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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7.07.28. [한국 100名山 35] 충북 영동 천태산

by 사천거사 2007. 7. 28.

천태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7월 28일 토요일

◈ 장소: 천태산 714.7m / 충북 영동군 양산면

◈ 코스: 천태산 → 주차장 → 영국사 → A코스 → 천태산 → 전망대 → 영국사 → 주차장

◈ 시간: 4시간

◈ 회원: 아내와 함께



07:25  청주 출발. 내일부터 3일간 백두대간을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산행을 쉬려고 했으나 가볍게 몸을 푼다는 의미에서 영동에 있는 천태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서청주IC에서 중부고속국도로 진입, 남이분기점에서 경부고속국도에 합류한 다음 옥천IC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지만 비는 올 것 같지 않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차량 행렬이 많다. 방송 보도에 의하면 오늘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옥천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영동 쪽으로 가다 이원면으로 진입, 501번 지방도로 들어섰다. 옥천군 이원면은 묘목단지로 유명한 곳이다. 길 양쪽에 농원들이 줄 지어 있고 밭에는 각종 묘목들이 자라고 있었다. 2006년 12월 31일 대성산을 갈 때도 이 길을 이용했는데 의평저수지 표지판에서 우측으로 들어가야 한다. 개심저수지를 지난 다음 누교리에 이르니 오른쪽에 천태산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에 서 있다. 여기서 우회전해서 조금 들어가니 넓은 천태산 주차장이 나왔다.

 

08:40  천태산 주차장에 도착. 주차비 2,000원 지불. 넓은 주차장에는 5~6 대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산행준비를 마친 다음 위를 올려다보니 웅장한 천태산이 앞에 버티고 있는데 정상 부분은 운무 속에 들어 있다. 주차장 끝에 있는 산행안내판과 매표소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문화재 관람료를 1,000원씩 받는데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은 없다. 돈 벌었다. 비교적 넓은 길을 따라 걸으면 천태산 계곡을 알리는 거대한 표지석이 나오고 곧 진주폭포를 거쳐 남고개로 가는 산행로와 갈라지는 지점에 도착한다. 영국사 코스로 접어들어 조금 걸어가면 오른쪽에 삼신할멈바위가 있고 이어 시멘트 다리 왼쪽으로 제법 큰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 주차장에서 본  천태산 모습, 정상은 운무 속에 들어 있다

 

▲ 매표소 앞에 있는 산행 안내도

 

▲ 천태산 계곡 표지석


08:59  삼단폭포에 도착. 예전에는 용추폭포라고 불렀다고 한다. 바위 계곡을 따라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여기서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바윗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앞이 확 트이고 왼쪽으로 망탑으로 가는 길이 나 있다. 오른쪽에는 두 줄로 늘어져 있는 철조망 줄에 형형색색의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천태산의 명물 중 하나다. 영국사에 가까워지자 희끗희끗한 바위 속살을 드러낸 천태산의 모습이 더욱 확실하게 눈에 들어온다.


▲ 삼단폭포 앞에서

 

▲ 망탑 갈림길 오른쪽에 있는 표지기들 

 

▲ 은행나무에 이르기 전에 본 천태산 모습


09:07  영국사 은행나무 앞에 도착. 영국사 경내에 있는데 높이가 18m이고, 수령 1,000년이 넘은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제233호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시멘트 포장이 된 차도가 오른쪽으로 계속 연결되어 있는데, 이 차도를 이용하면 승용차로 은행나무 옆 주차장까지 올 수 있다. 차도를 따라 걷다 보면 왼쪽으로 '천태산 등산로 A코스 입구'라고 적힌 안내판이 있다. 천태산 산행 코스는 A, B, C, D의 4가지 코스가 있는데 B코스는 현재 폐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A코스로 올라가서 D코스로 내려오는 것이 무난하다. 산행길 입구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자 바로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전개되었다.


