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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7.10.12. [한국 100名山 38] 경기 과천 관악산

by 사천거사 2007. 10. 12.

관악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0월 12일 금요일 

◈ 장소: 관악산 632m / 경기도 과천시

◈ 코스: 과천시청 옆 주차장  세갈레길 → KBS 송신소 → 연주봉 → 연주암 → 과천향교 → 주차장

◈ 시간: 3시간 17분



09:00  오늘은 경기 5악 중의 하나인 관악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경기 5악이란 개성의 송악산, 파주의 감악산, 포천의 운악산, 가평의 화악산, 과천의 관악산을 말한다. 관악산은 또한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도 속해 있다. 감곡에서 38번 국도로 죽산까지 간 다음 17번 국도를 이용해서 양지까지, 다시 42번 국도를 타고 용인을 거쳐 수원에 도착, 1번 국도로 의왕까지 간 다음 329번 지방도로 과천까지 달렸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국도를 이용했는데 용인과 수원 시내를 통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서울 근처는 평일이고 뭐고 차가 많다. 사람이 많으니 차도 많을 수밖에. 과천 시내에서 조금 헤매다가 정부종합청사 건물 앞에서 우회전해서 올라가니 관악산 이정표가 있다. 좌회전해서 진행을 하니 일방통행로가 나오고 도로에 관악산 주차장이라는 글씨가 있어 계속 따라 갔더니 과천시청 옆에 이르렀다.

 

11:05  과천시청 옆 주차장에 도착. 도로에 금을 그어놓고 10분에 100원씩 주차료를 받고 있었다. 주차비를 징수하는 아저씨에게 관악산 가는 길을 물었더니 과천시청 옆으로 난 길을 가리키며 그리고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애초에 올라가기로 예정했던 곳은 아닌 것 같은데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한 번 가보는 거다. 시청 뒤 건물 사이로 난 길을 통과하니 바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표지기는 없지만 길이 뚜렷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관악산에는 표지기가 하나도 없었다. 산길로 들어섰다. 산행 안내 전단지가 나무에 많이 걸려 있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았다.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올라가니 곧 암릉길이 나왔다. 관악산은 전체가 巖山이고 산행로도 거의가 암릉길이었다.


▲ 과천시청 뒷산 오름길 

 

▲ 암릉지대 오름길 


11:28  한 암릉 위에 올라섰는데 앞에 트이면서 조망이 좋다. 멀리 청계산 아래 서울대공원이 보이고 가까이로는 과천경마장과 과천시청, 정부청사 건물이 보인다. 정부청사와 과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외침이 스피커를 통해 대답없는 메아리가 되어 허공으로 울려퍼지고 있다. 무슨 恨이 저렇게 맺혔을까. 오른쪽으로 케이블카 철탑이 지나가는 능선이 보인다. 능선을 걷는 사람도 보이고.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사람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카는 아닌 모양이다. 날씨는 더없이 화창하다.


▲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과천시청과 정부청사 

 

▲ 전망바위에서 바라다 본 청계산과 서울대공원 

 

▲ 암릉을 오르기 전에 잠시 휴식


11:34   키가 작은 소나무 숲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암릉길이다. 11시 40분, 휴식을 취하며 양갱을 간식으로 먹었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여전하고 거기에 자동차 소리도 뒤얽힌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차 참 많다. 커다란 암반 위에 또 다른 바위들이 올라앉아 있다. 위대한 발견! 닳아서 형체를 잘 알아볼 수 없는 삼각점을 발견했다. 삼각점 밑의 숫자 56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 케이블카 철탑과 송신탑이 보인다

 

▲ 아름다운 바위 군락지 

 

▲ 암반에 앉아서 

 

▲ 다 닳아버린 삼각점


11:55  정상 쪽 전망이 확 트이는 전망 바위에 도착. 오른쪽 철탑 능선에서 사람 소리가 들린다. 연주대도 점점 가까워지고. 12시 4분, 하산 하는 산행객 4명을 만났다. 모두 나이가 꽤 든 분들이다. 이 길로도 사람이 다니는구나. 지형적으로 보아 지금 걷고 있는 능선길은 철탑 능선길과 이어져 있었다. 상봉의 시각이 멀지 않았다.


