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7.07.14. [한국 100名山 33] 경북 문경 주흘산

by 사천거사 2007. 7. 14.

주흘산 산행기 

 일시: 2007년 7월 14일 토요일

 장소: 주흘산 1075m / 경북 문경시 문경읍

 코스: 문경관광호텔 → 관봉 → 주봉 → 영봉 →  꽃밭서들 → 조곡관 → 주차장

시간: 7시간 45분

 회원: 신현대, 지학근, 이효정(3명)


 

 


07:06  백제의 땅 출발. 오늘은 평산회에서 정기산행을 가는 날이다. 산행 대상지는 문경의 진산인 주흘산. 원래 5명이 산행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김지홍 회원과 김영옥 회원에게 갑자기 일이 생겨 3명만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증평 단골 김밥집에 들러 간단히 요기를 하고 김밥을 점심으로 준비한 다음 연풍IC에서 중부내륙고속국도로 진입했다. 이화령을 지나 문경새재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는데, 실제로는 3번 국도를 이용해서 이화령터널을 통과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었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 들어와서 주차료를 내지 않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다.

 

08:43  산행 준비를 한 다음 8시 45분에 산행 시작. 음식점이 줄 지어 있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문경관광호텔이 있고 호텔 왼쪽에 계단식 길이 나 있는데 입구에 문경시장 이름으로 산행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탐방로가 아니니 입장료를 지불하고 정규 탐방로로 올라가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정규 탐방로란 여궁폭포와 혜국사가 있는 곡충골을 말하는데, 우리는 이미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이 길로 올라가기로 했다.

 

계단을 올라서니 넓은 수렛길이 나타났는데 호텔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는데 오른쪽 밭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 이쪽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고 하면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정을 이야기하고 억치춘향격으로 허락(?)을 얻었다. 무덤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9시 10분에 잠시 휴식. 산행로는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분명하게 잘 나있었다. 해는 비치지 않지만 덥다. 땀이 난다.


▲ 문경관광호텔 옆 돌계단길을 오르는 회원들

 

▲ 무덤에 이르기 전에 본 능선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


09:20  계속되는 사면 오름길이다. 길은 부드러운데 경사가 심한 곳이 많다. 10여분 올라가자 가파른 길은 끝났지만 계속 오름길이다. 예상하건대, 관봉까지 계속 오르막길일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경사가 완만한 구간이 있어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어 좋았다. 9시 45분에 휴식. 문경새재 건너편의 조령산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조령산도 좋은 산이다.


▲ 부드러운 오름길

 

▲ 새재 건너편의 조령산


10:30  휴식.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나기 시작했다. 바위지대에 밧줄이 걸려 있다. 이 암봉을 올라서서 잠깐 돌아가면 관봉이다.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계속 오르기만 했다. 주흘산이 문경의 진산으로 그리 만만한 산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긴, 한국 100대 명산에 선정이 되었으면 그 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10시 50분에 암봉을 올랐다. 지금까지 온 길과는 달리 꽤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 휴식을 취하며

 

▲ 암봉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11:06  관봉(고깔봉) 도착. 표지석에 '문경 진산 주흘관봉 1039.1m'라고 적혀 있다. 관봉 오른쪽은 90도 절벽인데 문경읍내가 잘 내려다 보인다. 전망이 좋다. 기념사진을 찍고 주봉을 향하여 출발.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곡충골로 주흘산을 오르기 때문에 아직까지 다른 산행객을 만나지 못했다. 관봉에서 주봉으로 이어지는 칼날 능선은 이번 산행의 백미였다. 오른쪽 아래로 펼쳐지는 문경의 산수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11시 36분에 잠시 휴식. 바람이 시원하다. 11시 49분에 혜국사 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통과. 주봉 정상이 멀지 않다.


▲ 주흘산 관봉에서 지학근 회원과

 

▲ 주흘산 관봉에서 신현대 회원과 지학근 회원


12:00  주흘산 주봉에 도착. 표지석에는 '주흘산 1075m'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주봉은 30분 거리에 있는 영봉보다 낮다. 영봉은 높이가 1106m로 주봉보다 31m나 더 높다. 주봉이 더 낮은 이유는? 산 아래에서는 영봉을 볼 수가 없고 그래서 실제로 보이는 주봉이 상봉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주봉에서는 3팀 정도의 산행객을 만났다. 시간이 마땅치 않은 경우, 조곡골로 해서 제2관문으로 가면 30분 정도, 곡충골로 해서 제1관문으로 바로 내려가면 1시간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 12시 16분에 영봉을 향해 주봉 출발.


