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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5.02.10. [국내行事 180] 무한 리필 속에 들어 있는 유한

by 사천거사 2025. 2. 10.

영수 회담

◈ 일시: 2025년 2월 10일 월요일

◈ 장소: 청주 조개구이 무한 리필 /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15-8
◈ 회원: 영수회담 참석자 4명 


▲ 청주 조개구이 무한리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15-8


무한 리필!
 
한자어 무한(無限)과 영어 리필(refill)의 조합으로 탄생한 용어다. 무한수, 양, 공간, 시간 따위에 제한이나 한계가 없음을 말하며, 리필비어 있는 용기에 내용물을 다시 채움을 뜻한다. 따라서, 무한 리필은 내용물을 다 사용해서 비어 있는 용기에 횟수 제한 없이 내용물을 다시 계속 채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무한 리필을 보는가? 그렇다. 음식점 간판에서 본다.
 
음식점에서 음식이나 식재료를 무한으로 제공해 주는 게 가능한 것은, 먹는 음식의 양과 먹는 시간 두 가지가 유한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서, 사람이 먹는 음식의 양은 유한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유한하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먹방 유튜브를 운영할 정도의 대식가나 100kg이 넘어가는 씨름선수들, 맛있는 녀석들에 나오는 출연자 등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의 경우 먹는 음식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아무리 무한으로 제공해도 손님이 소비하는 양은 유한하다. 또한, 음식을 제공하는 시간도 한정이 되어 있다. 무한정 눌러앉아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해주지는 않는다.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먹는 시간을 부여한다.
 
무한 리필이 유한을 뒤에 감추고 무한을 앞에 내세우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가시를 품고 있는 장미꽃이나 진목면을 감추고 있는 가면과도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무한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느낌은 대단하지 않은가? 일정한 비용에 마음껏, 실컷, 양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누구에게라도 매력적인 거래임에는 틀림없다.


17:10  오늘 영수회담 장소가 흥덕구 비하동에 있는 청주 조개구이 무한리필이다. 이전에 굴, 쇠고기, 돼지갈비, 참치 등을 무한 리필로 제공하는 식당에는 가본 적이 있지만, 조개를 무한 리필로 제공하는 곳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에는 오늘 찾아가는 곳 외에 오송, 오창, 영광, 봉명 등 모두 네 곳의 조개구이 무한리필 식당이 더 있다고 한다. 육거리 버스정류장에서 831번 버스 탑승, 효성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니 도로 건너로 식당 건물이 보이는데 이야, 엄청나게 크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좌석수가 무려 250개나 되며, 연중무휴에 시간제한도 없다. 키조개, 가리비, 전복, 동죽, 백합, 뿔소라, 석화 등의 조개류가 기본이고 여기에 새우, 곰장어와 삼겹살, 목살, 우삼겹, 대패삼겹살, 닭꼬치, 떡갈비 등등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정말 먹을 게 엄청나게 많다. 입장료는? 성인 한 명당 30,000원, 무한 리필이다 보니 가격은 약간 센 편이다.
 
회담자 한 명이 일이 생겨 오늘은 4명이 영수회담을 개최했다. 오늘 회담의 주제는? 임플란트다. 회담자들의 나이가 모두 70이 넘었으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입안에 나사 몇 개쯤은 박혀 있는 상태다. 회담자들이 돌아가며 자신들의 임플란트 무용담을 펼쳐놓는데, 예상외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고로 , 이빨, 치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 척추동물의 입안에 있으며 물거나 씹는 역할을 하는 기관
이빨: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치아: '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
 
이, 이빨, 치아의 정의는 어감에서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사람과 동물을 구별하지 않고 두루 쓰인다. 어떤 사람들은, "'이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눈깔', 머리'대가리', '모가지'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하나 그렇지 않다. 다음 문장들을 비교해 보라.
 
- 엄마는 이빨이 아파서 치과에 갔다.
- 우리 할아버지는 이빨이 빠지셨다.
- 인도 수상 간디는 날아오는 돌에 맞아 이빨이 흔들리는 상처를 입었다.
 
- 엄마는 모가지가 아파서 이비인후과에 갔다.
- 우리 할아버지는 눈깔이 빠지셨다.
- 인도 수상 간디는 날아오는 돌에 맞아 대가리가 깨지는 상처를 입었다.
 
처음 세 문장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그다음 세 문장은 어색하기가 짝이 없다. 왜? 모가지, 눈깔, 대가리 등과는 달리 이빨이라는 단어는 비하의 의미 없이 일상적인 표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빨이 이, 치아보다 더 강한 어감을 내포할 수는 있다.
 
여보게들, 조금이라도 이빨 튼튼할 때 많이들 드시게. 아무리 임플란트 기술이 좋다 하더라도 생니만 하겠는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네. 옛말에도 있잖은가,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네.


▲ 청주 조개구이 무한리필: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315-8 [17:55]
 

▲ 건물 3층에 있습니다 [17:57]
 

▲ 대천을 초토화시킨 무한조개 [17:58]
 

▲ 조개 코너 [18:01]
 

▲ 조개 코너 [18:01]
 

▲ 고기 코너 [18:01]
 

▲ 채소 코너 [18:02]
 

▲ 콘치즈 코너 [18:02]
 

▲ 왼쪽은 삼겹살과 목살, 오른쪽은 조개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