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3.11. [한국 100名山 14] 충북 제천 월악산

---

월악산 산행기

◈ 일시: 2006년 3월 11일 토요일  

◈ 장소: 월악산 1097m / 충북 제천시 한수면

◈ 코스: 덕주골주차장 → 덕주사 → 영봉 → 삼거리 → 동창교

◈ 시간: 6시간 35분

◈ 회원: 김영철 부부, 홍세영, 김지홍, 이효정(계 5명)

---

---

08:12   금년부터 시작되는 주5일수업제 확대 실시에 따라 오늘은 토요휴무일이다. 김영철 교장의 제안에 따라 오늘은 월악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백제의 땅' 주차장에 도착하니 홍세영 선생이 차에서 내려 걸어오고 있다. 김지홍 교장은 조금 늦게 도착. 내 차로 출발.

 

일기예보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는데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게다가 금년 처음 찾아온 불청객 황사때문에 하늘은 더욱 뿌옇다. 토요일이지만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통행하는 차량이 많다.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구나. 8시 32분 증평 통과. 9시 괴산 통과. 연풍을 경유한 다음 수안보쪽으로 차를 몰았다. 4차로에서 구도로로 나와 597번 지방도로 접어들었다. 관광버스 2대가 앞에 달려 가는데 여유가 있다.

 

매표소에서 1,600원씩 국립공원 입장료를 지불했다. 지릅재를 넘으니 오른쪽으로 미륵사지 가는 길이고 왼쪽은 송계계곡을 통과하여 한수면소재지로 나가는 길이다. 송계계곡을 통과하는 도로에는 한창 관을 묻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동창교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는 김영철 교장 부부를 만나 다시 덕주골휴게소 주차장으로 차를 돌렸다.

 

09:45   덕주골휴게소 주차장에 도착. 방금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등산객들이 몰려나온다. 봄이 되었으니 산행객도 늘어나리라. 휴게소 뒷쪽에 있는 계곡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시멘트 포장길이다. 예전과 많이 변해서 길 양쪽으로 집이 많이 들어섰다. 넓은 광장에서 단체등산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 덕주골은 녹은 눈때문에 수량이 풍부했다. 가끔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수평대, 학소대를 거쳐 덕주산성 동문에 도착. 근래에 쌓은 것일까? 

---

▲ 덕주산성 동문 앞에서

---

10:05   덕주사 도착. 왼쪽 둔덕 위로 '대웅보전'이라는 건물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 거리르 두고 요사채 건물이 몇채 일렬로 서 있다. 이름이 나 있는 남근석은 윗부분이 잘려져 있다. 누가 먹어치우기라도 했나? 원래 덕주사는 마애불 옆에 있었고 이곳은 하덕주사가 있던 곳이다. 좁은 곳에 일렬로 늘어선 절 건물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계곡을 건너 돌이 깔린 산길을 따라 마애불로 향했다. 10시 10분에 땀이 나서 옷을 겉옷을 하나씩 벗었다. 산양 6마리를 풀어 놓았다는 안내판이 길 건너편에 서 있었다.

---

▲ 거대한 표지석 앞에서 홍세영 회원

---

10:35   길 한쪽 암반에서 휴식. 파란 조릿대가 길 양쪽을 덮고 있었다. 같은 유니폼을 입은 단체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끊임 없이 올라오고 있다. 방울토마토와 귤 등으로 목을 축였다. 마애불까지는 그리 경사가 급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오르막으로 돌길이었다.

 

10:50   마애불에 도착. 보물 406호인 마애불은 거대한 자태로 계곡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마애불 앞에는 절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마애불 윗쪽에 공사를 하느라고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마애불에서 조금 내려와 왼쪽으로 난 급경사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급경사 지역마다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무척 힘이 들다. 오늘은 꽤 많은 사람들이 월악산을 찾았다. 등산객 행렬이 장사진이다.

---

▲ 덕주사 마애불 앞에서 홍세영 회원

 

▲ 덕주사 마애불 앞에서 김영철 회원 부부

 

▲ 나무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홍세영 회원

---

11:35   계단 끝 오른쪽 공터에서 휴식. 월악산은 운무에 쌓여 있다. 산 아래에서는 이 산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이지 않으리라. 계단을 하나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봉우리가 하나 있다. 저게 960m봉인가? 그 봉우리 왼쪽으로 난 사면길을 따라 걸으니 능선에 이른다. 암릉길을 따라 앞에 봉우리가 하나 있어 다시 올랐다. 여기가 960m봉인가? 아니었다. 960m봉은 그 다음 봉우리였다.

