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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호주·뉴질랜드

2008.01.16. [호주/뉴질랜드 관광 5] 크라이스트처치→퀸즈타운

by 사천거사 2008. 1. 16.

호주/뉴질랜드 관광 제5일차  

◈ 일 시: 2008년 1월 16일 수요일

◈ 출 발: 크라이스트처치 

◈ 경 유: 캔터베리 대평원→테카포 호수→푸카키 호수 

◈ 도 착: 퀸즈타운



06:00   새소리에 잠이 깼다. 뉴질랜드에서의 첫 아침이 밝은 것이다. 뉴질랜드는 호주 동쪽에 있는 섬나라로 북섬과 남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밖에 스튜어트 섬, 오클랜드섬, 쿠크섬 등을 거느리고 있다. 뉴질랜드는 마오리 말로 '아오테아로아(Ao Tea Roa)'라고 하는데, 이 말은 '희고 긴 구름'이라는 뜻이다. 탐험을 하던 마오리족이 멀리서 뉴질랜드를 본 후 외친 것이 '아오테아로아'라고 한다. 그곳이 낙원과 같은 아름다운 육지인 것을 알게 되었고, 동료들에게 가서 알려 이곳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1642년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벨 타스만이 네덜란드의 한 지명을 따서 '새로운 젤란트'란 뜻으로 'Nieuw Zeeland'라고 명명한데서 지금의 뉴질랜드(New Zealand)가 되었다. 6시 30분에 모닝 콜.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구름 사이로 언뜻 언뜻 파란 하늘이 보이는 것을 보면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현지 가이드 최정원 氏는 첫 인상이 좋은, 친절하면서도 점잖고 자상한 엘리트였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가이드를 잘 만나는 것도 큰 복이다.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뉴질랜드 페가수스만에 위치한 남섬 최대의 남부 도시로, 인구는 약 31만 명이며 웰링턴과 오클랜드를 이은 세 번째의 도시이기도 하다. 에드워드 기번 웨이크필드와 그의 뉴질랜드社가 마지막이자 성공적으로 식민지화 한 곳이며, 캔터베리 협회에 의해 건설되었다. 이 협회는 1848년 존 로버트 고드리의 노력으로 만들어졌고, 1850년부터 51년 최초의 이주자들이 5척의 배로 이곳에 도착했다. 캔터베리로 알려진 그들의 정착지는 고드리가 다녔던 옥스퍼드대학교의 크라이스트처치 대학의 이름을 따서 개명되었다.

1862년 시로, 1868년 자치시로 인가되었다. 영국풍의 도시로 향기로운 꽃들이 도시 전체에 만발하고, 아름다운 고풍의 빌딩과 멋진 공원들이 많은 곳이며, 기타 휴양지들이 시 면적의 8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켄터베리 평원을 '정원의 도시' 라고 부른다. 도시 전체가 아담하고 평탄해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적당하다. 크라이스트처치와 픽톤 사이에 위치한 카이코우에서는 지구에 몇 안 되는 향유 고래를 가까이 볼 수 있다. 또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영국식, 유럽식, 고딕식, 식민지식 등의 각기 다른 양식을 접할 수 있으며, 고전적인 시의회 회의실, 백두걸 미술관, 켄터베리 박물관과 장엄한 성당, 광장 등이 있어 매력이 넘치는 도시이다.


▲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첫밤을 보낸 Sudima Hotel


08:10   호텔 출발. 오늘의 종착지는 퀸즈타운인데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를 경유하게 된다. 우선 크라이스트처치의 유명한 공원인 해글리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크라이스터처치가 있는 캔터베리 지역에는 주민 공원이 500개가 넘으며 골프장만 해도 56개나 된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는 '요트의 도시', 웰링턴은 '바람의 도시'라고 하는데 크라이스트처치는 '정원의 도시'라고 한단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몰라도 고층 건물이 없다. 세상에 공원이 500개라니. 우리나라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재산세의 33%가 공원관리비로 들어간다니 이해가 될만도 하다.        

