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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6.05.21. [충북山行記 11] 충북 진천 만뢰산

by 사천거사 2006. 5. 21.

만뢰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5월 21일 일요일

◈ 장소: 만뢰산 611m / 충북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

◈ 코스: 보탑사주차장 → 연곡리 → 만뢰산 → 연곡리

◈ 시간: 3시간

◈ 회원: 아내와 함께



08:22  청주 아파트 출발. 오후에 할 일이 있어 조금 일찍 출발을 했다. 오창까지의 왕복 6차로 옆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도로는 한산한 편. 길 옆 아카시아 나무에 꽃이 만개하여 향기를 맡아보려고 차창을 내렸으나 향기가 차 안까지 들어오지는 않는다. 오창을 지나 진천으로 가다 사석에서 천안으로 가는 21번 국도로 들어섰다. 얼마 안 가니 오른쪽으로 문봉리와 보탑사로 가는 도로가 갈라진다.

 

김유신장군 탄생지와 연곡지를 지나니 바로 보련마을이다. 보탑사까지 1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었다. 여기서부터 보탑사 주자장까지는 차량 두 대의 교행이 힘들 정도로 도로가 좁았다. 군데군데 교행지점이 있었지만 차가 많이 밀릴 때에는 문제가 될 것 같았다.


▲ 보련산 보탑사 이정표 


08:55  보탑사 주차장에 도착. 버스 전용 주차장에는 부산에서 온 관광버스 2대가 세워져 있고 승용차 주차장에는 2대가 세워져 있어 한산했다. 앞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가 낭랑하다. 주차장 위쪽으로 거대한 느타나무가 위용을 뽐내고 있었는데 그 앞에 서 있는 고사목과 묘한 대조가 되었다.


▲ 보탑사 주차장 위에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 


보탑사 경내에 있는 3층 통일대탑에서는 관광버스를 타고 순례를 온 신도들에게 누군가가 확성기로 강연을 하고 있었다. 확성기 소리 외에 경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바로 꽃이었다. 보탑사 경내에는 야생화를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꽃을 요소요소에 심어 찾아 온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절이 수련과 수양의 도량 외의 역할을 해야하는 현실로 보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 보탑사 통일대탑


09:20  보탑사 왼쪽 담장을 끼고 산행로가 나 있었다. 산행로는 넓은 흙길이었으며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어 해를 가려주었기 때문에 산행하기에 시원하다. 왼쪽 계곡의 물소리도 시원하고. 완만하던 산길은 낙엽송 숲에 들어서자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9시 30분에 낙엽송 숲은 끝나고 잡목 숲이 시작되었다. 10분 정도 올라가니 삼거리가 나왔다.


▲ 만뢰산으로 가는 낙엽송 숲


09:41  삼거리에 도착.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낡은 표지기가 오른쪽에 하나 붙어 있기에 생각도 없이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갔다. 거의 경사가 없는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방향은 옳은 것 같은데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길을 잘못 든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나다를까 능선길의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오른쪽으로 차도가 보이며 차소리도 들린다. 마을도 보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10:08  계곡 건너편에 학교 건물이 보이는 것을 보니 이곳은 보련마을이었다. 학교 건물은 폐교된 성암초교 연곡분교이고. 만뢰산은 커녕 산행 시작한지 50분도 안 되어서 아래로 내려왔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한담... 아내는 쑥이나 뜯고 집으로 가자고 한다. 사과를 한 쪽 먹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결론은 '시간과 체력이 충분하니 다시 올라가자'였다. 물론 아내는 남겨 두고.

 

10:20 보련마을에서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27분 동안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것 중 하나라는 것은 해본 사람은 다 안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다 자업자득이고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그리 급경사길은 아니었기 때문에 28분 걸려 처음 길을 잘못 든 삼거리에 도착했다. 시간은 10시 48분. 남자 등산객 한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계속 나아가니 삼거리가 나왔다.

 

10:51  커다란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에 도착. '만뢰산 1.3km, 보탑사 1.0km, 보탑사 1.2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보탑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두 군데구나. 이정표 밑에는 단체관광객이 모여서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 만뢰산 이정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계속 나아갔다. 내리막과 오르막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11시에 다시 삼거리에 도착. 아내가 기다리는 보련마을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오른쪽으로 나 있다. '보탑사 1.6km, 만뢰산 정상 0.9km, 보련마을 1.1km'라는 이정표가 서 있고, '만뢰산 119 제3지점'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서 있다. 한쪽에는 '바르게살기운동 덕산면위원회' 명의로 된 '배낭에는 휴지를 가슴에는 추억을'이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 삼거리 이정표


11:08  다시 삼거리 이정표. '만뢰산 0.4km, 갈월리엽돈재 7.5km, 보탑사 2.1km, 보련골 1.6km'라고 쓰여 있다. 만뢰산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오르막 경사가 있었다.


 ▲ 삼거리 이정표

 

 ▲ 만뢰산 정상이 가깝게 보인다


11:17  만뢰산 정상 도착. 오른쪽에 파손된 백엽상이 하나 서 있다. 초등학교도 아니고 산 정상에 백엽상이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또 한 가지 처음 본 것. 정상은 헬리콥터 착륙장을 겸하고 있었는데, 착륙장 모두를 철판으로 깔아 만들어 놓았다. 산 정상에 있는 철판으로 된 헬리콥터 착륙장이라. 독특하다. 정상 한 쪽에 정상 표지석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커다란 산행안내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안내도 뒤 태령산으로 가는 능선길에 산행객들이 모여 환담을 하고 있다.

 

카메라를 자동으로 놓고 기념사진을 한 장 찍었다. 바로 하산 시작. 11시 35분에 보련골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도착하여 왼쪽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처음에는 조금 급경사이었으나 차츰 완만해지고 얼마 안 가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왼쪽으로 도솔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 정상에 있는 만뢰산 산행 안내도

 

▲ 만뢰산 정상 표지석과 함께


11:55  하산 완료. 쑥을 뜯고 있는 아내의 모습미 보인다. 함께 쑥과 망초대를 뜯은 다음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 늘 그렇듯이 김밥, 열무김치, 커피다. 점심을 끝내고 눈을 드니 만뢰산 주능선이 왼쪽에, 폐교된 성암초교 연곡분교가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보탑사 주차장까지는 걸어가야 했다. 여기서 1km 정도이니 그리 먼 길은 아니다. 아침에 예상했던 대로 차가 몰리면서 교행이 제대로 안 되어 애를 먹고 있었다.


▲ 멀리 만뢰산 주능선이 보인다

 

▲ 폐교된 성암초교 연곡분교

 

▲ 점심 후 화장 준비를 하고 있다


13:05  보탑사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에는 아침과는 달리 승용차가 가득 주차되어 있었다. 언제 이렇게 왔지? 주차장을 떠나 보련마을에서 아내를 태운 다음 청주로 돌아오니 1시 40분이 채 안 되었다. 오늘 산행에서 얻은 교훈은, '절대 산에서는 자만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갈림길이 나왔을 때는 세심하게 살핀 다음 진로를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오늘 산행은 '섣부른 판단이나 감각만으로 걸정을 하다가는  그 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긴 뜻깊은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