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골모임
◈ 일시: 2025년 2월 19일 수요일
◈ 장소: 할매솥뚜껑삼겹살 청주율량점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2019
◈ 회원: 사천골모임 회원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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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골모임 총무에게서 연락이 왔다.
형님, 참새가 안 날아와서 모임 장소를 바꿔야겠어요.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참새하고 모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참새가 안 와서 모임 장소를 바꾼다는 게 말이 되나. 말이 되니까 했겠지. 일단 참새가 모임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한데...
참새는 흔한 새, 작은 새, 그냥 새 등을 말하며, 지금도 시골지역에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새이다. 예전에는 개체수가 아주 많아서 서울 시내에서도 참새구이를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다음은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 나오는 내용이다.
1964년 겨울을 서울에서 지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밤이 되면 거리에 나타나는 선술집-오뎅과 군참새와 세 가지 종류의 술 등을 팔고 있고...
시골에서는 처마에 그물을 치고 두들겨서 놀라 날아가는 참새를 잡거나, 밤에 손전등을 비추어 놀라서 굳은 참새를 그냥 손으로 잡는 등등의 방법을 써서 참새를 잡아 구워 먹었다. 여름 참새는 벌레를 잡아먹고 겨울 참새는 곡식을 먹기 때문에, 여름 참새보다 겨울 참새가 맛있다고 한다. 2007년 8월 13일, 금강산 트레킹 첫날 저녁에 참새구이를 한다는 식당에 들렀는데 참새구이 대신 메추리구이를 먹은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참새 때문에 모임 장소가 바뀌게 된 사연으로 돌아가 보자. 사천골모임 한 회원 농장에 비닐하우스가 한 동 있는데, 하우스 한쪽에서 닭을 기르고 있다. 그러던 중, 그 비닐하우스 안으로 참새가 한두 마리 날아들어 닭모이를 먹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하우스 천장에 적당한 크기의 구멍을 뚫어 놓은 결과, 수십 마리의 참새가 날아 들어와서 모이를 먹고 다시 날아가곤 했다.
그것을 보고, 참새가 하우스 안에 들어왔을 때 날아가지 못하게 하면 참새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멍에 문을 달아 멀리서 끈으로 당기면 문이 닫히는 장치를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잠자리채로 하우스 안에 갇힌 참새를 잡아 참새구이 맛을 볼 수 있었다. 회원이 해준 그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 우리 모임도 참새구이로 한번 하자고 제안을 해서 날짜를 정했는데, 모임 전에 두어 번 잡아먹었더니 참새가 오지 않는단다. 날아간 참새가 동료들에게 알려주었나 보다.
흔히 머리 나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놀린다. 그만큼 새의 지능지수가 낮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새 중에서도 특히 머리가 나쁜 것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돼 있는 것이 바로 닭과 참새다. 그런데 이 참새도 몇 마리가 모여 집단 두뇌를 형성하면, 홀로 또는 두 마리가 내는 문제해결능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문제해결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실험 결과 드러났다. 아울러, 도시 참새가 시골 참새보다 문제해결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도 알아냈다고 한다. 참고로, 참새의 IQ는 평균적으로 약 12-15 정도라고.
참새구이는 물 건너갔고, 오늘은 삼겹살이나 먹자.
15:43 서운동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 승차, 동양일보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할매솥뚜껑삼겹살 식당을 찾아간다. 식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먼저 도착한 회원 한 명이 한창 고기를 굽고 있었다. 아니 벌써, 4시가 넘었나? 곧이어 4명의 회원이 모두 도착해 본격적인 모임이 가동되었다. 신기한 것은, 지금이 오후 4시가 조금 넘었고, 게다가 오늘이 평일인데 식당 안에 손님이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손님 대부분은 젊은이들, 가성비 좋은 식당을 가장 잘 찾아내는 존재들이다.
오늘 대화 내용은 완전 잡탕이다. 뚜렷한 주제 없이 그냥 이런 얘기했다 저런 얘기했다 중구난방이다. 그래도 괜찮다. 무슨 학술회의를 하는 것도 아니니, 고리타분한 주제 내세워놓고 골치 아프게 따다 붓다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게 뭔지 아는가? 국회 청문회, 국회 대정부질문 중계방송을 보는 거다. 시종일관 되지도 않는 말싸움만 하는데, 총만 안 들었지 전쟁터와 같다.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삼겹살 1,080g에 53,400원, 여기에 소주, 맥주 곁들이고 나중에 밥까지 볶아 먹었는데 89,400원. 엄청 싼 집이네. 가성비 굿. 커피 마셔야지. 근처에 있는 이와이 커피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2,500원이다.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지만, 오늘 들른 두 곳은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음식맛도 괜찮은 아주 좋은 곳이었다. 사실,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은 왜 안 되는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기존의 방법만 고수하면서 세상을 원망만 해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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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매솥뚜껑삼겹살 율량지점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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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 입구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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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 있는 안내문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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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돼지 숙성 삼겹상 1판 540g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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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저녁시간인데 손님이 가득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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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이 커피점 방문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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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 존에서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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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골모임 회원들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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