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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05.10.02. [경북山行記 2] 경북 문경 오정산

by 사천거사 2005. 10. 2.

오정산 산행기

◈ 일시: 2005년 10월 2일 일요일  

◈ 장소: 오정산 804.9m / 경북 문경시 호계면  

◈ 코스: 진남휴게소 → 토천길 → 헬기장 → 정상 → 진남휴게소 

◈ 시간: 6시간 35분

◈ 회원: 홍세영, 김영옥, 지학근, 이규필, 이남일, 신동갑, 이효정, 김지홍, 김석언(9명)



07:20   산행 참가를 알려온 정회원 8명과 충북교육청 김영옥 장학사를 포함 9명이 북쪽으로 산행을 갈 때의 집결지인 신흥고 체육관 앞 주차장에 모였다. 오랜만에 이남일 회원이 참가했고 김석언 회원의 적극 추천에 김영옥 장학사가 동참을 해 처음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지학근 회원 차에 5명, 홍세영 회원 차에 4명이 분승하여 주차장을 출발했다. 하늘이 잔뜩 흐려 있어 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았지만 비소식은 없었고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07:40  단골집인 증평 '김밥나라'에 도착. 한 사람당 2줄 씩의 김밥을 주문하고 그 동안 아침 식사를 못한 회원들이 김밥으로 간단한 요기를 했다. 이 집은 흑미를 섞어 지은 밥으로 김밥을 만드는데 맛이 괜찮은 편이다. 7시 55분에 김밥집을 출발, 괴산을 경유하여 이화령 터널을 지난 다음, 34번 국도를 따라 계속 직진을 하니 왼쪽으로 진남휴게소가 눈에 들어온다.


▲ 산행 기점인 진남휴게소


09:00   휴게소에 도착. 청주에서 이곳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홍세영 회원 차에 설치된 내비게이터가 제대로 작동을 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목적지만 입력시키면 다 알아서 길 안내를 해주니 '길치'들에게는 정말 요긴한 도구이다. 휴게소에는 그리 많지 않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휴게소가 한산하다. 식수를 준비한 다음 휴게소 안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니 곧 철도가 나타났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문경선 철도다. 터널이 보이고 그 위로 고모산성 일부가 눈에 들어온다. 철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난 산길로 접어들었다.


▲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문경선 철로

 

▲ 멀리 고모산성이 보인다     


09:15   토천길 시작점에 도착. 토천은 고모산성 아래에 강변따라 솟아 오른 층암절벽 허리깨를 감아도는 옛 사다리 길이 불정역 동편 기슭까지 희미하게 이어져 있는 것을 말하는데, 관갑천(串岬遷) 또는 토끼비리라고도 한다. 그 옛날 뙤다리(唐橋: 때다리)를 지나 유곡도(幽谷道)를 거쳐 개여울(犬灘)을 건너 토끼벼랑따라 이 길을 빠져 나오려면 구절양장(九折羊腸)의 사다리길을 1㎞남짓 가슴조이며 지나야 하며, 다시 고모산성과 문경새재를 넘어 과객들이 한양으로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보러 갔었다 한다. 즉, 영남대로의 일부인 것이다. 토천길 오른쪽 아래로 영강이 흘러가는데 낭떠러지라서 나무로 보호책을 군데군데 설치해 놓았다. 물소리와 바람소리, 매미소리가 어울려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발밑에 떨어진 떡갈나무잎이 푹신하다.


▲ 토천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 토천길이 끝나고 왼쪽 사면으로


09:25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내리막이다. 얼마를 내려가니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산 아래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어떻게 된 거지? 나중에 알고 보니 아까 넘은 작은 고개에서 왼쪽으로 난 능선길을 타야 하는데 그만 놓친 것이다. 다시 돌아가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막강한 평산회원들이 아닌가! 이남일 회원이 앞장 서서 꽤 가파른 왼쪽사면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를 올라가니 왼쪽으로 묘가 보이고 능선길이 뚜렷하게 나 있다. 추측컨데, 아까 지난 작은 고개에서 올라오는 길인 것 같다.


▲ 사면길을 개척하고 있는 회원들


09:50   고모산성의 일부로 추정되는 산성터에 도착, 휴식을 취했다. 흐르는 땀을 닦고 간식을 먹으며 좋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이 재미도 산행에서만 가질 수 있는 혜택이다. 홍일점인 김영옥 장학사의 가세로 분위기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잡풀들이 산행로 양쪽을 뒤덮고 있었지만 길은 뚜렷하다. 산초나무가 자주 눈에 띄는데 열매는 벌써 누군가가 훑어갔다. 반팔 등산복을 입은 탓에 양쪽 팔에 산초나무 가시와 잡풀에 긁힌 자국의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다.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날이 개고 있다.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이다.