주흘산 주봉에서


12:44  주흘산 영봉 도착. 표지석에 '주흘영봉 1106m'라고 적혀 있다. 영봉은 사방이 잡목으로 둘려싸여 있어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배도 출출하고 해서 한쪽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간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주봉에서 만났던 산행객 한 팀을 영봉에서 다시 만나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울진에서 왔다는 그 산행객들은 인상도 좋고 인심도 좋았다. 산에 다니면 옥심이 없어지고 순해지나 보다.


▲ 주흘영봉 표지석과 함께


13:11  점심 후 하산 시작. 꽃밭서들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꽤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이다. 그래도 종종 반겨주는 야생화 까치수영의 모습이 아름답고 양쪽에 도열해 있는 조릿대들이 정겹다. 13시 47분에 잠시 휴식. 계속되는 경사진 하산길. 가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 하산길에 만난 까치수영

 

▲ 하산길의 조릿대숲


14:00  조곡골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리오고 곧 계곡에 닿았다. 물이 너무나 맑다. 잠시 세수를 하면서 땀을 식혔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누워서 한숨 자고 싶다. 신선이 따로 있나. 지학근 회원은 어김 없이 양말을 벗는다. 계곡을 올라서니 왼쪽으로 주흘산 주봉에서 내려오는 길이 보인다. 하산로를 따라 10여분 내려가니 왼쪽으로 수 없이 많은 돌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꽃밭서들이었다.


▲ 조곡골 물에서 땀을 씻고 있는 회원들


14:17  꽃밭서들에 도착. '서들'은 '너덜'의 사투리로 하산로 왼쪽에 수 많은 작은 돌탑들이 마치 꽃밭의 꽃처럼 서 있었다. 누가 언제 저렇게 많은 탑을 쌓았나. 꽃밭서들은 주흘산의 또 하나의 명물로 손색이 없었다. 꽃밭서들에서 새재 도로 까지는 넓은 수렛길로 유유자적하며 걸을 수 있었다. 오른쪽 조곡골의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온다.


▲ 꽃발서들 앞에서 지학근 회원과 신현대 회원

 

▲ 꽃발서들 앞에서 신현대 회원과


14:56  문경새재길과 만났다. 넓은 새재길에 들어서니 오른쪽으로 제2관문인 조곡관의 모습이 보인다. 제1관문 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조령천에 아치교가 가로 놓여 있고 다리 건너에 음식점이 있다. 파전과 도토리묵, 두부김치 등을 동동주와 함께 파는 곳인데, 문경새재 전체의 중간 지점에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며, 조령천과 적송들이 조화를 잘 이루어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는 것이다. 두부김치와 파전, 동동주를 시켜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을 자축했다.

 

제1관문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다.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새재길을 걷고 있는데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길이 좋으니, 또 몸에 좋다고 하니 맨발로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 도로 한쪽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장소까지 마련해 놓은 것을 보면 문경시의 관광정책이 다른 곳보다 많이 앞서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 주막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

 

▲ 산불됴심 표지석


16:16  제1관문인 주흘관에 도착. 경북에서 충북으로 넘어가는 문경새재의 첫 관문이다. 그 옛날 선비와 장사꾼들이 무수히 오르내렸던 애환이 짙은 영남대로에 가로질러 서 있는 주흘관. 기념사진 찍고 출발.


▲ 조령 제1관문(주흘관)을 배경으로

 

▲ 조령 제1관문(주흘관)을 배경으로 신현대 회원과 지학근 회원

 


16:35  주차된 곳에 도착. 산행 거리가 길어서 그런지 시간이 꽤 되었다. 차를 돌려 이번에는 3번 국도를 타고 이화령터널을 지나 연풍으로 들어왔다. 괴산, 증평을 지나 청주에 도착하니 17시 58분이다. 비록 많은 회원이 참석하지 못한 산행이었지만 문경의 진산을 알차게 다녀온 의미있는 산행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