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9월 21일 일요일
◈ 장소: 불갑산 515.9m / 전남 영광
◈ 코스: 불갑사 주차장 → 불갑사 → 구수재 → 연실봉 → 장군봉 → 덫고개 → 주차장
◈ 시간: 5시간 3분
◈ 회원: 백만사 회원 10명
08:01 오늘은 백만사 회원들이 꽃무릇 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남 영광의 불갑산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집합 장소인 조달청에 도착하여 반가운 인사를 나눈 다음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위한 파이팅을 외쳤다. 이방주 회장님과 내 차로 출발. 서청주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올라선 다음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어제 오후부터 비가 많이 내렸었는데 오늘은 하늘에 구름만 가득하다.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도로에 차가 거의 없다. 모처럼 고속도로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 위로 차는 질주한다.
▲ 출발전 조달청 주차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백만사 회원들
09:05 여산휴게소에 들렀다.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빼 마신 다음 다시 출발. 장성나들목까지 도로는 막힘이 없어 수월하게 달릴 수 있었다. 장성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24번 국도와 22번 국도를 이용해서 해보면을 지난 다음 묘량에서 불갑면 쪽으로 달리다 불갑사로 방향을 틀었다. 도로변에 빨갛게 핀 꽃무릇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쁘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아니, 어디서 이렇게 많은 차들이 온 거지? 살펴보니 세 군데 도로에서 달려 온 차들이 모두 불갑사로 향하고 있었다. 오늘이 꽃무릇 축제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정말 차들이 많다. 논둑길을 달리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간신히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불과 3km 정도를 오는데 40분 정도가 걸렸으니 교통상황이 어땠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 전경
▲ 여산휴게소에서 모닝 커피를 한 잔씩 [09:14]
11:43 차도 많고 사람도 많은 불갑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주차장 주변에서는 각종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노래자랑대회, 시화전, 먹거리 장터 등의 그렇고 그런 것들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축제라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모든 군단위 지자체에서 나름대로의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처럼 허울만 번드르 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함평나비축제처럼 특이한 테마를 내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있지만.
▲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불갑사 주차장에서 산행준비
▲ 꽃무릇 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시화전 작품 중에서 [11:47]
▲ 불갑사를 향해 걷고 있는 회원들 [11:48]
▲ 멀리 불갑산의 주능선이 보인다 [11:49]
11:49 도로 왼쪽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면서 꽃무릇 군락지가 펼쳐졌다. 일반적으로 꽃무릇을 상사화와 같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별개이다. 꽤 넓은 평지에 속살을 드러낸 대궁 위에 빨갛게 핀 꽃무릇을 보고 회원들의 감탄사가 계속 터저나오고 있다. 커다란 카메라를 맨 사람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그림을 담기에 바쁘다. 우리는 불갑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올 때 사진을 찍기로 하고 일단 가볍게 통과를 했다.
꽃무릇과 상사화
꽃무릇은 '꽃'과 '무릇'이 합쳐진 말인데, 무릇의 뜻은 확실하지가 않다. 한자 이름은 '석산(石蒜)'이다, 흔히 '상사화(相思花)'와 혼동하는데 같은 수선화과지만, 꽃무릇은 9~10월에 피는데 상사화는 6~7월에 피고 키도 크다. 꽃말이 '슬픈 추억'이다. 상사화란 이름은 꽃이 지고 나서야 잎이 돋아 나기 때문에 꽃은 잎을 볼 수가 없고 잎은 꽃을 볼수가 없어 붙여진 이름이다. 꽃무릇도 꽃과 잎이 서로 볼 수 없기는 상사화와 같다.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장성 백양사 등이 꽃무릇으로 유명하다.
▲ 계류 왼쪽으로 꽃무릇 군락지가 시작되고 있다
▲ 꽃무릇 군락지의 모습 [11:50]
▲ 꽃무릇 군락지의 모습 [11:50]
▲ 잎은 없고 꽃만 피어 있는 꽃무릇 [11:53]
▲ 꽃무릇 군락지를 걷고 있는 사람들 [12:06]
12:08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차에 두고 오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정우종 회원과 김밥을 가져오는 동안 회원들은 감자를 간식으로 먹었다. 길을 따라서 사람들은 끊임 없이 올라오고 있다. 경제가 힘드니 뭐니 해도 놀러다니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좋은 현상이다. 경제가 안 좋다고 인상 찌푸리고 방구석에 앉아 있어보았자 정신건강에만 나쁘다. 적은 비용으로 알뜰하게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보람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계류를 건너 불갑사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에도 꽃무릇 군락지가 있었다. 배롱나무 아래에 넓은 피어 있는 꽃무릇들이 나름대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은 한 송이만 피어 있을 때에도 예쁘지만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 더욱 예쁘다. 사람은? 잘 모르겠다.
