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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7.07.15. [한국 100名山 34] 강원 홍천 팔봉산

by 사천거사 2007. 7. 15.

팔봉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7월 15일 일요일 

◈ 장소: 팔봉산 302m / 강원도 홍천군 서면  

◈ 코스: 팔봉교 → 1봉 → 2봉 → 3봉 → 8봉 → 벼랑길 → 팔봉교

◈ 시간: 3시간 53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7:35  아파트 출발. 오늘은 모처럼 아내와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오늘 산행 대상지인 팔봉산은 아내가 두 번이나 가려고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곳이다. 한 번은 다른 산인데 팔봉산인 줄 알고 갔고, 또 한 번은 팔봉산 매표소까지 갔다가 비가 많이 와서 출입이 통제되어 그냥 돌아온 것이다. 세 번째 도전. 음성, 금왕을 지나 나의 직장인 감곡중학교 옆을 통과했다. 감곡IC로 중부내륙고속국도로 진입, 여주분기점에서 영동고속국도로 접어들었다.

 

문막휴게소에 들렀는데 장마 중에 날이 맑은 휴일을 맞아 나들이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저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온 거야. 고속도로에도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국도로 들어서니 차량 통행이 조금 한가하다. 홍천IC로 고속도로를 벗어나 춘천 쪽으로 달리다 보면 팔봉산 이정표가 나온다. 팔봉산주차장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차들이 꽉 들어찬 주차장을 지나 홍천강에 가로 놓인 팔봉교를 건넜다. 오른쪽이 매표소인데 그 주변도 역시 빈틈없이 주차가 되어 있었다. 

 

10:39  매표소를 지나 조금 더 진행을 해서 오른쪽으로 돌아 팬션 앞 도로변에 주차를 했다. 팔봉산이 한국 100대 명산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다. 매표소에서 한 사람 당 1,500원을 주고 입장권을 끊었다. 팔봉산유원지는 국민관광지로 지정이 되어 있어 입장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매표소 왼쪽에 있는 산행로 입구를 통과 산길로 접어들었다. 계속해서 밀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거의 떠밀리다시피 걷는다. 정말 사람 많다. 그리고 덥다. 벤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완만한 길을 택하여 1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이름 답게 처음부터 바위지대가 나타났다. 이제부터 계속 바위지대를 오르내려야 한다.


▲ 매표소 앞에 있는 팔봉산 등산 안내도

 

▲ 벤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11:20  1봉에 올랐다. 표지석이 있고 전망이 좋아 홍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2봉으로 가려면 1봉을 내려가야 하는데 산행객들이 많이 정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차가 다니는 도로만 차들이 정체되는 것이 아니다. 인기가 있는 산에서는 사람들이 정체가 된다. 사람들이 산을 많이 찾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 1봉에 오르다

 

▲ 1봉에서 2봉으로 가는 하산길 등산로가 정체되다

 

▲ 2봉을 오르고 있다


11:37  2봉에 올랐다. 2봉 꼭대기에는 시어머니, 며느리, 딸의 혼을 모셨다는 작은 당집이 있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봄과 가을에 제를 올리는데 '삼부인당'이라는 명패가 걸려 있었다. 안부를 지나 오른쪽 철계단을 오른 다음 그리 어렵지 않은 암벽을 기어오르면 팔봉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3봉이다.


▲ 2봉에 있는 삼부인당


11:52  3봉에 올랐다. 팔봉산의 정상봉인 3봉에서는 북서쪽으로 줄지어 서 있는 나머지 다섯 봉우리가 마치 설악산의 용아장릉 축소판처럼 보인다. 사방을 둘러보면 첩첩이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보이고 눈을 아래로 하면 팔봉산 자락을 휘감아도는 홍천강의 풍치가 가슴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3봉에서 4봉으로 가려면 '해산굴'이라는 좁은 바위틈을 통과해야 한다.

 

3봉을 내려가는 철계단부터 사람들이 움직일 줄을 모른다. 꾀를 내어 3봉을 올라왔던 쪽으로 내려가서 우측으로 우회를 하여 철계단 아래 안부로 올라섰다.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해산굴은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수직 바위굴인데 침니 등반을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 팔봉산 정상인 3봉

 

▲ 팔봉산 정상인 3봉

 

▲ 팔봉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홍천강

 

▲ 4봉으로 올라가는 해산굴 앞


12:16  4봉에 올랐다. 4봉에서 7봉까지는 거의 비슷한 산행로가 이어져 있었다. 하나의 암봉을 올라갔다가 내려가고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에서 다시 올라간다. 가끔 가파르고 험한 구간에는 철계단과 발판이 만들어져 있어 크게 위험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7봉에서는 내려가는 길이 가장 길기 때문에 8봉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12:29  5봉에 올랐다.

 

12:45  6봉에 올랐다.

 

13:02  7봉에 올랐다.


▲ 4봉에 오르다

 

▲ 4봉에 오르다

 

▲ 5봉에 오르다

 

▲ 제6봉에 오르다

 

▲ 7봉에 오르다


13:17  7봉과 8봉 사이의 안부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과 커피.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 산행 도중에 뜨거운 커피를 마셔 보았는가. 맛은? 먹어 본 사람만 안다. 8봉에서의 하산은 경사가 급한 바위 지대를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한다. 따라서 노약자는 7봉과 8봉 사이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다.

 

13:44  마지막 봉우리 8봉에 올랐다. 부탁을 해서 함께 기념 사진을 한 장 찍었다. 8봉에서의 하산로는 예상대로 급경사였다. 그러나 발판과 밧줄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그다지 힘이 들지는 않았다. 홍천강변에 내려서니 오른쪽으로 강을 따라 길이 나 있는데 쇠줄을 설치한 곳도 있고 출렁다리가 매달려 있는 곳도 있다. 몇몇 산행객들은 허리까지 오는 강물 속을 걸어서 건넌다. 홍천강변 모래밭에는 줄지어 천막이 쳐저 있고 천막마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 먹고 마시고 부르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놀이문화 중 하나다.


▲ 제8봉에 오르다

 

▲ 8봉에서의 하산길이 매우 가파르다

 

▲ 강변을 따라 나 있는 도로와 강을 건너가는 산행객들


14:10  홍천강에 발을 담궜다.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것 같다. 14시 28분에 매표소를 지나 주차한 곳까지 걸어가서 차를 돌려 14시 35분에 청주를 향해 홍천강유원지를 떠났다. 홍천IC로 중앙고속국도에 진입했다. 영동고속국도가 정체될 거라는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에 제천까지 그대로 달렸다. 제천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38번 국도와 599번 지방도를 이용 주덕까지 온 다음 36번 국도를 타고 17시 10분에 청주에 도착을 했다.

 

1봉부터 8봉까지 여덟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팔봉산은 산행 거리가 약 3.5km에 불과하지만, 산행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산행객이 많지 않을 경우에는 두 세 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지만, 주말에는 이보다 한 시간 정도 더 걸릴 각오를 해야한다. 비나 눈이 오는 경우에는 바위가 미끄럽기 때문에 입산을 통제하고 있는 점 유의해야 한다. 높이가 302m에 불과하지만 한국 100대 명산에 선정된 이유는 직접 산행을 해보아야 알 수 있다.


▲ 발을 씻으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