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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괴산 35名山

2007.03.30. [괴산 명산 14] 괴산 칠성 옥녀봉

by 사천거사 2007. 3. 30.

옥녀봉 산행기 

 

◈ 일시: 2007년 3월 30일 금요일

◈ 장소: 옥녀봉 599m /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갈론

◈ 코스: 갈론마을 → 삼거리 → 주능선 → 옥녀봉 → 사기막재 → 갈론마을

◈ 시간3시간 20분 



11:30  청주 출발. 오늘은 출장이 있는 날인데 오전에 일을 마치게 되어 오후 시간이 남았다. 칠성에 있는 옥녀봉 정도면 오후 산행으로 적합할 것 같아 오늘 산행 대상지로 정했다. 옥녀봉은 2004년 7월에 평산회에서 다녀온 곳이다. 괴산을 거쳐 칠성면소재지로 진입, 우회전하면 칠성초등학교를 지나 외사리로 가게 된다. 외사에는 국내기술진이 처음 세운 수력발전소가 달천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지난 1980년에 칠성중학교에 근무할 때 물난리로 괴산댐 물이 넘어 다시 만들었는데 발전량은 미미하고 상징적 의미로 운영하고 있다.


괴산수력발전소

 

괴산수력발전소는 6.25동란으로 파괴된 기존 전력설비의 복구와 더불어 자주적 전력사업을 위해 1951년 소계곡 발전소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충남북과경남북도등 10개 지점에 대한 현지답사이후 동년 12월21일부터 1952년5월10일 까지 측량,지질조사등 전체설계를 끝내고 최종개발지점으로 선정되어 1952년 11월부터 공사에 착수되었다. 그러나 화폐개혁으로 인한 자금동결,국회의 예산부결 등으로 공사중단상태에 있다가 1953년 7월부터 가설비공사와 댐 기초굴착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자금조치의 어려움으로 총공정 28%상태에서 동년 12월 공사는 다시 중단되었고 거듭되는 자금난으로 많은 시일을 소요할 수 밖에 없었다.

 

그후1954년 5월 18일 재착공하였으나, 계속되는 자금난과 주자재인 시멘트부족으로 1954년 7월 총공정 35%에서 다시 중단되었다. 그간 설계변경 물가의 앙등과 부진한 자금방출로 5차에 걸친 예산변경 끝에 총예산액 15억 3,100만환으로 1957년2월28일 준공하여 3월11일 시운전에 성공하고 동년 4월28일 준공식을 거행하였다.

 

동 발전소는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부근암반이 견고한 곳에 남한강 지류 달천강상류인 북위 36˚45´20˝.동경127˚50´46˝.에 위치해 있으며, 폭이 28m,길이 171m의 콘크리트중력댐을 축조하고 총저수량1,533만㎥의 저수지를 조성하여 댐좌안 직하부에 설비용량 2,600KW의 수차발전기를 설치한 댐식 발전소이다. 저수지는 칠성호라 명명 되었으며 만수위표고 135.65m에 유효수심 4m이고 유역면적 671㎢, 만수면적 1.75㎢이다. 수차는 미국 James Leffel사의 1,300KW 입축카플란수차 2대 발전기는 미국 General Electric사의 1,625KVA 동기발전기 2대가 수차와 직결되어있다. 주변압기는 3,300KVA에 1차 3.3KV, 2차 22.9KV로 지방배전선에 연결되어 있다. 토목공사는 대동공업(주)에서 시공하였고 수문은 조선중기(주)에서 수압철관은 서독Ferrostaal A.G Essen사에서 공급하였다.

 
괴산수력발전소는 소규모이나 당시로서는 여려운 여건하에서 국내기술로 설계 시공한 최초의 발전소로 평가되며 년10.8GWH의 전력을 생산지역부하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1980년 7월 중부지방을 강타한 태풍의 영향으로 댐공도교가 월류되고, 발전소가 침수되는 등 발전설비에 크게 피해를 보았으나 즉시 복구에 착수하여 1981년 4월부터 재 운전을 개시하였다.


