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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6.11.26. [충북山行記 16] 충북 보은 금적산

by 사천거사 2006. 11. 26.

금적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11월 26일 일요일  

장소: 금적산 652m / 충북 보은군 삼승면 서원리 

◈ 코스: 동진휴게소 → 덕대산 → 531봉 → 614봉 → 금적산 → 동진휴게소  

◈ 시간: 6시간 4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7:36  아파트 출발. 오늘은 보은의 三山 중에 하나인 금적산(金積山 652m) 이 산행 대상이다. 이 산은 보은군 삼승면 서원리에 위치하여 남으로 삼태기 모양처럼 길게 뻗은 속리산과 구병산 사이에서 위치해 있다. 속리산은 아버지, 구병산은 어머니, 금적산은 아들산이라고 전해온다.  이 산에는 전 국민이 3일간 먹을 수 있는 보배가 묻혀있다고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25번 국도를 따라 피반령과 수리티재를 넘은 다음  보은 근처에서 옥천으로 가는 37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휴일의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비가 올거라는 예보 때문인지 도로에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다. 하늘에는 잔뜩 구름이 끼어 있지만 아직까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와도 많이는 오지 않겠지.

 

08:31  산행기점인 동진휴게소에 도착. 뒷편에 제법 큰 모텔이 있고 왼쪽에 주유소가 있는 휴게소에는 쌀쌀한 늦가을 바람만 불 뿐 황량함이 그지 없다. 어디서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우리를 보고 짖어댄다. 개도 텃세를 하나. 휴게소를 지나가는 37번 국도 건너편에 등산로 표지판에 있다. 등산로 왼쪽 밭에 뽑다 남겨놓은 배추가 몇 포기 보인다. 잔뜩 흐린 하늘에 바람이 차갑다. 다 낡은 산행 표지기가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사람이 그리 많이 찾는 산은 아닌 것 같아 오늘도 사람 구경하기는 힘들 것 같다. 능선. 급경사와 완경사가 교대로 나타나는 능선길은 온통 낙엽으로 덮여 있어 미끄럽다.


▲ 동진휴게소 건물 

 

▲ 능선에 올라서서

 

▲ 쉴 때마다 찍고


09:12  전망대봉에 도착. 이름과는 달리 전망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다. 오른쪽으로 경지정리가 잘 된 논 사이로 37번 국도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전망대 정면으로 573m의 덕대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소리와 밟히는 낙엽소리 뿐, 세상이 조용하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대산


09:25  덕대산 정상에 도착. 함석에 하얀 페인트칠을 한 정상표지판이 볼품 없이 나무에 걸려 있다. 573m. 정상은 꽤 넓은 편이었다. 금적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꽤 먼 거리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가니 커다란 무덤이 나타났다. 제법 큰 묘비석이 있고 무덤 주인의 행적이 새겨져 있다. 여기서 보니 주능선이 더욱 뚜렷하다. 무덤 오른쪽으로 하산로가 나 있는데 급경사다. 내리막길은 옛고개길 안부까지 계속 이어졌다. 내려온 거리가 짧지 않아 나중에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걱정이다.


▲ 덕대산 정상에서

 

▲ 덕대산 정상에서

 

▲ 덕대산에서 바라본 금적산 주능선


09:50  옛고개길 안부에 도착. 도이리와 거현리를 잇는 고개길인데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아 낙엽이 쌓여 있다. 안부를 지나 531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경사가 급하다. 10시 5분에 휴식을 취하며 귤, 고소미를 간식으로 먹었다.

 

10:25  531봉에 도착. 여기서 614봉까지는 순탄한 능선길이다. 참나무 숲길에 들어가면 참나무잎들이, 소나무 숲길에 들어가면 솔잎들이 발을 간지른다. 적당한 기온에 바람도 불지 않아 산행을 하기에 정말 좋다. 어디선가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11:00  614봉에 도착. 낙엽에 쌓인 무덤 2기가 봉우리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다. 이 산에도 능선 곳곳에 무덤이 많았다. 돌보지 않고 버려진 무덤도 많고. 전보다 하늘이 더 흐려지며 바람이 세게 분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거의 없는 능선길. 정상 가까이 가니 산불감시카메라가 먼저 모습을 보이고 뒤이어 거대한 TV 송신탑이 나타났다. 그 다음 나타난 이름 없는 무덤 바로 옆이 정상이었다.


▲ 푹신한 낙엽길

 

▲ TV 송신탑


11:16  정상에 도착. 우측으로 멀리 대청호가 보이고 좌측으로 경지정리가 잘 된 넓은 보은 뜰이 보인다. 정상 아래에 송신탑이 또 하나 있는데 그 옆에 건물이 하나 세워져 있다. 화강암으로 된 정상표지석 뒤에는 작은 돌탑 하나가 앙증맞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커피를 한 잔씩 마신 다음 기념 사진을 찍고 하산을 서둘렀다. 돌아갈 길도 만만치가 않은 데다 비라도 많이 내리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 금적산 정상에서

 

▲ 금적산 정상에서


11:36   하산 시작. 검은 구름이 오른쪽 하늘에 떠 있다. 꽤 센 바람이 분다. 그래도 하산길은 즐겁다. 사과를 먹으려고 배낭에서 꺼내다 떨어뜨렸는데 능선을 따라 굴러가더니 사면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 다행히 나무에 걸렸다.


▲ 하산길에 나무에 기대어


12:30  531봉을 통과한 다음 옛고개길로 내려가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요새 일기예보는 상황이 안 좋을 때만 맞는다. 길을 잃었다. 요즈음은 길도 잘 잃는다. 20분 정도 헤매다가 덕대산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표지기가 너무나 반갑다. 13시 40분에 김공묘지를 통과. 

 

13:52  덕대산 정상에 도착. 바람이 세다. 산행 거리나 시간이 꽤 길어서 다리가 피곤하다. 5시간 이상을 계속 걸었으니.


▲ 하산길에 잠시 휴식


14:35  마침내 동진휴게소에 도착. 아침과 마찬가지로 우리 차만 주차되어 있다. 점심은 집에 가서 먹기로 하고 왔던 길을 되집어 달리기 시작했다. 차량 통행이 아침보다는 조금 늘었다. 15시 40에 청주에 도착, 높이는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봉우리의 경사가 급한, 그리고 능선의 길이도 긴 덕대산과 금적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