 

해글리 공원 식물원에 들어섰다. 파란 잔디밭 위로 커다란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데 그 크기가 엄청나다. 산책로 옆으로 수로처럼 물이 흐르는데 바로 에어번 강이다. 말이 강이지 우리나라로 치면 시내나 개천 크기였다. 오리들이 강둑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공원은 얼마나 큰지 끝이 없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간혹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띌 뿐 그 넓은 공원이 조용하다. 대충 둘러본 다음 장미 정원에 이르렀다. 전 세계의 모든 장미 품종이 다 있다는 곳이다. 해글리 공원 식물원을 둘러본 소감은? 부럽다. 도시 한 가운데에 이런 규모의 공원이 있다는 것이.


해글리 공원(Hagley Park)크라이스트처치를 '정원의 도시'라고 하는데, 그 애칭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장 넓은 공원으로 에이번 강이 흐르고 있다. 182ha 의 어마어마한 넓이를 지닌 공원이라 식물원을 중심으로 北해글리 공원과 南해글리 공원으로 나뉜다. 공원에서는 골프와 테니스를 비롯하여 뉴질랜드의 전통 경기인 럭비를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특히 주말이 되면 운동선수들의 운동경기를 하는 모습, 온 가족이 함께 나와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해글리 공원 안에 있는 식물원에는 장미 정원, 일본 정원, 분수 정원 등이 있으며 세계 곳곳의 다양한 열대식물이나 희귀한 식물들을 관람할수 있다.

 

남해글리 공원보다는 북해글리 공원이 넓기 때문에 여유있는 여가를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고, 계절에 따라 아름답고 다양한 꽃이 핀다. 보태닉 가든은 해글리 공원의 1/5 크기의 30ha의 부지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정원이다. 30ha의 정원에서 외래종 및 뉴질랜드 곳곳에서 발견되는 토종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보태닉 가든의 하이라이트는 가든의 중앙에 위치한 250여 종 이상의 다양한 장미를 보유하고 있는 장미 정원이다. 장미정원 옆에는 1986년에 조성된 허브 정원이 있으며, 여기에는 요리와 약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뉴질랜드 토종 식물이 전시되어 있는 상록 관목 정원, 바위 정원, 화목 콜렉션 및 코케인 정원도 꼭 둘러보아야 할 코스이다. 


▲ 크라이스트처치 해글리 공원 식물원 입구

 

▲ 거대한 나무와 잔디가 잘 어울린 해글리 공원 식물원을 걷고 있는 회원들

 

▲ 거대한 나무 줄기에 앉아서, 졸고 있냐?

 

▲ 해글리 공원 식물원의 아름다운 모습

 

▲ 해글리 공원 식물원: 왼쪽에 흐르는 개천 같은 강은 에이번 강 


에이번 강(Avon River)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은, 크라이스트처치 도시 전체에 유유히 흐르는 강으로, 강가에는 잔디와 버드나무, 풀로 덮여있는 둑으로 되어 있다. 에이번 강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에이번 강에 걸린 돌다리인 '추억의 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운치가 있고, 강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도 추억이 된다. 강가에서 카누를 빌려 저어보거나 에이번 강을 내려가는 곤돌라를 타고 아름다운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것을 펀팅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곤돌라를 연상시키는 펀팅(Punting in the Park)은, 에이번 강을 따라 크라이스트처치를 산책하다 보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이곳의 명물이다. 순백의 유니폼을 입은 뱃사공이 배를 천천히 저어나가면, 배 뒷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크라이스트처치를 즐기면 된다. 초록으로 물든 잔잔한 수면 위로 오리들이 미끄러지며 햇살을 즐기고 있고, 물 아래로는 무지개 뱀장어들이 헤엄치고 있다. 수면을 물들이는 수목과 보타닉 가든, 헤글리 공원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으면 어느새 크라이스트처치가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 뉴질랜드는 강과 호수마다 오리 천국이다: 에이번 강둑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오리들

 

▲ 이름 모를 커다란 나무들이 꽉 들어차 있는 해글리 공원 식물원

 

▲ 꽃과 나무가 잘 어우러진 해글리 공원 식물원

 

▲ 넓은 공원에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 해글리 공원 식물원에 있는 분수 정원

 

▲ 해글리 공원 식물원에 있는 장미 정원에서 [08:43]

 

▲ 해글리 공원 식물원 장미 정원에서 여성 회원들

 

▲ 해글리 공원 장미 정원에서 회원 모두 함께

 

▲ 해글리 공원 식물원 입구에서


09:04   추억의 다리에 도착. 한국전쟁 참전을 기리는 'KOREA'라는 문구가 다리에 새겨져 있었다. 뉴질랜드는 거의 모든 마을에 전쟁기념비가 있다고 한다. 비록 군인들의 숫자가 얼마 안 되지만 세계의 평화를 위해 거의 모든 전쟁에 파병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단다.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세계 평화를 위해서 아낌 없는 지원을 하는 뉴질랜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떤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말이다.


