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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안나푸르나

2007.01.26. [안나푸르나 트레킹 13] 좀솜→포카라

by 사천거사 2007. 1. 26.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 13일차

 

◈ 일시: 2007년 1월 26일 금요일

 출발: 좀솜(Jomsom  2760m)

 경유: 페와(Fewa) 호수

◈ 도착: 포카라 예티(Yeti) 호텔

◈ 회원: 아내와 함께(네팔 오지학교 탐사대)  


03:30  어제 저녁 염소 고기에 소주를 마신 탓인지 몰라도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푹 잤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 일찍 잠이 깼는데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눈만 멀뚱거렸다.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곳에 온 이후로는 새벽에 일단 잠이 깨면 다시 잠이 들기가 보통 힘들지가 않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아니면 새로운 생활 패턴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한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눈만 멀뚱거리며 방 천장만 바라보았다.

 

04:30  짐 정리 시작. 공동 짐이 있기 때문에 카고백에서 짐을 덜어 배낭에 넣어달라는 김영식 대장의 부탁이 생각나서 적당히 배분을 했다. 

 

06:00  아침 식사. 우거지국이다. 트레킹을 하는 동안 우리 탐사대 취사팀이 계속 한국 음식을 만들어 주었는데 오늘 아침 음식이 그들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제 트레킹을 하는 동안 우리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 준 덴지와 쿡, 키친 보이들과도 이별이다. 정성을 다해 우리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준 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아침을 먹은 후 좀솜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했다. 공항 건물은 우리가 묵은 Snowland 로지 건너편에 있었는데 포터들이 어제 저녁에 모두 철수를 한 관계로 이제부터는 우리가 직접 카고백을 운반해야 했다. 배낭 검사를 마친 후 대합실로 이동을 해 포카라에서 비행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어제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고 하니 오늘도 오겠지. 공항 대합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닐기리의 암봉이 아침 여명에 푸른 빛을 띠고 있다.


▲ 좀솜 비행장 탑승 수속중, 승객은? 우리들 뿐이다

 

▲ 좀솜 공항 대합실에서 본 닐기리 북봉(Nilgiri North  7061m)


07:45  드디어 기다리던 비행기가 포카라에서 왔다. 14명씩 세 번에 걸쳐 이동을 해야하는데 우리 부부는 노인 대접을 받아 1진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대형 여객기만 보아 오던 나로서는 16인승의 프로펠러 비행기는 장난감처럼 보였다. 저 비행기가 과연 날 수 있을까. 비행기에 오르니 좌석이 좌우로 한 줄로 되어 있고 가운데가 통로였다. 그래도 예쁜 여자 승무원이 사탕과 솜을 건넨다. 솜의 용도는 몰라서 받지 않고 사탕만 하나 집었다. 

 

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다 보았다. 험한 산악지대를 벗어나 따뜻한 포카라 쪽으로 이동을 하니 경사가 조금 약한 산마다 계단식 경작지가 만들어져 있다. 하긴 2400만이 넘는 인구 중에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80% 이상이라니 그럴만도 하다. 포카라에 가까워지면서 평지의 모습이 보이고 주택들도 많아졌다.   


▲ 좀솜 비행장에 도착한 16인승 비행기에 대원들이 탑승 중

 

▲ 비행기 안에서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계단식 경작지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포카라 시내 


08:05  포카라(Pokhara 820m) 공항에 도착. 귀가 멍멍하다. 기압차 때문인 것 같은데 아내는 귓속이 꽤 아픈 모양이다. 아, 솜의 용도가 이거였구나. 귀를 막는데 쓰는 거였구나. 좀솜에서 포카라까지는 비행기로 20분 걸렸다. 2진이 오기 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1진인 우리는 먼저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 포카라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다 


08:30  숙소인 호텔 Yeti에 도착. 아름다운 꽃이 호텔 벽 전체를 덮고 있는 멋진 호텔이었다. 방 201호를 배정 받아 들어갔는데... 아, 겉모습과 너무 차이가 난다. 너무 기대를 했나?


