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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7.12.30. [충북山行記 36] 충북 청원 샘봉산

by 사천거사 2007. 12. 30.

샘봉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2월 30일 일요일

◈ 장소: 샘봉산 461m / 충북 청원군 문의면

◈ 코스: 월리사 주차장 → 월리사 왼쪽 주능선 → 샘봉산 정상 → 월리사 → 주차장

◈ 시간: 2시간 26분 

◈ 회원: 이방주 부부, 이완호 부부, 정우종 부부, 이효정 부부(8명) 


 


09:15  청주 참사랑병원 주차장 출발. 백만사 송년 산행을 가는 날이다. 지난 번 운달산 산행을 마치고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 이방주 회장님이, '대청호변에 붕어찜 요리를 잘 하는 곳이 있는데 근처에 있는 샘봉산 송년 산행을 한 다음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제안을 해서 오늘 성사가 된 것이다. 밤 사이에 차에 내려 앉은 눈을 치우는데 꽤 시간이 걸려 집결지인 참사랑병원 주차장에 이르니 회원들이 모두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아 눈이 녹았지만 이면 도로는 미끄러웠다. SUV 차량인 이방주 회장님 무쏘와 내 차인 쏘렌토로 운행을 하기로 결정.

 

25번 국도를 따라 가다 고은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문의로 가는 32번 지방도에 들어섰다. 문의 시가지 못미쳐서 좌회전해서 회남으로 가는 509번 지방도로 진입, 차량 통행이 별로 없어 그런지 길 위에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 4륜구동으로 전환하여 가능한 한 속도를 줄여 천천히 달렸다. 그러다 갑자기 앞서 가던 회장님 차가 갓길에 섰다.

 

여자 회원들이 그 차에 타고 있었는데 길이 미끄러우니 그냥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모양이다. 대답은? Go! 속도만 내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오른쪽으로 월리사 이정표가 보인다. 소전리 마을로 가는 길이다. 차량 교행이 힘든 1차로를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九龍山 月裡寺'라고 적혀 있는 표지석이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계속 달리면 샘봉산 아래에 있는 월리사에 이르게 된다. 월리사 아래 도로 왼쪽 공터에 차를 세웠다.

 

10:19  월리사 아래 공터에 도착. 스님 두 분이 월리사로 올라가는 도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작은 절인데도 눈을 치우는 트렉터까지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면 절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대단한 것 같다. 산행 준비를 한 다음 가래떡과 커피로 속을 달랬다. 전혀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은 가래떡과 커피도 산에 들어와 먹으니 별미다. 차를 세워 놓은 공터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아래로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표지기가 보인다. 오늘 산행 코스는 2005년 4월 3일에 올랐을 때의 역코스이다.


▲ 월리사로 이어지는 도로, 스님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 월리사 아래 공터에 차를 세우고 가볍게 커피 한 잔씩


10:24  본격적인 산행 시작. 산행로 초입은 가시덤불이 있어 운행에 조금 지장을 받았지만, 곧 희미하나마 가끔 표지기가 달려 있는 정식 산행로를 찾게 되었다. 계곡 왼쪽으로 난 산길은 낙엽 위에 지난 밤에 내린 눈이 덮여 있어 미끄러웠다. 그나마 경사가 급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정우종 회원의 지시에 따라 회원들은 일사불란하게 능선을 향해 올라갔다. 우리가 지나온 길은 낙엽이 제 모습을 드러내어 마치 갈색의 실타래를 풀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윽고 하늘이 열리고 길은 경사가 급해졌다. 능선이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 백만사 회원들 [10:31]

 

▲ 계곡을 따라 산행로가 희미하게 나있다 [10:33]

 

▲ 일렬종대로 줄이 잘 맞네! [10:35]

 

▲ 넘어진 나무 아래를 통과, 주능선이 멀지 않았다 [10:41]


10:43  능선에 올랐다. 휴식. 여기서 샘봉산 정상에 닿기까지는 능선길을 따라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했다. 그래도 능선길을 걷는 것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특이하게도, 능선을 경계로 해서 오른쪽에는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고 왼쪽에는 참나무 종류가 많이 자라고 있다. 무슨 환경적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쳤던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것도 아니어서 포근하다. 산행하기에 참 좋다. 간간이 정우종 회원이 마련한 이벤트도 재미 있다. 조화가 잘 된 사람들의 어울림은 보기에도 좋다. 왼쪽으로 산 아래 마을에 집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동화 속의 마을처럼 평화롭다. 


