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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5.09.25. [한국 100名山 7] 경북 봉화 청량산

by 사천거사 2005. 9. 25.

청량산 산행기

◈ 일시: 2005년 9월 25일  

◈ 장소: 청량산 870m / 경북 봉화군 명호면

◈ 코스: 주차장 → 팔각정 → 김생굴 → 탁필봉 → 자란봉 → 청량사 → 주차장 

◈ 시간: 3시간 5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지난 달에 계획을 세웠다가 갑작스런 일이 생겨 실행에 옮기지 못한 청량산 도립공원 방문을 이번에 성사시켰다. 청량산 도립공원은, 문경새재 도립공원, 금오산 도립공원, 팔공산 도립공원과 함께 경북에 있는 4개의 도립공원 중 하나인데, 청량산이 꽤 수려하다는 소문도 있고 또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하기 때문에 평소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청량산은 높이가 870.4m로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자리잡고 있다.


08:15   간단한 산행 장비를 차에 싣고 아파트 주차장을 떠났다. 봉화로 가는 길은 여러 경로가 있지만, 괴산을 경유 이화령터널을 통과, 문경, 예천,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는 많지 않다. 하늘이 잔뜩 흐려 있어 비라도 한 줄금 내릴 것 같은데 비소식은 없었으니, 날씨가 이대로만 유지된다면 산행에는 아주 좋을 듯 하다.

 

09:25   이화령터널을 통과했다. 민자를 유치해서 만든 이 터널이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바람에 차량 통행이 뜸해져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한 두대 정도 밖에 통행 차량이 없었다. 그러나 옆을 지나는 중부내륙고속도로에는 많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달리고 있었다. 문경을 지나 예천까지 34번 국도, 예천에서 영주까지 28번 국도를 달렸다.

 

영주에서 봉화까지는 36번 국도로 울진까지 연결되어 있다. 봉화에서 잠시 길을 잘못 들었는데 4차로 공사를 하는 길로 들어섰다가 다시 우회를 했다. 봉화를 조금 지나 달리니 우측으로 청량산 27km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918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는 길은 호젓했다. 과수원에는 사과가 붉게 익어가고 마지막 고추를 따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도천에서 35번 국도로 들어서서 얼마를 달리니 매표소가 나타나고 1인당 1,000원씩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주차장은 매표소를 지나 한참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11:30   청량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주차장에는 관광버스가 10여대 서 있고 승용차도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도립공원 주차장 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상대로 주차장은 위쪽으로 더 있었다. 팔각정으로 가는 길에 고개를 드니 청량산이 눈에 들어온다.


▲ 팔각정으로 이어지는 도로


팔각정이 있는 주차장에는 아래보다 더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산행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아니면 도립공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들었다. 청량사 입구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초행이라 산행 입구가 어딘지 확실히 몰랐으나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우리도 동참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길은 청량사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우리의 원래 코스는 입석에서 올라 응진전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입석은 이 팔각정에서 한참 위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11:40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꽤 많다. 시멘트 포장이 된 급경사길이 굽이굽이 이어져 있다. 경사가 상당한데 군데군데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이런 급경사길을 어떻게 올라왔을까? 계곡에서 벌써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12:05   왼쪽으로 가면 바로 청량사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선당, 산꾼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길을 택했다. 미끄러운 산길을 조금 올라가니 언덕 위에 산꾼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옛날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이곳은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을 찍고 다시 김생굴 쪽으로 계속 올랐다. 청량사가 아래로 한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드니 주봉인 의상봉 능선이 또 한 눈에 들어온다.


▲ 오선당 산꾼의 집 앞에서

 

▲ 오선당 산꾼의 집

 

▲ 오선당 앞에 있는 이정표


 

▲ 청량산 암봉들


▲ 청량사 절집 모습


12:30   김생굴에 도착을 했다. 거대한 바위 밑에 위치한 작은 굴. 신라의 명필 김생이 머물렀다는 곳. 바위 한 쪽에 보라빛 들국화가 피어 있다. 천장을 이루고 있는 바위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다. 12시 40분에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 김생굴 앞에서

 

▲ 김생굴 앞에서


13:00   능선에 도착을 했다. 의상봉 1.6km, 응진전 1.4km 라는 이정표가 서 있고 아이스케키 장사가 소리를 지른다. 문득 지난 번 다녀온 유명산이 생각났다. 이런 산중에서도 얼음과자 장사가 되는구나. 주능선에 올라 붙은 후 자소봉 아래 남쪽 절벽 하단부 우회길로 5분 정도 가니 탁필봉이다. 현재 시간 13시 20분. 높이 820m라는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붓을 꽂아 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 청량산 암봉


13:20   탁필봉을 내려서서 서쪽 능선길로 10분 거리에 이르러 약 20m 높이의 급경사 철계단을 내려오니 뒤실고개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청량사로 하산하는 길이 뚜렷이 나 있다. 주봉인 의상봉을 가기 위해 서쪽 능선을 걸었다. 795m봉을 막 지났는데 줄지어 선 사람들이 움직일 줄을 모른다. 아마 의상봉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얼마를 기다려도 늘어선 줄은 줄어들 줄 모른다. 몇 사람이 올라오는데 1시간을 기다렸다가 그냥 돌아오는 중이라며 그냥 돌아가는 것이 좋다는 말을 남겼다. 추측컨대, 의상봉으로 오르는 길이 좁아서 두 사람이 교차가 안 되기 때문에 밀리는 모양이었다. 아니, 그래도 명색이 도립공원인데 통행이 힘들어서 정상을 밟을 수 없다니! 시간적으로 보아 무리일 것 같아 발걸음을 돌렸다. 서운한 마음과 함께 화가 치밀었다. 3시간 30분을 달려 청주에서 왔는데 그냥 돌아가야 하다니.


▲ 청량산 이정표


13:30   다시 뒤실고개에 도착, 오른쪽으로 나 있는 청량사 쪽 하산길을 접어 들었다. 단체 관광객들이 줄지어 내려가고 있다. 2시 5분에 왼쪽 건천 계곡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한 무리의 단체 관광객이 옆에 자리를 잡고 역시 점심을 먹는다. 다시 하산.

 

14:40   청량사에 도착을 했다. 좁은 계곡에 꽤 넓은 터를 차지하고 청량사가 서 있었다. 많은 사람들로 절은 붐볐다. 절 뒤쪽의 경치는 일품이었다. 시멘트 포장길을 계속 내려와 팔각정에 이르렀다. 주차장까지 걸어와서 그 옆에 있는 계곡에서 세수를 했다.


▲ 청량사에서

 

▲ 청량사에서

 

▲ 꽃밭에 앉아서


15:20   주차장을 출발, 오전에 왔던 길을 역순으로 달렸다. 길은 그리 붐비지 않았다. 6시 50분에 청주 도착, 율량동에 있는 '오장원'에서 짬뽕을 먹고 있는데 이광희 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옆에 있는 '판문점'에 있으니 술 한 잔 하러 오라고. 아내와 함께 가보니 이광희 선생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청호 마라톤 대화에 참가한 후 피로를 풀고 있다고. 우리도 소주 몇 잔으로 피로를 풀었다. 비록 정상을 밟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