추억의 다리(Bridge of Remembrance)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다운타운인 '시티 몰(City Mall)'은 대성당 광장에서 약 100미터 정도 남쪽에 위치해 있는데,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등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씨티 몰의 끝부분에서 에이번 강을 건너는 '추억의 다리(Bridge of Remebrance)'와 만난다. 추억의 다리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뉴질랜드 병사들이 이 다리를 지나서 참전을 했는데, 그때를 기념하고 추억하기 위해서 1923년에 아름다운 아치형 문(입구)를 만든 것이다. 한국전 참전을 기리는 문구도 볼 수 있다. 에이번 강에 있는 38개의 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세운 것이다.


▲ 추억의 다리를 배경으로 회원 전원 [09:04]


크라이스트처치 트램웨이(Christchurch Tramway) 

 

크라이스트처치 트램웨이(Christchurch Tramway)는 시내를 둘러보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아름답게 복원된 트램을 타면 크라이스트처치 주변 2.5 km 순환로를 돌며 곳곳의 관광지, 역사적 명소를 볼 수 있다. 정원의 도시(Garden City)라 불리우는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크라이스트처치의 여러 명소, 즉, 캐서드럴 광장(Cathedral Square)과 수족관(Aquarium of Discovery), 아트 센터(Arts Centre), 식물원(Botanic Gardens), 캔터베리 박물관(Canterbury Museum), 에이번 강(Avon River), 빅토리아 광장(Victoria Square), 뉴 리전트 거리(New Regent Street)와 같은 곳을 둘러볼 수 있다.


▲ 대성당 광장에 있는 트램웨이 정거장에서 [09:18]


대성당(Christchurch Cathedral) 대성당은 높이가 63m로 영국 고딕 양식의 특징을 살려 만든 크라이스트처치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건축물이다. 빌딩 숲 사이에 있지만 웬만한 시가지가 다 내려다보일만큼 높고 뾰족한 첨탑으로 지어져 있어 어디서든 눈에 띈다.

최초의 개척자가 이주하고 나서 1864년 건축이 시작되었지만, 계속된 자금난으로 인하여 완공이 지연되었다가 40년후인 1904년에 성당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133개의 계단을 따라 36m까지 오르면 유료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고, 전망대에 이르면 바둑판 모양의 시가지와 아름다운 공원을 볼 수 있으며, 공기가 맑은 겨울에는 멀리 서던 알프스 산봉우리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것을 바라볼 수도 있다.

외관에 못지 않게 내부 장식에도 이에 걸맞는 유서 깊은 것들이 많이 있다. 오른쪽 회랑에 있는 세례 쟁반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기증받은 것이고, 왼쪽 안으로 가면 뉴질랜드 최초의 수석 목사에게 바쳐진  설교단이 있는데 조각이 매우 아름답고, 입구 왼쪽에는 종루로 가는 계단이 있다. 12개의 종으로 설치된 종루는 영국의 세인트 폴 사원의 종을 본뜬 것으로, 몇 가지의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성당 앞을 잘 살펴보면, 광장을 포장한 벽돌 위에 몇 개의 흰 선이 방사선으로 그어져 있는데 그것이 신비한 해시계의 역할을 하고 있다. 


