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 일시: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오늘은 연중 제6주일이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곳곳에서 주님께 탄원하는 가난한 이들과 박해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시어, 분열을 일으키는 폭력과 이기심의 멍에를 벗겨 주신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받아들여 새사람이 되게 해 주시기를 청하자.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와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루카 - 6,17.20-26-
조경수가 부른 행복이란 제목의 노래가 있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 /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 이 생명 다 바쳐서 당신을 사랑하리 / 이 목숨 다 바쳐서 영원히 사랑하리 / 이별만은 말아줘요 내 곁에 있어줘요 / 당신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가사에도 나오듯이, 행복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난다 긴다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행복의 정의를 만들어냈지만, 이거다 하고 딱 부러지게 나온 건 없다. 그만큼 정의를 내리기가 힘든 말이 바로 행복이다. 단, 이것만은 분명하다. 사람 개개인이 행복하냐 행복하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데에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 사실 확인을 위해 나폴레옹과 헬렌켈러를 한번 비교해 보자.
나폴레옹이 누구인가? 유럽을 지배하면서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나폴레옹은 끊임없는 욕심 때문에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으며, 평생 6일 밖에는 행복한 때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비해서 듣지도, 보지도, 말도 못 하는 헬렌켈러는 불우한 조건 속에서도 장애인과 여성,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며 봉사하고 살았는데, 그런 어려운 신체조건 속에서도 평생 동안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밝혔다.
나폴레옹과 헬렌켈러의 예를 통해볼 때, 마음 밖에 있는 조건에서 행복을 찾으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이나 조건, 그리고 가지고 있는 재력에서 삶의 행복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조건과 힘을 가졌다 하더라도 만족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더 좋은 조건과 힘을 얻으려 욕심을 부린다면, 그 마음 자체가 이미 불행을 안고 사는 것이므로 행복할 겨를이 없다. 아흔아홉 섬을 가진 사람이 백 섬을 채우려고 나머지 한 섬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폴레옹과 헬렌켈러의 차이는, 행복의 조건을 마음 바깥에 두느냐 마음 안에 두느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행복과 행운은 다르다. 사람들은 엄청난 행운을 기대하며 로또 복권을 산다. 과연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모두 행복했을까? 추적조사에 의하면, 로또 복권 당첨자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단번에 엄청난 돈을 거머쥐게 되었는데 왜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그들은 행운은 얻었을지 모르지만 행복은 얻지 못한 것이다. 돈이 행복의 기준이라면 재벌들은 다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는 어떤가. 서로 더 가지려고 형제간에, 부부간에 소송을 하고 불법을 저지르고 자살까지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예수님의 이 말씀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되라는 게 아니다. 행복이 돈이 없고 있음에 따라, 적고 많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고사성어 새옹지마를 아는가? 지금의 좋지 않은 상황이 절대 불행은 아니며 그 좋지 않은 상황이 언제라도 행복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는가.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멀고도 힘들다. 주님께 의탁해서 주님을 신뢰하며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 조개에 생긴 상처가 긴 세월에 걸쳐 아물어가며 진주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행복도 시련을 통해서 얻어진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행복과 행운은 다른 것이다. 그러니 힘들게 네잎클로버를 찾으려 하지 말고 늘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세잎클로버에 눈을 돌려라. 행운은 드물지만 행복은 지천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10:05]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6]

▲ 서운동성당 제대 [10:07]

▲ 미사가 끝났어요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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