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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괴산 35名山

2006.08.26. [괴산 명산 9] 괴산 칠성 막장봉

by 사천거사 2006. 8. 26.

막장봉 산행기 

◈ 일시: 2006년 8월 26일 토요일

◈ 장소: 막장봉 868m / 괴산 칠성 쌍곡, 문경 가은

◈ 코스: 제수리재 → 투구봉 → 막장봉 → 시묘살이계곡 → 절말 → 제수리재

◈ 시간: 5시간



08:45 원래 이번 주에는 산행 계획이 없었으나 일정이 변경되어 산행을 하게 되었다. 대상지를 물색하던 중, 오후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어 가까운 곳이면서 지난 5월에 산불예방으로 인한 입산금지로 포기했던 막장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는 집에 일이 있어 혼자 가는 산행이다. 아파트 출발.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데 기온은 높은지 무덥다.

 

09:25  괴산 통과. 날씨 탓인지 차량 통행이 거의 없다. 막장봉 산행은 제수리재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청천면 관평리 쪽으로 접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쪽은 화양동을 지나야 하고 잘못하면 물놀이 피서객 차량들 때문에 지체를 할 확률이 높다. 증평에서 괴산까지 4차로 도로이기 때문에 율량동 방면에서는 시간적으로도 괴산을 거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표소에서 1,600원 주고 입장권을 끊었다. 군자산과 칠보산 가는 산행객이 많이 눈에 띈다.

 

09:50  해발 530m의 제수리재(일명 관평재)에 도착. 꽤 높은 고개다. 운무 속에 묻힌 고개마루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 시원했다. 서너대의 차가 세워져 있고 막 차에서 내린 3명의 등산객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었다. 봉고로 제주도에서부터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람이 길을 물어온다.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며 전국을 다닌다고 한다. 그것도 괜찮은 여행법인 것 같다.


▲ 제수리재의 운무

 

▲ 막장봉 등산 안내도


10:00  산행 시작. 등산로 안내판을 보니 '장성봉 4.8km, 막장봉 3.6km'라고 적혀 있다. 처음부터 급경사길이다. 운무 속에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산행 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다. 곧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에 올라섰다. 10시 15분에 '이빨바위'에 도착. 마치 사람의 틀니를 닮은 모습을 한 바위다. 10시 37분에 이름없는 봉우리에 올랐다. '속리 12-03 긴급구조'라고 쓴 팻말이 있다. 산은 계속 운무 속에 들어 있고 바람도 세게 불어 시원하다. 10시 45분에 '장성봉 3.0km, 막장봉 1.8km, 제수리재 1.8km'라고 쓴 이정표를 만났다. 앞에 큰 바위 봉우리가 길을 막고 있어 밧줄을 잡고 올라가보니 투구봉이다.


▲ 막장봉 이빨바위

 

▲ 막장봉의 운무

 

▲ 막장봉의 운무


10:50  투구봉 정상.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는 운무 속에 갖혀 있다. 제수리재에서 본 등산객 3명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인사를 나누었다. 바람이 세게 분다. 부부인 듯한 두 명의 등산객이 뒤이어 올라왔다. 계속되는 암릉길이다.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으며 크게 위험한 곳도 없다. 요소마다 밧줄이 설치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된다. 11시 10분에 승용차 크기의 둥글거나 네모진 바윗돌 5~6개가 모여 있는 4형제 바위를 지나고, 곧 이어 백두산천지 바위를 지났다. 아기공룡 둘리 바위는 매우 현실감이 났다.


▲ 막장봉 4형제 바위

 

▲ 막장봉의 바위

 

▲ 막장봉의 백두산 천지 바위

 

▲ 아기공룡 둘리 바위


11:47  대슬랩에 도착.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시원하다. 앞에서 만났던 등산객 3명을 또 만났다. 그 중 한 사람이 연양갱을 건낸다. 고맙게 받아 먹었다. 산에 오면 욕심이 사라지고 남을 위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등산객 몇 사람이 정상쪽에서 내려오고 있다.


▲ 막장봉 대슬랩


▲ 막장봉 암봉


▲ 막장봉의 바위


12:03  통천문과 코끼리바위를 지나 정상에 도착. 산 전체가 운무에 쌓여 있어 지척을 빼고는 사방을 분간할 수 없다. 등산객 한 분에게 정상기념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오늘 산행에서 유일하게 내 얼굴이 들어간 사진이다. 점심 먹기에 이른 시간이라 하산 도중 계곡에서 먹기로 하고 하산을 서둘렀다. 장성봉 가는 쪽으로 하산. 급경사 길이다.


 

▲ 막장봉 정상에서


12:12  안부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에 '장성봉 1.0km, 제수리재 3.8km, 절말 5.2km'라고 적혀 있다. 지금부터 5.2km의 계곡길을 걸어야 한다. 하산길인 시묘살이계곡은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지 원시림 같았다. 계곡길은 계속 돌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12시 35분에 '쌍곡폭포 3.1km, 장성봉 2.2km'라고 적힌 이정표를 만났다.

 

12:41  오른쪽 물 좋은 계곡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 두 줄과 복숭아 한 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먹는 점심 맛을 무엇에 비하랴. 신선이 따로 없다. 13시 5분에 점심을 마치고 출발. 사람들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전부 군자산과 칠보산으로 갔나? 곧 은선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무가 걷히고 해가 들락날락한다. '쌍곡폭포 2.4km, 장성봉 3.1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 통과.


▲ 시묘살이 계곡

 

▲ 시묘살이 계곡


13:42  삼거리에 도착. '칠보산 2.3km, 장성봉 4.7km, 절말 1.5km'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살구나무골을 통해 칠보산으로 올라가게 된다. 방금 내려온 시묘살이계곡은 여기서 끝이 난다. 그런데 방금 내려온 시묘살이계곡길 입구에는 '통행금지구역'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내려올 수는 있지만 올라갈 수는 없단 말인가? 왼쪽 계곡으로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오전과는 달리 날이 맑아지니 계곡에 사람이 많다. 13시 53분에 쌍곡폭포 통과.


▲ 쌍곡계곡

 

▲ 쌍곡계곡


14:05  절말에 도착. 쌍곡휴게소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를 비롯한 많은 차량들로 만원이었다. 오전에는 몇 대 없었는데. 여기서 제수리재까지는 3.7km인데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차를 얻어 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깟 3.7km를 겁내면 안 되지. 오른쪽 행목동천에도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요소마다 들어차 있다. 올해의 마지막 물놀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열 받은 아스팔트 길에서 열기가 훅훅 올라온다. 지난 번 도보여행 할 때 생각이 난다.


▲ 절말에 있는 이정표


14:50  제수리재에 도착. 아침과는 달리 맑게 개어 있다. 3대의 승용차가 세워져 있고 한쪽 그늘에서는 산행을 마친 등산객 몇 명이 과일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침에 왔던 길을 거꾸로 달려 청주에 도착하니 16시. 혼자하는 산행은 말벗이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쓸데 없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2006년 여름의 마지막 산행은 이렇게 끝이 났고 이제 가을 산행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