▲ 계류 옆에서 감자를 먹으며 잠시 휴식
▲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2:10]
▲ 향은 없지만 특이한 자태와 아름다운 색깔이 잘 어울린 꽃무릇 [12:16]
▲ 꽃무릇 군락지에서 여성회원들 [12:18]
▲ 도로 오른편에 있는 꽃무릇 군락지가 한 폭의 그림 같다 [12:20]
12:28 불갑사에 도착. 여기서 왼쪽 길은 닻고개를 경유해서 연실봉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동백골을 경유 구수재를 거쳐 연실봉이나 모악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불갑사도 나중에 자세히 보기로 하고 통과, 구수재로 이어지는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계곡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니 도솔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다. 도중에 피리를 멋들어지게 불어대는 사람이 잠시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길은 점차 너덜길로 변해가고 있었다.
불갑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이다. 1909년에 쓴 〈불갑사창설유서 佛甲寺創設由緖〉에 의하면 384년(침류왕 1)에 마라난타(摩羅難陀)가 창건했고, 805년(애장왕 5)에 중창했으며 그뒤에도 여러 차례의 중창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각진국사(覺眞國師)가 머물면서부터 크게 번창했는데 당시에 머물던 승려는 수백 명에 이르렀고, 사전(寺田)도 10리에 달했다고 한다.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1680년에 중건한 뒤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팔상전·칠성각·일광당·명부전·요사채 등이 있다. 이밖에 각진국사비(1359)와 여러 점의 부도가 있고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거상인 사천왕상이 있다.
▲ 불갑사 절집 현판: 단청이 곱다
▲ 구수재 방면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2:33]
▲ 꽃무릇 꽃밭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2:34]
▲ 도솔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38]
▲ 너덜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2:43]
12:45 불갑산 정상 아래에 있는 해불암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이방주 회장님이 지난 번에 해불암 길로 정상에 올랐다고 말씀하신다. 계속되는 너덜길 양쪽 바위 사이에도 꽃무릇이 피어 있다. 시간이 꽤 되었는지 올라가는 사람도 많지만 내려오는 사람도 많다. 불갑산 등산로 전체에 사람이 깔려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오르는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며 30분 정도 오르니 구수재다.
▲ 해불암 갈림길 이정표
▲ 구수재로 올라가는 너덜지대에도 꽃무릇이 피었다 [12:50]
▲ 바위 틈에 피어난 꽃무릇 [12:51]
▲ 잠시 휴식을 취하는 여성회원들: 김진숙 회원은 뭐가 부끄러운가? [12:53]
▲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남성회원들 [12:54]
▲ 더울 때는 자주 쉬며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13:08]
13:14 구수재에 올랐다. 왼쪽은 연실봉으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모악산과 영천사로 가는 길이다. 영천사도 꽃무릇으로 유명한데 군락지의 규모가 20만평이라고 하니 가히 그 크기를 짐작하기가 어렵다. 영천사에도 지금쯤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을 것이다. 연실봉으로 가는 길은 처음은 평탄했으나 곧 암릉길로 바뀌었다. 길이 좁아 내려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의 교행이 힘든 곳도 있다. 교통체증이 차가 다니는 도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길에도 있다. 그만큼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좋은 현상이다.
▲ 구수재에 있는 이정표
▲ 구수재에서 연실봉으로 올라가는 길 [13:15]
▲ 연실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암릉 [13:44]
▲ 연실봉에 오르기 전에 잠시 휴식 [14:00]
14:12 해발 515.9m의 불갑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정상표지석이 있었고 전망이 좋아 앞으로 나아갈 덫고개 쪽 주능선에 있는 장군봉, 투구봉, 법성봉 등이 잘 보였다. 주능선 왼쪽으로 눈을 돌리니 우리가 올라온 동백골 아래로 불갑사, 그 아래로 주차장도 보였다. 정상 면적은 좁은 편이었고 몰려드는 산행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줄을 서 있었다. 우리 팀도 간신히 단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곧바로 나무계단을 내려와 삼거리에서 덫고개로 가는 오른쪽 길로 들어섰다. 이제 적당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어야 한다.
