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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정맥/백두대간

2007.09.30. [백두대간記 11] 우두령→추풍령

by 사천거사 2007. 9. 30.

백두대간 제11구간 종주기 

◈ 일시: 2007년 9월 30일 일요일 

◈ 구간: 우두령 → 삼성산 → 여정봉 → 바람재 → 황악산 → 궤방령 → 눌의산 → 

           추풍령 

◈ 거리: 22km 

◈ 시간: 9시간 35분


 


04:51  청주 아파트 출발.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비옷과 우산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아파트 출입 현관에 내려가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요즘 죽어라고 일하고 욕을 가장 많이 먹는 사람들이 기상청에 있는 사람들이다. 도대체 예보가 맞지를 않으니.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다시 집으로 올라가 비옷과 우산을 챙긴 다음 점심용으로 김밥 두 줄을 산 다음 출발. 지금 비가 내리고 있지만 앞으로 그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서. 서청주IC로 중부고속도로 진입, 남이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달리는 차량은 거의 없고 비는 계속 내린다. 어둠 속이라 속도를 낼 수도 없다.

 

06:00  황간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는 적막 속에 잠들어 있다. 원두커피를 한 잔 시켜 마셨다. 따끈한 기운이 온 몸에 퍼진다. 바깥은 쌀쌀하다. 커피를 마시며 추풍령 택시 기사인 강성구 씨(011-9700-4066)에게 전화를 걸었다. 추풍령 당마루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 추풍령IC로 나와 좌회전하여 추풍령 읍내로 진입했다. 추풍령 당마루는 IC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곳이다.


▲ 적막 속에 가로등만 빛나고 있는 황간휴게소


06:30  추풍령 당마루에 도착. 왼쪽에 커다란 추풍령 표지석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추풍령' 노랫말도 그 아래에 적혀 있고. 표지석 옆 공간에 차를 세우고 짐을 내린 다음 아랫쪽을 보니 비상등을 켠 차가 기다리고 있다. 목소리와는 달리 머리가 허연, 나이가 든 기사분이 반갑게 맞아준다. 인사를 한 다음 승차 후 출발. 약속 시간보다 늦은 이유를 묻기에 위쪽은 비가 많이 내려서 빨리 달릴 수가 없었다고 말해주었다.

 

비는 계속 내린다. 차는 황간을 경유해서 상촌 쪽으로 들어간다. 지난 번 우두령을 갈 때 내가 달렸던 길이다. 아뿔사, 그런데 우산을 차에 두고 왔네. 비가 많이 오면 필요한데. 기사분에게 돌아가자고 할까.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자. '빽도'는 없다. 기사분과 날씨 얘기, 버섯 얘기, 백두대간 얘기 등을 나누었는데 나처럼 택시를 이용해서 백두대간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07:08  해발 720m의 우두령에 도착. 2주 만에 다시 찾았다. 비가 내리는 우두령에는 양쪽에 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백두대간 하는 사람들의 차인가? 몇 사람이 왔다갔다 하는데 밥을 하느니 어쩌니 한다. 분명 산행을 하러 온 사람은 아닌 것 같고. 7시 15분, 일단 비옷을 꺼내 입은 다음 우측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언덕을 올라서자 오른쪽으로 헬리콥터 착륙장이 보인다. 그런데 왠 소울음 소리? 아, 우두령 너머에 있는 매일유업 목장에서 들려오는 소리구나. 완만한 오름길. 비는 계속내린다. 손이 시리다.


▲ 2주 만에 다시 찾은 우두령

  

▲ 우두령 바로 위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


07:34  870봉에 도착. 지나가는 봉우리에 불과하다.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90도 정도 꺾인다. 푹신하고 평탄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발걸음이 가볍다. 아내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비가 많이 잦아들어 비옷을 벗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당분간은 그냥 입고 걷기로 했다. 아직 기온이 오르지 않아 한기가 느껴지는데 비옷이 보온 역할을 해주고, 또 풀잎과 나뭇잎에 맺혀 있는 물방울에 옷과 등산화가 젖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전망이 트이면서 삼성산이 지척이다.


▲ 경사가 거의 없고 푹신한 능선길

 

▲ 지나는 길 옆에 억새가 한창이다


08:05  삼성산에 도착. 삼각점이 박혀 있는 것을 빼면 정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표시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도 높이는 986m다. 계곡 아래서 운무가 피어오른다. 김밥 한 줄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산행 계속. 8시 35분, 일단 비가 그쳤기에 비옷을 벗었다. 살 것 같다. 압박과 설움에서 해방된 민족 같다. 등산화 안으로 물이 들어갈 것을 염려했으나 아직까지는 양호하다. 비에 젖은 길이 미끄럽다. 오늘은 몇 번이나 미끌어지려나. 8시 41분, 전망바위에 올랐다. 김천 방면 운해가 보기에 좋고, 여정봉 너머 통신시설과 화장실, 임도가 보인다. 다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일 것 같다.