▲ 포카라의 숙소 예티 호텔(Yeti Hotel), 외관이 무척 아름답다

 

▲ 호텔 룸 창을 통해 본 바깥 풍경

 

▲ 예티 호텔 앞에서


대충 짐을 정리한 다음 포카라 시내 구경을 나왔다. 2진과 3진이 도착할 때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호텔 입구에서 조형진 교수님 부부를 만나 길 옆에 있는 cafeteria에서 간단한 음식을 시켰다. 아침을 억었는 데도 배가 조금 고프다. 메뉴는 Bacon Breakfast였는데, 커피, 베이컨, 달걀 2개, 토스트, 잼, 버터, 감자 등이 나왔다. 가격은 140루피. 관광지치고는 바가지가 전혀 없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 포카라 호텔 앞 카페테리아, 분위기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침을 먹은 후 포카라 시내 구경을 했다. 포카라는 관광도시라 그런지 카트만두보다 훨씬 깨끗하고 사람들 꼴도 단정했다. 사립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같은데 옷차림이나 모습이 서울 시내의 아이들 못지 않다. 왼쪽의 호수를 감아 도는 도로 양쪽에는 기념품상, 음식점, 호텔, 등산용품점 등이 줄지어 있었다. 소가 시내를 활보하다가 옆에 있는 쓰레기장으로 들어가더니 뒤지기 시작한다.


▲ 버스를 기다리는 포카라 학생들, 단정한 옷차림에 예쁜 얼굴을 하고 있다

 

▲ 포카라 시내 거리를 활보하는 소들

 

▲ 쓰레기를 뒤지는 소들

 

▲ 포카라 시내 거리 모습


12:00  점심은 호수가 보이는 Boomerang Restaurant였는데 아름다운 정원으로 꾸며진 전원 식당이었다. 호숫가라 경치가 좋았다. 메뉴는 볶음밥과 트레킹 도중 먹었던 티베티안 브레드였는데 함께 나온 소스는 향이 매우 강했다.


▲ 점심 및 저녁식사 장소 부메랑 레스토랑(Boomerang Restaurant), 정원이 아름답다

 

▲ 점심 및 저녁식사 장소 부메랑 레스토랑(Boomerand Restaurant), 나이가 몇이지?


정원을 돌아다니다 정원사를 만났는데 자기가 이 정원을 모두 꾸몄다고 자랑을 한다. 엄지를 치켜 올리며 최고라고 말해주었더니 좋아라고 웃는다. 커다란 다알리아의 빨간색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찍었다. 점심 후 포카라 시내에서 쇼핑, 벨트색 600루피, 목도리 2개 300루피, 장갑 200루피에 구입하고, 호텔 근처에서 오렌지 9개를 40루피에 구입했다. 포카라는 관광도시로 없는 것이 없는 곳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오랜만에 낮잠을 잤다. 그러다가 새소리에 잠이 깼는데 호텔 창밖 나무에 수 많은 새들이 몰려들어 지저귀고 있었다.


▲ 점심 및 저녁식사 장소 부메랑 레스토랑(Boomerand Restaurant), 다알리아가 크다


18:00  저녁식사는 '점심을 먹었던 곳에서 6시에 한다'는 예고가 있었다. 5시 30분 쯤 방을 나와 음식점을 향해 걸었다. 도로 왼쪽에 있는 페와(Fewa) 호수 옆에 초르텐이 있어 구경을 한 다음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호숫가 한쪽에서는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있다.


▲ 포카라의 페와(Fewa) 호수에서

 

▲ 포카라의 페와(Fewa) 호수에서


점심 때와는 달리 실내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beefsteak와 생선요리 중 선택. 나는 beefsteak, 아내는 생선요리를 주문했다.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어느 정도 저녁 식사가 끝나갈 무렵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네팔 민속 무용 공연이 있었다. 지난 번 보았던 것과 비슷한 공연 내용이었는데 생음악에 맞추어 남녀가 함께 공연을 한다는 점이 달랐다. 공연 중간 쯤에 음식점을 나와 조형진 교수님 부부와 근처에 있는 맥주집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2층에 자리를 잡았으나 연기가 심해서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맥주를 마시는데 우리 탐사대원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물이 좋은 곳인가?

 

21:00  방으로 돌아와 곧바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