▲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0:25   진남교반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서 휴식. 진남교반은 봄이면 진달래, 철쭉, 벚꽃이 만발하고, 계절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는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해서 문경의 소금강이라 불리우고 있다. 1933년 경북팔경 선정시 단연 제1위로 선정되었으며, 진남폭포, 진남숲, 고모산성, 조령천과 기암괴석이 함께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며, 조량천의 모래밭은 풍부한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하절기 강변휴양지로 유명하다. 영강이 오정산 자락인 진남교반을 휘감고 돌아가는 모습과 강 옆을 따라가는 3번 국도 모습이 장관이고, 34번 국도와 상주로 이어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강 위에 놓인 여러 개의 다리도 눈에 들어온다.


▲ 위에서 내려다 본 진남교반과 도로

 

 

진남교반

 

 

▲ 신동갑, 지학근, 김지홍 회원

 

▲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한 이남일 회원과 함께


11:50   헬리콥터 착륙장처럼 돌무더기가 깔려있는 봉우리에 도착. 그런데 실제로 이곳은 헬리콥터 착륙장이 아니었다. 헬리콥터 착륙장은 여기서 20분 정도 더 가야 있었다. 이곳까지의 산행로는 처음에만 조금 가팔랐을 뿐 대체로 경사가 완만하다. 12시 10분에 진짜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정상은 여기서 20분 거리다. 이남일 회원의 산삼이야기, 아들 군에 보낸 이야기 등이 연속해서 터져 나온다.


▲ 헬리콥터 착륙장에 있는 이정표


12:40   정상에 도착. 역시 이정표가 서 있고, 평범한 '오정산' 정상표지석이 한 쪽에 자리잡고 있다. 한자로는 까마귀 '烏'와 우물 '井'을 사용하는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준비해간 김밥과 과일로 점심을 먹었다. 오는 도중 틈틈이 간식을 먹어서 그런데 배가 별로 고프지 않다. 내가 준비해간 복분자술로 정상 등정을 자축했다.


▲ 오정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 즐거운 점심 시간

 

 정상에서 화이팅을 외치며


13:20   정상 출발, 하산 시작. 13시 35분에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날은 이미 활짝 개어 내려쬐는 햇볕이 따갑다. 고추잠자리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고 있다. 이 높은 산봉우리에 고추잠자리들이 뭐하러 왔을까? 이정표에 진남교반이라고 적혀 있는 방향으로 하산을 했는데 조금 내려가니 길이 없다. 무작정 얼마를 내려가니 길이 나타났는데 결국 그 길은 올라왔던 길이었다. 14시에 휴식. 14시 30분에 가짜 헬리콥터 착륙장에 이르렀다. 의외로 지루한 산행길이다.

 

15:35   진남휴게소 주차장에 도착. 시원한 음료수로 갈증을 달랬다. 이남일, 신동갑 회원과 내가 조금 먼저 내려왔고 뒤이어 나머지 회원들이 고모산성을 들렀다 온다며 속속 도착을 했다. 16시에 주차장을 출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연풍까지 가기로 했는데... 문경새재 IC로 진입을 하는데 톨게이트가 하행선 방향으로 나 있었다. 홍세영 회원 차에 탄 4명은 이구동성으로 IC 진입을 잘못했다고 하면서 U-turn을 강력히 주장, 톨게이트를 통과도 못한 채 다시 34번 국도로 들어서고 말았다. 고속도로 상행선과 하행선은 톨게이트를 통과한 다음에 갈라지는데 어째서 4명 모두가 톨게이트를 통과하면 하행선에 들어선다고 생각했을까? 뭐에 씌였는지 내비게이터고 뭐고 다 소용이 없었다.

 

18:00   서대골에 도착, 저녁식사 겸 김영옥 회원 가입 축하연을 가졌다. 업무 때문에 산행에 참석을 못한 신현대 회원이 합석하여 10명이 꽤 많은 술을 마셨다. 기분이다. 노래방으로 직행. 김영옥 회원이 경비를 부담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영옥 회원의 노래 솜씨가 거의 프로급이다. 찬조금이 80,000원이나 걷혔다. 이남일, 지학근 회원과 7080 라이브 카페에 가서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오늘의 산행은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