▲ 주능선에 오른 백만사 회원들

 

▲ 잠시 휴식을 취하며 [10:55]

 

▲ 다시 능선길을 걷고 있는 백만사 회원들 [11:16]

 

▲ 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동화 속의 마을 [11:46]


11:51  샘봉산 정상에 도착. 삼각점이 박혀 있고 '보은 샘봉산'이라고 적혀 있다. 찹쌀떡과 소주, 번데기로 정상 축하 파티를 열었다. 여기서도 정우종 회원이 마련한 이벤트가 있었다. 회원 부부끼리 기념사진을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붕어찜 요리를 한 시에 맞추어 놓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제 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월리사 쪽으로의 하산길은 경사가 급한 곳이 꽤 있었다. 그러나 회원들 모두 아이젠 없이 잘 내려온다. 적어도 백두산을 다녀온 막강 백만사 회원들이다.


▲ 샘봉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샘봉산 정상에서

 

▲ 샘봉상 정상에서 정상주 한 잔씩

 

▲ 정상 기념: 이완호 회원 부부

 

▲ 정상 기념: 정우종 회원 부부

 

▲ 정상 기념: 이방주 회장님 부부

 

▲ 정상 기념: 이효정 회원 부부

 

▲ 급경사길을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2:11]


12:16  전망대에 도착. 왼쪽으로 대청호가 눈 덮인 주변 산들과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맑은 날에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풍광이다. 자연은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자연은 언제나 아름답다. 단지 그 아름다움을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할 뿐이다. 여기서는 남녀를 구분해서 사진을 찍었다.

 

다시 하산 시작. 삼거리가 나왔는데 왼쪽으로 가면 월리사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가면 월리사 바로 뒤로 내려가게 된다. 배도 약간 고프고 해서 오른쪽 길을 선택했다. 하산길 주변의 소나무가 아름답다. 붉은 피부를 드러내고 쭉쭉 뻗었으면서도 적당히 휘어진 토종 소나무들, 언제 보아도 좋다.


▲ 환상적인 분위기의 대청호의 모습

 

▲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산줄기와 대청호

 

▲ 전망대에서 여자회원들 일동

 

▲ 전망대에서 남자회원들 일동

 

▲ 하산길 주변의 소나무가 무척 아름답다 [12:26]


12:45  월리사에 도착. 3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 마당이 무척 넓다. 절 왼쪽 장독대의 장독들이 하얀 눈을 이고 있다. 눈이 조금씩 내리는 샘봉산 아래의 월리사는 너무나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기념시진을 찍고 차를 세워둔 곳에 도착. 다음 목적지인 붕어찜 요리집으로 출발. 소전리로 가는 도로에 들어서서 좌회전하여 달리면 '소전리벌랏한지마을 3km 전'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무심천 마라톤 동호회에서 세운 마라톤 코스 팻말이 있어 계속 따라가면 된다. 한 굽이를 돌아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멀리 대청호가 보이고 가옥 몇 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월리사(月裡寺)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신라 때 의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하나 고증할 자료는 없다. 또 부근에 흩어져 있는 와당 등으로 미루어 조선시대에 중창했을 것으로 짐작되며, 대웅전과 요사채가 현존한다. 대웅전은 충북유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정면·측면 각 3칸의 팔작지붕에 다포 건물로서 조선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웅전에는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석가여래 좌상과 후불탱화·신중탱화 등이 있다. 문화재로서 목조위패함·부도 1기·사적비·동종 등이 있다.


소전리벌랏한지마을

 

마을 전체가 골짜기로 발달되어 주위가 대부분 밭이고 논은 거의 없다. 수몰 전 금강의 벌랏나루가 있어 지금의 벌랏마을로 불리어진다고도 한다. 자연환경보전 지역의 수자원 보전지역으로 신축된 건물이나 개발이 없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청정지역이며,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인 작고 소박한 마을이다.

 

이용안내 : 체험거리 - 한지체험, 별체험, 생태체험, 곤충체험, 천연염색 등
              특산물 - 고사리, 취나물, 다래순, 두릅, 감, 은행, 콩, 발효음식, 칡 등
              먹거리 - 산채비빔밥, 감장아찌, 감아이스크림 등
              볼거리 - 대청댐, 청남대, 문의문화재단지 등 

프로그램 : 봄 - 진달래화전, 봄나물 채취, 농사체험, 비탈논 소쟁기질 

              여름 - 잠자리잡기, 안골물놀이, 농사체험, 천연염색 
              가을 - 나무열매줍기, 농사체험, 송이버섯채취, 떡메치기, 단풍체험 
              겨울 - 칡캐기, 눈썰매타기, 연날리기, 짚공예, 고구마.밥구워먹기 
              연중 - 산야초차만들기, 목공예체험, 마을전통생활체험, 산골음식체험


