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 일시: 2025년 3월 16일 일요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오늘은 사순 제2주일이다. 위대하시고 진실하신 하느님께서는 성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 당신 얼굴을 드러내 보이신다. 십자가의 신비를 굳게 믿고 성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주님의 뜻을 따르기로 다짐하자.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루카 9,28ㄴ-36]

▲ 이스라엘 타보르산 정상에 있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성당 모자이크화

▲ 라파엘로 작 그리스도의 변모

▲ 그리스도의 변모

▲ 그리스도의 변모
오늘 복음 말씀에는 예수님이 모세, 엘리야와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모세와 엘리야가 언제 적 인물인가, 구약의 인물이 아닌가.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어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구원의 계약을 맺은 인물이다. 그 계약은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고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일을 실천하겠다는 계약이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예언자는 하느님께 충실치 못한 때에 하느님의 뜻을 깨닫도록 하느님 말씀을 전하고 백성을 이끄는 소명을 받은 사람이다. 이런 구약의 대가들이 신약의 주인공과 만난 것이다.
성경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구약과 신약으로 나뉘지만, 구약과 신약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과일나무로 치면 구약은 나무의 뿌리요, 신약은 나무의 열매다. 뿌리가 없으면 열매가 달릴 수 없고, 열매가 달리지 않는 과일나무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러니, 구약에서 예언했던 일들이 신약에서 실현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예수님과 모세, 엘리야가 만나서 한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호산나를 외치는 백성들의 환영을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최후의 만찬을 주재하시고 다음 날 체포되어 십자가형을 받으신 다음, 온갖 수모를 겪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사흗날에 부활하시어 승천하신 파스카의 신비에 관한 이야기였다.
예수님이 기도를 드리시는 중에 변모한 얼굴 모습은 수난 끝에 받으실 영광의 모습이다. 그 변모한 모습을 베드로와 요한, 야고보에게 보여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앞으로 예수님께서 걸으신 고난의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할 제자들이다. 그들이 예수님이 걸었던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좌절감을 느끼고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스럽게 변모된 본래 모습을 제자들에게 미리 보여주심으로써, 믿음과 희망으로 십자가를 끝까지 지고 갈 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 것이다.
베드로의 행동을 보자. 베드로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통해 부활의 영광을 미리 체험하고 있지만, 그 영광이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온다는 진실을 깨닫지 못한다. 베드로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해하며 초막 셋을 지어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한다. 세 분에게는 생뚱맞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베드로는 나름대로 최고의 제안을 했던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 말은 다름 아닌, 앞으로 일어날 파스카의 신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라는 하느님의 명령이었다.
오늘의 복음 말씀에 비추어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좌절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타보르 산에서 변모하신 예수님의 얼굴을 떠올리자. 그 영광의 모습은 온갖 수난을 겪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부활하셨을 때의 모습이다.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고난 끝에 얻은 결과이다.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 정상에 헬기를 타고 와서 내린 사람과 베이스캠프에서부터 사투를 벌여가며 정상으로 올라간 사람은, 받아야 할 영광이 서로 전혀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사순시기를 지내며 지금, 일상이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이를 극복하자. 그러면 우리도 예수님처럼 영광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세상 만사 고진감래요,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법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09:58]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09:58]

▲ 서운동성당 실내 [10:20]

▲ 미사가 끝났어요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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