▲ 연실봉에서 바라본 덫고개 방향 능선 [14:13]
▲ 연실봉에서 내려다본 불갑사와 주차장 [14:14]
▲ 불갑산 연실봉에 있는 삼각점 [14:15]
▲ 불갑산 정상 연실봉에서 회원 일동 [14:16]
▲ 구수재와 덫고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4:20]
14:24 용운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마땅한 자리가 없고 또 용운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길 위에다 전을 폈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따 저녁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김밥은 한 사람당 한 줄만 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점심을 마치고 3시에 출발.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이 절벽인 암릉이었다. 철난간이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두 명이나 추락사를 한 곳이라고 한다. 물론 부주의가 원인이었으리라. 3시 32분에 투구봉을 지났고 44분에 법성봉을 지났다. 다소 지루한 하산길에 이용원 회원이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 용운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점심
▲ 덫고개를 향해 걷고 있는 회원들 [15:03]
▲ 불갑산 정상 연실봉 [15:09]
▲ 장군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암릉 [15:10]
▲ 해불암 갈림길 4거리 안부 [15:15]
▲ 이용원 회원의 퍼포먼스 [15:48]
▲ 덫고개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5:50]
16:02 덫고개에 도착. 덕고개라고도 한다. 정자와 벤취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기서 곧바로 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왼쪽 길로 내려가면 불갑사가 나온다. 왼쪽 길로 Go! 오후 4시가 넘었는 데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 뭐하다 지금 올라오나? 이제 가면 언제 오나?
▲ 덫고개에 있는 이정표
▲ 덫고개에 있는 벤취에서 쉬고 있는 회원들 [16:03]
16:20 다시 불갑사에 도착했다. 세심정에서 물을 한 바가지 마신 다음 대웅전으로 향했다. 흔히 불갑사에 있는 대웅전의 불상이 90도 오른쪽으로 돌아 앉아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출입문을 앞으로 내지 않고 오른쪽인 동쪽으로 내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즉 동쪽 출입문에서 보면 부처님은 정면을 향하고 있다. 조금 특이할 뿐 이상하지는 않았다.
불갑사 대웅전
불갑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목조건물. 보물 제830호. 앞면 3칸, 옆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잡석으로 쌓은 2층 기단 위에 원형 주춧돌을 놓고 배흘림 기둥을 세웠으며, 보통 출입문은 앞에 내는데 이 건물에서는 앞면 3칸에 모두 3짝 꽃살문을 달아 창 역할을 하도록 하고 동쪽 벽 가운데 칸에 문을 낸 것이 특징적이다. 기둥 위에 창방과 평방을 두르고 짜올린 공포는 내3출목·외2출목으로 된 다포계(多包系)이다. 작은 규모의 건물 내부를 넓게 사용하기 위해서 사천주(四天柱)를 세우고, 그 안에 불단과 닫집을 설치한 것도 특이하다. 또한 불단이 서쪽 끝에 있어 본존불이 동향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것은 드문 예로서 부석사 무량수전(無量壽殿)에서나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아담한 규모이며, 조선 후기에 중수된 것으로 보인다.
▲ 불갑사에 있는 우물 세심정
▲ 불갑사 대웅전 앞에서 [16:23]
16:27 불갑사 아래에 있는 꽃무릇 군락지에 다시 도착. 사람도 뜸하고 해서 꽃 좋은 곳을 찾아 여유를 부리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혼자서도 찍고, 둘이서도 찍고, 단체로도 찍고. 여행을 할 때는 먹는 게 남는 거고 찍는 게 남는 거다. 그래도 요즈음은 디지털 카메라가 나와서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예전의 필름 카메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척척 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 꽃무릇 군락지에서
▲ 꽃무릇 군락지에서
▲ 꽃무릇 군락지에서 [16:27]
▲ 꽃과 나무 색깔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백만사 여성회원들
▲ 권성희 회원 [16:29]
▲ 김진숙 회원 [16:30]
▲ 권명오 김진숙 회원 [16:31]
▲ 백만사 남성회원들 [16:32]
▲ 꽃무릇에 묻혀서
▲ 정우종 김진숙 부부
▲ 백만사 여성회원들: 뭐가 그리 좋을꼬
▲ 이방주 송병숙 부부
▲ 꽃무릇 군락지에서
▲ 이용원 권명오 부부
▲ 자태가 너무나 아름다운 꽃무릇
▲ 잎은 어디로 보내고 꽃만 피었나?
