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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6.03.19. [한국 100名山 15] 전북 김제 모악산

by 사천거사 2006. 3. 19.

모악산 산행기

일시: 2006년 3월 19일 일요일  

 장소: 모악산 793.5m / 전북 김제시 금산면 완주군 구이면 

◈ 코스: 금산사 주차장 → 심원암 → 모악산  장근재 → 금산사 → 주차장 

◈ 시간: 5시간 10분 

◈ 회원: 홍세영 부부, 이효정 부부


 

 

 


08:10   어제 오전에 홍세영 선생이 전화를 해서 산행계획을 묻기에 알려주었더니 오후에 산행에 함께 참가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농수산물 시장 맞은편 도로에서 홍세영 선생 부부 합류. 서청주IC로 진입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린 다음 호남고속도로로 진입을 했다. 따뜻한 봄날을 맞아 나들이 차량들이 많은 탓인지 고속도로는 조금 붐비는 편이었다.

 

09:00   벌곡휴게소 도착,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빼 마셨다. 화창한 날씨에 산행을 나선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전주를 지나 금산사IC로 나왔다. 고속도로 통행료 6,100원. 톨게이트에 근무하는 여자직원에게 금산사가는 길을 물으니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712번 지방도를 따라 가는데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10:00   금산사 주차장에 도착. 주차료 2,000원.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모악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주차료와 입장료가 없는 '구이'나 '중인동' 코스를 선호한다. 그 코스는 전주에서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상가 거리 끝에 있는 슈퍼에서 정상에서 먹을 소주를 한 병 구입. 오른쪽으로 금산사 모악랜드가 산 아래 자리잡고 있다. 길은 포장도로다. 다리를 건너기 전, '母岳聖地'라고 쓴 거대한 표지석이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무슨 뜻일까? 


▲ 모악성지 표지석 앞에서

 

▲ 모악성지 표지석 앞에서 홍세영 부부


다리 건너면 바로 매표소. 문화재관람료 1,600원, 도립공원 입장료 1,000원, 계 2,600원. 금산사에는 국보 1점과 보물 10여점이 있어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대형 아치형 석문인 '홍예문'을 지나 일주문에 도착.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의 벚꽃 터널이 유명하다는데 그리 큰 벚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일주문의 기둥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거대한 나무로 되어 있었다. 미국산?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금산사가 자리잡고 있다. 길 옆 산수유 나무에 꽃이 피었다. 하산할 때 구경하기로 하고. 금산사를 왼쪽으로 끼고 난 길을 올라가니 곧 삼거리가 나타났다.

 

10:30   삼거리 오른쪽으로는 청룡사를 경유하여 정상으로 가는 길인데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다. 나중에 하산을 이쪽으로 할 예정. 왼쪽으로 부도전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고려시대의 봉천원으로서 혜덕왕사의 비도 여기에 있다. 나지막한 돌 담 안에 15기의 비와 부도가 'ㅁ'자형으로 늘어서 있는데, 이들 부도는 고려 때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금산사를 거쳐간 고승들의 묘탑이다.

 

길은 계속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의 넓은 길인데 제법 가파르다. 심원암까지는 계속 이런 길이었다. 곧 모악정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왔다. 모악정을 경유해서 정상에 오르는 코스도 있다. 도로 옆에 측백나무인지 곧게 뻗은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마치 해외에 온 느낌이다. 사진 한 장. 10시 45분에 휴식을 취하고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암자가 나타났다. 심원암이다.


▲ 측백나무 숲길에서 홍세영 부부

 

▲ 측백나무 숲길에서


10:50   심원암 도착. 2개의 암자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현판도 없고 사람도 거주하지 않는지 조용하다. 앞에 있는 건물이 유리문으로 되어 있어 도통 암자의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차도는 심원암에서 끝이 나고 오른쪽으로 산길이 나 있다. 곧 길이 대나무숲을 통과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지나가는 분위기가 묘하다. 대나무숲을 지나니 양쪽 사면에 모두 조릿대가 덮혀 있다. 길도 조릿대 사이로 나 있었다. 이 모악산에는 유난히 조릿대가 많았다.

 

11:05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가 서 있는데 왼쪽으로 북강삼층석탑. 오른쪽으로 정상 가는 길이다. 북강삼층석탑은 보물 29호로 고려시대 석탑인데 높이는 4.65m이다. 옥개석이 넓으며 낙수면의 경사가 급한 면에서 고려시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석탑은 화강암으로 만들어 졌으며 정방형이다. 탑으로 가는 길 양쪽은 마치 목장처럼 울타리를 해놓아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능선이다. 능선에는 '금산사 1.9km, 정상 1.3km'라고 쓰인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섰다. 사람의 키를 넘는 조릿대 능선길은 꽤 가파른 편이었다. 조릿대 능선길은 헬리콥터 착륙장 아래까지 계속되었다. 이렇게 키가 큰 조릿대가 능선을 뒤덮고 있는 산은 처음이다.