▲ 삼성산에 있는 삼각점

 

▲ 전망바위에서 본 김천 방향


08:50  해발 1,030m의 여정봉에 도착. 나무에 표지판이 걸려 있고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다. 우측으로 꺾인 급경사 길을 10분 정도 내려가면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오는데 바닥에 표지석은 없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니 바람재와 여정봉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고 벤취 2개가 기역 자 형태로 놓여 있다. 그 아래가 임도다.


▲ 여정봉, 표지기가 많이 걸려있다


09:05  임도에 도착. 왼쪽 언덕 위에는 통신 시설이 있고 오른쪽에 문짝이 떨어져 나간 간이화장실이 있었다. 아까부터 화장을 하고 싶었는데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다. 문짝이 떨어져 나갔던들 어떠랴. 이 산중에서 보는 사람도 없는데. 세상에 쓸모 없는 물건은 아무 것도 없다. 임도 옆 언덕에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다투어 피어 꽃밭을 이루고 있다.

 

임도에서 다시 왼쪽 능선으로 길이 나 있다. 조금 가파른 곳이라고 친절하게도 가드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산행로는 다시 임도와 만났다. 벤취 2개가 있어 인물사진을 찍었다.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은 벤취 왼쪽으로 나 있었는데 처음에는 급경사의 통나무 계단길이었다. 이윽고 통나무 계단길이 끝나면서 경사는 완만해지고 키만큼 자란 억새밭 사이로 길은 이어졌다.


▲ 임도 옆에 있는 문짝이 떨어져 나간 간이화장실

 

▲ 임도 오른쪽으로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 임도 옆에 있는 벤취에 앉아, 억새와 잘 어울리나요?

 

▲ 바람재로 내려가는 통나무 계단길, 경사가 급하다

 

▲ 바람재로 내려가기 전의 억새밭 산행로


09:29  바람재에 도착.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 한쪽에 표지석이 서 있고 억새가 한창이다. 김천 방향으로 목장이 조성되어 있고 수만평이 넘는 넓은 초원지대가 이루어져 있다. 그 쪽 운해가 멋있다. 바람재에서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니 벤취가 2개 있고 황악산 119 구조 안내문이 걸려 있다. 비가 약간씩 내리는데 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오늘 같은 날씨는 산행을 하기에 최적이다.


▲ 바람재 표지석

 

▲ 바람재에서 본 김천 방면 운해


09:43  벤취 2개. 우두령에서 궤방령 구간에는 황악산이란 유명한 산이 있어 그런지 곳곳에 벤취가 마련되어 있었다. 벤취가 있으니 잠시 휴식. 다시 통나무 계단을 오르는데 하늘에서 까마귀 소리가 들린다. 9시 58분, 신선봉 갈림길. 이정표에 '형제봉 0.9km, 신선봉, 바람재 0.8km'라고 적혀 있다. 이곳에도 벤취 2개가 얌전히 자리잡고 있고, 황악산 119 구조 10번 안내판이 있다. 비가 조금씩 세어지기 시작한다.


▲ 바람재 바로 위에 있는 벤취에 앉아


10:10  형제봉에 도착. 형제봉에는 표지석이나 삼각점은 없고 쉴 만한 공간도 없다. 그냥 능선에 있는 봉우리에 불과하다. 여기서 조금 진행을 하면 전망이 트이고 오른쪽으로 직지사 문바위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10시 23분, 지나온 백두대간 길을 뒤돌아보며 사진 한 컷. 저 길을 언제 지났나 싶다.


▲ 황악산을 오르다가 뒤돌아본 백두대간


10:24  갈림길에 도착. 오른쪽은 직지사 능여계곡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급경사 지역이라 동절기에는 위험하다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황악산 119 구조 8번 지점 안내판이 그 옆에 있고.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김천시내와 직지사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황악산 정상이 코 앞이다.


