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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06.02.05. [경북山行記 4] 경북 문경 운달산

by 사천거사 2006. 2. 5.

운달산 산행기 

일시: 2006년 2월 5일 일요일  

장소: 운달산 1097m / 경북 문경시 산북면

코스: 김룡사 → 운달계곡 → 장군목 → 운달산 → 헬기장 → 김룡사

◈ 시간: 5시간 20분

회원: 김영철, 이규필, 이효정(3명) 



08:00  참가를 희망했던 신영식 회원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김석언 회원은 교육부의 긴급 호출 때문에 산행에 참석할 수 없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면 참석 회원은 단양에서 내려올 김영철 회원과 이규필 회원 뿐인가? 그래, 셋이면 어때, 둘보다는 많지 않은가! 8시에 아파트를 나섰는데 이규필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신흥고 체육관 앞에 있는데, 8시인데 자기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차를 몰고 우리 아파트로 오라고 했다. 어차피 내 차로 갈 거니까.

 

08:35  증평에 있는 단골 김밥집에 도착, 김밥 5줄을 샀다. 입춘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온도계를 살펴보니 영하 10도인데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온도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다. 낮부터 추위가 풀린다니까 기대해보아야지.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도로에 다니는 차량은 매우 드물다. 괴산을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 IC로 진입, 문경새재 IC로 나왔다. 김영철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단양에서 내려왔는데 김룡사 입구에서 기다린다고. 진남교반을 지나 34번 국도를 달리다가 왼쪽 김룡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고개를 하나 넘어 달리니 단양에서 예천으로 연결되는 59번 국도와 마주쳤다. 다시 좌회전하여 달리다 광천에서 좌회전, 다시 이곡에서 좌회전하였다. 도로표지판에 김룡사가 잘 나와 있어 찾기는 매우 쉬웠다. 김룡사 주차장을 지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니 일주문이 나오고 곧 오른쪽에 김룡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10:10  김룡사 옆 빈터에 차를 세웠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단체 산행객들이 저만치 걸어가고 있다. 김영철 회원과 인사를 나눈 후 등산화 끈을 조인 다음 산행에 들어갔다. 김룡사 왼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눈을 들어 산을 보니 산정 근처에는 눈이 하얗다. 모처럼 눈을 밟으며 산행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가로수처럼 서 있는 길을 6~7분 걸으니 다리가 나왔다. 다리 이름은 특이하게도 여여교(如如橋)였다. 무슨 뜻일까? 다리 건너 대성암이 있고 대성암을 지나 계속 올라가면 양진암이 나온다. 이 코스로도 운달산 정상에 이를 수 있는데, 산행안내서에는 폐쇄되었다고 적혀 있다.

 

10:30  오른쪽 계곡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넓고 경사도 거의 없다. 화장암 입구까지 계속 그런 길이다. 화장암 입구에는 오른쪽으로 물탱크가 설치되어 있다. 화장암 입구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화장암과 금선대 옆을 지나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그 길을 내려오는 코스로 정하고, 장군목과 전망대를 지나 정상에 이르는 오른쪽 계곡길을 올라가는 길로 선택했다. 계곡길 초입에 '운달산 정상 2시간'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얼마 후 돌밭길이 나타났다. 앞서 간 단체산행객 중 뒤처진 아줌마 한 분이 돌 위에 앉아 쉬고 있다. 꽤 긴 돌밭길을 지나 계곡 2개가 만나는 합수지점에 닿았다. 다시 오른쪽 계곡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등산화에 밟히는 제법 쌓인 눈의 감촉이 좋다. 얼마만에 밟아보는 눈인가! 충북은 올해 눈이 귀한 편이다.

 

10:50  잠시 휴식을 취했다. 왼쪽 계곡이 온통 다래나무 천지다. 다래나무 군락지인 모양이다. 눈도 꽤 많이 쌓여 있다. 능선에 오르면 눈은 더 많겠지. 날씨는 매우 화창하고 특히 바람이 불지 않아 산행하기에 최적이다. 11시 15분에 다시 휴식을 취한 후 얼마를 걸으니 완만하던 경사가 조금 가팔라진다. 마침내 주능선에 올랐다.


