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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5.02.12. [국내行事 182] 홍콩 가다

by 사천거사 2025. 2. 12.

봉명회 모임

◈ 일시: 2025년 2월 12일 수요일

◈ 장소: 홍콩 /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454-1
◈ 회원: 봉명회원 6 


▲ 홍콩 /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454-1


홍콩 가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이 표현은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다.

 

의미: (사람이신나거나 기분이 좋아지다.

예문: 내가 어쩐 일로 복권에도 당첨되고 홍콩 가는 기분인데?

 

2008년 중앙일보에 보도된 특집기사에서는 '홍콩 간다'의 어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사에 의하면, '홍콩 간다'에서 홍콩은 진짜 홍콩이 아닌, 홍콩풍 중화요리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그때의 기사 내용이다.

 

간판도 없이 '그랜드 호텔 7층'으로 불렸던 극장식 중식당 역시 홍콩 스타일의 업소였다. 홀에선 몸매가 드러나는 치파오를 입은 미녀 웨이트리스들이 요리와 술병을 들고 춤을 추듯 서비스를 했다. 무대에선 작곡가 박춘석이 피아노를 쳤고, 패티 김이 노래를 불렀다. 늦은 밤엔 스트립쇼도 열렸다. 최고급 중화요리와 고량주, 음악과 향락이 넘실대는 이곳을 가는 날이면, 장안의 남자들은 '홍콩 간다'는 은어를 썼다.

 

그러나 지금은 '홍콩 간다'는 말이 중국음식점에 간다는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에도 나와 있듯이, 지금은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왜 홍콩 가면 기분이 좋아질까? 자, 홍콩은 무엇으로 유명하지? 그렇다. 야경. 휘황찬란한 야경을 보노라면 정신이 황홀해진 상태가 된다. 당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1960~70년대에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다. 주로 상류층 자제들이 홍콩으로 놀러 갔는데,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즐거움을 찾아 야경을 보러 홍콩 가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다.  

 

이와 같이 '홍콩 간다'는 원래 그냥 막연히 기분이 좋아질 때 쓰던 표현이었다. 그러다가 '홍콩 간다', '홍콩 보내준다'  언젠가부터 성적인 의미가 추가되어, 약간 야한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성인용품 유통, 판매 회사 중 홍콩이란 상호를 붙인 곳도 있다고 한다.


16:40  봉명중학교에서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의 모임인 봉명회의 총무가 모임 장소를 알려왔다.

 

홍콩으로 오세요.

 

홍콩? 뭐 하는 데여? 중국음식점이란다. 백종원의 홍콩반점도 아니고 그냥 홍콩이라네. 그래? 그렇다면 오랜만에 홍콩 한번 가볼까. 육거리 버스정류장에서 4시 43분에 출발하는 시내버스 승차, 서부소방서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흥덕구 가경동에 있는 홍콩을 찾아간다. 30년 전에 만나 30년을 함께 한 지기들 6명이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유산슬, 나조기, 깐소새우, 탕수육, 짬뽕, 짜장면, 그리고 연태고량주와 소주. 푸짐한 안주에 술도 넘쳐흐른다. 오늘 대화의 주제는 무덤 제사, 모임에 참석한 회원들의 나이와 잘 어울리는 내용이다. 격렬한 토론과 논쟁 끝에 나온 결론은?

 

무덤은 만들지 말자. 화장한 유골은 봉안당에 안치하거나, 아니면 산이나 바다에 뿌리자. 제사는 지낼 필요가 없고 기일에 봉안당을 찾아가는 것으로, 아니면 추모 모임을 갖는 것으로 하자.

 

아주 건전하고 시의적절한 결론이 도출되었다. 그렇다. 지금은 과도기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무덤을 만들지 않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세태요 추세다. 죽은 자의 육체는 무용지물이다. 그 쓸모없는 몸뚱어리를 종이로 감고 천으로 감싸고 관에 넣어 다시 흙으로 덮는다. 왜? 무슨 이유로? 모른다. 그냥. 남이 그렇게 하니까.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니까. 다 부질없는 짓이다. 무에서 왔으면 무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거부할 수 없는 대자연의 법칙이다.

 

홍콩을 떠나 꽃이길로 자리를 옮겼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향이 콧속을 파고든다. 죽으면 더 이상 맡을 수 없는 이승의 냄새다. 기분 좋은 저녁, 조금 전에 홍콩을 떠나왔건만 이곳에서 다시 홍콩에 가고 있다. 


▲ 홍콩: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7:19]

 

홍콩 입구 [17:20]

 

홍콩 내부 [17:22]

 

▲ 커피 전문점 두들커피 꽃이길 [19:09]

 

▲ 카페여, 식물원이여? [19:10]

 

두들커피 꽃이길 인테리어 [19:10]

 

▲ 나는 따끈한 아메리카노 [19:10]

 

▲ 30년을 함께 한 봉명회원들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