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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5.11.13. [한국 100名山 10] 충남 금산 서대산

by 사천거사 2005. 11. 13.

서대산 산행기  

◈ 일시: 2005년 11월 13일 일요일  

◈ 장소: 서대산 903.7m / 충남 금산-충북 옥천 

◈ 코스: 리조트 주차장 → 마당바위 → 북두칠성바위 → 정상 → 개덕사 → 주차장

시간: 4시간 25분

회원: 아내와 함께



서대산은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옥천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충청남도에서 가장 높다. 정상 일대의 병풍처럼 늘어선 암릉이 장관이며 과거 신라와 백제의 접경이었던 곳이다. 치성단과 영수(靈水)가 있는 탄금대, 서대산 으뜸 전망대인 북두칠성바위, 신선바위, 기암절벽 위의 지금은 폐쇄된 구름다리 등 명소들과 성터가 산재하고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원추형의 정상부는 힘차고 산세가 빼어나 예로부터 '중부의 금강산'으로 불리었고, 정상을 중심으로 늘어선 암봉들이 산수화를 연상시켜 '동방의 태산'으로도 칭송받아 왔다. 서대산은 80년대 초 성당리에 대규모 위락단지인 서대산드림리조트가 조성됨에 따라 수영장과 캠프장, 음식점, 관광놀이 시설 등이 들어서 있어 산행과 놀이를 겸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08:15  아파트 출발.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다. 그 동안 계속 북쪽에 있는 산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남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늘 마음속에는 품고 있었지만 가보지 못한 산, 서대산이 오늘의 산행대상이다. 서청주 IC로 진입하여 중부고속도로, 남이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 다시 비룡분기점에서 대진고속도로를 달렸다. 서대산에 가려면 대진고속도로의 추부 IC로 나와야 한다. 추부는 추부추어탕, 인삼백숙, 추부깻잎, 어죽칼국수 등이 유명한 곳이다. 고속도로에는 적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차들이 질주하고 있었다. 새로 구입한 쏘렌토가 잘 달린다. 소음이나 승차감도 마음에 든다.

 

09:03  추부 톨게이트 통과. 고속도로 통행료 3,200원. 통행료를 수납하는 여직원이 무척 친절하다. 서대산 가는 길을 물으니 ‘옥천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5.5km 가면 됩니다’라고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온 아가씨의 어투로 일러준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웃는 얼굴의 친절한 언행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자신의 인격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문제는 알면서도 실천이 어렵다는 것. 톨게이트를 통과하니 얼마 안 가서 37번 국도가 나타났는데 오른쪽이 옥천 가는 길이다. 그곳에 서대산 이정표가 서 있다. 3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니 ‘서대산드림리조트’ 입구를 알리는 아치형 간판이 서 있다.

 

09:15  정확히 한 시간 만에 서대산 아래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주차장에는 승용차가 열대 남짓 세워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서대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세로 보아 바위산이라는 것을 직감했고 능선이 아주 가깝게 보여 금방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매표소가 있기에 왼쪽으로 돌아가려고 했더니 직원이 부른다. 주차비 2,000원과 입장료 1인당 1,000원씩. 드림리조트 정문을 떳떳하게 통과, 계단을 올라가니 유원지 시설이 펼쳐진다. 별로 이른 시간도 아닌데 비수기라 그런지 왼쪽 상가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오른쪽에 있는 바이킹과 모노레일 놀이기구도 멈춰 있다. 인공으로 만든 연못에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분수가 물을 뿜고 있다. 오른쪽으로 방갈로와 몽골 텐트촌이 자리하고 있다.

 

텐트촌 왼쪽으로 대운동장이 있는데 차가 가득하다. 살펴보니 차종이 모두 코란도다. 아마 코란도 동우회에서 모임을 가진 모양인데, 요즈음은 별의 별 것을 다가지고 모임을 만든다. 운동장 오른쪽 갈림길은 개덕사를 오른쪽에 두고 직접 서대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다. 왼쪽으로 나 있는 등성이길 코스를 택했다.


▲ 서대산 드림리조트 입구


09:43  잘 닦여진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철도 침목으로 된 계단이 있고 그 위에 집채만한 바위 두 개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바로 용바위다. 용바위 아래 계곡으로 얼마 안 되는 물이 흐르고 있다. 왼쪽으로 건물이 하나 있는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관리가 안 되어 엉망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침목 계단을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서대산 전적비’라고 쓰인 조그마한 비석이 하나 서 있다. 왼쪽이 등산로인데 임도는 끝나고 산길이 시작되었다. 급경사길이다. 높이가 903.7m이니 만만한 산은 아닐 것이다.


 ▲ 잠시 휴식 중


10:05  지능선에 올랐다. 왼쪽으로 가면 ‘제비봉’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우리가 갈 길은 오른쪽. 온통 상수리나무 천지다. 상수리나무는 꿀밤나무라고도 하고 그 열매를 도토리라고 하는데 '꿀밤'과 '도토리'의 어원을 아는 사람? 설명을 하자니 지면은 허락하지 않고, 답이 궁금한 사람은 개인적으로 문의할 것. 10시 15분에 커피를 한 잔 마셨다. 급할 것이 없으니 쉬엄쉬엄 올라가도 된다. 아래 리조트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바이킹도 움직인다. 세상이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멀리 리조트의 몽골텐트촌이 마치 찐빵을 늘어 놓은 모습이다.


