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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6.09.03. [한국 100名山 23] 강원 영월 태화산

by 사천거사 2006. 9. 3.

태화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9월 3일 일요일

◈ 장소: 태화산 1027m / 강원도 영월읍 흥월리-충북 단양군 영춘면 상리

◈ 코스: 오그란이 → 산성고개 → 태화산 → 삼거리 → 큰골 → 차도 → 오그란이

◈ 시간: 6시간 10분

◈ 회원: 유재철, 홍세영, 김영옥, 문상욱, 지학근, 이규필, 신동갑, 이효정(계 8명)


 

 


07:16  이번 산행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신현대 회원과 김석언 회원이 공무로 불참. 김지홍 회원은 휴대전화를 꺼 놓은 채 소식이 없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새벽까지 학교 일을 하느라고 늦잠이 들었단다. 일도 쉬어가면서 해야지. 불참 회원이 3명 생긴 대신 김영옥 회원 부군이 참가해 모두 8명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백제의 땅 출발. 내 차에 유재철 회장님과 지학근, 신동갑 회원이 타고 홍세영 회원 차에 김영옥 회원 부부와 이규필 회원이 탑승했다. 날씨는 산행을 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증평에 있는 단골 김밥집에 들러 점심용 김밥을 챙겼다. 이 집 김밥은 맛이 좋아 북쪽으로 산행을 갈 때는 꼭 이용한다. 김밥을 마는 총각도 퉁퉁하게 생긴 것이 호감이 가는 형이다.

 

주덕에서 이류를 거쳐 599번 지방도를 타고 달렸다. 남한강보조댐을 끼고 달리는 길의 풍광이 좋다. 지방도가 끝나고 4차로인 38번 국도로 올라붙었다. 다릿재터널과 박달재터널을 지난 다음 봉양역에 잠깐 들러 지학근 회원 짐을 옮겨 실었다. 태화산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영춘을 경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월을 경유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갈 때는 영춘을 경유하고 올 때는 영월을 경유하기로 했다.

 

지학근 회원 사택이 있는 두학초등학교 앞에서 38번 국도를 벗어난 다음 522번 지방도를 이용 어상천면을 거쳐 별방까지, 다시 59번 국도를 이용 영춘면까지, 이어서 595번 지방도를 타고 영월 쪽으로 달렸다. 어상천을 통과하면서 이구동성으로 김지홍 회원 이야기를 한다. 김지홍 회원의 고향이 이곳 어상천이기 때문. 개천에서 용 났네.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산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최적이었다.

 

커피를 한 잔 하자는 연락이 와서 길 오른쪽에 있는 양지골 휴게소로 들어갔다. 화초가 잘 가꾸어져 있는 아담한 휴게소였다. 식당에 들어가 차를 한 잔씩  시켰는데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가 경상도 말씨로 서비스로 드리니 그냥 마시라고 한다. 남한강을 내려다 보는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휴게소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인장의 마음도 넓고 순수했다.


▲ 양지골 휴게소 전경


휴게소 출발. 곧 각동리 마을을 통과했는데 여기서도 태화산을 올라갈 수 있다. 각동교를 지난 다음 88번 지방도를 따라 영월쪽으로 달렸다. 중간중간 래프팅을 하는 업체들이 보이고, 실제로 래프팅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고씨동굴로 가는 다리가 왼쪽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곧이어 오른쪽으로 영월화력발전처의 모습이 보였다. 발전처 왼쪽으로 난 잠수교를 건너 700m쯤 들어가니 오그란이 마을 다리가 있고 왼쪽으로 태화산 등산안내판이 서 있다.


