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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6.04.22. [충북山行記 10] 충북 충주 월항삼봉

by 사천거사 2006. 4. 22.

 


월항삼봉 산행기

 

일시: 2006년 4월 22일 토요일

장소: 월항삼봉 851m /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코스: 미륵사지 주차장 → 하늘재 → 월항삼봉 → 하늘재 → 주차장

시간: 5시간 10분

회원: 김영철 부부, 이효정 부부



08:48  청주 아파트 출발. 10시에 미륵사지 주차장에서 단양서 내려오는 김영철 교장과 만나기로 했는데 출발 시간이 조금 늦은 것 같다. 충주로 가는 36번 국도에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이 많았다. 오늘 5mm 안팎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그래서그런지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괴산으로 가는 34번 국도로 접어드니 차량 통행이 많이 뜸해졌다.

 

바야흐로 나뭇잎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는 시절이라 산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다. 아니, 순간순간이 다르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봄의 풍경을 색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고 했던가. 눈을 들어 산을 볼 때마다 색이 변해 있으니 그럴 수밖에. 모래재를 넘으니 좌우 양쪽 산에 산벚나무가 점점이 박혀 있어 멀리서 보니 장관이다. 하얀 조팝나무들도 한창 자태를 뽐내고 있다. 9시 28분 괴산 통과. 연풍을 경유하여 3번 국도로 충주쪽으로 달려  소조령터널 통과 후 지릅재를 넘은 다음 매표소에서 1,600원씩 입장료를 지불했다.

 

10:10  미륵사지 주차장에 도착. 넓은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김영철 교장은 벌써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 준비를 마친 후 하늘재 쪽으로 향했다. 오른쪽에 미륵사지가 자리잡고 있고, 미륵세계사라는 절 이름이 걸려있다. 내려올 때 구경하기로 하고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다시 미륵대원사라는 푯말이 있다. 곧 삼거리가 나타났는데 거대한 하늘재 표지석 왼쪽으로 난 오솔길이 하늘재로 통하는 길이다.


▲ 하늘재 표지석


하늘재는 포암산과 월항삼봉 사이에 있는 고개로 신라가 북진을 위하여 처음 개척한 고개, 고구려 온달장군이 한강 이남과 중원 단양지역 회복을 위해 전투를 한 고개,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이야기가 담긴 고개, 고려의 몽고항쟁이 서려 있는 고개, 조선조 조령의 활성화와 더불어 쇠퇴하면서 상민과 천민들이 이용한 애닯은 고개 등으로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내려온 고개이다. 하늘재로 경계로 그 너머는 경북 문경 지역이다.

 

10:30  다시 삼거리가 나타났다. 안내판을 보니 왼쪽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 길을 택했다. 계류를 건너니 낙엽송밭인데 계류에 흐르는 물이 힘차다. 하늘재까지는 완만한 산책로로 중간 중간에 숲에 대한 여러 가지 상식적인 내용을 적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교육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산책로였다. 산책을 하며 내려오는 몇 사람을 만났다. 해가 나지 않아 산행을 하기에 너무나 좋다.

 

10:55  하늘재에 도착. 문경 쪽으로는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다. 고개 정상에는 커다란 건물이 멀리 있고 바로 앞에는 초소가 있었다. 차량 2대 옆에 산불감시 오토바이가 서 있다. 월항삼봉은 산행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감시원의 눈에 띄지 않게 얼른 고개 오른쪽으로 난 길로 접어 들었다. 백두대간의 시작인데 부드러운 흙길이었다. 조금 걸어가니 바로 지능선에 오르게 되었다. 오른쪽으로 낙엽송밭이 펼쳐져 있고 왼쪽에는 철조망이 쳐저 있는데 철조망 너머로 헬리콥터 착륙장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개인 땅인가? 하얀제비꽃과 노랑제비꽃이 아름다워 사진에 담았다. 이 산에는 유난히 노랑제비꽃이 많았다. 산 전체에 거의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 하얀 제비꽃

 

▲ 노란 제비꽃


11:20  휴식. 거대한 바위를 자랑하는 포암산이 하늘재 건너에 있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조만간 다시 한 번 찾아볼 예정이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산길이 이어진다. 산을 내려오는 남자 등산객 한 명을 만났다. 언제 어디서 올라갔나? 사면에 피어 있는 '처녀치마'라는 야생화를 발견했다. 보랏빛 실처럼 늘어져 있는 아름다운 꽃이었다.