▲ 폼이 멋집니다


10:40  계속 급경사길이다. 아래에서는 주능선이 눈앞이었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건너편 산을 보니 단풍도 지고해서 소나무만 파랗고 나머지는 모두 갈색이다. 파랗고, 노랗고, 빨갛던 색들의 종착역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갈색이다. 사람도 이와 다를까? 살아가는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종착역은 죽음이다. 10시 45분에 신선바위 통과. 지금까지 등산객을 한 명도 못 만났는데 하산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10시 55분 마당바위 통과. 마당바위에 서니 추부면소재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왼쪽 멀리 대전 시내, 오른쪽으로 옥천 읍내가 보인다. 폐쇄된 구름다리도 눈 아래 있다. 이제는 산을 올라오는 사람도 종종 만나게 된다.


▲ 마당바위에서 본 추부면소재지

 

▲ 폐쇄된 구름다리


11:05  등성이길을 마감하고 마침내 주능선에 올랐다. ‘잿말재’라는 나무로 된 표지판이 붙어있다. 오른쪽으로 커다란 바위가 있고 그 왼쪽으로 돌아가게 길이 나있다. 봄 햇살이 비치는 것 같은 가을 날씨다. 능선을 걷다 보니 묘가 하나 나타났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꼭대기에 묘를 썼을까.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 11시 12분에 북두칠성 바위라고 하는 전망대 바위에 도착. 신선바위, 마당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바위 오른쪽으로 구름다리 가는 길이 나있다. 11시 30분에 장녕대(장군) 바위에 도착. 석문을 통과해서 우회해야 올라갈 수 있는 거대한 바위다. 또 다른 묘 2기와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니 바로 서대산 정상이다.


▲ 서대산의 늦가을

 

▲ 서대산의 늦가을

 

▲ 장녕대바위에서

 

▲ 장녕대바위 표지판

 

▲ 장녕대바위에서


11:50  서대산 정상은 헬리콥터 착륙장을 겸하고 있었는데 알루미늄으로 만든 정상표지판이 서 있다. 단체 등산객들이 기념촬영에 바쁘다. 서로 예쁘게 나오려고 경쟁이 심하다. 우리도 찍어야지. 사방의 조망이 매우 좋은데 이내가 끼어 있어 확실한 산의 모습을 구별하기가 힘들다. 하여튼, 자료에 의하면, 북쪽으로 옥천 읍내가 보이고, 남동쪽으로 영동의 천태산(715m) 너머로 황악산(1,111m), 민주지산(1,242m), 대덕산(1,290m), 덕유산(1,614m)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아련히 보인다. 북서쪽으로 대전 시내를 가로막고 서 있는 식장산, 남서쪽으로 대둔산(878m), 정남 방향으로 금산의 진산 진악산(732m)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 찍고 바로 개덕사길로 하산. 돌계단으로 된 하산길은 경사가 급하다.


 ▲ 서대산 정상에서


12:00  등산로를 조금 벗어난 한쪽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밥, 커피 한 잔. 경사가 급한 돌길 하산길이 계속 이어져 있다. 낙엽 아래로 잔 돌이 숨어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일쑤다. 12시 45분에 약수터에 도착. 작은 옹달샘에 물이 고여 있다. 한 바가지 떠서 마시니 몸 전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얼마를 내려가니 왼쪽 아래로 석불상이 보인다. 개덕사인 모양이다. 그러나 개덕사로 가는 길은 철조망으로 둘러져 있었다. 아마 리조트에서 입장료를 받기 위해 이쪽으로 올라오는 길을 막은 것 같다. 길옆에 쓰레기 더미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 동안이나 치우지 않았는지 쓰레기통이 넘치고 그 주변이 온통 쓰레기 천지다. 리조트에서는 무엇을 하나? 입장료도 받으면서. 산행을 하면서 계속 느낀 것이지만 이 산에는 다른 산보다 버려진 쓰레기가 많았다.

 

13:20  산허리를 따라 계속 걸어가니 오전에 코란도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던 대운동장에 이르렀다. 그 많던 차들이 모두 사라졌다. 리조트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MT를 끝낸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내려온다. 리조트 연못 옆 단풍나무 낙엽이 곱다. 마치 꽃비가 내린 것 같다. 주차장에는 관광버스를 비롯한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오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13:40분에 산행을 마쳤으니 총 4시간 25분이 걸렸다. 집에 돌아가도 휴식을 취할 시간이 충분하다. 낮이 짧아지고 했으니 당분간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남쪽으로 산행을 할 계획이다.


▲ 리조트 연못의 분수

 

▲ 리조트에 있는 단풍나무 잎이 떨어져 꽃밭을 만들었다

 

▲ 꽃비 위에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