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8월 6일 일요일
◈ 장소: 황장산 1077m / 경북 문경시 동로면
◈ 코스: 문안골 입구 → 석문 → 황장재 → 황장산 → 투구봉 → 문안골
◈ 시간: 6시간
◈ 회원: 유재철, 김영옥, 지학근, 김석언, 이효정(총 5명)
07:20 차를 몰고 '백제의 땅'으로 가고 있는데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도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부지런하시기도 하지. 7시가 되자 김석언 회원, 뒤 이어 김영옥 회원이 도착했다. 김영옥 회원은 오른쪽 손가락을 다쳐 반 깁스를 했는데도 산행에 참가를 했다. 투혼! 지학근 회원을 마지막으로 전원 집합. 내 차로 출발. 날씨는 화창하다. 아니 벌써 무덥다. 소나기라도 한 줄금 했으면 좋으련만.
07:55 증평 단골 김밥집에 도착. 세 줄은 아침으로 먹고 두 줄씩 5개를 포장했다. 괴산을 지나 연풍 쪽으로 가는데 김영옥 회원이 문경에 초등학교 동창이 있다고 전화를 한다. 중부내륙고속국도 문경새재IC로 나와 시내 쪽으로 가는데 전화통화를 한 동창분이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다. 길 안내를 해주겠다고 자청하신다. 901번 지방도를 이용한 후 59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 단양 쪽으로 달렸다.
백두대간 경로인 벌재(해발 620m)에 도착하니 꽤 많은 차가 주차되어 있다. 여기서도 황장산을 갈 수 있으나 원점회귀 산행이 불가능하다. 또 계속 능선만 타기 때문에 재미도 별로다. 방곡도예촌을 지나니 매표소가 나타났다. 황장산을 월악산 국립공원에 소속이 되어 있어 입장료를 내야한다. 동창분의 배려로 4명분만 매표를 했다.
황장산 입구인 문안골 어귀에는 장승2기가 서 있다고 하여 계속 내려갔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다. 결국 명전리까지 간 다음 다시 차를 돌려 매표소 쪽으로 올라왔다. 길 옆에 가게가 있어 물어보니 매표소 지나 조금 아래에 들어가는 길이 있다고 일러준다.
09:45 겨우 길을 찾아 계류 옆 빈터에 차를 세웠다. 동창분이 사온 막걸리를 물속에 담가 놓고 산행 준비를 마친 다음 계류를 건넜다. 계류를 건너자 바로 갈림길이 나왔는데 텐트 속에 있던 아주머니가 왼쪽길로 가라고 일러준다. 준비해 간 자료에 의하면 오른쪽으로 가야 능선으로 올라가게 되고 그 길이 원래 계획했던 코스지만 확실한 자신이 없어 아주머니가 일러준 길을 택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
▲ 산행 출발 전 사진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완만한 산길이 이어져 있었다. 산길은 나무가 해를 덮은 터널을 이루고 있어 산행하기에 아주 좋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자연석으로 이루어진 석문과 성터가 나타났다. 문안골이란 계곡 이름이 이 석문때문에 생긴 것이란다.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 완만한 산길은 걷기에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 계곡길따라 산행
▲ 석문에서
▲ 석문에서
10:25 휴식. 문안골 계곡은 드문드문 넓은 바위가 있고 크고 작은 소들이 많으며 물이 맑아 한여름 피서를 하기에 제격이었다. 더군다나 사람도 그리 많이 찾지 않는 것 같았다. 지금이 한창 계곡을 찾을 시기인데 우리가 본 피서객은 불과 몇 팀이 되지 않았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가? 해가 들락날락거린다.
▲ 계곡 암반을 걷고 있는 회원들
11:10 휴식. 해가 구름 속에 들어간 탓인지 숲속이 어두컴컴하다. 온통 조릿대가 숲바닥을 덮고 있다. 조릿대라면 금산사가 있는 모악산의 조릿대가 유명하다. 키보다 높은 조릿대가 능선내내 이어져 있는 것이 장관이다. 이 황장산의 문안길 코스 특징은 급경사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고도를 높일 뿐이었다.
▲ 휴식중인 회원들
▲ 조릿대 숲길
12:10 휴식. 멀리 하늘이 보이는 것이 백두대간 주능선에 오르려나 보다. 약간의 급경사를 올라가니 황장재다. 벌재에서 차갓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 올라선 것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생달리가 나온다. 감투봉을 오르는 길은 급경사였다. 그러면 그렇지. 명색이 천미터가 넘는 산인데 그냥 정상을 허락할 리가 없지. 호흡이 가빠진다. 지금까지 편하게 왔으니 조금 힘을 써야지. 암릉길이기는 하지만 그리 위험한 곳은 없었다.