▲ 황악산 정상 전에 있는 능여계곡 갈림길, 직지사로 내려갈 수 있다


10:30  거의 15년 만에 다시 황악산 정상에 올랐다. 늙수그레한 산행객 한 명이 가는 비를 맞으며 직지사 쪽을 바라보고 있다. 멋있다. 정상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표지석이 2개, 케언이 하나, 백두대간 안내판이 하나, 삼각점이 하나 있었다. 황악산의 높이는 1,111m이기 때문에 기억하기 쉽다. 기념 사진을 찍은 다음 출발. 정상 밑에는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고 곤천산으로 가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 10시 41분, 왼쪽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쳤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처음 두 명의 산행객을 만났는데 줄줄이 올라온다. 거의 대부분이 황악산을 오르는 사람들이다. 가족인 듯한 팀을 만났는데 7~8세 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맨 끝에 처져서 올라오고 있다. '빨리 따라 가야지'라고 내가 말하니까 '힘들어요'라고 대답한다. '힘들지. 힘들고 말고. 그러나 인생이 이것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알 날이 곧 올 거야. 지금 이 힘든 것을 견디지 못하면 인생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갔겠니'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서 그만 두었다. 

 

비는 계속 내린다. 10시 57분, 정상까지 1,000m 남았다는 김천시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다. 11시 8분, 계속되는 내리막길. 통나무길. 사람들은 계속 올라온다. 비가 와도 좋단다. 산에 오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 아래로 많이 내려왔는지 주변에 운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해발 770m의 백운봉이 있다는데 언제 지났는지 모르겠다. 간혹 모르는 게 좋을 때도 있다.


▲ 황악산 정상 모습

 

▲ 황악산 정상에서

 

▲ 황악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김천 방면 운해

 

▲ 황악산 정상 아래서 본 헬리콥터 착륙장과 황악산 정상


11:17  절뒷고개 갈림길에 도착. 오른쪽은 직지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여시골산으로 올라가게 된다. 한쪽에 '황악산 2260m'라고 적힌 표지판이 있고 길 양쪽으로 벤취가 두 개씩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벤취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 직지사 쪽에서 연신 사람들이 올라온다. 황악산도 꽤 유명한 산이다.


▲ 직지사와 운수봉 갈림길이 있는 절뒷고개


11:26  운수봉에 도착. 절뒷고개에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다. 작은 표지석이 있는 아담한 봉우리였다. 산행객 두 사람이 쉬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인사를 건넨 다음 산행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했다. 산에 오면 다 같은 마음이 된다. 운수봉에는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이 직지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왼쪽이 백두대간 길인데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다시 내리막길을 지나 봉우리를 몇 개 넘으면 여시골산이다.

 

11:41  여시골산에 도착. 작은 공터로 표지석이나 삼각점은 없고 나무에 어느 산악회에서 코팅을 한 종이를 걸어 놓았다. '여시골산'이라고 써서. 11시 51분, 능선 왼쪽 계곡에서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고만고만한 봉우리 3개 정도 넘었다. 12시 4분,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미끄럽다. 차소리가 자주 들리는 것이 궤방령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 여시골산 이정표

 

▲ 궤방령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내리막길


12:17  수렛길에 내려섰다. 마을이 보이고 건너편으로 꼭대기에 구름에 앉아 있는 가성산이 보인다. 왼쪽으로 목초지가 펼쳐져 있는데 목장을 하지 않는지 풀만 잔뜩 자라 있다. 길 오른쪽으로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는데 용도는 모르겠다. 목초지를 지나 능선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궤방령 도로가 나왔다.


▲ 수렛길에서 본 가성산

 

▲ 수렛길 목초지 옆에서 본 가성산


12:30  궤방령에 도착. 비가 그쳤다. 궤방령에는 영동군 매곡면 마을 이름이 빙 둘러가며 박혀 있는 돌탑이 하나 있고, 그 옆에 장승이 여럿 둘러싸고 있는 쉼터와 궤방령 안내판이 있었다. 그런데, 안내판에는 지명이 궤방령이 아니라 괘방령(掛榜嶺)이라고 되어 있다. 어느 것이 옳은 거야? 궤방령은 황간과 김천을 잇는 2차로 도로가 지나가는데, 예전에는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이 넘었던 과거길이고 장사꾼들이 관원들의 간섭을 피해서 넘었던 商道였다. 또한 궤방령은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으로,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백두대간 길은 김천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왼쪽으로 이어진다. 언덕을 올라서니 바로 무덤이 나왔다. 매미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으려고 준비하는데 산행객 한 명이 올라온다. 나 처럼 혼자서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 같다. 그런데 참 걸음 빠르다. 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나도 출발. 418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조금 심한 오르막이었다.


▲ 궤방령에 있는 돌탑

 

▲ 궤방령 안내문


12:58  418봉에 도착.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봉우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산행로는 왼쪽으로 꺾여 내려간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 13시 12분에 4거리 안부에 도착했다. 왼쪽은 오리골에서 올라오는 길인데 제법 뚜렷하다. 다시 오르막길. 사람이 한 명 내려오는데 장화를 신었고 작은 곡괭이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약초나 버섯 따위를 채취하는 사람 같았다. 인사를 건네니 반갑게 받아준다.

