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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괴산 35名山

2005.12.25. [괴산 명산 5] 괴산 청천 아가봉

by 사천거사 2005. 12. 25.

아가봉 산행기

일시: 2005년 12월 25일 일요일

장소: 아가봉 541m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운교리

코스: 새뱅이 → 마을 → 신선대 → 아가봉 → 매바위 → 새뱅이 마을

시간: 2시간 

회원: 아내와 함께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성탄절을 기념도 할 겸 산행에 나섰다. 눈이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낮은 산을 찾다보니 아가봉이 선택되었다. 아가봉은 우리말 이름에서 풍기듯 작은봉우리라는 의미로 해석하기 쉬운데, 한자로도 雅佳峰으로 '아담하고 아름다운 봉우리'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평산회에서는 2004년 8월에 다녀왔는데 나는 사정상 참가를 하지 못했었다.

 

09:00  목적지가 그리 먼 곳도 아니고 산행시간도 길지 않은 산이라서 느긋하게 출발을 했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다. 아파트를 나서 차를 세워 놓은 곳까지 걸어가는데 작은 부스러기 눈이 떨어진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왕 마음 먹은 일이니 실천에 옮겨야지. 바깥 온도는 영하 5.5도로 그리 낮지는 않았다.

 

09:40  내수에서 초정을 지나 시골집이 있는 운곡 1구를 통과했다. 오른쪽으로 저 멀리 고향집이 보인다. 일단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집에 들르기로 했다. 차가 꽤 다니는 길이라 눈이 녹아 도로 사정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통행하는 차량은 거의 없다. 9시 47분에 부흥 4거리에 도착. 왼쪽 괴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등산객을 태운 관광버스 한 대가 청천 쪽으로 진직하는 것이 보인다. 어느 산으로 가는 걸까?

 

괴산 쪽으로 얼마를 달리니 '지경리'에 이르렀고 오른쪽으로 덕평으로 가는 515번 지방도가 나타났다. 그리 높지 않은 고개를 두 어개 넘으니 덕평이다. 차량 통행이 드물어서 그런지 도로에 눈이 녹지 않은 구역이 종종 나타난다. 그래도 4륜을 놓고 달리니 많은 안심이 된다. 덕평 사거리에 있는 수퍼에 들러 아가봉가는 길을 물었더니 아주머니가 자세하게 가르쳐준다. 시골 인심은 살아 있다?

 

상주로 연결되는 새로 난 4차선을 도로를 달리다 왼쪽 '새뱅이' 마을로 들어가는 내리막길로 접어 들었다. 새뱅이 마을? 이름 한 번 좋다. 국도 4차선에는 관광버스 한 대와 15인승 소형버스가 한 대 서 있었다. 등산객을 내려놓고 산행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새뱅이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도로인데 교행은 불가능했다. 기어를 1단으로 놓고 가능한 한 천천히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눈 쌓인 도로가 있어 그리로 접어 들었더니 전원주택같은 집 두 채가 자리잡고 있었고 길이 막혔다. 길을 잘못 든 모양이다. 다시 돌아나와 큰 마을이 있는 길로 내려갔다. 느티나무가 있는 공터에 도착하니 아가봉 산행 안내도가 눈에 들어온다.

 

10:30  산행안내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다.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아가봉 산행로'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 끝나는 지점에서 묵방골 계류를 건너 산길로 접어들었다. 10시 45분에 폭포 갈림길에 이르렀다. 폭포는 계속되는 추위로 완전히 얼어 있었다. 여기서 왼쪽으로는 묵방골을 따라 매바위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신선대를 거쳐 아가봉으로 직접 올라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을 택했다. 계속 싸래기 같은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 아니라 그나마 안심이 된다. 눈 덮인 산길에는 많은 발자국이 나 있었다. 아마 도로변 관광버스를 타고 온 등산객들이 남겨 놓은 것 같다. 완만한 경사가 진 산길에 눈이 적당히 쌓여 있어 밭 아래 감촉이 매우 좋다.


 ▲ 아가봉 등산안내도 앞에서

 

▲ 눈이 쌓여 있는 아가봉 산행로


11:05  제1전망대에 도착. 괴산-상주간 국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드문드문 있는 눈 쌓인 집들이 마치 동화 속의 그림같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온다. 겨울에도 새는 우는 구나. 일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옥녀탕은 얼어 있었다. 11시 15분에 제2전망대에 도착했다. 길은 가파르지 않지만 암릉길이다. 그러나 그리 험하지는 않다. 이 산의 특징은 소나무가 한결같이 작다는 것이다. 산 규모에 어울리게 소나무도 자라는 것일까? 정상 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 앞서 가면서 발자국을 남긴 등산객들인 것 같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


▲ 전망대에서     


11:20  신선대에 도착. 입 벌린 바위(일명 '아가리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신선대를 내려와 오른쪽으로 우회를 했다. 눈이 얼어 미끄러운 곳이 몇 군데 있었으나 아주 위험하지는 않았다. 다시 편안한 길이 나타났다. 얼마를 올라가니 주능선이다.


▲ 아가리 바위 앞에서


▲ 아가리 바위 앞에서


11:40  주능선에는 갈림길 표지판이 서 있었다. 오른쪽으로 '아가봉 정상 10분', 왼쪽으로 '매바위 10분'이라고 되어 있다. 오른쪽 길을 택하여 5분 정도 올라가니 정상이다. 정상은 꽤 넓었는데 화강암으로 만든 정상 표지석에 '아가봉, 해발 538m, 아가등산회'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을 계속 타면 '옥녀봉'이 나온다. 사진을 찍은 다음 따뜻한 물을 한 잔씩 마셨다. 산행을 시작 한지 1시간 10분 만에 올라왔으니 산행하기에 그리 어려운 산은 아니다.


▲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 아가봉 정상에서


▲ 아가봉 정상에서


11:50  정상 출발. 12시에 매바위에 도착. 멀리서 보면 마치 매가 바위에 붙어 있는 형상인데 가까이 가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 산에 있는 바위의 형상이다. 매바위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삼거리 표지판이 서 있는데 '새뱅이 30분, 갈론, 30분, 아가봉 20분'이라고 적혀 있다. 왼쪽 방향의 새뱅이 쪽으로 하산길을 택한 다음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조금 가파른 곳도 있었으나 대체로 완만했으며 미끄러운 곳도 없었다. 우리 앞에 갔던 등산객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12시 30분에 폭포 갈림길에 도착을 했고 12시 35분에 주차장에 도착했다. 총 산행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렸다. 아마 점섬을 먹지 않고 계속 걸었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왔던 길을 되돌아 운곡 2구에 있는 고향집에 들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청주에 도착하니 3시였다. 2005년의 마지막 산행은 이렇게 막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