▲ 꽃무릇 군락지에서
▲ 저녁 햇살을 받은 꽃무릇 화원
▲ 부도 뒤에도 꽃무릇이 피어나고
▲ 길 옆으로 꽃무릇이 지천이다
16:46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는 얌전하게 잘 있었다. 자, 이제 법성포고 가서 먹는 일만 남았다. 들어올 때와는 달리 큰 길로 나가는 것은 너무나 수월했다. 이상하게도 오후 5시가 다 되었는데 나가는 차보다 들어오는 차가 더 많다. 22번 국도에 접속해서 계속 달리니 법성포다.
▲ 다시 내려온 불갑사 주차장
17:23 법성포에 있는 일번지 식당에 도착, 주차를 한 다음 안으로 들어갔더니 6시에 저녁 식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거 대단한 집이네, 손님을 기다리라니. 여기까지 와서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고 기다리는 수밖에. 도로를 따라 나 있는 난전의 해산물을 구경하며, 또 굴비판매점에 매달린 굴비를 쳐다보며 시간을 떼웠다. 어, 그런데 저게 뭐야? 한 굴비집의 상호가 '방주굴비'였다. 회장님이 언제 여기다 굴비집을 내셨지?
6시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겉모습과는 달리 식당은 크고 방도 많았다. 1일분에 15,000원짜리 굴비정식을 시켰는데 소문대로 푸짐한 상차림에 음식 맛도 좋았다. 회원들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허기진 배를 채웠다. 그래서 타지에 갈 때에는 그곳의 이름 있는 맛집을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소문은 그냥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남 영광 법성포 일번지식당
영광에 굴비정식 대표주자로 읍내에 국일관이 있다면 법성포에는 일번지식당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법성포는 조기와 굴비의 본고장이다. 그 옛날 법성포 앞바다의 칠산바다에 조기가 한창 올라올 때는 마치 바닷물이 부글부글 끓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과거의 풍요로운 영화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법성포는 여전히 굴비의 원조로서 명성이 그대로다. 언뜻 보면 법성포 전체가 굴비만을 취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법성포에 자리하고 있는 일번지식당은 굴비정식의 대중화에 영업 초점을 맞추었다. 푸짐한 상에는 사람 수에 따라 굴비가 한 마리씩 나오는데 거기에 자린고비찜과 조기매운탕이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서해안에서 나는 열대여섯 가지의 생선과 해물이 포진된다. 거기에 삼합과 약밥, 모시송편, 대하찜, 육회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입이 벌어질만큼 음식이 나온다. 음식 하나하나를 먹음직스럽게, 그리고 전체적으로 푸짐하게 대접하겠다는 것이 최고의 영업 방침이고 남은 음식은 싸가도록 권유한다. 굴비한정식 1인분에 대는 20,000원, 중은 15,000이고 연중무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영업을 하며 전화번호는 061-356-2268이다.
▲ 법성포에 있는 일번지 식당
▲ 살거여 말거여 [17:28]
▲ 방파제로 막아 놓은 법성포항 [17:32]
▲ 법성포 부둣가 [17:33]
▲ 폐선 위에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앉아 있다 [17:41]
▲ 법성포에 있는 굴비판매상점가 [17:42]
▲ 법성포에 이방주 회장님이 차린 '방주굴비'
19:00 법성포 출발. 이제 날이 어두워져 길을 찾아 청주로 올라온다는 것은 무리이고 네비게이션에만 의존해서 달리는 수밖에 없다. 지도에 나오는 길대로 달리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다. 그나마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비를 만났으니 큰 다행이다. 영광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에 들어섰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서도 구간 구간 비가 내리는 데가 있었다. 서울쪽으로 차들이 많다.
선운산나들목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벗어나 내장나들목에서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그저 네비게이션에 나오는 지도대로 달리는 것이다. 10시 경에 청주조달청에 도착, 조금 후에 회장님 차도 도착, 무사히 긴 여정을 마친 것에 대한 기쁨의 환호를 한 다음, 10월 영월의 마대산 산행을 기약하는 것으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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