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봉-마역봉 산행기
◈ 일시: 2007년 4월 15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신선봉 967m / 마역봉 927m /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 코스: 주차장 → 계곡길 → 신선봉 → 마역봉 → 조령제3관문 → 주차장
◈ 시간: 3시간 45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8:15 청주 출발. 오늘 산행지는 괴산 35 명산 중에서 산불 예방으로 인한 산행 통제와 관계 없이 상시 개방이 확정된 신선봉이다. 신선봉 옆에는 역시 괴산 35 명산에 속하는 마역봉이 있어 연계 산행을 할 수 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 비가 내린다는데 충북은 밤부터 해당이 되기 때문에 오전 중에는 큰 관계가 없을 것 같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괴산과 연풍을 지나 수안보 쪽으로 왕복 4차로 도로(3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조령 삼관문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고, 4차로를 벗어나면 소조령 우측으로 삼관문으로 가는 구도로가 나 있다.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다니는 차량도 별로 없다. 고사리에 있는 레포츠 공원과 이화여대 수양관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료는 2,000원. 레포츠 공원에서도 신선봉을 오를 수 있지만 오늘은 마역봉까지 다녀와야 하는 관계로 조령산자연휴양림 매표소 앞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09:25 주차장에 도착. 승용차 몇 대만 세워져 있을 뿐 주차장도 조용하다. 주차장에서는 신선봉 좌측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행 준비를 한 다음 포장도로를 따라 조령 삼관문 쪽으로 걸었다. 하늘이 서서히 벗어지면서 구름이 걷히고 해가 비친다. 날이 맑을 모양이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조령산자연휴양림을 알리는 거대한 표지석이 있고 왼쪽으로 '신선봉 가는 길'이라는팻말이 있다. 표지석에는 '신선봉 1.3km 80분'이라고 적혀 있다.
신선봉 산행길로 들어섰다. 넓은 계곡길을 지나 왼쪽으로 올라가는 산행로는 계속 돌길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돌이 많다니... 남자 등산객 한 명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갔다. 우리 뒤로 단체 등산객들이 올라오면서 떠들며 웃는 소리가 산을 울린다. 무엇이 저렇게 좋은 것일까. 공기 좋은 산에 와서 맘껏 떠들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무척 좋을 것이다. 한편으로 새들의 산란기라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 신선봉 올라가는 초입의 돌이 많은 계곡길
▲ 계속되는 돌길, 주능선까지 이런 길이다
▲ 제법 넓은 암반도 모습을 보이고
10:23 진달래꽃이 있는 바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토마토를 먹었다. 날은 완전히 개어 구름 한 점 없다. 어제 화왕산에서 진달래꽃을 실컷 보았는 데도 오늘 보는 진달래꽃은 또 좋다. 계곡 돌길은 계속 이어졌고 경사도 만만치 않다. 마침내 스크리지대(너덜지대)가 끝나면서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신선봉 주능선에 올라선 것이다. 산행 초입부터 주능선까지 스크리지대로 되어 있는 길은 아마 이곳 밖에 없을 것 같다.
▲ 잠시 휴식을 취하며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 주능선이 보이는 곳까지는 본격적인 너덜지대다
10:52 신선봉과 마역봉이 연결되는 주능선에 도착. 능선 위에 있는 이정표에는 '신선봉 15분'이라고 적혀 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곧 신선봉 정상이 보이고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벽을 오르자 오석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보였다.
▲ 신선봉 정상 밑 암벽을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다
11:02 신선봉 정상은 표지석 위에 암릉으로 되어 있었다. 왼쪽에 대피소인지 산불감시초소인지 이동식 건물이 한 채 있는데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햇빛이 내리쬐는 정상에서의 조망은 사방이 틔어 있어 시원스러웠다. 북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보이고 덕주봉, 만수봉, 포암산이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동으로는 마패봉, 부봉, 남으로는 조령산, 희양산이 보인다. 이내가 끼어 확실한 그림을 볼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아침에 선식을 먹은 관계로 조금 허기를 느껴 준비해 간 김밥을 펼쳐 놓고 먹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우리 뒤를 따라 올라온 등산객들과 마역봉 쪽에서 온 등산객들로 정상이 만원이다. 커피를 마신 후 마역봉 쪽으로 방향을 잡고 정상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오밀조밀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바위벽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어 걷기에 지루하지 않았다.
▲ 신선봉 정상 표지석, 정상은 바위로 되어 있고 표지석은 그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 신선봉 정상 표지석 앞에서
11:38 능선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에는 '휴양림 매표소 40분, 마역봉 30분'이라고 적혀 있다. 이름 없는 봉우리를 하나 넘으니 마역봉 정상이 가깝다. 계속되는 암릉길의 바위가 구들장처럼 평평하고 넓직하다.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 놓은 모양의 바위도 눈에 들어온다.
▲ 마역봉 가는 능선에서 만난 바위, 시루떡 바위라고 이름을 붙였다
12:05 마역봉 정상에 도착. 신선봉과 마찬가지로 오석으로 된 표지석이 있다. 마역봉은 마패봉이라고도 하는데,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의 한이 서린 조령 삼관문 위에 솟아 있다. 마패봉이란 산이름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마패를 걸어놓고 쉬었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이정표에는 '계림령-부봉' 쪽으로 백두대간이 이어지고 조령 삼관문으로 하산을 하면 4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다. 조령 삼관문 쪽으로 하산 시작.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길이 두 갈레로 갈라졌다. 오른쪽은 가파른 길을 내려간 다음 계곡길로 이어지고 삼관문 아래 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왼쪽은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삼관문 성벽을 타고 내려갈 수 있다. 왼쪽길을 택했다. 아랫쪽으로 내려오자 진달래꽃이 많이 보인다. 삼관문이 가까워지자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시끄럽다.
▲ 마역봉 정상에서
12:37 조령 삼관문에 도착. 관문 왼쪽 넓은 잔디밭과 숲그늘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저 많은 사람들이 모두 어디서 온 것일까? 분명 신선봉과 마역봉을 다녀온 사람들은 아닌데... 하긴, 우리나라의 등산인구가 천 만명이 넘고 그 중 오백만명은 매주 한 번은 산에 간다고 하니, 산마다 등산객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다른 엉뚱한 짓을 하는 것보다 공기 맑은 산에 오르는 것이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좋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관문을 지나 휴양림 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걸었다.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관문으로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 마역봉 하산길에 있는 조령 삼관문
13:01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 이제 주차장이 멀지 않다. 오른쪽으로 개나리가 눈이 부시도록 노랗게 피어 있다.
▲ 조령 삼관문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 옆의 개나리가 한창이다
13:10 주차장에 도착. 아침과는 달리 대형버스가 여러 대 세워져 있고 승용차의 숫자도 늘어났다. 왔던 길을 되집어 청주에 도착하니 14시 20분. 비가 올까 우려했던 날씨는 여전히 좋다. 오늘처럼 아침에 조금 일찍 산행을 떠나면 일찍 돌아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다. 산행하기에 좋은 계절인 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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