▲ 황장재에서
▲ 황장재에서
▲ 황장재에서
▲ 황장재에서
12:50 황장산 정상 밑 안부에 도착. 왼쪽은 배장골을 통해 안생달로 가는길이다. 사람 소리가 들리더니 한 무리의 산행객이 내려온다. 계곡에서 3명의 등산객을 만난 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모두 바다로 갔는지 산에는 사람들이 없다. 백두대간을 하는 사람들도 없다. 지금 만난 사람들도 황장재에서 생달리로 내려간다고 한다.
13:00 황장산 정상에 도착. 초입에 이정표가 서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정상표지석이 서 있었다. 정상은 꽤 넓었지만 잡목 때문에 조망은 좋지 않았다. 정상 한 쪽 그늘에서 준비해 간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올라오면서 간식을 먹고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식욕들이 부진하다.
▲ 황장산 정상에서 회원들
13:35 정상 출발. 투구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은 정상 왼쪽으로 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 길이 정확한 하산길인지 의문이 많이 갔으며 그 의문은 처음 출발한 계곡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급경사의 능선 하산길은 내려가는 데에도 꽤 힘이 들었다. 이구동성으로 이쪽길을 올라오는 길로 택했더라면 큰 일 날뻔 했다고 한다.
14:05 투구봉을 지났다. 암릉길이다. 멀리 천둥소리가 들린다. 비가 한 줄금 하려나. 아내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천둥 소리가 잦아지더니 왼쪽 계곡 건너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지나가면 좀 시원하려나. 휴식을 취하면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았다. 간간히 우리들 머리에도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59번 국도 넘어로 구름이 모여들더니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한다. 그 비는 결국 우리에게까지 도달했다.
15:10 억수같은 비가 쏟아진다. 비옷을 꺼내 입을 겨를도 없이 흠뻑 젖고 말았다. 그나마 바위 밑에서 얼마 동안 비를 그을 수가 있었다. 이미 다 젖은 몸이지만 그래도 비를 피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여름 소나기는 우리들 옷만 젖게하고 곧 끝이 났다. 길을 걸을 때마다 길 옆 나무에 묻은 빗물이 몸에 닿는 감촉이 묘하다. 멀리 우리가 올라온 계곡이 보였다. 제대로 내려온 것이구나. 그런데 그 계곡물이 온통 흙탕물이다. 계류 옆에 세워 놓은 차가 괜찮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참, 막걸리는? 다 떠내려갔겠지.
15:45 계곡 도착. 처음에 아주머니가 길을 알려준 갈림길에 이르렀다. 계류를 보니 물은 많이 불었지만 자동차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문안골 계곡에서 탁족을 한 다음 계류를 건너보니 막걸리 네 통 중에 한 통만 바위턱에 걸려 있고 나머지는 모두 떠내려 갔다. 그래도 한 통이 어딘가. 산행을 무사히 끝낸 축배를 들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 계곡 물에 발을 씻고
▲ 등산화를 씻고 있는 유재철 회장님
16:10 청주를 향해 출발.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갈림길이 있는데 901번 지방도를 놓치고 59번 국도로 들어섰다. 이 길은 점촌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나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왕 들어선 것 할 수 없지. 지학근 회원이 '천주산'과 '경천저수지'가 볼 만하다고 하면서 그것으로 위안을 삼자고 한다. 그러지 뭐. 오른쪽으로 '김용사'가는 길이 갈라진다. 운달산 가는 길이다. 진남휴게소에 들러 음료수를 한 병씩 마셨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IC로 나와 괴산 쪽으로 달렸다. 그런데 칠성을 지나면서 갑자기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병목현상? 칠성을 바로 지나 왼쪽 가판대에서 파는 '대학 찰옥수수'를 한 자루씩 샀다. 옥수수 인기가 얼마나 좋은지 가져온 물건을 다 판 곳도 여러 곳 있었다. 청주로 가면서 전화를 걸어 회식에 참가할 회원을 모집했으나 모두들 바쁜지 통화가 어렵다. 어째 방학이 더 바쁠까?
19:10 청주 도착. 지학근 회원은 처가 식구들이 방문을 한다고 해서 집으로 가고, 나머지 회원 네 명은 서대골로 가서 회식을 했다. 일요일 저녁인데도 서대골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서대골 주메뉴인 생엽살과 모밀국수를 소주 2병과 함께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 산행에서는 하산 도중 억수같은 소나기를 만난 것이 최대의 화재거리였다. 9월 산행에는 보다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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