▲ 전망바위에서 본 관악산 주능선

 

▲ 케이블카 철탑 능선 

 

▲ 산행 중에 만난 산부추꽃 


12:14  산행 후 처음으로 표지판을 만났다. 119 긴급연락처 안내판. 12시 17분, 삼갈레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 정면으로 보이는 새바위에 한 남자가 올라붙었다, 안전 장비로 없이. 경사가 꽤 되는 것 같은데 크랙과 홀더, 스탠스 등이 풍부해서 담력만 있으면 충분히 올라갈 것 같다. 나도 대학 시절에는 저런 곳을 오르내렸었는데. 그 후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마음 같아서는 오르고 싶지만 참아야지. 새바위 오른쪽으로 우회를 했다.


▲ 처음 만난 119 표지판 

 

▲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철탑 능선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 장비도 없이 암벽을 오르는 산악인 

 

▲ 오름길의 바위들


12:34  두꺼비 바위를 지났다. 거대한 바위의 형태가 두꺼비를 빼닮았다. 연주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왼쪽 길을 따라 걸었다. 길은 KBS 송신소 시설물 아래 왼쪽으로 돌아서 능선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조금 경사가 가팔랐다. 내 앞에 여자 산행객 2명이 가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한다. 뒤를 따라 가며 본의 아니게 들어보니 이야기 내용은 남편 흉이다. 그래, 이런데 와서 흉 실컷 보고 스트레스 풀어야지. 대신 집에 들어가서는 다시 새 사람이 되고. 산은 여러 모로 좋은 곳이다.


▲ 두꺼비 바위 

 

▲ 기상대와 송신탑 오른쪽으로 연주대가 보인다 

 

▲ KBS 송신탑 


12:46  능선에 올랐다. 왼쪽은 팔봉능선에서 오는 길이다. 오른쪽 능선 정면으로 보이는 송신소 시설물이 마치 발사를 기다리는 우주선 같다. 조금 올라가니 번듯한 이정표와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왔다. 산행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송신소가 있는 봉우리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 있었다. 왼쪽 길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 나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다. 사람이 없다.

 

봉우리를 우회하고 나니 정면으로 기상대와 연주대가 가깝게 보이고 오른쪽으로 연주암 건물이 내려다 보인다. 왼쪽에도 아름다운 암봉이 있고. 발 밑에는? 모노레일이 깔려 있다. 운영은 되는 건가? 모노레일 아래로 내려가니 돌계단이 나왔다. 왼쪽 오름길로 올라가니 이정표가 있고 오른쪽 능선을 넘어서니 4거리 안부다. 4거리 안부에는 간식을 파는 상점이 있다. 아까는 아이스케키를 파는 사람도 있었는데. 안부에서 기상대 건물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그 뒤로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보였다.


▲ 능선에서 본 KBS 송신소 시설물 

 

▲ KBS 헬리콥터 착륙장 앞에 서 있는 이정표 

 

▲ 헬리콥터 착륙장과 송신소 시설물 

 

▲ 송신소 시설물을 우회한 지점에서 본 암봉들 

 

▲ 모노레일 

 

▲ 기상대와 연주대로 이어지는 능선, 그 아래로 연주암 지붕이 보인다 

 

▲ KBS 송신소로 올라가는 계단길 

 

▲ KBS 송신소 아래에 있는 이정표 

 

▲ 전망대에서 본 기상대 봉우리 왼쪽면과 서울 시내

 

▲ 전망대에서 본 연주암

 

▲ 연주대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암릉 

 

▲ 연주암과 제4야영장이 갈라지는 4거리 안부 

 

▲ 연주대로 가는 길  


13:22  관악산 정상 연주봉에 도착. 왼쪽에 송신탑이 있고 거대한 암봉 중간에 표지석이 있었다. 특이하다. 왜 정상 표지석을 꼭대기에다 세워 놓지 않았을까? 바위 맨 위로 올라가니 조망이 좋아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사람들도 많다. 계속 올라오고 내려간다. 오늘이 휴일도 아닌데 어찌 이리 백수들이 많은가?

