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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7.12.08. [충북山行記 34] 충북 제천 만수봉

by 사천거사 2007. 12. 8.

만수봉 산행기

◈ 일시: 2007년 12월 8일 토요일 

◈ 장소: 만수봉 983m / 충북 제천 한수

◈ 코스: 만수휴게소 → 만수계곡 → 주능선 삼거리 → 만수봉 정상 → 용암봉 → 만수계곡 →  만수휴게소

◈ 시간: 4시간 35분

◈ 회원: 홍세영, 김영옥, 지학근, 이규필, 김지홍, 이효정(6명)



07:10  오늘은 만수봉으로 평산회 산행을 가는 날이다. 만수봉은 1990년 7월 8일에 평산회 정기산행으로 다녀온 곳인데 벌써 17년하고도 다섯 달이 지났다. 김지홍 회원을 태우고 집결지인 백제의 땅에 도착하니 다른 회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내 차와 이규필 회원 차로 출발. 날은 잔뜩 흐려 있다. 어제가 大雪이었는데 節期名에 어울리게 눈에 내렸었다. 제천 쪽에 눈이 많이 왔다니  오늘 눈을 좀 밟아보려나.

 

07:40  증평 김밥집에 도착. 그러나 이번에는 늘 이용하던 그 집이 아니다. 이규필 회원 초등학교 동기가 차린 김밥집에 들렀다. 그 동기는 나도 아는 사람이었다. 예전에 증평에서 10년 동안 살았었는데 그 때 성당을 같이 다니던 교우였다. 시계점을 했었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김밥집으로 바꾼 모양이었다. 그래도 먹는 장사가 괜찮은 편이란다. 점심용 김밥을 준비한 다음 출발. 괴산과 연풍을 거쳐 수안보 쪽으로 달리다보면 오른쪽으로 월악산국립공원을 가는 597번 지방도가 나온다. 지릅재를 넘어 미륵리에서 송계계곡으로 내려갔다. 응달에는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았지만 차량운행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08:45  만수휴게소 도착. 토요일인데도 겨울이라 그런지 휴게소 문은 닫혀 있었고, 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한 대밖에 없었다. 봄, 여름, 가을에는 그야말로 사람들과 차량으로 발디딜 틈이 없는 곳인데. 격세지감이다. 우리가 조금 일찍 와서 그런가? 나중에 사람들이 많이 올지도 모르지.


▲ 만수휴게소

 

▲ 만수계곡 표지석


09:00  산행 시작. 휴게소에서 도로를 건너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만수계곡 자연관찰로가 시작된다.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화장실이 있는데 건물 디자인도 좋고 정말 깨끗하다. 은은한 향기가 퍼지고 휴지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깨끗한 화장실, 두루마리 화장지가 걸려 있는 화장실. 회원들 모두가 칭찬이다. 월악산국립공원 사무소 정말 마음에 든다. 


▲ 만수봉 산행 기점

 

▲ 만수계곡으로 들어가는 평산회원들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홍세영 회원


09:08  삼거리에 도착. 왼쪽 철계단길로 올라가면 용암봉을 거쳐 만수봉에 닿게 되는데 조금 험한 능선길이다. 오른쪽이 만수계곡을 통해 올라가는 길인데 경사가 완만하고 걷기에 좋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능선에 올라갈 때 조금 경사가 급할 뿐이다. 산행로는 만수계곡 왼쪽으로 나 있었는데 만수계곡은 출입금지 지역으로 공고가 되어 있었다. 계곡의 물이 무척 맑다. 계곡 따라 난 산행로에는 눈이 덮여 있었지만 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 능선과 계곡 갈림길, 왼쪽이 용암봉으로 올라가는 길

 

▲ 만수계곡의 맑은 물

 

▲ 계곡 왼쪽으로 난 너덜지대

 

▲ 계곡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있는 회원들 

 

▲ 제법 평탄한 길도 나오고


09:37  휴식.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늘재에서 포암산을 거쳐 마골치,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는 개방이 되어 있었다. 물론 만수계곡으로 올라가는 탐방로도 개방이 되어 있었다. 탐방로 외의 지역은 출입금지라는 내용의 표지판이었다. 그렇다. 탐방로만 개방하면 된다. 그 대신 다른 지역은 철저히 출입을 막아야한다. 오대산과 설악산국립공원도 하루라도 빨리 이런 정책을 써야한다.


▲ 잠시 휴식을 취하는 회원들

 

▲ 소나무가 아름다운 길, 경사는 완만하다

 

▲ 만수계곡의 작은 폭포

 

▲ 계곡 왼쪽으로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04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 해는 나지 않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날은 따뜻하다. 김지홍 회원이 '雪上初步'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 뒷사람들이 그 발자국을 보고 따라오기 때문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오늘 우리들이 이 만수봉에서 설상초보를 하고 있다. 비록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은 없지만. 주능선이 가까워지자 경사가 급한 사면길이 나타났다. 조금 위험한 곳에는 어김 없이 철이나 나무로 된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큰 문제는 없다. 국립공원 산행의 장점이랄까?