▲ 포암산을 배경으로 김영철 부부

 

▲ 포암산을 배경으로

 

▲ 야생화 처녀치마


12:00  고인돌 바위를 지나 전망바위에 도착. 전체 산행 구간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월항계곡 건너로 주흘산이 보이고 포암산 왼쪽으로 멀리 월악산 영봉이 눈에 들어온다. 4월 22일인데도 북쪽 사면에는 눈이 남아 있다. 멀리 주흘산 밑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눈이 남아 있는 것이 보인다.


▲ 암벽 아래서 김영철 부부


12:15  마침내 월항삼봉 정상에 도착. 정상에는 '산들모임산악회'에서 2002년 11월에 세운 '백두대간 탄항산 856m'라고 쓴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었다. 탄항산? 856m? 나중에 알고보니 월항삼봉을 탄항산이라고도 부르며 산삼이 많이 나서 蔘峰이라고도 부른단다. 높이는 851m가 맞는 것 같다.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들으며 라면을 끓인 다음 점심을 먹었다. 김영철 교장이 가져온 소주와 포도주를 곁들여서. 비가 온다는 소식과는 달리 맑은 하늘에 해가 비친다.


▲ 월항삼봉 정상에서

 

▲ 월항삼봉 정상에서


13:00  점심 후 출발. 정상을 조금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타났다. 왼쪽은 평천재를 지나 945봉에서 주흘산과 부봉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이 하산길인데 앞선 간 여성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소리를 쳐도 대답은 없고 할 수 없이 휴대전화를 걸었더니 아니나다를까 왼쪽 평천재 쪽으로 열심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 쪽으로는 백두대간 길이라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었지만 오른쪽 하산길에는 달랑 하나가 붙어 있었으니. 두 여성분들 다시 올라오느라고 꽤 힘들었을 것이다.

 

오른쪽 하산길은 능선길인데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도 있었다. 삼거리가 나오기에 오른쪽 계곡길을 택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낙엽과 마사토의 급경사길로 상당히 미끄러웠으며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길도 희미했다.

 

14:17  꽤 오랜 시간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리며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계곡이 나왔다. 고로쇠나무마다 물을 받기 위해 비닐을 설치해 놓았다. 살펴보니 물이 들어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계곡 바로 옆에 족두리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었다.


▲ 야생화 족두리꽃

 

▲ 앉아서 휴식중


14:45  휴식도 취할 겸 계곡물에 발을 씻었다.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몇 십초도 못 견디고 발을 물에서 빼낸다. 탁족을 하지 않는 내가 손을 담가보니 금방 얼얼해진다. 차갑긴 차갑다. 능선은 능선대로 계곡은 계곡대로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별꽃, 노루귀, 이름 모를 야생화가 다투어 피어 있다.


▲ 야생화 별꽃

 

▲ 야생화 노루귀

 

▲ 야생화

 

▲ 야생화 회리바람꽃


15:15  계곡이 끝나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왔다. 왼쪽을 따라 들어가니 미륵대원사라는 절이 있다. 절 주변 여기저기에 화강암으로 만든 거대한 석물들이 널려져 있고, 아직 다듬지 않은 화강암 원석들이 쌓여져 있었다.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일까? 재원은 어디서 나오나? 절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미륵사지다. 미륵세계사라는 절을 지으려는지 기와불사를 받고 있다. 미륵사지는 예전에 비해 정비가 잘 되어 있었으며 석가탄신일을 맞아 한창을 연등을 달고 있었다. 관광객도 꽤 많았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해물파전과 동동주를 시켜 한 잔씩 먹었다.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세워져 있었다. 주차장 출발.

 

16:25  귀가 길에 있는 수옥폭포에 들렀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은 굉음을 내고 있었다. 수량이 많다. 김영철 교장은 수옥정폭포 옆 둔덕에서 망초대 잎을 뜯어 저녁거리로 삼겠단다. 함께 거들어 주었다. 돌아오는 길은 36번 국도부터 차량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규필 교감에서 전화를 해서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다. 18시에 단골 오리집에 도착해서 3가족이 간단히 회식을 하며 피로를 풀었다.


▲ 수옥정 폭포 앞에서 김영철 부부

 

▲ 수옥정 폭포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