▲ 잔설이 깔린 산행로에서 김영철 회원과 이규필 회원


▲ 김영철 회원과 함께


▲ 다래덩굴이 얽혀 있는 계곡

 

▲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많다.


11:45  해발 850m의 장군목. 예상대로 능선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앞에 간 단체등산객들이 러셀을 잘 해 놓아서 걷기에 좋았다. 스패츠도 필요없을 정도다. 장군목에서 전망대까지 연결된 능선은 나무마다 상고대가 매달려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 나뭇가지를 아름답게 장식한 상고대


▲ 상고대가 아름답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오른쪽 북사면에서 불어오는 눈바람이 얼굴을 칼로 에이는 것 같다. 장갑으로 얼굴을 감싸다가 할 수 없이 안면마스크를 착용했다. 김영철 회원과 이규필 회원은 아이젠을 착용했다. 나는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전망대 앞에서 오른쪽 북사면으로 우회를 했다. 12시 25분에 김룡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잠시 쉬면서 상고대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씩. 미끄러운 눈길을 걸으려니 다리에 힘이 많이 간다.


▲ 상고대를 배경으로


▲ 상고대를 배경으로


▲ 상고대를 배경으로


12:45  정상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허기가 져서 걷기가 매우 힘들다. 바람이 불지 않는 능선 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김영철 회원이 버너에 불을 붙여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계란 1개, 김치 다진 것. 우선 내가 가져간 술 한 병과 이규필 회원이 가져 온 팩 소주 한 개를 닭다리를 안주 삼아 마셨다. 라면이 끓은 다음 김밥을 넣어서 먹으니 그 또한 별미다. 점심을 먹는 동안 오고 가는 등산객 두 팀이 있었는데 능선을 차지하고 밥을 먹는 바람에 통행을 방해해서 조금 미안했다. 상고대가 녹으면서 한꺼번에 떨어져 내린다. 맞으면 꽤 아플 것 같다.

 

13:30  점심 끝, 출발. 밥을 잔뜩 먹은 후에 산을 오르기란 쉽지가 않다. 게다가 다리도 많이 풀렸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이윽고 정상에 이르렀다. 13시 40분. 정상에는 문경대간이라는 산행지도와 정상표지판에 설치되어 있는데, 표지판이 돌이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이라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포항에서 왔다는 단체등산객에게서 정상주로 소주를 한 잔씩 얻어 먹고 하산을 서둘렀다.


▲ 운달산 정상에서


▲ 운달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얼마를 걸으니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왔는데 '단산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왼쪽 급사면으로 내려가면 화장암이 나온다. 재그재그로 나 있는 하산길은 경사가 매우 급했다. 눈 덮힌 암벽지대는 매우 미끄러웠는데 다행히도 그런 곳마다 밧줄이 매어져 있었다. 한참을 내려오니 눈이 없어지고 흙길이 나타났다. 오른쪽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 금선대로 가는 길이다.

 

15:10  화장암에 이르렀다. 화장암은 비구니 수도처로 외래객의 출입을 금하기 위해 대문은 잠겨있다고 한다. 조금 내려가니 오전에 올랐던 길과 마주쳤다. 여기서 차가 세워져 있는 김룡사까지는 탄탄대로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올라갈 때 보이지 않던 전나무들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이 운달산에는 유난히도 전나무가 많았다.

 

15:30  김룡사에 도착, 절 구경을 하였다. 이 절은 신라시대에 창건된 역사가 매우 깊은 절인데, 300명이 앉을 수 있는 온돌방과 절 입구에 있는 해우소가 유명하다고 한다. 도처에 암자가 있는 꽤 규모가 큰 절이었다. 김영철 회원은 아들 소원을 빌기 위해 대웅전으로 들어갔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자식들은 얼마나 알아줄까? 절 구경을 한 후 아침에 왔던 코스를 역으로 달려 청주에 도착, 우리집 앞에 있는 UDT수산에서 소주를 마시면서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 김룡사 안내판


▲ 김룡사 대웅전 앞에서 김영철 회원


▲ 김룡사 대웅전을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