 

13:22  능선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 오른쪽이 백두대간 길이다. 13시 35분, 안부 4거리를 지났고, 다시 또 한 번의 안부 4거리를 지난 다음 13시 46분에 무덤 옆을 통과했다. 조금 뜸했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 매미소리는 그치고 개구리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가 요즘처럼 맞지 않을 때는 개구리와 매미를 기상청에 배치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14시 2분, 7~8부 능선에서 버섯을 따는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14시 22분, 비가 많이 내린다. 암릉이 나타났다. 가성산은 아직 멀었나?


▲ 경사가 별로 없는 능선길


14:30  가성산에 도착. 꽤 넓고 평평한 정상은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왠 시멘트 포장? 예전에 헬리콥터 착륙장이었나? 모를 일이다. 정상을 지나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김천 공원묘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백두대간 산행로는 왼쪽이다. 왼쪽 길로 조금 내려가면 큰 바위가 앞을 막는다. 여기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니 계속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미끄러짐 조심. 14시 51분, 안부 갈림길을 지나 10여분 올라가니 장군봉이다.


▲ 가성산 정상에서

 

▲ 가성산에서 내려다 본 김천 방면


15:03  장군봉에 도착. 나무에 산악회에서 만든 명찰이 걸려 있다.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가 안부에 이르니 다시 오르막이다. 15시 13분, 눌의산으로 가는 길이 매우 평탄하다. 쭉쭉 뻗은 참나무 사이로 부드러운 길이 나 있다. 15시 28분, 633봉을 지났다. 15시 33분, 잡초가 말끔하게 정리된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났다. 길 왼쪽에서 산행객 4명이 늦은 점심을 먹고 있다.


▲ 장군봉 이정표

 

▲ 곧게 뻗은 참나무 숲길

 

▲ 633봉 아래의 헬리콥터 착륙장


15:46  눌의산에 도착. 헬기장 위가 정상이다. 삼각점이 박혀 있고 '눌의산 743.3m'라고 쓴 표지석이 있다. 정상에서는 추풍령 방면이 훤하게 내려다 보였다. 날씨가 흐려 깨끗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옥의 티. 서둘러 하산. 이제는 추풍령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13시 55분, 헬리콥터 착륙장 통과.  또 헬리콥터 착륙장 통과. 헬리콥터도 별로 없는 나라에 착륙장은 많기도 하다. 

 

경사가 매우 급한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조심 조심. 겨울에는 땀 깨나 흘려야할 것 같다. 지루한 하산길이다. 단체 산행객을 만났다. 복장이나 장비로 보아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팀인 것 같다. 여러 사람을 앞질렀다. 후미는 느리다. 곧 나타날 것 같은 마을길이 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거침없이 go go!


▲ 눌의산 정상 직전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

 

▲ 눌의산 정상에서

 

▲ 눌의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추풍령 방면


16:30  수렛길에 도착. 산길이 끝났다. 수렛길을 따라 내려가다 우측 능선으로 붙으니 감나무와 포도 과수원이 나온다. 영동은 감과 포도가 주된 농산물이다. 특히 영동 곶감과 영동 포도를 이용한 샤토마니 와인이 이름이 나 있다. 과수원 둑길을 걸어가는데 오른쪽으로 눈에 익은 붉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철쭉꽃이다. 지금이 몇 월이지? 요즘 날씨가 제멋대로라 식물도 정신을 못차리나 보다.

 

경부고속도로가 보이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니 눌의산이 떡 버티고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경부고속도로 지하통로를 지나게 되고, 다시 포도밭 사잇길을 돌아가면 경부선 철로를 건너게 된다. 표지기가 계속 붙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4번 국도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300m 정도 올라가면 추풍령 당마루다.


▲ 둑길 옆에 철을 잃어버린 철쭉이 한 송이 피었다

 

▲ 하산이 거의 끝난 지점에서 본 눌의산

 

▲ 경부고속도로가 얼마 남지 않았다

 

▲ 경부고속도로 밑 지하도

 

▲ 포도밭 사이 시멘트 포장도로가 백두대간 길이다

 

▲ 추풍령 소재지 차도와 이어지는 곳


16:50  추풍령 당마루에 도착. 집에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는 연락을 한 다음 차에 올랐다. 추풍령IC로 경부고속도로 진입. 일요일 저녁인데도 차들이 별로 없다. 순전히 날씨 탓일 게다. 큰 막힘 없이 청주에 도착하니 6시 20분. 종주 산행 11번 만에 지리산 천황봉에서 추풍령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 추풍령 당마루에 있는 표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