▲ 태화산 등산로 안내도


10:25  태화산 등산로 안내판 조금 아래 공터에 주차. 산행준비를 한창 하고 있는데 관광버스 한 대가 서더니 등산객들을 쏟아 붓는다. 많다. 산행 출발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등산로 안내판 위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산행은 시작되었다. 포장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봉정사가 나오는데 그리고 가면 안 되고, 도로가 굽어지는 부분에서 왼쪽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표지기가 있기는 하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정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 출발전 기념사진

 

▲ 단체산행객 때문에 사람이 많아졌다


10:50  임도와 만났다. 길을 널찍한데 꽤 가파르다. 얼마 안 가서 임도는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고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길 오른쪽에 외딴집이 한 채 있는데 휴게소를 겸하고 있다. 길 왼쪽에서 중장비가 터를 닦고 있다. 무엇을 지으려고 하나? 너덜지대로 이루어진 산길이 나타났다.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어 해는 비치지 않는다. 11시에 잠깐 휴식을 취했다. 돌길은 계속 이어졌다.


▲ 휴식중인 회원들


▲ 돌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1:22  휴식. 신동갑 회원이 정성 들여 껍질을 벗긴 오이를 건넨다. 천안에서 온 단체등산객인 '차령산악회' 회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영옥 회원 부부와 홍세영, 이규필 회원이 조금 뒤처진 듯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11시 30분에 휴식 끝 출발. 11시 50분에 다시 휴식. 헤어졌던 8명이 모두 다시 만났다. 몇십 년 만에 만난 이산가족처럼 반갑다. 주능선이 빤히 보이는데 사면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


12:15  주 능선삼거리에 도착. 왼쪽은 전망대를 거쳐 태화산성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태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길은 대개 걷기에 좋다. 이곳 주능선도 경사가 급하지 않고 평탄하면서도 부드러운 길이 이어져 있었다. 물론 가끔 돌길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12시 40분에 잡초로 뒤덮힌 헬리콥터 착륙장을 통과했다.


▲ 주능선 삼거리에서


12:50  휴식. 왼쪽으로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지난 6월에 갔던 백운산과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많아 고 김영철 회원 생각이 떠올랐다. 지하에서 잘 있겠지. 정상 아래서 '차령산악회' 회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다.


▲ 능선에서 내려다본 남한강


13:50  정상에 도착. 정상 표지석이 두 개나 세워져 있다. 잡목 때문에 전망은 좋지가 않다. 기념사진을 찍은 후 정상 바로 밑 평평한 그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특히 유재철 회장님이 '스카치 블루' 17년산을 가지고 오셔서 정상 등정 기념을 더 뜻깊게 할 수 있었다.


▲ 태화산 정상에서


▲ 태화산 정상에서


▲ 태화산 정상에서 김영옥 회원 부부


14:25  점심 후 출발. 14시 35분에 하산길인 큰골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14시 43분에 다시 삼거리가 나타났다. 하산길은 완만한 평원에 오솔길이 난 형태였다. 특이한 점은, 처음은 참나무 군락지가 넓게 펼쳐지더니 이어서 낙엽송숲이 나타났고, 뒤이어 한국의 적송숲이 나타났다. 조금 경사가 있는 곳도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한 하산로였다. 15시 20분에 산길은 끝나고 시멘트 포장도로에 이르렀다. 왼쪽으로 계곡인데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흐르지 않는다.


▲ 하산 참나무 숲길


▲ 낙엽송 숲길


▲ 소나무 숲길


15:40  아스팔트 차도에 도착. 길 아래 계곡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땀을 씻기에 좋은 곳을 찾아 발을 씻었다. 16시 6분에 출발. 2km 정도되는 아스팔트 차도를 걸어 16시 35분에 차를 세워 놓은 곳에 도착을 했다.

 

17:45  박달재 휴게소에 도착. 박달재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오른쪽에 휴게소가 두 개 있는데 첫 번째는 영업을 하지 않고 두 번째는 영업을 한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다.


▲ 박달재 휴게소에서


19:30  청주 서대골 도착. 생엽살과 메밀국수, 소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태화산은 청주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것이 흠이지만 한국 100대 명산에 들어가는 곳이고 남한강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한 번쯤 가볼 만한 산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사가 심하거나 위험한 곳도 별로 없어 큰 부담 없이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의 첫 산행,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