▲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 흰 눈을 배경으로

 

▲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경사가 급한 길

 

▲ 산죽 사이로 난 산행로

 

▲ 주능선 아래 계단에서


10:43  주능선에 올랐다. 오른쪽 길은 마골치를 지나 포암산으로 이어진다. 왼쪽은 만수봉으로 가는 길.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이 능선 양쪽으로 나 있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600m라고 되어 있는데 암릉 오르막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주능선에 오를 때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던 눈꽃이 절정을 이룬 곳에 도착했다. 눈꽃의 향연이다. 


▲ 주능선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

 

▲ 포암산으로 가는 길

 

▲ 만수봉으로 오르는 길


11:04  눈꽃의 향연, 눈꽃의 터널이다. 어제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 적당히 얼어붙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회원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여기서 보는구나. 인간의 손으로 이런 광경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인가. 눈꽃 터널 속에 들어가니 모두가 仙人이다. 이 純白의 아름다움에 속세에 찌든 때가 묻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날이 맑아 하늘이 파랬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 눈꽃의 향연, 김영옥 회원

 

▲ 눈꽃의 향연, 김지홍 회원

 

▲ 눈꽃의 향연, 김지홍 회원

 

▲ 눈꽃의 향연, 지학근 회원

 

▲ 눈꽃의 향연, 이규필 회원

 

▲ 눈꽃 터널

 

▲ 눈꽃 터널, 홍세영 회원

 

▲ 눈꽃 터널

 

▲ 눈꽃 터널을 지나며 이규필, 김지홍 회원과 함께


11:12  만수봉 정상에 도착.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정상은 길 오른쪽 암봉이었는데 숨어 있었다. 정상에는 '만수봉 정상 해발 983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 정상에 오른 기념 사진 찰칵. 정상 한쪽에 있는 눈꽃 핀 소나무 아래에서도 찰칵. 하산은 용암봉을 거쳐 만수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정했다. 처음부터 급경사 길이다. 국립공원답게 가드 레일이 있어 조금만 조심하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래도 눈 때문에 미끄러우니 조심 또 조심.


▲ 만수봉 정상에서

 

▲ 만수봉 정상에서

 

▲ 만수봉 정상에서

 

▲ 만수봉 정상에서


11:41  '만수교 2.4km'라고 쓴 이정표를 만났다. 용암봉 쪽으로 올라가는데 남녀 산행객 두 명이 내려오고 있다.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산행을 하는 팀인 것 같다. 만수봉에 와서 처음 사람을 만났다. 용암봉은 직접 올라가지 않고 왼쪽으로 우회를 하도록 길이 나 있었다. 조금 전에 내려온 만수봉 정상이 나무 사이로 보이고 포암산도 보인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점심 먹을 곳을 탐색했다.


▲ 하산길 이정표

 

▲ 하산길에서 본 포암산

 

▲ 나무 사이로 보이는 만수봉

 

▲ 용암봉 밑 우횟길에서 


11:54  용암봉 밑 양지 쪽 산행로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구름이 바람에 밀려가면서 해가 비친다. 파란 하늘이 보기에 좋다. 김지홍 회원이 라면을 끓일 준비를 해왔다. 인기 일 순위. 김밥과 라면, 김치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사과로 뒷배를 채웠다. 이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술이 한 잔 없는 것을 아쉬워했지만 겨울산에서는 가능한 한 술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 점심 준비 중인 회원들 


12:23  점심 후 출발. 완만한 경사의 하산길이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지나 바윗길을 감아돌아 내려가니 철계단이 나타났다.


▲ 나무 계단을 내려오는 회원들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내려오는 회원들

 

▲ 하산길에서 본 포암산 


13:22  만수계곡 삼거리에 도착. 점심을 먹은 용암봉 아래에서 이곳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어쨌든 이제 험한 고비는 모두 지났다.


▲ 만수계곡 삼거리로 내려가는 철계단길


13:35  주차장에 도착. 시간이 지나면 산행객이 늘어날 거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아침보다 두어 대의 차가 더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가? 이규필 회원은 증평에서 모임이 있어 다섯 명이 내 차로 청주로 왔다.

 

15:23  청주에 도착. 단골집인 제일수산에 집합했다. 오늘 산행 이야기와 내년 1월에 있을 키나발루 해외 산행 이야기를 나누며 푸짐한 회를 곁들여 소주를 7병이나 마셨다. 모두 기분이 up된 상태에서 2007년 송년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아름다운 눈꽃을 볼 수 있었던 이런 행운이 내년 산행에서도 계속 되기를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