▲ 영국사 은행나무 앞에서

 

▲ 영국사 은행나무 앞에서

 

▲ 천태산 A코스 입구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09:24  암릉지대에 도착. 천태산은 전체적으로 볼 때 바위산이다. 특히 A코스에는 바위벽을 올라가야 하는 구간이 많은데 천태산 지킴이 배상우씨가 밧줄을 설치해 놓아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 밋밋하게 흙만 발고 산을 오르는 것보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바위벽을 오르는 것도 산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다른 매력이다. 아내는 더운 날씨에 힘이 드는지 물을 입 속으로 들어붓는다. 산꾼의 아내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 천태산의 명물인 암릉지대

 

▲ 암릉지대를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다

 

날은 덥고 목은 타고

 

▲ 바위벽은 계속 나타났다


09:52  휴식. 노동 후의 휴식은 언제나 달콤하다. 길 옆에 버섯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아름다운 버섯일수록 독성이 강하다.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아름다운 사람은? 백인백색이다. 정상이 보인다. 능선에 올라서니 이정표가 있는데 오른쪽으로 천태산 정상이 200m 거리이고, 왼쪽으로는 남고개까지 1.6km 거리이다. 빤히 보이는 정상을 향해 조금 급한 경사길을 오른다.


▲ 휴식은 언제나 달콤한 것

 

▲ 아름답기는 한데 먹으면 안됩니다 


10:38  천태산 정상에 도착. 정상에는 자연석으로 된 거대한 표지석이 바위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정상 주변은 꽤 넓어서 쉴 수 있는 자리가 여럿 있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적당한 곳에 앉아서 초콜릿과 빵을 간식으로 먹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시간적으로 보아 점심은 하산을 한 다음 시원한 계곡에서 먹으면 될 것 같다.

 

휴식 후 출발. 하산은 D코스로 하기로 했다. 경사가 완만하며 주변경관도 좋아 하산길로 많이 이용되는 코스다. A코스로 올라온 길을 지나고 헬리콥터착륙장을 통과하니까 왼쪽으로 B코스 하산길이 있는데 폐쇄가 되어 있었다. C코스 하산길은 B코스 바로 위에 있었다. D코스는 일단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졌고 곧 암릉길이 나왔다.


▲ 천태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 천태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정상 표지석 앞에서 나란히


11:17  마치 긴 이무기같은 암릉이 길게 뻗어 있었는데, 암릉 끝부분에서는 전망이 좋아 주변 경치를 잘 살필 수가 있었다. 암릉을 내려서면 전망석이 오른쪽에 있고 10여분 내려가면 남고개에 닿게 된다. D코스 하산로 지역은 몇 년 전에 산불이 나서 죽은 나무들이 흉물스럽게 서 있었다.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다. 그 산불이 났을 때 영국사 건물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니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보물 제532호로 지정되어 있는 영국사 부도를 보려면 하산로에서 왼쪽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오늘은 생략을 하고 곧바로 영국사로 진행했다.


▲ 하산 D코스 암릉 끝에서

  

▲ 산불로 인해 죽은 나무들


11:53  영국사에 도착. 영국사는 천태산의 동쪽편 기슭에 위치한 절로 양산팔경 중 단연 으뜸으로 꼽는다. 영국사는 신라 문무왕 8년 원각대사가 창건하였다. 그 후 효소왕이 육궁백관을 인솔하고 피난했다는 전설이 있는 옥새봉과 육조골이 영국사 주변에 있다. 고려 문종때 대각국사가 국창사라 한 것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써 국난을 극복하였다 하여 영국사라 개칭한 곳으로, 지금은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늘도 산사체험을 하는 한 무리의 청소년들 모습이 보였다. 대웅전 앞 석분에 수련이 예쁘게 피어났다.


▲ 영국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12:05  도로 옆 계곡에 좋은 자리가 있어 자리를 잡았다. 우선 세수를 한 다음 양말을 벗고 발을 계곡물에 담구었다. 시원한 느낌이 뼛속까지 파고 든다. 계곡물에 발을 담군 채 준비해 간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신선이 따로 없다. 힘들게 땀을 잔뜩 흘린 다음의 휴식의 기분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휴식 후 출발.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 천태산에는, 모두 바다로 갔는지,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별로 없다.


▲ 천태산 계곡에서 발도 씻고 밥도 먹고


12:40  주차장에 도착. 그래도 아침보다는 제법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대형버스도 두 대나 보이고. 차를 돌려 501번 지방도를 따라 이원에 도착, 4번 국도로 옥천까지 온 다음, 옥천IC에서 경부고속국도로 진입했다. 사람들이 모두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떠났는지 경부선은 예상외로 한산한 편이었다. 14시에 청주에 도착.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를 간단하게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