▲ 대성당의 내부 모습

 

▲ 대성당을 배경으로

 

▲ 대성당 앞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노점상이 선다

 

▲ 대성당 앞 광장에서


09:33   대성당을 출발. 버스는 크라이스트처치를 벗어나 퀸즈타운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퀸즈타운은 세계 3대 휴양도시 중 하나인데 매년 35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다. 뉴질랜드의 인구는 북섬 320만, 남섬 100만 정도이고 오클랜드가 가장 큰데 120만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웰링턴이 뉴질랜드의 수도이지만 그 이전에는 오클랜드가 수도였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벗어나면서 캔터베리 대평원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10:10   캔터베리 대평원. 도로 양쪽으로 목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목장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양 목장은 낮고 사슴 목장은 높다. 목장과 목장 사이에 키가 큰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서 울타리를 만들어 놓은 곳도 많았다. 울타리 나무를 심는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째는 방풍의 역할, 둘째는 울타리의 역할, 셋째는 그늘의 역할이란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세 가지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단다. 뭘까? 그 세 가지는 바로 기차, 경찰차, 마운트 쿡이다.  10시 26분, 거대한 스프링클러가 초지에 물을 뿌리고 있다. 뉴질랜드 목장의 스프링클러의 규모는 엄청나다. 지하수를 이용하여 관수를 하는데 스프링클러의 길이가 100m가 넘는 것도 있다.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는 Rakaia 강의 물 색깔이 옥색을 띠고 있다. 강 위에 놓인 다리가 꽤 길다. 1.8km. 10시 30분, 거대한 연어 동상이 서 있는 Rakaia를 지났다. 뉴질랜드에서 양 목장을 하기에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뱀이 없고 고양이과 동물 없다는 것이다. 11시 14분, 계속 목장이 이어지고 있다. 말 목장과 소 목장도 자주 보인다. 세계적으로 볼 때, 뉴질랜드와 몽고 사람들이 시력이 좋단다. 이유는? 넓은 평원 끝을 보아야하니까. 뉴질랜드는 자외선이 강해서 선글라스는 필수다. 복지정책이 잘 되어 있어 태어나면서부터  국가에서 주는 수당을 받기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받는다. 수당 중에는 과부 수당과 싱글맘 수당도 있단다. 또한 치아 관리를 12세까지 국가에서 무료로 해준단다.


▲ 목장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 울타리


11:30   제랄딘(Geraldine)에 도착. 휴게소에 들렀다. 아이스크림과 물을 23.5$에 구입했다. 화장실에 나오는 물을 먹어도 상관이 없는데도 물을 산 것은 병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뉴질랜드는 유제품의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 등의 맛이 좋다. 뉴질랜드에 온 김에 실컷 드시라고 최정원 氏가 일러준다. 저녁 미팅 때 먹을 양주 안주로 육포를 구입했다. 63,000원. 제랄딘을 지나자 서서히 구릉지대가 시작되었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모두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최정원 氏가 마오리 말로 '안녕하세요?'를  '키아오라(Kiaora)'라고 한다고 가르쳐준다. 그리고 코를 두 번 부딪치는 것이 인사법이란다. 13시, 흰 눈이 덮인 산들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산맥이었다. 이 산맥에는 2,000m 이상 되는 산이 202개나 있고, 3,000m 이상 되는 산도 27개나 있단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3,754m의 마운트 쿡도 이 서던 알프스 산맥에 있다.


▲ 제랄딘에 있는 휴게소 앞에서

 

▲ 구릉지대 초지의 양떼들이 어디론가 이동 중이다

 

▲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 [12:34] 


13:05   테카포 호수(Lake Tekapo)에 도착. 버스에서 내리니 먼저 개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청동으로 만든 이 동상은 맥켄지 지방에 사는 한 농부의 아내가 퇴직 후 런던에 주문을 해서 세웠는데, 동상에는 '개가 없었다면 목장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적혀 있다. 동상 왼쪽에 있는 작은 건물은 착한 목자의 교회(The Church of Good Shepherd)인데, 1935년 글루시스터(Gloucester) 공작이 개척 시대의 양치기들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교회의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서 창을 통해 내다보는 호수와 서던 알프스의 풍경은 십자가와 어울려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곳은 또한 뉴질랜드의 영화 감독 피터 잭슨이 만든 반지의 제왕 촬영지이기도 하다.


테카포 호수(Lake Tekapo) 

 

테카포호수는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갈만큼 옥색 물빛이 아주 아름다운 호수이다. 원래 이 호수의 이름은 마오리족들이 이 지역에서 많이 자라고 있었던 작고 하얀 열매인 takapo를 따서 불렀다가, 현재의 tekapo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테카포는 서던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흘러 만들어진 호수로 길이는 20km이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700m가 넘는다. 

