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8월 18일 금요일
◈ 장소: 성주산 680m / 충남 보령시 성주면과 청라면
◈ 코스: 백운교 → 610봉 → 정상 → 안부4거리 → 심원동 → 백운교
◈ 시간: 4시간 3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8:36 오늘의 산행지는 보령시에 있는 성주산이다. 원래는 전남에 있는 비금도를 갈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태풍 '우쿵'이 북상한다는 예보가 있어 태풍과 조금 관계가 먼 서해안쪽을 택했다. 성주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폐광지역을 개발한 자연휴양림이 있어 사람들이 꽤 많이 찾는 곳이다.
아파트 출발. 36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리면 보령이 나온다. 조치원과 공주를 거쳐 청양에 도착하기 전 9시 50분에 칠갑산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한쪽에는 '칠갑산 '노래비가 서 있었다. '칠갑산'을 부른 가수는 주병선인데 음성고에 근무할 때 주병선 누나의 딸, 즉 주병선의 조카를 담임한 적이 있었다.
금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량들은 거의 없다. 태풍 소식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사람들이 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청양에서 보령까지의 도로는 2차로와 4차로가 섞여있는 형태였는데 여름철 차량들이 몰릴 때에는 병목현상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보령 시내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40번 국도를 따라 부여 쪽으로 달리다 성주터널을 지난 다음 성주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올라가면 백운사 입구가 나온다.
▲ 칠갑산 휴게소에서
10:45 성주2리 백운교를 건넌 다음 백운사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 도로 옆에 주차를 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시멘트 포장길을 걷기 시작했다. 추측컨대 이 포장길은 백운사까지 이어져 있으리라. 도로 왼쪽은 계곡인데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흐르지 않는다. 도로 오른쪽에는 집이 두 세 채 들어서 있다. 아파트를 출발할 때는 구름이 끼어 있었는데 지금은 맑게 개어 파란 하늘에 구름 몇 점만 떠 있다. 태풍 '우쿵'은 어디로 간 거야.
11:10 그리 경사가 급하지 않은 지루한 포장길을 걸어 백운사에 도착했다. 예상과는 달리 백운사는 달랑 2채의 건물로 되어 있었다. 간판도 없는 대웅전이 위쪽, 요사채가 아랫쪽에 있었는데 요사채 마루에는 머리를 깎은 중학교 1, 2학년 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상을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동자승들인가?
등산로를 찾지 못해 한 아이에게 물었더니 왼쪽에 있는 길로 직접 안내를 해준다. 사람이 그리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지 뚜렷하지가 않다. 좁은 숲길이다. 길로 들어서려는데 절에 머무는 한 어른이 '등산로를 벗어나면 위험하니 꼭 등산로만 이용하라'고 일러준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다. 왼쪽으로 경고판이 하나 서있고 거기에는 '이곳은 폐광지역이라 지반이 침하할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적혀 있다.
백운사에서 기르는 흰 개 한 마리가 계속 우리 뒤를 따라오며 짖다가 산중턱 쯤에서 돌아갔다. 사람이 그리운가? 무서운가? 아니면 만만하게 보는가? 이 산에는 유난히 맥문동이 많았다. 쭉 뻗은 꽃대에 보랏빛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맥문동 꽃이 이렇게 이쁜 줄은 처음 알았다. 그리 급하지 않은 사면길은 나무에 가리워져 해가 비치지 않아 걷기에 좋았다.
▲ 백운사 절집 앞에서
11:37 능선 삼거리에 도착. 바람이 시원하다. 땀에 흠뻑 젖은 후에 산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 기분은 경험한 사람만이 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걷기 시작했다. 곧 급경사길이 나타났고 11시 55분에 작은 봉우리에 올랐다. 바로 앞에 613봉이 보인다.
12:10 613봉에 도착. 간식을 먹으며 휴식. 무덤 2기가 있는데 위에 있는 것은 많이 훼손이 되었다. 이 높은 곳에 무덤을 쓰면 어떻게 관리를 하나. 613봉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절벽이 있는데 그 아래가 폐광터다. 새로 조림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멀리 성주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안부가 나타나고 물탕골을 통해 심원동으로 가는 갈림길이 오른쪽으로 나있다. 12시 35분, 안부 도착. '심연동 1.3km, 성주산 정상 0.5km, 문봉산 정상 2.3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삼거리에서 정상을 바라보며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 완만하지도 가파르지도 않은 적당한 경사다. 산행을 시작한 후 처음 남자 등산객 두 명을 만났다. 하긴 오늘이 평일이고 또 계절이 여름인데다 그리 이름 있는 산도 아니니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 613봉에서 휴식
▲ 안부에 있는 이정표
13:00 정상에 도착.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있으며 표지석은 없고 삼각점(대천 11)이 박혀 있었다. 이정표에는 '옥마산 10.4km, 심연동 1.8km, 문봉산정상 1.8km'라고 적혀 있다. 보령시내와 서해안고속국도, 대천해수욕장 앞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 아래 그늘에서 김밥과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지금이 매미의 계절이라 그런지 온통 나무마다 매미가 붙어 앉아 울어대고 있다. 소리도 각양각색이다.
▲ 성주산 정상에서
▲ 성주산 정상에서
13:25 문봉산 쪽으로 하산 시작. 정상 바로 오른쪽으로 밧줄이 매어져 있다. 조금 가파른 하산길이 이어진다. 14시에 삼거리 안부에 도착. 직진하면 문봉산으로 올라가게 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심원동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평탄한 완경사의 하산길이다. 낙엽송 밭을 지나자 삼나무 밭이 나타났다. 계획적으로 조림을 한 것 같다.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온몸을 솟구쳐 있다.
▲ 삼나무 숲속에서
14:20 산길이 끝나고 임도가 나타났다. 그 아래로 물탕골 계곡이 굽어 둘아가고 있다. 계곡에서 발을 씻은 다음 오른쪽 임도를 따라 계속 걸었다. 14시 45분, 사방댐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데 '성주산 1.8km, 문봉산 3.6km'라고 적혀 있다. 성주산 정상 밑 안부와 연결되는 길이다. '물탕골 쉼터'를 지나니 아스팔트 도로가 나타나고 성주1리 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아스팔트 도로 왼쪽으로는 계곡물이 흐르고 그 건너에는 평상들이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계곡도 중간중간 막아 놓은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해 놓았다.
15:15 지루한 아스팔트 도로를 걸은 후 백운교에 도착. 옆에 있는 수퍼에서 물을 한 병 사서 단숨에 마셨다. 땀 흘리고 나서 마시는 물맛! 돌아오는 길 역시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수월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17시 30분에 청주 도착. 단골 순대집에서 국밥으로 저녁을 먹고 귀가. 8월의 마지막 산행을 마쳤다.
▲ 심원마을 표지석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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