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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전남山行記

2006.08.13. [전남山行記 1] 전남 광양 백운산

by 사천거사 2006. 8. 13.

백운산 산행기 

일시: 2006년 8월 13일 일요일

장소: 백운산 1218m / 전남 광양시 옥룡면

코스: 진틀주차장 → 병암계곡 → 백운산 → 신선대 → 진틀주차장

◈ 시간: 4시간 10분



09:00  제2회 국제스카우트 패트롤잼버리에 감곡중 대원 9명을 데리고 참가했다. 오늘은 대원들이 점심을 가지고 원정을 떠나는 날이라 낮 동안 여유 시간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 없는 동안의 시간도 보낼 겸 근처에 있는 백운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백운산(해발 1,218m)은 전라남도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다. 다압면 금천리로 흐르는 금천계곡과 진상면 수어저수지로 흐르는 어치계곡, 도솔봉 남쪽 봉강면으르 흐르는 성불계곡, 옥룡면의 젖줄이 라고 할 수 있는 동곡계곡 등 백운산 4대 계곡을 품고 있다      

 

순천청소년수련소 잼버리 영지 출발, 서순천 IC로 진입하여 남해고속국도 광양 IC로 나왔다. 광양 IC에서 우회전, 남해고속국도 고가 아래에서 백운산 방향 표지판을 보고 15km 진입하면 동곡계곡이  시작된다. 백운산이 유명한 산이라 그런지 도로표지판 마다 이름이 적혀 있다. 일요일을 맞아 도로 왼쪽의 동곡계곡에는 벌써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고, 도로변 마다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팬션과 민박집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09:50  백운산 진틀마을 주차장에 도착. 2단으로 된 주차장에는 아직까지는 여유 공간이 있었다. 햇살이 따갑다. 주차장 바로 위 오른쪽으로 산행안내판이 서 있고 진틀마을로 들어가는 도로가 나 있었다. 조금 들어가니 좌측으로 산길이 있어 올라붙었다. 역시 숲속은 시원하다. 병암계곡 왼쪽은 유원지인지 도로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다. 계곡 오른쪽으로 나 있는 희미한 산길을 따라 걸었다. 매미소리, 물소리, 벌레소리, 새소리의 하모니가 숲속의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들린다.


▲ 백운산 등산안내도


10:25  스크리 지대가 나타났다. 왼쪽 병암계곡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린다. 고로쇠 수액을 받는 관들이 사면을 따라 계속 이어져 있다. 백운산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 많은데 백운란, 백운쇠물푸레, 백운기름나무, 나도승마, 털노박덩굴, 허어리 등이다. 특히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고로쇠 나무의 수액은 광양 백운산의 자랑이기도 하다. 잠시 해가 구름 속으로 숨었다. 그런데 길이 없어졌다. 어떻게 된 일이지? 계곡 건너를 보니 등산객 몇 명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 계곡 건너편 길로 올라가는 것이구나.


▲ 스크리 지대


10:40  계곡에서 물병 2개에 계곡물을 채운 다음 계곡을 건너 왼쪽 길로 올라섰다. 돌길이었지만 뚜렷한 등산로가 위로 이어져 있었다. 10시 53분 '정상 1.8km, 진틀마을 1.6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만났다. 10시 59분, 정상 1.6km. 오른쪽 병암계곡은 위로 올라갈수록 원시림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 돌길 등산로


11:06  진틀삼거리에 도착. '정상 1.3km, 진틀마을 2.1km, 신선대 1.1km.'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여기서 왼쪽길은 신선대를 경유하여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주능선으로 올라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을 택했다. 계곡길이 끝나고 급경사 사면길이 시작되었다. 큰 산이지만 사람들은 계곡에서 바글거릴 뿐 산을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물에 콩 나듯 사람 모습을 볼 수 있다. 11시 45분에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11:55  '정상 0.6km, 진틀마을 2.9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에 도착. 여기서 주능선까지의 약 300m는 끝없는 계단으로 되어 있다. 12시 10분에 억불봉에서 이어져 온 주능선에 올랐다. '정상 0.3m, 억불봉 5.7km, 진틀마을 2.1km'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백운산 정상이 눈에 들어왔다.


▲ 주능선에 있는 이정표

 

▲ 백운산 정상


12:17  정상 도착. 정상은 바위로 되어 있고 좁았다. 사방이 틔여 있어 조망이 좋았다. 먼저 온 몇 사람이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다. 집에 전화를 해서 정상 등정 소식을 전했다. 간식을 먹은 다음 옆 사람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늘 산행에서 내 모습이 담긴 유일한 사진이다. 12시 30분에 신선대 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암릉길은 신선대 바로 앞에서 끝나고 왼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다.


▲ 백운산 정상에서의 조망


▲ 백운산 능선


▲ 백운산 능선


▲ 백운산 정상표지석과 함께


12:45  신선대에 도착, '한재 2.2km, 정상 0.5km, 진틀마을 3.2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한재까지 가서 논실마을 쪽으로 하산을 할 수도 있지만 시간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진틀마을 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13시 8분에 '진틀마을 2.3km, 정상 1.3km' 이정표 통과. 사람을 볼 수 없는 지루한 하산길이다.


▲ 백운산 하산길


13:16  진틀삼거리에 도착. 이 산에는 중요한 포인트마다 구급상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문제는 자물쇠로 잠궈져 있다는 것인데, 번호를 알아야 열 수가 있었다. 누구에게 물어보아야 하나. 왼쪽 병암계곡에서 머리를 감고 발을 씻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계곡이다. 시원한 물이 뼈속까지 시리게 한다.

 

14:00  진틀마을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은 만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동곡계곡을 따라 이어진 도로 양쪽에는 거의 빈틈없이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모두 어디서 온 사람들인가? 그렇게 많이 흐르지 않는 물속에 사람들은 저렇게 많은데 과연 물이 깨끗할까? 괜히 걱정이 되었다. 사정이야 어떻든, 즐겁게 떠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광양 IC로 진입 서순천 IC로 나와 도로변에 있는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 도로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


15:10  점심은 백반만 취급하고 있었는데 5,000원 가격에 반찬이 20가지나 되었다. 전라도의 음식 문화가 많이 발전해 있고 인심도 후하다는 이야기는 늘 듣지만 실제로 와서 경험해 보면 그 사실을 몸소 확인할 수 있다. 15시 40분에 운영요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로 잼버리 영지에 도착했다. 잠시 틈을 내어 올라간 산이었지만 이곳 백운산은 그 웅장함과 계곡의 아름다움이 뛰어난,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