 

호수의 바닥에는 지난 2만년가 빙하에 의해 침전된 돌들이 깔여있는데, 호수 가까이서만 봐도 물 속의 돌들이 모두 보일 정도로 깨끗하고 투명하다. 테카포는 주민 50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고 특별한 볼거리는 호수밖에 없지만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관측투어가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별자리를 관측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서 밤에는 가능한 한 불빛이 창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신경을 쓴다. 또 한 가지, 테카포에는 현금 인출기가 없다. 


▲ 테카포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청동으로 만든 개 동상

 

▲ 아름다운 테카포 호수의 모습

 

▲ 아름다운 테카포 호수

 

▲ 테카포 호수를 배경으로 [13:14]

 

▲ 서던 알프스 산맥과 잘 어우러진 테카포 호수

 

▲ 착한 목자의 교회를 배경으로 회원 일동

 

▲ 착한 목자의 교회를 배경으로 [13:18]

 

▲ 테카포 호수: 뉴질랜드에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 테카포 호수를 배경으로


13:33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를 이어주는 수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오른쪽으로 마운트 쿡(Mt. Cook) 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마운트 쿡을 볼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 맑은 날에도 구름이 끼어 볼 수가 없단다. 우리 팀은 여행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마운트 쿡의 원 이름은 Aoraki. 희말라야의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힐러리 경은 뉴질랜드 사람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최고의 영웅으로 대접을 받았었는데 우리 팀이 여행을 떠나오기 전날인 금년 1월 11일에 88새의 나이로 타계를 했다.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 

 

뉴질랜드 남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산맥으로, 만년설과 빙하로 둘러싸인 3천m 이상의 고봉이 10여 개나 솟아 있어 장관을 이루며,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운트 쿡이 있다. 또한 서던 알프스에 의해 둘러싸인 여러 호수들은 남섬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순히 지나치면서 경치를 보는 것보다 현지 투어나 레저에 참여하는 것이 여행의 참 맛을 느끼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 테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를 이어주는 수로 [13:38]


13:44   푸카키 호수에 도착. 물의 색깔은 테카포 호수와 비슷한데 서던 알프스 산맥이 호수 건너 편에 한 일자로 뻗어 있고 눈이 덮인 마운트 쿡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다. 예전 이발소에 걸려 있던 액자 속의 사진인가? 아니면 풍경을 주제로 만든 달력에서 보았나? 내 글솜씨로는 도저히 아름다움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냥 마음 속에 새기는 수밖에. 아쉬움을 남기고 푸카키 호수를 출발, 점심을 먹을 트위젤로 향했다. 주변 풍경이 황량한 것이 네팔의 무스탕 지역과 비슷하다.


푸카키 호수(Lake Pukaki)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76km, 테카포 호수에서 45km 떨어진 곳에 있다. 서던 알프스 산맥에 있는 4개의 빙하가 녹은 물이 타스만 강을 따라 흘러 들어 호수가 생성되었으며, 빙하가 녹으면서 많은 양의 돌가루(Rock Powder)가 같이 흘러들어와 밀키 블루(Milky Blue)의 독특한 색상을 갖고 있다. 1971년에 착공되어 1976년에 완공된 푸카키댐으로 인해 호수의 수위가 38m상승했으며, 수위는 해발 518m~532m를 유지하고 있고 물의 저장량은 약 6,002만 제곱미터 정도이다. 푸카키 호수물은 13km의 푸카키 운하를 따라 오하우강 하부에 있는 오하우 발전소로 이동한다. 호수의 남쪽에는 호수와 마운트 쿡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고, 동쪽에는 연어 양식장이 위치해 있다.


