527m의 선도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통신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었고, 삼각점과 함께 청양산악회에서 청주제일봉이라고 설치한 정상 표지석이 있었다. 선도산 정상에서 수레너미 마을이 있는 현암삼거리까지는 계속되는 내리막길로 크게 어려움 없이 내려올 수가 있었다.


▲ 통신시설이 세워져 있는 선도산 정상 

 

▲ 선도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선도산 정상 표지석과 함께 

 

▲ 현암삼거리로 내려가는 출구 [14:42] 


14:44  현암삼거리에 도착. 청주와 낭성을 잇는 51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곳이다. 도로 거너편에 시내버스 승강장이 있어 버스를 기다렸다. 시내에서 떨어진 곳이라 버스가 자주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사과를 하나 꺼내 깨물어 먹었다. 그런데 바람은 왜 이렇게 차가운 거야? 건물이 없는 버스 승강장이라 불어오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 춥다. 도로를 건너 집 옆에서 바람을 피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이거 택시라도 불러야 되는 거 아닌가? 그 때에 모습을 드러낸 시내버스, 구세주가 따로 없다.


▲ 512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현암삼거리 [14:44] 


15:00  버스 출발. 버스 안은 너무나 따뜻했다. 한남금북정맥 다음 코스에 통과할 산성고개를 넘어 지그재그식 내리막길을 버스가 내려간다. 이곳도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인데 그렇게 되면 산성고개도 산행객이나 찾는 추억의 고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도청 앞에서 아파트로 가는 버스에 환승하여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구간은 현암삼거리에서 이티재까지인데 거리가 짧기 때문에 아내와 함께 걸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