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산-무영봉-도명산 연계 산행기
◈ 일시: 2007년 2월 20일 화요일
◈ 장소: 가령산 646m / 무영봉 746 / 도명산 650m / 충북 괴산군 청천면
◈ 코스: 자연학습원 → 가령산 → 무영봉 → 도명산 → 학소대 → 자연학습원
◈ 시간: 6시간 12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9:08 아파트 출발. 오늘은 가령산에서부터 낙영산을 거쳐 도명산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산을 세 개를 거치지만 모두 인접해 있는 산이기 때문에 5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 같다. 미원, 청천을 거쳐 원탑재를 넘으니 오른쪽으로 충청북도 자연학습원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가령산 산행 기점은 바로 이 자연학습원이다.
10:08 충청북도 자연학습원에 도착. 계곡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자연휴게소 맞은 편 화양계곡으로 들어서려는데 앞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다. 국립공원법에 의해서 50만원 벌금이... 잠시 망설이다가 과감하게 계획대로 산행을 하기로 했다. 만약 적발이 되면? 양해를 구해는 수밖에. 화양계곡에는 눈이 녹아서 그런지 꽤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소리도 상당하다. 물론 사람은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다. 여름에는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곳인데 말이다. 다리 같지도 않은 다리를 건너니 다시 '출입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자연학습원에서 가령산'까지 왜 출입금지 지역으로 정해 놓았을까.
여기서 가령산을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능선을 따라서 조금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이다. 취향에 따라서 어느 코스를 선택해도 상관이 없다. 우리는 완만한 코스를 선택했다. 백골사거리까지는 오른쪽 작은 계곡을 따라 완만하고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져 있었다. 얼마를 올라가니 계곡 물소리도 끊어지고 봄날 같은 날씨에 사람이 없어 세상이 조용하다.
▲ 화양계곡을 건너 가령산으로 가는 계곡길로 들어서고 있다
10:38 백골사거리에 도착. 가령산은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가야 한다. 고도는 조금씩 올라가지만 워낙 완만해서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조금 올라가니 가령산 정상이 정면으로 보이고 정상 위로 비행기 한 대가 날아가고 있다.
▲ 백골사거리에서
10:56 주능선에 도착. 여기서부터 가령산 정상까지는 능선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주능선에 바로 올라서자 앞이 확 트이면서 전망이 좋아졌다. 일명 전망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산에 눈은 전혀 없었으며 낙엽이 잔뜩 쌓여있어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주능선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왼쪽으로 우회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바윗길이지만 그리 험한 편은 아니었다. 11시 21분에 자연학습원에서 능선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났으며 정상은 바로 그 위에 있었다.
▲ 주능선 삼거리에서 가령산 정상을 항하여
11:24 가령산 정상에 도착. 사각형의 돌무더기 위에 오석으로 된 정상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표지석 아래에는 '자연학습원 2.2km, 낙영산 3.1km'라고 적혀 있다. 마침 부부로 보이는 산행객 4명이 올라와 사진을 서로 찍어주었다. 가령산 정상에서 낙영산 정상까지는 부드러운 흙길과 조금 울퉁불퉁한 바윗길이 섞여 있는 능선길이었다. 낙영산은 높이가 746m이기 때문에 정상에 부근은 조금 가팔랐다.
▲ 가령산 정상에서
12:45 낙영산 정상에 도착.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톨탑 앞에 '괴산의 명산 무영봉 742m'라고 쓴 플라스틱 팻말이 하나 걸려 있었다. 낙영산이 무영봉이라니? 처음 듣는 이름이다. 이 낙영산은 주로 사담에 있는 공림사에서 많이 올라온다. 정상에서는 전망은 가령산보다 훨씬 좋은 편인데 백악산이 눈 앞에 있고 그 뒤로 속리산 주능선이 톱니처럼 뻗어 있다. 정상 한쪽에서 약밥과 사과, 커피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 무영봉 정상에서
▲ 무영봉 정상에서
13:05 점심 후 출발. 우측으로 헬리콥터 착륙장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도명산이 보인다. 밧줄이 매어져 있는 급경사의 바윗길을 내려온 다음 안부 네거리에 도착했다(13:23). 공림사와 학소대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다. 여기서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꽤 힘이 들었다.
13:42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해발 685m로 도명산보다 높다. 도명산은 여기서 북북서쪽으로 이어진 능선 끝에 자리잡고 있다. 헬리콥터 착륙장을 벗어나면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좌측길은 절고개를 통해서 도명산을 가는 길이고 우측길은 능선을 따라서 가는 길이다. 우측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다시 두 갈레 길인데 좌측길을 택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우측길이 능선길이과 좌측길은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하는 길이었다.
▲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왼쪽이 공림사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14:07 꽤 넓은 평지에 도착. 이정표에 '도명산 0.9km'라고 적혀 있다. 그리 급하지 않은 사면길을 올라가니 우측 능선길과 만났다. 능선 위에는 우측으로 미륵산성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왼쪽으로 거대한 암벽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 위로 올라가면 곧바로 도명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암벽에는 밧줄과 같은 안전장치가 전혀 없어 위험하다. 오른쪽으로 우회를 해서 올라가는 길이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더라도 우회길로 가는 것이 좋다. 통나무로 된 계단과 철계단을 올라서면 거대한 바위가 자리잡고 있는 도명산 정상이다.
14:40 도명산 정상에 도착. 사방으로 전망이 좋다. 백악산, 상학봉, 묘봉, 남산, 덕가산, 조봉산, 검단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 앞에 멋진 소나무가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소나무 아래에서 녹차를 한 잔 마셨다.
▲ 도명산 정상에서
▲ 도명산 정상에서
▲ 도명산 정상 앞에 있는 소나무
15:00 정상 출발. 내려가는 길은 즐겁다. 통나무 계단을 내려가니 왼쪽으로 거대한 바위에 부처님이 새겨져 있다. 마애삼존불이다. 누군가가 한쪽에 촛불을 3개 켜놓았다. 저 거대한 바위에 부처님을 새긴 사람은 누구며 촛불을 켜놓은 사람은 또 누군가? 마애삼존불에서 학소대까지의 길은 꽤 경사가 심했다. 통나무와 돌계단도 꽤 많았다. 우리는 내려가는 길이니까 경사가 심해도 상관없다. 이 시간에 올라가는 사람도 있는데 뭐...
▲ 마애삼존불 아래 촛불 3개가...
▲ 마애삼존불 앞에서
15:45 학소대에 도착. 화양계곡을 가로 질러 놓여 있는 학소대교 오른쪽이 학소대다. 학소대는 화양구곡 중에서 제8곡에 속한다. 화양대교를 건넌 다음 오른쪽으로 난 보도블럭이 깔린 도로를 따라 자연학습원까지 걸었다.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는 그 도로에는 개미 한 마리 찾아볼 수 없었다. 30분 정도 걸어서 자연학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 학소대교를 건너는 모습
▲ 화양구곡 중 제8곡에 속하는 학소대
▲ 학소대에서 자연학습원 주차장으로
16:20 자연학습원 주차장에 도착,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세 개의 산을 오르내렸지만 실제로는 서로 인접해 있는 산이라서 그리 힘든 편은 아니었다. 아기자기하게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자연학습원에서 청주까지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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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부산일보 등산지도에 따라 낙영산이라고 올랐던 곳에 '무영봉 742m'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는데, 괴산 35명산에는 낙영산을 다른 곳으로 지명하고 있다. 즉 안부 네거리에서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올라간 다음 조봉산 쪽으로 가다 보면 684m 봉우리가 있는데 그곳이 낙영산 정상이며 화강암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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