▲ 푸카키 호수와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 [13:44]

 

▲ 푸카키 호수와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

 

▲ 푸카키 호수와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을 배경으로 [13:45]

 

▲ 푸카키 호수와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을 배경으로

 

▲ 푸카키 호수와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을 배경으로 [13:46]

 

▲ 푸카키 호수에서 여성 회원들

 

▲ 물 색깔이 환상적인 푸카키 호수, 뒤쪽으로 서던 알프스 산맥의 마운트 쿡이 우뚝하다

 

▲ 물 색깔이 환상적인 푸카키 호수


14:15   트위젤(Twizel)에 도착. 테카포 호수에서 푸카키 호수까지 수로 공사를 하면서 사용한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다. 뉴질랜드는 마을마다 이런 역사적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단다. 푸카키 가든에서 점심을 먹었다. 최정원 氏가 권해준 대로 연어회를 두 접시 시켰다. 싱싱한 연어회맛을 여기 아니면 어디서 맛볼 수 있겠는가! 맛은? 회원들 모두가 '최고'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음식점 한쪽 벽에 소설가 박범신 氏와 배우 안성기 氏의 친필 서명이 붙어 있다. 언제 뭐하러 왔다 갔나?


▲ 점심 식사를 한 푸카키 가든 한국 음식점

 

▲ 한국 음식점 Pukaki Garden

 

▲ 한국 음식점에서 특별 주문한 연어회로 점심을 먹고 있다

 

▲ 소설가 박범신 氏와 영화배우 안성기 氏의 친필 서명


15:11   음식점 출발. 15시 33분에 Omarama를 통과했다. 16:53   크롬웰(Cromwell)에 들어섰다. 이 마을은 1860년대 오타고(Otago) 지방에서 금이 발견되어 금을 캐기 위한 광산 마을로 출발하였는데,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골드 러시가 끝나자 과수 재배단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클루타(Clutha) 강과 카와라우(Kawarau)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물이 풍부하다. 고속도로 왼쪽에 John's Fruit Stall 과일 가게가 있었다. 대형 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화장실도 있어, 퀸즈타운으로 가는 대부분의 관광버스들이 들러가는 곳이다. 

 

여러 가지 과일을 직접 시식한 다음 구입을 할 수 있는데 우리 팀은 체리와 포도를 샀다. 뉴질랜드 과일은 농약을 하지 않기 때문에 껍질 채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단다. 휴게소 출발. 곧 왼쪽 계곡 사이로 Kawarau 강이 흘러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 강은 래프팅으로 유명하단다. 예전 금광이 한창 번창할 때 중국인 노예가 이곳으로 많이 왔었는데, 그들의 개집 같은 주거지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꼭 들러본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주된 산업은 목축업이다. 그 외에 유명한 산업으로는 관광, 영상(우리나라의 영화 실미도, 남극일기, 눈의 여왕 등이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것이고, 뮤직 비디오의 70%가 뉴질랜드에서 촬영된다고 한다), 유학, 생명공학(천연 재료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 등이 있다고 한다. 

 

17시 45분, 포도밭이 자주 눈에 띈다. 목축업으로 유명한 뉴질랜드도 이제는 단순히 양과 소를 기르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사슴을 기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포도 재배이다. 특히 포도는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와인 생산을 위해서이다. 그래서 그런지 넓은 포도밭이 자주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퀴즈! 뉴질랜드의 포도밭을 보면 포도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맨 앞에는 어김 없이 장미가 심겨져 있다. 그 이유는?  진딧물 때문이다. 즉, 진딧물이 잘 끼는 장미를 관찰해서 포도 나무의 진딧물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 크롬웰 에 있는 John's Fruit Stall 상점의 과수원 [16:58]

 

▲ John's Fruit Stall 건물 모습

 

▲ John's Fruit Stall에서 체리 맛을 보고 있는 회원들

 

▲ John's Fruit Stall 내부 모습 


17:49   카와라우 스키퍼스 캐니언 브리지(Kawarau Bridge) 번지 점프대에 도착. 카와라우 강이 흐르는 협곡 사이를 잇는 카와라우 다리는 번지점프대로 유명하다. 높이는 43m이고 한국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인우와 그 남자 제자가 실제로 번지 점프를 했던 곳으로 유명한데, 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6번의 번지 점프를 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번지 점프대이며, 도전자가 원하는 신체부위까지 강물에 빠질 수 있도록 로프 길이를 조정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번지점프에 성공하면 증명서와 기념 티셔츠를 선물한다.