댐에 이르기 전에 오른쪽으로 다리가 있고 그 옆에 '갈론 5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시내버스는 이곳이 종점이고 갈론마을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승용차나 도보를 이용해야 한다. 달천 왼쪽으로 아스팔트 포장이 된 차도가 나 있었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지점이 있는가 하면 군데군데 서로 교차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12:45  갈론 마을 도착. 아랫마을과 윗마을을 통과하여 계속 올라가보니 차단기로 길을 막아 놓았다. 다시 차를 돌려 산행안내판이 있는 작은 공터에 차를 세웠다. 누군가가 '유료주차장 한 시간 1,000원'이라고 비닐을 씌운 종이를 걸어놓았다. 주차료 징수 허가는 받았나? 공터에서는 왼쪽에 비학산, 오른쪽에 옥녀봉 능선, 정면으로 남군자산이 보인다.


▲ 갈론 마을

 

▲ 마을 앞 공터에 있는 옥녀봉 안내도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공터에서 개울 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최병구 씨 민박집이 있다. 문제는 그 민박집에서 개울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애매하다는 것은 길다운 길이 나 있지 않다는 것. 그냥 대충 언덕을 내려가야 한다. 괴산 35 명산에 속한 산의 출입구 정도는 군에서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산행 기점인 최병구 씨 민박집


13:00  한창 무궁화 나무를 집 둘레에 심고 있는 민박집 주인에게 인사를 건넨 후 개울에 도착하니 이런, 어제 온 비에 물이 불어 돌로 된 징검다리가 물 속에 잠겨 있다. 아래 위를 살펴 보았으나 건널만한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은 후 개울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물이 정말 차가웠다. 불과 10여 미터도 안 되는 개울이었는데 차갑다 못해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게다가 이끼가 낀 물 속의 돌이 미끄러워 발을 옮기기가 힘들었다. 개울을 건넌 다음 생각했다. 세상에 이런 고통도 있었구나.


▲ 물이 불어 돌로 된 징검다리가 개울 속에 잠겨 있다


13:09  개울을 건너자마자 바로 공터가 나오고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은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능선으로 100분이 걸리고, 오른쪽은 배티골을 경유해서 아가봉으로 오르게 되는데 8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왼쪽 능선길로 들어섰다. 조금 경사가 있는 지능선길에는 진달래가 한창이었다. 날은 더없이 화창하다. 능선 왼쪽 달천계곡과 오른쪽 배티골의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수량이 많이 모양이다.


▲ 개울 건너 공터에 있는 이정표


13:20  주능선에 도착. 많은 진달래꽃이 능선 양쪽으로 피어있다. 역시 봄을 대표하는 꽃은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목련이다. 그런데 어떻게 벚꽃이 사람들의 더 많은 관심사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벚꽃 축제는 많지만 개나리 축제나 목련 축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능선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


13:35  전망대에 도착. 갈론구곡 건너편으로 비학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아가봉 능선 상의 무명봉이 오뚝 솟아있다. 앞으로 걸어야 할 옥녀봉 주능선도 한 눈에 들어온다.


▲ 전망대에세 본 갈론구곡 건너편의 비학산


13:56  한 이름없는 봉우리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점심은 빵과 사과 반쪽, 오가피 끓인 물이 전부다. 그리 큰 산이 아니니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할 필요도 없다. 이 옥녀봉에는 소나무가 많았는데 특히 능선 주변의 바위에서 자란 소나무들의 자태가 아주 빼어났다.


▲ 주능선에 있는 소나무들, 자태가 정말 아름답다


14:20  한 봉우리에 올라보니 '옥녀봉(599m)'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그러면 여기가 정상인가? 그런데 시간상이나 거리상 아무리 따져봐도 정상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저 팻말은 무엇이란 말인가? 어쨌든 기념사진부터 찍었다. 사기막재를 거쳐 배티골로 내려올 거니까 여기가 정상이 아니라면 진짜 정상이 나오겠지. 조금 걷다 보니 역시 정상은 한참 멀리 있었다. 오른쪽으로 아가봉 정상의 모습이 뚜렷하다.