▲ 목장 같은 울타리 길에서

 

▲ 조릿대 숲길에서 홍세영 부부


11:20   휴식. 따뜻한 날씨에 바람도 싱그럽다. 과일을 간식으로 먹었다. 이윽고 거대한 KBS 송신탑이 눈에 들어온다. 모악산 정상은 이 송신탑이 차지하고 있다. 오른쪽 멀리 청룡사에서 내려가는 포장도로가 드러나 보인다. 정상 쪽인지 사람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까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는데. 얼마 후 산을 내려오는 한 남자를 만났는데 '정상이 멉니까?'라고 물었더니 '한참 가야됩니다.'라고 응답을 한다. 한참이 얼만가?

 

12:00   한참 만에 정상 350m 전,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을 했다. 송신탑이 바로 위에 있고 오른쪽으로 금산사와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중인동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속속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을 한다. 착륙장 조금 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라면을 끓이기에 적지였다. 찰밥과 라면, 소주 한 병을 곁들여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후식으로 커피 한 잔. 


▲ 즐거운 점심 시간


12:45   점심 끝 출발. 헬리콥터 착륙장은 끼리끼리 모여 점심을 먹는 단체 등산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강한 경상도 억양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착륙장을 지나 조금 가파른 바윗길을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장근재, 왼쪽으로 정상으로 가는 좁은 길이 나타났다. 정상에 있는 송신탑 시설 옆으로 우회도로가 나 있는 것이었다. 송신탑 시설에서는 기계음이 계속 들려왔다. 

 

13:00   정상.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공간에 벤취가 설치되어 있었다. 전주시의 아파트 숲이 눈에 들어오고 계곡 아래의 구이주차장에는 차량들이 성냥갑처럼 세워져 있다. 중인동에서 올라오는 코스도 한 눈에 들어온다. 구이저수지에는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 송신탑을 왼쪽으로 끼고 장근재로 가는 하산길에 접어 들었다. 송신탑을 우회하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 모악산 정상에서

 

▲ 모악산 정상에서 홍세영 부부

 

▲ 모악산 정상에서 모두 함께


13:15   또 다른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급경사의 하산길이다. 오른쪽으로 금산사가 내려다보인다. 13시 40분에 장근재에 도착. '모악정 400m, 배재 900m'라고 쓴 이정표가 서 있다. 라디오를 듣던 홍세영 선생의 입에서 탄식이 연달아 나온다. WBC 준결승에서 일본이 점수를 낼 때마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계속 능선길을 걸어 14시 5분에 배재에 도착. '정상 2.3km, 청룡사 620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청룡사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로 단번에 고도가 확 줄어든 느낌이었다.

 

14:20   청룡사 삼거리에 도착. '정상 3.1km, 청룡사 300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부도전 삼거리까지는 1.2km 거리다. 청룡사는 오른쪽 축대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시멘트 차도가 시작되더니 곧 아스팔트 차도로 이어졌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 발의 감촉은 별로다. 도로 옆의 밭에 봄나물이 있는가 기웃거려 보았으나 잘 눈에 띄지 않는다. 14시 35분에 부도전 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 청룡사 삼거리에서 홍세영 부부


14:40   금산사에 도착. 금산사에는 국보 62호인 미륵전을 비롯, 보물 22호 노주, 23호 석연대, 24호 혜덕왕사진흥탑비, 25호 금산사 오층석탑, 26호 석종, 27호 금산사육각다층석탑, 28호 금산사당간지주 등이 산재있어 그야말로 문화재의 보고였다. 금산사는 599년(백제 법왕 1년) 개산 이래 1999년에 1,400주년을 맞이하였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몇 개 남지 않은 귀중한 백제 문화 유적 중의 하나다. 


▲ 금산사에서

 

▲ 금산사에서 홍세영 부부

 

▲ 금산사 미륵전 앞에서 홍세영 부부

 

▲ 금산사 미륵전 앞에서


15:15   금산사 주차장 출발. 원래는 전주 시내에 들러 전주식 백반이나 전주비빔밥을 저녁으로 먹을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일러 청주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침에 왔던 길을 역으로 달려 17시에 청주에 도착. 봉명동에 있는 강릉집에서 회무침을 안주로 소주 3병을 반주로 오늘 하루 피로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