 

회사에서 은퇴한 사람들이나 전업주부들이야 시간이 있겠지만, 그밖의 사람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하긴, 서울에 사람이 좀 많나. 별의 별 사람이 다 있을 것이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연주대에 이른다. 원래는 연주대에서 뻗어내린 능선을 따라 내려가기로 했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어 연주암을 거쳐 연주계곡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13시 25분에 돌계단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연주대

 

관악산의 봉우리 중에 죽순이 솟아오른 듯한 모양을 한 기암절벽이 있는데, 그 위에 석축을 쌓고 자리잡은 암자를 연주대라 한다. 원래는 의상대사가 문무왕 17년(677)에 암자를 세우면서 ‘의상대’라 이름했었는데, 고려 멸망 후 조선을 반대하며 고려에 충성을 다하던 유신들이 이곳에 모여, 멀리 개경쪽을 바라보며 고려를 그리워하여 연주대(戀主臺)로 이름을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 태종(재위 1400∼1418)이 셋째왕자 충녕대군을 장차 태자로 책봉하려 하자 이를 눈치챈 첫째 양녕과 둘째 효령대군이 궁을 나와 관악산에 입산 수도하면서, 이 연주대에 올라 왕궁을 바라보며 왕좌를 그리워하였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연주대에 얽힌 이러한 이야기들은 모두 연민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인데, 이것은 연주대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난 절경인데다 한눈에 멀리까지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의 건물은 3평 남짓한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이며, 조선 후기에 지어진 것이다. 이곳에는 석가모니와 나한들을 모시는 불당인 응진전이 있다.


▲ 관악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 연주대에서 뻗어내린 능선 

 

▲ 연주봉에서 본 기상대와 KBS 송신탑 

 

▲ 바위로 이루어진 연주대 


13:30  연주암에 도착. 사람들이 많다. 오른쪽 계곡을 두고 왼쪽으로 하산길이 나 있는데 자연석을 이용하여 계단식을 만들어 놓았다. 인위적인 분위기가 풍기지 않고 자연스럽다. 다른 곳에서 본받을만 하다. 계곡 중간중간에서 쉬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고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도로 오른쪽에 '관악산에서 물소리가 제일 잘 들리는 곳, 사진 담아가기 제일 좋은 곳' 등의 안내문이 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요즈음은 평범해서는 안 된다. 뭔가 튀는 냄새가 나야 한다. 오른쪽으로 '산악인의 대피소' 건물이 보인다.


연주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인 용주사(龍珠寺)의 말사이다. 관악산의 최고봉인 연주봉(629m) 절벽에 연주대(경기도 기념물 제20호)가 있고, 연주대에서 남쪽으로 약 300m 지점에 연주암이 있다. 연주암은 본래 관악사로 신라 677년(문무왕 17) 의상대사가 현재의 절터 너머 골짜기에 창건했으며, 1396년(태조 4)에 이성계가 신축했다. 그러나 1411년(태종 11)에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는 태종의 뜻을 알고 유랑하다가 이곳 연주암에 머물게 되었는데, 암자에서 내려다 보니 왕궁이 바로 보여 옛 추억과 왕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괴로워 한 나머지 왕궁이 안 보이는 현재의 위치로 절을 옮겼다.

