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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괴산 35名山

2007.05.11. [괴산 명산 24] 괴산 연풍 이만봉

by 사천거사 2007. 5. 11.

이만봉 산행기

일시: 2007년 5월 11일 금요일 

장소: 이만봉 990m / 충북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

코스: 도막 → 안말 → 사다리재 → 곰틀봉 → 이만봉 → 삼거리 → 도막

시간: 3시간 47분



13:00  오늘 산행지는 이만봉이다. 이만봉은 백두대간의 산으로 충북과 경북을 가르는 경계선에 있으며 괴산군의 최고봉인 백화산(1063m)과 희양산의 중간에 위치한다. 이만봉은 독립된 산이라기 보다는 황학산, 백화산, 시루봉, 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의 한 봉우리이다. 이만봉이란 이름은 옛날 만호라는 벼슬을 한 이씨가 이곳에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고 이만호골이 시작되는 도막은 임진왜란 당시 도원수 권율이 군막을 쳤다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음성 감곡 출발. 음성과 괴산을 경유해서 연풍면소재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도로를 따라 가면 천주교 연풍성지가 왼쪽에 있고 길은 좁은 마을길로 이어진다. 마을길을 벗어나면 4차로 공사가 한창인데 교각 아래에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이 백화산과 이만봉을 오를 수 있는 분지리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은 주진리 은티마을로 가는 길이고. 분지저수지를 지나 분지교를 건넌 다음 도막에 차를 세웠다. 산행 기점인 안말까지 차가 갈 수 있지만 하산을 도막으로 할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14:15  포장도로가 끝난 도막의 폐가 옆 나무그늘에 주차. 조금 떨어진 곳에 산행안내도가 하나 서 있다. 산행준비를  마친 다음 안말까지 비포장도로를 걸었다. 도막에서 안말까지의 비포장도로는 '삼풍-분지간 농산촌 도로확장 및 포장공사'라는 이름의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콧속을 파고 든다. 백화산에서 이만봉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 능선이 정면으로 보인다. 날은 덥다.


▲ 확포장공사가 한창인 도막-안말 비포장도로,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백화산-이만봉 백두대간


14:40  안말에 도착. 백화산 이만봉 등산로 안내도가 왼쪽에 서 있고 오른쪽 주택 마당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삶은 나물을 햇볕에 말리고 계셨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우측으로 '괴산의 명산 이만봉(2시간)'이라고 쓴 이정표가 서 있다. 계곡 왼쪽길을 따라 걷다가 계류를 건너 오른쪽으로 난 길을 걸었다. 길 옆으로 두릅나무와 산초나무가 많이 보이는데 야생이 아니라 재배하는 것으로 보인다.


▲ 백화산과 이만봉의 산행 기점인 안말 모습, 뒤로 백두대간이 보인다


14:53  조금 가파른 능선길로 접어 들었다. 대체로 부드러운 길이다.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으나 나무가 해를 가려주어서 다행이었다. 5월 중순인데 산은 벌써 한여름이다.


▲ 산행 중에 내려다 본 안말


15:03  경사가 적당한 사면길이 계속 이어졌다. 낙엽송 조림지 사이로 산길은 계속 위로 뻗어 있다. 길이 조금 가팔라진다. 걸음을 멈추어 자주 쉬면서 유유자적 올랐다. 오늘도 이 산에서 사람 만나기는 틀린 것 같다. 금요일 오후이니 산에 올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왔어도 벌써 하산했지.


▲ 조금 경사가 있는 사면길


15:10  무덤에 도착. 작은 비석이 하나 있는 무덤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무덤 바로 위에 '이만봉 119 신고센터 제1지점'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서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 사면길은 부드러운 흙길인데 먼지도 나지 않는다. 날벌레들이 달라들어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선글라스는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달라드는 날벌레를 막는 효과도 있다.


▲ 잘 정비된 무덤


15:28  119 신고 2지점에 도착. 너덜지대가 시작되었다. 너덜지대에서 등산화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평탄한 흙길에서야 큰 차이가 없겠지만 이런 험한 길에서는 등산화의 품질이 산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갑자기 고요하던 산사면에 돌 구르는 소리가 두어 차례 들린다. 사람인가? 아니면 산짐승? 혼자하는 산행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모든 위험을 혼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윽고 너덜지대가 끝나고 지그재그식 사면길을 오르니 사다리재다.


