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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괴산 35名山

2007.05.20. [괴산 명산 27] 괴산 청천 백악산

by 사천거사 2007. 5. 20.

백악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5월 20일 일요일 

◈ 장소: 백악산 858m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 코스: 망개나무 표지석 → 윗대방리 → 수안재 → 백악산 → 대방리 → 망개나무 표지석

시간: 4시간 36분



07:04  청주 아파트 출발. 미원과 청천을 거쳐 37번 국도를 따라 사담 쪽으로 달렸다. 일요일 아침이라 도로는 한산했다. 날은 화창한데 청주 시내를 벗어나자 안개 낀 지역이 많이 나타났다. 조봉산 산행기점인 상신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공림사 가는 도로가 있고 여기서 화북방면으로 500m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망개나무 자생지 안내판이 서 있다.

 

08:00  사담 망개나무 표지석 앞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괴산군에서 발행한 '괴산의 명산 35' 책자에는 여기서 5분 정도 차로 들어가서 아랫대방리에 주차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공터 한 쪽에 서 있는 산행 안내도를 보니 이곳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고민을 하다가 산행안내도를 따르기로 했다. 산행준비를 하는데 차 한 대가 내려와서 서더니 등산객 3명이 내려 역시 산행 준비를 한다. 

 

계류 오른쪽으로 시멘트포장이 된 차도가 나 있다. 계류를 흐르는 물소리가 크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에 철책이 설치되어 있는데 희귀식물인 천연기념물 망개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계류을 따라 난 차도는 계류를 건너면서 왼쪽으로 이어졌다. 계류의 물이 풍부하고 넓은 바위가 많은 것을 보니 여름에 사람들이 피서를 하러 많이 올 것 같다. 그런데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나?


망개나무

 

갈매나무과(―科 Rhamn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 키가 20m까지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잎끝이 뾰족하며 잎가장자리는 거의 밋밋하다. 잎 앞면은 초록색이나 잎 뒷면은 하얀 분을 칠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작고 엷은 녹색꽃이 6월에 가지 끝쪽에 있는 잎겨드랑이에서 취산꽃차례 또는 총상(總狀)꽃차례로 핀다. 꽃잎은 5장이며, 암술은 1개이지만 암술머리는 오목하거나 2갈래로 나누어져 있다. 열매는 긴 타원형의 핵과(核果)로 8~9월에 익는데, 처음에는 노란색을 띠다가 다 익으면 진한 붉은색을 띤다. 꽃은 한꺼번에 피지 않고 계속해서 조금씩 피며, 열매도 다 익어 떨어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익기 시작하는 것도 있다. 초록색 잎과 어우러지는 붉은색의 열매는 보기에도 아름다워 원예식물로 개발해도 좋다.

 

충청북도와 경상북도가 서로 맞붙어 있는 월악산, 주흘산, 속리산 등에서 자라고 있는데, 많은 열매가 맺히지만 씨에서 싹이 잘 나오지 않으므로 보호하지 않으면 멸종할 위험이 있다. 속리산에 자라는 망개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07호로,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의 망개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66 로, 충청북도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의 망개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3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망개나무는 불에 잘 타기 때문에 이전에는 멧대싸리 또는 살배나무라고 하여 땔감으로 사용했다. 또 가지가 해마다 1~2m 정도 미끈하게 자라기 때문에 써렛발로 쓰기도 했다.


▲ 사담 망개나무 자생지 표지석과 안내문 


08:27  오른쪽으로 인삼밭이 나타났다. 산행 안내 책자대로라면 길을 제대로 찾아 가는 것 같다. 도로 옆 밭에 주목을 재배하는 곳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개인농장 표지석이 있고 철대문이 설치되어 있다. 계곡 따라 찻길을 계속 이어졌다. 왼쪽으로 집이 몇 채 보인다. 중대방리다. 중대방리를 지나니 길을 넓히는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공사 현장이 끝나는 지점에 산행안내도가 있다(08:46). 삼거리인데 왼쪽은 공림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윗대방리로 올라가는 길이다.


