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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7.01.10. [한국 100名山 27] 충북 보은 속리산

by 사천거사 2007. 1. 10.

속리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월 10일 수요일

◈ 장소: 속리산 1057m /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 코스: 장각동주차장 → 칠층석탑 → 주능선 → 천왕봉 → 주차장

◈ 시간: 5시간 4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10:12  아파트 출발. 오늘 산행지는 2005년 5월 5일 산행 대상지로 찾았다가 휴식년제 때문에 오르지 못한 속리산이다. 장각동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휴식년제로 출입이 금지되어 그 날 도장산으로 산행지를 바꾼 적이 있었다. 미원, 청천, 송면을 지나 화북쪽으로 달렸다. 평일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은 거의 없다.

 

문장대를 오르는 길이 갈라지는 장암을 지나고 도장산이 있는 쌍룡계곡 갈림길이 있는 화북면을 지났다. 멋있는 소나무 터널이 도로를 덮고 있는 상주학생수련원을 지나자마자 장각계곡과 칠층석탑 안내판이 보였다. 여기서 우회전. 왼쪽으로 고드름이 달린 장각폭포가 보이고 그 위로 금란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주차장이 있고 탐방안내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11:35  주차장 도착. 탐방안내소 직원이 천황봉에 가려면 여기에 주차를 해야한다고 일러준다. 산행준비를 마친 다음 안내소 옆을 지나가려는 데 직원이 문을 열고 '길이 많이 미끄러우니 부디 안전 산행 하시라'고 친절히 일러준다. 가까이서 보니 꽤 나이가 드신 분이다. 안내소 옆으로 난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었다. 장각동 마을까지는 꽤 먼 거리다. 11시 59분, 오른쪽으로 7층 석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중 내려올 때 구경하기로 하고 통과. 집이 몇 채 없는 장각동 마을에서 아스팔트 도로는 끝이 났다.


▲ 장각동으로 올라가는 도로


12:09  장각동 마을 끝부분에 계곡을 마주보고 별장 같은 건물이 몇 채 있었다. '탐방로가 아닌 가정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건물 오른쪽으로 넓은 등산로가 뻗어 있다. 길은 장각계곡을 따라 나 있었다. 조릿대가 한 겨울에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다. 다리를 건넜다. 겨울인데도 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 한겨울이라 눈이 많다


12:26  아치형의 아름다운 다리가 장각계곡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사진 한 장! 조릿대는 계속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아치형 다리를 건넜다. 계곡을 따라 경사가 거의 없는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계곡을 한 번 더 건넌 다음 사면길로 접어들었다.


▲ 장각계곡 위에 놓인 아치형의 다리에서

 

▲ 산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2:46  이정표가 나타났다. '천황봉 2.7km, 비로봉 3.5km, 장각동 1.7km'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해발 720m라고 그 아래에 적혀 있었는데 잘못된 수치였다. 국립공원의 이정표도 수치가 가지각색으로 오류 투성이니 일반 산의 경우는 말해 무엇하랴. 산행 안내도 및 이정표의 잘못된 수치 표시도 우리나라에서 고쳐져야 할 것 중 하나다. 오른쪽으로 급사면길이 나 있다.

 

13:02  커다란 무덤 앞 공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무덤 위로 가파른 사면로가 이어져 있다. 낙엽송 밭도 모습을 드러낸다. 사면길과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휴식을 취하는데 머리 위 나무에 앉아 있던 까마귀 한 마리가 울어댄다. 고요한 산 속에서의 까마귀 우는 소리는 듣기에 그리 유쾌하지 않다.


▲ 비교적 평탄한 길을 오르며


14:05  이정표에  '천황봉 1.6km, 장각동 2.7km'라고 적혀 있다. 그렇게 올라왔는 데도 아직 1.6km가 남았다. 길옆의 아름드리 적송들이 하늘에 치솟아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역시 소나무는 한국 소나무가 가장 아름답다. 지능선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하늘이 열리고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타났다.

 

14:30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전망이 좋다. 정상이 왼쪽으로 보이고 비로봉이 눈 앞이다. 천황봉에서 내려온 대학생 차림의 두 남학생이 장각동쪽으로의 하산길을 묻는다. 그러면서 상주와 문경을 둘러보고 서울로 올라갈 거라고 한다. 아마 방학을 이용해서 여행을 하는 모양인데 보기에 좋았다.


▲ 헬기장에서 비로봉을 배경으로

 

▲ 헬기장에서 비로봉을 배경으로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오른쪽으로는 비로봉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천황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천황봉 밑 사면은 관목들이 마치 목화솜을 뒤집어 쓴 것처럼 눈을 가지에 이고 있어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천황봉까지의 오름길은 양쪽의 파란 조릿대와 하얀 눈이 조화를 이루어 그 또한 보기에 좋았다. 운좋게도 금년 겨울 산행은 어디를 가나 겨울 정취를 늠뿍 맛볼 수 있었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 천황봉으로 올라가는 길

 

▲ 천황봉 아래의 눈꽃

 

▲ 천황봉으로 바로 아래 지역 


14:50  정상에 도착. 커다란 바위 위에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다. '천황봉 해발 1058m'. 속리산 주능선이 활처럼 뻗어 있고 멀리 문장대도 보인다. 겨울의 속리산은 웅장하면서도 위엄이 있었다. 우리가 올라온 장각계곡도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삼각대를 가지고 오지 않아 배낭을 지지대로 사진을 찍었다. 곧바로 하산 시작. 헬리콥터 착륙장 바로 밑에 바람을 가릴 수 있는 공터가 있어 그곳에서 김밥과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 속리산 천황봉 정상에서

 

▲ 속리산 천황봉 정상에서

 

▲ 속리산 천황봉 정상에서


15:22  점심 후 출발. 오르막이 없는 계속 내리막길 하산길이라 발걸음이 가볍다. 크게 미끄러운 곳도 없고 해서 거의 쉬지 않고 내려왔다. 16시 44분 장각동 도착. 1시간 20분에 내려왔으니 양호하다.

 

16:50  상오리 칠층 석탑에 도착. 도로 옆 언덕에 계단으로 오름길이 만들어져 있다. 이 탑은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탑으로 추정되는데 보물 683호로 지정되어 있었다. 탑 주변의 작은 공간을 제외하곤 경작지로 사용이 되고 있어 보물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문화재 관리에도 정부는 신경을 써야한다.


▲ 상오리 칠층석탑에서

 

▲ 상오리 칠층석탑에서


17:15  주차장에 도착. 탐방안내소 아저씨는 이미 퇴근을 했는지 모습을 볼 수 없고 그 넓은 주차장에 우리 차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날이 점차 어두어지고 있다. 청주에 도착하니 퇴근시간이라 차가 많이 밀린다. 이제 1월 15일에 네팔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떠나니 당분간 우리나라에서의 산행은 하지 못할 것이다. 1월 30일 트레킹에서 돌아오면 다시 우리나라에서의 산행도 계속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