▲ 번지 점프대로 유명한 카와라우 다리(Kawarau Bridge)

 

▲ 번지 점프대의 모습

 

▲ 번지 점프대 밑을 흐르고 있는 카와라우 강[17:52]

 

▲ 번지 점프대를 배경으로 여자 회원들

 

▲ 번지 점프대를 배경으로 남자 회원들


퀸즈타운(Queenstown) 

 

산악과 호반의 땅이라 불리우는 퀸즈타운은 서부 해안의 산맥들을 끼고 있으며, 근처의 리얼산에서 금, 은, 구리가 발견된 후 1897년에 세워진 도시로, 남섬의 남부에 S자 모양을 한 와카티푸 호수의 북쪽 호반에 위치하고 있다.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1907년에 지방자치체가 되었다. 서쪽 40km 지점의 스트로언 항과, 동쪽 254km 지점의 호바트까지 연결되는 리얼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하늘이 내려주신 장소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천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를 등지고 있는 도시이다. 주변에는 이 도시를 품에 안은 듯 산이 둘러 싸여져 있고, 그 뒤로 옛날의 광부들이 캐었던 금을 뿌려 놓은 것처럼 찬란히 반짝이는 와카티푸 호수가 펼쳐져 있다. 이 지역을 방문하였던 '시굴라'라는 사람이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서, '여왕이 살기에 좋은 곳'이라 하여 퀸즈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니 그 아름다움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레저 스포츠로도 유명하여 여름에는 짜릿한 43m 높이의 번지 점프나 제트 보우팅, 페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고, 겨울에는 4개의 스키장 설원에서 스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8:15   퀸즈타운에 도착. 먼저 와카티푸 호수에서 제트 보우팅을 했다. 카와라우 제트 회사에서 운행하는 제트 보트로 숏오버 강을 다녀오는 투어인데, 급정거와 회전 등의 묘기를 부리는 스릴 만점의 보우팅이었다. 선택 관광 상품으로 1인당 비용이 80$였지만 조금도 아까운 기분이 들지 않았다. 제트 보우팅을 마친 다음 최정원 氏의 특별 배려로 퀸즈타운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무료전망대로 이동을 했다. 물론 퀸즈타운에는 케이블 카를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는 유료전망대가 따로 있다.


▲ 얕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퀸즈타운의 펜션들

 

▲ 퀸즈타운의 제트 보트 사무실

 

▲ 제트 보트에 승선하고 있는 회원들

 

▲ 제트 보트를 타고 출발하기 직전

 

▲ 제트 보트를 타고 있는 중

 

▲ 제트 보트를 타고 귀환하는 중

 

▲ 제트 보트를 타고 무사히 귀환

 

▲ 카와라우 제트 보트를 타고서

 

▲ 제트 보트를 타고 즐거워하는 회원들

 

▲ 제트 보트에서 내리는 회원들


19:20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퀸즈타운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와카티푸 호수를 끼고 주변 산과 잘 어울린 천혜의 관광 휴양지 퀸즈타운은 이름 그대로 여왕이 살만한 곳이었다. 금년 1월에 홀인원이 있었다는 호반의 골프장도 환상적인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없는가 생각해보았다. 있을 것이다. 아니, 있다. 문제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어떻게 개발을 하느냐이다. 퀸즈타운은 아름다운 자연 환경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서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만든 모범적인 마을이었다. 


▲ 전망대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배경으로 [19:20]

 

▲ 전망대에서 와카티푸 호수를 배경으로

 

▲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퀸즈타운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19:30   저녁 식사는 양고기 삼겹살을 구워주는 한국 음식점이었다. 여기서 소주를 물병에 따라 몰래 먹으려다 걸려서 할 수 없이 소주 한 병을 시켜서 먹었다. 20$. 몰래 먹으려던 우리도 잘못이었지만 면전에서 지적을 당해 식사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말았다.


▲ 저녁 식사를 한 한국 식당 


20:15   호텔 체크 인 717호. 샤워를 한 후 저녁에 회장님 방에서 미팅을 가졌다. 어제 공항서 산 양주를 한 병 해치웠는데 좋은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늘 느끼는 일이지만, 사람끼리의 만남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해주고 그에 따른 즐거움을 얻게 해준다. 그것은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 저녁 미팅을 하고 있는 여성회원들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