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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6.05.07. [한국 100名山 16] 충남 예산 덕숭산

by 사천거사 2006. 5. 7.

덕숭산 산행기

일시: 2006년 5월 7일 일요일

장소: 덕숭산 495.2m / 충남 예산군 덕산면

◈ 코스: 수덕사 주차장 → 수덕사 → 만공탑 → 덕숭산 → 주차장

시간: 2시간 3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7:15  청주 아파트 출발. 내일이 어버이날이지만 오늘이 휴일이라 부모님댁을  방문하기로 했다. 7시 50분에 괴산 청안 운곡 집에 도착 부모님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8시 40분 운곡 출발, 10시 10분 공주시 우성면 상서리 집에 도착.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렸다. 나는 부모님이 두 분씩이다. 10시 40분 상서리 집을 출발.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예산에 있는 덕숭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늘은 3일 연휴의 마지막 날. 아침에는 별로 없던 차량의 통행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쩍 늘어났다. 하늘은 흐려있기는 하지만 곧 개일 것같은 조짐이 보인다. 공주에서 36번 국도를 달리다가 유구를 거쳐 예산으로 가는 32번 국도를 이용하여 예산에 도착. 수덕사로 가는 길을 물은 다음 대충 짐작으로 달렸더니 예당호라는 호수와 국민관광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당호? 이쪽이 아닌데. 예당호 주변은 관광지로 아름답게 꾸며 놓아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었다. 지도를 확인한 후 45번 국도로 올라 덕산온천을 거쳐 622번 지방도를 따라 가니 오른쪽으로 수덕사로 들어가는 입구 일주문이 보인다.

 

12:20  수덕사 주차장에 도칙. 주차료를 포함한 시설이용료 2,000원. 그 넓은 주차장은 관광버스와 승용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덕숭산 산행을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 그건 아니었고, 대부분은 수덕사를 보러 온 사람들이었다. 서해안이 근처에 있고 덕산온천도 이웃이라 겸사겸사 들렀으리라. 아침에 흐렸던 하늘은 맑게 개여 햇볕이 쨍쨍하다. 주차장 건너편으로 야트막한 덕숭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수덕사 건물의 지붕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바람이 시원하다. 


▲ 수덕사 주차장


덕숭산은 수덕사 대웅전 뒤쪽으로 올라야 한다. 수덕사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상가지역을 지나는데 '수덕사도 식후경'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재미 있는 글귀다. 수덕사 가는 길은 관광을 온 사람들로 복잡했고 가지각색의 복장을 한 남녀노소들이 나름대로의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일주문 앞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문화재관람료를 포함하여 2,000원이었다. 


▲ 재미있는 구절 '수덕사도 식후경'

 

▲ 덕숭산 안내도 앞에서

 

▲ 덕숭산 수덕사 일주문


12:50  수덕사에 도착. 수덕사는 인도승 '마라난타'가 불교를 전하러 왔다가 전국을 다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최고의 영지로 정한 곳이며, 법왕 원년(599)에 지명법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대웅전은 국보 제49호로 아비지가 짓고 담징화상이 벽화를 그린 실증이 있다. 이 대웅전은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과 함께 현존하는 고려시대의 목조 건물이다. 이 건물은 특이하게도 백제적인 곡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앞 세 칸 곁 네 칸의 단층 맞배집으로 그 형태가 장중하다.

 

수덕사 경내에는 지난 5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걸어 놓은 오색 연등들이 대웅전 앞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그 한쪽으로 하얀색 연등들이 걸려 있어 살펴보니 망자들의 극락장생을 빌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얀색 연등은 이곳에서 처음 보았다.


▲ 수덕사의 연등

 

▲ 수덕사 대웅전 앞에서

 

▲ 수덕사의 하얀색 연등


대웅전 왼쪽으로 '정상, 정혜사'로 가는 이정표가 서 있다. 곧 계곡이 나타났는데 남자 스님 두 분이 계곡 바닥에 갈퀴질을 하고 있다.  비구니들만 있다는 수덕사에 웬 남자 스님? 혹시 잘못 보았나? 코밑에 수염자국이 있는 것을 보니 분명 남자다. 불교계에도 양성평등 바람이 불어닥쳤나?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돌계단이 시작되었다. 1,080개의 자연석으로 만든 돌계단은 정혜사 위까지 이어져 있었다. 1,080이 108 번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정혜사로 올라가는 돌계단 위에서


13:10  길 오른쪽으로 평지가 있고 거대한 석불이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 오른쪽으로 향운각이란 작은 암자가 있고. 석불 앞에 영산홍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13시 15분에 만공탑에 도착. 역시 오른쪽 평지에 돌로 된 조형물을 만들어놓았다. '수덕사 0.85km, 덕숭산 정상 0.65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 거대한 석불 아래서

 

▲ 철쭉 앞에서


13:16  정혜사에 도착. 길 왼쪽 위로 상당히 넓은 평지가 있고 그곳에 새로 지은 큰 건물이 여러 채 자리잡고 있었다. 수련도량으로 나무에 '묵언'이라는 표찰이 결려 있다. 조망이 좋아 바로 아래에 수덕사, 그 아래로 주차장이 내려다보인다. 주차장에 세워 놓은 자동차들이 마치 성냥갑같다.


▲ 정혜사에서 내려다본 수덕사 방면

 

▲ 정혜사에서


정혜사를 떠나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텃밭이 보이고 길이 갈라진다. 왼쪽 계단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 길은, 나중에 알고보니,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니었다. 어쨌든 복잡한 길을 벗어나 둘 만의 호젓한 산행을 하게되었다. 오르는 길옆에 각사붓꽃과 큰구슬봉이, 양지꽃, 제비꽃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13시 30분에 휴식을 취했다.

 

13:40  덕숭산 주능선에 도착.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중간 중간에 바위가 서 있다. 호서의 소금강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가 보다. 철조망이 나타났다. 무슨 철조망이야? 철조망을 왼쪽으로 비껴 지나가니 '출입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방금 올라온 길은 자연휴식년제로 인한 통제구역이었다. 철조망 오른쪽으로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니 그 쪽이 정상적인 등산로인 것 같았다.

 

13:50  정상에 도착. 꽤 넓은 정상에는 '덕숭산 정상 495.2m'라는 표지석이 있고 산행객 몇 팀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민둥산이라 사방이 잘 보인다. 건너편으로 가야산이 보이고, 남쪽 아래로 수덕사 경내, 서쪽으로 안면도와 서해바다가 보인다. 사진을 찍고 나무 그늘에서 준비해 간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커피 한 잔을 곁들여서. 


▲ 덕숭산 정상에서

 

▲ 덕숭산 정상에서

 

▲ 덕숭산 정상에서


14:15  정상 출발. 오른쪽 계곡길로 하산을 시작했다. 발걸음이 가볍다. 점심도 먹었겠다 힘이 솟는다. 14시 20분에 삼거리에 도착. '덕숭산 정상 0.5km, 수덕사 1.0km'라고 쓴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정상 쪽으고 올라가면 철조망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연결이 된다. 시간이 많이 되었는지 통행을 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14시 35분에 수덕사에 도착. 올라가는 데에는 1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내려오는 데에는 20분 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14:50  수덕사 주차장에 도착. 연휴 마지막 날이라 도로가 붐빌 것 같아 귀가를 서둘렀다. 아니나 다를까, 예산을 빠져 나오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조치원 근처에서도 차가 많이 밀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17시 30분에 청주에 도착. 단골집에 들러 순대국으로 저녁을 먹고 하루의 여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