▲ 중대방리를 지나서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08:52  윗대방리에 도착. 입구 왼쪽에 요상한 목각 인물상이 하나 서 있다.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꽤 멋진 집이 한 채 있는데 음식점이다. 오른쪽은 계곡인데 나무 그늘마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평상을 마련해 놓았다. 음식점을 지나면서 산길이 시작되었다. 이제야 제대로 산행을 하는 것 같다. 우측으로 계곡을 건너니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은 학골재, 오른쪽은 수안재(25분) 가는 길이다. 계곡 왼쪽으로 경사 없는 숲길이 이어져있다. 나왔던 해가 다시 들어갔다. 오른쪽 계곡 옆에 군인들 몇 명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야영을 했나? 계곡길이 끝나고 사면길이 시작되었다.


▲ 윗대방리 음식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요상한 모양의 목각 인물상


09:15  경사가 거의 없는 사면길이 시작되었다. 아직까지는 부드러운 흙길이라 걷기에 좋다.낙엽송 숲을 지나자. 떡갈나무, 오리나무, 참나무들이 들어찬 숲길이 나타났다. 이쪽으로는 소나무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수안재에 가까워지자 길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급경사는 아니었다. 하늘이 열리고 곧 수안재에 올라섰다.


▲ 윗대방리에서 수안재로 올라가는 낙엽송 숲길, 경사가 완만하고 부드럽다


09:20  수안재 네거리에 도착. '낙영산, 옥양동(입석리), 백악산 정상(100분), 윗대방리'로 갈라지는 곳이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리에서 올라와도 이곳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은 완만했으나 10여분 지나자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백악산의 면모를 드러내는 바윗길이 계속 이어졌다.


▲ 수안재에 있는 네거리 이정표, 낙영산, 백화산, 입석리, 윗대방리 갈림길이다 


09:37  부처바위에 도착. 오른쪽으로 커다란 암반 위에 앉아 있는 바위인데 이곳에서는 그 모습을 확실하게 알 수 없고 100여미터 위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두상이 없는 부처님이 암반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부처바위에서 10여분 올라가면 좌측으로 침니바위가 있는데 직접 통과하지 않고 우측으로 우회를 할 수도 있다. 침니바위를 지나서도 계속 가파른 오름길이다.


▲ 암반 위에 자리잡은 부처바위, 여기서는 그 모습을 확실하지가 않다

 

▲ 부처바위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침니바위, 역시 모습은 확실하지가 않다


10:04  삼거리 이정표에 도착. 이정표를 보니 '백악산 50분, 수안재 30분, 대왕봉 5분' 이라고 적혀 있다. 대왕봉은 819봉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오른쪽(서쪽)이 대왕봉으로 가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직진, 20분 가면 돔형바위에 닿게 되는데 왼쪽 바윗길로 4~5분 오르니 정면으로 백악산 정상이 마주보이는 돔형바위 꼭대기를 이르렀다.


▲ 819봉에 서 있는 이정표


10:27  돔형바위에 도착. 백악산에서 가장 조망이 잘 터지는 곳이다. 북서쪽으로는 대왕봉이 마주보이고, 북동으로는 물안이골 건너로 가령산이 멀리 군자산과 함께 조망된다. 가령산 오른쪽으로는 삼송리와 입석리 분지 건너로 대야산과 밀재, 둔덕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동으로는 조항산, 남동으로는 백악산 정상 왼쪽 뒤로 청화산이 보인다. 문장대 오른쪽으로는 관음봉~묘봉~상학봉~미남봉 연릉이 톱날처럼 하늘금을 이뤄 가장 눈길을 끈다.