 

연주암이란 이름은 이들 왕자의 마음을 생각해서 세인들이 부르게 된 것이라 한다. 이 절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중수했다. 1868년(고종 5) 중수작업 때는 극락전과 용화전을 새로 신축했으며, 그뒤에도 1918, 1928, 1936년에 중수작업을 하여 현재에 이른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본당인 대웅전과 금륜보전(金輪寶殿)이 있고, 연주대에 응진전(應眞殿)이 있다. 대웅전 앞뜰에는 효령대군이 세웠으며, 고려시대 건축양식으로 된 높이 4m의 3층석탑이 있다.

 

그밖에도 비단에 그려진 16나한의 탱화와 고려시대 것이라는 약사여래석상이 있다. 이 석상은 영험(靈驗)이 많다 하여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연주암에서 연주대에 오르는 길은 때로 군(軍)에 의해 통제되지만, 신자들은 언제나 통행이 허용된다. 이곳에 오르면 서울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연주대는 1392년(태조 1)에 이성계가 무악대사의 권유로 국운의 번창을 빌기 위해 연주봉 절벽 위에 석축을 쌓고 30㎡ 정도 되는 대(臺)를 구축하여 그위에 암자를 지은 것이다. 연주대에는 응진전이라는 현판이 있는 불당이 있고, 효령대군의 초상화가 보존되어 있다. 연주대 바위 벼랑은 같은 간격을 두고 줄을 그어내린 듯이 침식되어 있으며, 뒤편에는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을 지닌 말바위[馬巖]가 있다.


▲ 연주암 대웅전 

 

▲ 연주암 부속 건물 

 

▲ 연주암에서의 연주계곡 하산길 

 

▲ 계곡 하산길 오른쪽에 서 있는 시비 

 

▲ 연주계곡 하산길 

 

▲ 대피소 건물 


13:54  깔딱고개 통과. 산행로 오른쪽에 '새소리가 가장 잘 들리는 곳'이라는 안내문이 있다. 

 

14:12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섰다.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있고 도로를 따라 상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기묘한 형상의 목각품들이 전시된 상점이 눈을 끈다. 상점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계곡 둔치에는, 근처에 있는 학교에서 미술 야외수업을 하러 나왔는지 학생들이 캔버스에 가을 풍경을 담기에 바쁘다. 왼쪽으로 과천향교 건물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니 오전에 지나갔던 일방통행로가 나타났다. 우회전하여 조금 걸어가니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이 보이고 곧 과천시청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 도로변에 있는 목각품들 

 

▲ 목각품과 詩碑 

 

▲ 목각품

 

▲ 목각 장승 

 

▲ 미술 야외수업을 나온 학생들 

 

▲ 과천향교 건물 

 

▲ 구세군 과천실비요양원 건물


14:22  과천청사 옆 주차장으로 원위치했다. 근처에 점심을 먹을 곳이 있나 한 번 둘러보았더니, 없다. 주차관리 아저씨에게 2,000원 주차료 지불. 오전에 올 때 용인과 수원시내를 통과하는데 애를 먹어서 이번에는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경부고속도로로 신갈까지 간 다음 영동고속도로로 용인까지 달렸다. 용인에서부터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속도가 나지 않는다. 용인서 국도로 나와 국도변에 있는 순대국밥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죽산을 거쳐 감곡으로 달렸다.


▲ 과천시청 옆 도로변 주차장에서 본 관악산 

 

▲ 과천시청 건물, 뒷편은 정부청사 건물 


16:30  감곡에 도착. 관악산은 전체가 바위로 되어 있는 산으로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계곡이 잘 어루러진 명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단, 정상에 서 있는 KBS 송신소 시설물과 기상대 건물 등이 눈에 거슬렸다. 아름다운 명산 정상 부근에 왜 그런 시설물들을 설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관악산을 다녀옴으로써 경기 5악 중에서 가보야 할 곳은 가평의 화악산만 남았다. 개성의 송악산은 언제 가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