▲ 가짜 옥녀봉 정상

 

옥녀봉 주능선에서 본 아가봉 정상


14:43  이정표에 도착. '갈론 50분, 옥녀봉 5분, 아가봉 6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 '갈론 50분'은 '갈론 90분'을 잘못 적어 놓은 것 같다. 갈론마을 개울 건너 이정표에는 옥녀봉 정상까지 10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상으로 100분이 맞다.


▲ 옥녀봉 정상 5분 거리에 있는 이정표


14:45  정상에 도착. 오석으로 된 표지석에 옥녀봉 해발 599m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진짜 정상이다. 왼쪽으로 사기막, 갈론구곡 하산 이정표가 서 있다. 군자산과 비학산, 남군자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념 사진을 찍은 후 하산 시작. 방금 지나 온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기막재까지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급경사였다. 그나마 내려가는 길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옥녀봉 정상에서


15:00  사기막재에 도착. 네 거리 갈림길이다. 왼쪽은 사기막 상촌마을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배티골을 경유해서 갈론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그냥 직진하면 아가봉으로 올라가게 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처음에는 조금 경사가 있었지만 곧 경사가 거의 없는 넓은 평원길이 나타났다. 그와 같이 넓은 평원길은 배티골까지 계속되었다. 낙엽송 밭 밑에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다. 배티골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여러 번 계류를 건너야했다. 물이 불어 건너기에 조금 힘든 곳도 몇 군데 있었지만 물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기분은 상쾌했다.


▲ 배티골에 있는 낙엽송 숲과 그 아래 핀 생강나무 꽃


15:23  이정표에 도착. '사기막재 30분, 갈론구곡 10분, 아가봉 50분'이라고 적혀 있다. 배티골의 암반 위를 흐르는 물이 역광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야생화인 점현호색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겨준다. 이 산에서 처음 본 야생화다.


▲ 배티골에 흐르는 물

 

▲ 배티골에 피어 난 점현호색


현호색[Corydalis turtschaminovii]

 

현호색과(玄胡索科 Fumar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한국 전역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키는 20cm 정도로 땅속에 지름이 1cm 정도인 덩이줄기를 형성하고 여기에서 여린 줄기가 나와 곧게 서며 자란다. 기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하나의 큰 인편(鱗片)이 있고, 여기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는데 1~2회 갈라지고 뒷면은 흰색을 띠며 잎자루가 길다. 4~5월에 연한 홍자색의 꽃이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며 피고 꽃부리[花冠]의 길이는 약 25㎜이다. 꽃잎은 입술꽃잎[脣瓣]으로 기부에 거(距)가 있다.

 

암술은 1개, 수술은 6개이다. 열매는 길이 2cm, 너비 3cm 정도로서 선형의 삭과(果)로 익으며 양끝이 좁고 뾰족하다. 씨는 둥글고 광택이 있다. 현호색속(玄胡索屬 Corydalis)에 속하는 식물은 매우 다양하여 전세계에 걸쳐 300여 종(種)이 있고, 한국에는 현호색·빗살현호색(C.var. pectinata)·댓잎현호색(C. var. linearis) 등의 덩이줄기를 갖는 종들과 산괴불주머니(C. speciosa)·염주괴불주머니(C. heterocarpa) 등의 곧은 뿌리를 갖는 종(種)들을 포함해 21종 1변종 5품종이 자생한다. 덩이줄기에는 코리 달린(corydaline)·푸마린(fumarine) 등이 함유되어 있어 정혈제·진통제·진경제로 사용한다.


15: 41  개울 건너기 전 공터에 있는 이정표에 도착. 개울로 내려서니 물은 여전히 줄지 않아 다시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건너야 했다. 2시간 30분 전에 겪었던 고통을 다시 맛보아야 했다. 아, 그 고통! 두 번 다시 생각하기 싫다.


갈론계곡의 상류 방면, 멀리 보이는 것이 남군자산


16:05  주차한 곳에 도착. 차를 몰고 청주에 도착하니 5시 10분이다. 이제는 낮이 길어져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주변의 어지간한 산은 토요일 오후에 떠나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3월의 마지막 산행은 옥녀를 만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