▲ 너무나 평화로운 월리사 전경

 

▲ 장독에도 눈이 쌓이고

 

▲ 월리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정우종, 이정희 회원

 

▲ 이효정 회원 부부

 

▲ 이완호 회원 부부

 

▲ 정우종 회원 부부

 

▲ 이방주 회장님 부부


13:18  대청호변 붕어찜 전문 요리집에 도착. 집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상은 차려져 있고, 가스버너 위에서 먹음직스러운 붕어찜이 짜글거리고 있었다. 이 집에서 요리에 사용하는 붕어는 대청호에서 직접 잡은 토종인데 그래서 붕어찜을 먹으려면 예약을 해야된다. 또한 이곳은 아는 사람만 온다. 간판도 상호도 없다.

 

붕어찜 맛? 이방주 회장님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곳 붕어찜 타령을 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맛이 일품이었다. 다른 곳에서도 몇 번 붕어찜을 먹은 적이 있는데 비교가 되지 않았다. 곁들이 반찬도 깔끔하고. 분위기에 맞게 밖에는 함박눈이 쏟아지고 있다. 오늘 정말 송년 산행 제대로 하는가보다. 여자회원들이 모두 즐거워한다. 그러니 우리도 덩달아 즐겁다. 행복이 따로 없다.


▲ 대청호변에 있는 붕어찜 요리점

 

▲ 대청호에서 직접 잡은 붕어로 만든 붕어찜

 

▲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점심 식사

 

▲ 요리점에서 바라다본 겨울의 대청호


14:40  요리집 문을 나서니 끝없이 내릴 것 같던 눈은 이미 그쳐 있었다. 이 집은 붕어찜 뿐만아니라 칡을 직접 캐어서 다린 다음 즙을 내려 판매하고 있었다. 50봉에 2만원!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 한 상자를 구입했다.


칡의 효능

 

약용측면에서 칡뿌리는 갈근이라 하여 한약재로 많이 쓰인다. 갈근은 한방에서 해열, 건위 등의 효과가 있으며 소화불량과 두통, 빈혈, 이질, 복통, 주독, 감기, 부인의 하혈, 구토 등에도 좋은 효능을 발휘한다. 만간요법에서는 주로 위장약으로 많이 쓰고 있다. 또 칡뿌리와 꽃을 함께 달여 마시면 주독이나 기타 중독에 유효하고, 마른 구역이 계속 될 때에는 칡뿌리를 즙을 내어 마시면 좋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갈근 즙을 장복하면 효험을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 칡뿌리의 약성으로 '성질이 평하고 서늘하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풍한으로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소화를 잘되게 하며 가슴의 열을 없애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허해서 나는 갈증은 칡뿌리가 아니면 멈출 수 없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고 적혀있다.


붕어찜 요리집 출발. 도로의 양지는 모두 녹았으나 음지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고 미끄럽다. 4륜과 2륜을 번갈아 전환하며 조심스럽게 운행을 했다. 그런데...  눈이 녹지 않은 작은 고개를 회장님 차를 뒤따라 올라가고 있는데 고개마루에서 SUV 차량 한 대가 반대편 차로에서 내려온다. 그냥 내려오는 것이 아니다. 미끄러져서 내려온다. 내 눈으로 본 것만 세 바퀴를 빙글빙글 돌면서 미끄러지는데 오른쪽에 서 있는 회장님 차를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서 멈춰 섰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회장님 차에 타고 있던 여성회원들 많이 놀랐겠다. 청심환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멈춰 선 차 안의 운전자를 보니 웃고 있다. 자신도 놀라고 황당해서 그리고 아무런 피해 없이 멈춰 선 것이 신기해서 그냥 저절로 나오는 웃음인 것 같다. 그 사람 정말 어젯밤에 용꿈이라도 꾼 것 같다. 나도 방금 전에 일어났던 일을 과거에 겪은 적이 있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겨울철 언 길에는 장사 없다. 속도를 줄여서 운행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15:50  청주 참사람병원 주차장에 도착. 서로의 무사함을 확인하는 기쁨의 순간을 가졌다. 2007년을 보내면서 눈이 내리는 겨울산 산행을 하고 분위기 좋은 대청호변에서 맛 있는 요리로 성찬식을 거행했으니, 이만하면 송년 산행치고는 일류가 아니겠는가!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좋은 산과 맛 있는 음식으로 의미 있는 산행을 하기로 약속하고 회원들끼리 화이팅을 외치면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