 

돔형바위가 끝나는 지점에 폭 1m에 깊이 7~8m 되는 침니바위를 건너뛰어 킹콩바위를 지나면 급경사 바위를 내려서야 한다. 경험자는 세미클라이밍으로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곳이지만, 초심자는 안전을 위해 20m 보조자일을 준비해야 하는 곳이다. 삼거리를 지나 10분 더 오르니 '수안재 60분, 아랫대방리 80분, 정상 10분' 안내푯말이 있는 삼거리가 나왔다. 오른쪽 급사면 길은 도계 능선(백악산 서릉)으로 이어져 아랫대방리로 내려서게 되는데 이 도계능선이 오늘 하산길로 이용할 길이다. 푯말 소요시간보다 5분 더 보태어 15분 오르니 정상이다.


▲ 돔형바위에서 본 백악산 정상

 

▲ 돔형바위에서 사진 한 장 


10:55  정상에 도착. 정상 부근에는 정상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표지가 없어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먼저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다. 바위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왼쪽으로 정상 표지석이 보인다. 정상에는 3명의 산행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상에서 화북 쪽의 전망은 좋았다.

 

정상에는 높이 2m, 폭 3m, 길이 15m 가량 되는 기차바위가 나침반 바늘처럼 남북으로 길게 놓여있고 이 바위 아래에 괴산군이 설치한 정상표지석이 있었다. 간식으로 가지고 간 바나나와 비스킷을 먹은 다음 사진을 찍고 하산을 시작. 올라올 때 지나쳤던 아랫대방리 삼거리길 까지 다시 내려가야 했다.


▲ 백악산 정상표지석과 기차바위를 배경으로

 

▲ 백악산 정상에서 본 조항산에서 청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정상 부근에서 본 돔형바위와 능선


11:16  하산길 삼거리에 도착. 왼쪽이 아랫대방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부드러운 마사토 하산길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11시 30분에 무덤에 도착. 무덤에서도 능선과 사면길은 계속되었다. 꽤 지루한 길이다. 길이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에 있는 아랫대방리 하산길 삼거리 이정표

 

▲ 백악산 정상에서 아랫대방리로 내려오는 길에 만난 무덤


11:51  지겨운 사면길이 끝나고 계곡에 도착을 했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곡 오른쪽과 왼쪽으로 하산길은 계속 이어졌다. 계곡 하산길의 거리도 만만치가 않았다. 해는 구름 속으로 들어갔고 바람도 없다. 계곡의 바위와 흐르는 물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 많았다. 이윽고 계곡길이 끝나고 수렛길이 나타났고 그 길을 따라 얼마를 내려가니 왼쪽으로 집이 보이고 철대문도 보였다.


▲ 하산길의 아름다운 계곡

 

▲ 하산길의 아름다운 계곡


12:19  대방리 성현농장 갈림길에 도착. 아침에 올라갈 때 보았던 '성현 농장'이라는 표지석이 보였다. 그렇다. 백악산 원점회귀 산행의 산행기점과 종점은 바로 여기였다. 그런데 왜 도로 입구의 산행안내도에는 그곳이 산행기점이라도 되어 있을까? 주차한 곳까지 차도를 15분 이상 또 걸어야 한다. 아침과는 달리 계곡따라 난 도로 군데군데에 차들이 세워져 있다. 계곡 쪽을 보니 삼겹살 굽는 사람들, 물놀이 하는 사람들, 어항으로 고기를 잡는 사람들,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계곡을 차지하고 있었다. 벌써 물놀이철이 돌아왔구나. 철 이른 피서가 시작되었구나.


▲ 백악산 대방리 삼거리 왼쪽은 윗대방리로, 오른쪽은 개인농장으로 하산길과 만나는 곳


12:36  주차된 곳 도착. 아침에 내 차 뒤에 세워두었던 등산객들의 차가 없어졌다. 나를 앞지른 적이 없었으니 분명 내 뒤를 따라 왔었을텐데 어디를 다녀갔나? 차를 돌려서 청천, 미원, 증평을 거쳐 청주에 도착하니 13시 30분이다. 예정된 시간내에 산행을 마치기는 했지만, 소문대로 백악산은 산행거리도 길고 꽤 힘도 드는 만만치 않은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