---

▲ 운무가 덮이고 있는 월악산에서 김지홍 회원

 

 ▲ 운무가 덮이고 있는 월악산 능선에서

---

12:05   960m봉에 도착. 역시 운무속에 쌓여 있고 이정표가 양팔을 뻗고 서 있다. 여기서부터는 탄탄대로다. 바림이 세어지고 기온도 떨어져 파카를 꺼내 입었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추워진다더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헬리콥터착륙장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온 대학산악동아리 회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도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조금 더 내려가보기로 했는데 그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 이유는?

---

 ▲ 960봉에 있는 이정표

---

12:20   동창교 하산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 그런데 그 삼거리 평평한 곳에 천막으로 만든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되어 있고 안에는 마침 아무도 없었는데 금상첨화로 적당한 크기의 탁자도 하나 있었다. 남이 올세라 얼른 버너와 코헬을 꺼내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내가 준비해간 찔레꽃주로 일순배하니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뒤이어 온 산행객들이 천막 안을 들여다보며 부러워한다. 한 등산객에게 술도 한 잔 권하고 꼬마에게 컵라면도 끓여주며 김밥을 곁들여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산에 오면 모두 마음이 넉넉해지는가 보다.

 

13:05   명당을 다른 사람들에게 인계하고 영봉을 향하여 출발. 영봉은 빤히 눈위로 쳐다보이지만 거대한 암봉으로 되어 있어 우회를 해서 올라가야 하고 또 급경사길을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더군다나 북사면은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질퍽거리면서 미끄러웠다. 계단과 가드레일에 의지해서 힘겹게 올랐다. 신륵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오른쪽으로 뻗어 있다. 홍세영 선생이 배냥을 벗더니 내려올 때 가져가겠다고 한다. Good idea! 몇 개의 계단을 올랐던가, 마침내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정상에 올랐다.

 

14:05   월악산 영봉 도착. 원래는 국시봉이라고 했지만 신령이 깃든 봉우리라고 해서 지금은 영봉으로 불린다. 귤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데 이름 모를 산새가 근접을 한다. 예쁘다. 사진을 찍은 후 시간도 꽤 되고 해서 하산을 서둘렀다. 

---

▲ 월악산 영봉에서 김지홍 회원과 김영철 회원 부인

 

▲ 월악산 영봉에서 김지홍 회원

 

▲ 월악산 영봉에서 홍세영 회원

 

▲ 월악산 영봉에서

 

▲ 월악산 영봉에서 홍세영 회원

---

15:05   동창교로 내려가는 삼거리 도착. 바로 하산에 들어갔다. 하산길은 급경사로 계단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고 몹시 질퍽거렸다. 또한 작은 돌로 이루어진 길이라 잘못하면 발을 접지를 수도 있었다. 앞서 가는 여자 등산객의 엉덩이가 온통 흙투성이다. 왜 흙바닥에 주저 앉았을까? 급경사의 하산길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15:30   오른쪽으로 계곡이 보이고 물소리가 들렸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 홍세영 선생이 요즘 유행하는 김수로의 꼭지점 댄스 강의를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8박자의 꼭지점 댄스. 그 연세(?)에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이 부럽다.

 

16:00   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에 돌아보니 김영철 교장이 다리를 접질렀다고 한다. 예전에 한 번 그런 적이 있는 부위인데 오늘 또. 16시 15분에 오른쪽에 있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응급처치를 했다. 홍세영 선생은 덩달아 내려가 흙투성이의 등산화를 물에 씻는다. 깔끔하기도 하지. 

---

▲ 계곡에서 발을 닦는 중

 

▲ 등산화를 닦고 있는 홍세영 회원

---

16:35   동창교 매표소에 도착했다. 송계계곡 건너편에 다세대 주택 모양의 민박집이 줄지어 서 있다. 예전에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김영철 교장의 차로 덕주휴게소 주차장으로 향했다. 

---

▲ 송계계곡 건너편의 펜션

 

▲ 동창교에 있는 이정표

---

16:50   덕주골 주차장에 도착. 2대의 차로 청주로 달렸다. 18시 30분에 청주에 도착. 서대골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소주를 마시며 하루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총 10.2km의 거리를 7시간에 걸쳐 산행을 했는데 시간은 조금 많이 걸린 편이다. 그것은 그만큼 월악산이 만만한 산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