▲ 너덜지대, 거의 사다리재까지 이어져 있다


15:40  사다리재에 도착. 사다리재에는 '문경시의회 백두대간 문경구간 탐사대'에서 만든 사다리재 안내문이 나무에 붙어 있다. 사다리재에서 왼쪽으로 가면 백화산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이만봉이다. 암릉길을 따라 능선을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이며 황학산과 백화산 쪽 백두대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다리재는 원래 미전치(薇田峙)로 부르던 고개인데, 사다리재는 그 출처나 연원이 불분명한 이름이다. 본래는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한밤미 마을과 괴산군 연풍면 분지리(분적골) 마을을 오가던 '고사리밭등'이 이 고개의 옳은 이름이다. 고사리밭등은 분적골 사람들이 고사리가 많은 곳이라 하여 부르던 이름으로 고비 미(薇)자를 써서 미전치라 하였다. 이 고개는 이만봉 등산로로 반쪽만 쓰이고 있으며 가은쪽의 옛길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자연림으로 복원되었다.

 

고사리밭등에서 동쪽 백화산 방향으로 가는 도중에 평전치(平田峙)라는 곳이 있다.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평밭등이다. 이곳 역시 분적골에서 마성면 성내리 쪽으로 넘어가던 옛 고개였으나 지금은 폐로가 되었고, 분적골에 평밭등까지는 신판 임도가 개설되었다가 그 역시 거의 쓰임새를 잃고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다.


▲ 사다리재 안내문

 

 ▲ 사다리재에서 이만봉 쪽 능선에 앉아


16:14  곰틀봉에 도착. 한쪽에 있는 소나무에 '곰틀봉 960m'라고 쓴 안내판이 붙어 있다. 곰틀봉은 옛날에 이곳에 곰이 있어 곰을 잡는 곰틀을 놓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곰틀봉에서는 조망이 좋다. 황학산-백화산 백두대간 능선이 웅장하고 이만봉 정상도 보인다. 이만봉 쪽으로 산행 계속. 별로 가파르지 않은 암릉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가끔 철쭉이 보인다.


▲ 곰틀봉 정상에 있는 안내판


16:25    이만봉 정상에 도착. 119 신고 5지점 안내판이 서 있고 정상 표지석에는 '이만봉 해발 990m 백화산 4.7km, 시루봉 2.1km'라고 적혀 있다. 잡목이 시야를 가려 조망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정상에 있는 나뭇가지에 백두대간 산행을 알리는 표지기가 참 많이 붙어 있다.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걷는 것일까? 잠시 휴식을 취하며 토마토를 간식으로 먹었다. 하산은 용바위를 지나 이만호골 왼쪽 능선을 통해 도막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하산길은 발걸음이 가볍다.


▲ 이만봉 정상 표지석과 함께

 

▲ 이만봉에서 마당바위로 내려가는 부드러운 능선길


16:39  마당바위에 도착. 조망을 즐기고 쉬기에 좋다. 16시 45분에 용바위를 통과했다. 이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만 찾으면 된다. 그런데 못찾았다. 용바위에서 10분 정도 내려가니 희양산과 시루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왔다.


▲ 마당바위

 

▲ 용바위


16:54  삼거리에 도착. 희양산과 시루봉으로 길이 갈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오른쪽 이만호골 하산길을 놓친 모양인데 어디였을까? 되돌아가서 하산로를 찾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시루봉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조금 더 걸으면 되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니 평평한 지역이 나타났다. 바로 배너미평전이었다.


 

▲ 삼거리 이정표


17:10  배너미평전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에 '분지리 3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분지저수지 쪽으로 내려간다고 작은 안내판에 써 있다. 분지저수지라면 차를 타고 들어오면서 본 그 저수지가 분명한데. 모르겠다, 내려가자. 하산길은 의외로 평탄했으며 경사도 급하지 않았다. 거의 뛰다시피 하면서 내려왔다. 하산길에 뛰는 것은 무릅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좋은 산행법은 아니다. 얼마를 내려오니 분지저수지가 보인다.


▲ 시루봉과 분지저수지로 갈라지는 삼거리


17:38  분지 저수지에 도착. 꽤 넓은 저수지에 물이 가득한데 1급 청정수로 알려져 있다. 저수지 둑을 건너서 포장도로로 올라섰다. 여기서 차를 세워 둔 도막까지는 거리가 얼마나 되나? 아까 차로 들어갈 때 꽤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걸었다. 저수지가 끝나는 지점에 분지리 마을 표지석이 서 있었다. 분지천을 가로 지른 분지교를 건너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었다. 도막은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 1급 청정수인 분지저수지

 

▲ 분지저수지가 끝나는 부분에 있는 분지리 마을 표지석


18:02  차가 세워져 있는 도막에 도착. 오후 6시인데도 해가 길어서 그런지 대낮 같다. 차를 돌려 연풍, 괴산, 증평을 거쳐 청주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다. 내일이 토요휴무일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이 많았다. 이제 연풍 쪽에 있는 산은 거의 다녀왔으며 분지리에 있는 백화산이 하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