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회 모임
◈ 일시: 2025년 2월 7일 금요일
◈ 장소: 용용생고기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4-9
◈ 회원: 유석회원 4명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 싸움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지난 대선 때 0.7% 차이로 대통령을 빼앗긴 야당은, 현직 대통령의 헛발질 몇 번 덕분에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어 국회를 장악했다. 쪽수에서 앞선 야당은 마치 대선 패배에 대한 분풀이를 하듯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안을 제 입맛에 맞게 바꾸고 하면서,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에 필요한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에 옮겼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 한다고 하는데, 일국의 대통령이 가만히 당하고만 있겠는가. 참다 참다못해 살신성인의 비장한 마음으로 최강수를 던졌다. 계엄 선포.
집요하게 잡고 늘어지는 야당의 행태에 그만 물지 말아야 할 미끼를 덥석 물고 만 것이다. 야당에서는 신이 났다. 자신들이 설치한 덫에 대통령이 걸려들었으니 말이다. 언론매체를 총동원하고 별의별 집회를 다 열어서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그리고 처벌을 소리 높여 외쳐댔다. 그런데 그들의 의도대로 대통령이 체포되고 수감을 당하자 전혀 생각지도 못한 현상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20%를 맴돌던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가고 여당의 지지율이 야당의 지지율보다 높게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째, 이런 일이...
희희낙락하던 야당의 발등에 메가톤급 폭탄이 떨어졌다. 잘못하면 전세가 역전될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에 이번에는 야당이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야당에게 불리한 가짜 뉴스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들여다보겠다, 야당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온 여론조사 기관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 국민들에게 25만 원 안 줘도 좋으니 대신 추경하자, 기본소득 정책을 버리고 성장 정책으로 나가겠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추천하자 등등. 아니, 정치판이 아사리판이라는 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지만 어떻게 저렇게 변할 수가 있단 말인가. 무슨 중국의 변검 공연을 보는 것도 아니고, 카멜레온이 들으면 뒤로 나자빠질 일이다. 간과 쓸개도 다 빼놓고 하는 게 정치라지만 정말 보면 볼수록 막장 저질 코미디가 따로 없다.
위정자들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다.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의 그럴듯한 위정자가 되려면 어떤 자격과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한번 살펴보았다.
1. 자신에게 불리한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열변을 토하는 거짓말의 달인
2. 끊임없이 주장해 오던 정책들을 상황에 따라 한순간에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변절자
3. 어느 쪽에 붙는 게 유리한가 호시탐탐 노리다 번개 같이 노선을 바꾸는 기회주의자
4. 콩을 팥이라고 하고 팥을 콩이라고 하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 국민을 호도하는 위선자
5. 국민들의 주장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자신의 알량한 지식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선자
6. 알고도 모르는 척, 하고도 안 한 척, 미워도 좋아하는 척하는 이중 인격자
7.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 폭주족
8. 국민들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자신의 잘못을 덮어보려고 무단히 애를 쓰는 철면피
9.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를 얻어 보겠다고 권력자에게 있는 힘을 다하여 딸랑거리는 간신배
10.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런 예측도 못하는 단순무식꾼
아직도 더 많지만 이 정도만 나열하겠다. 대한민국에서 위정자 노릇을 하려면, 위에 열거한 항목들 중에서 아무리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여러 항목들을 두루 갖추고 있으면 더 능력 있는 위정자로 추앙을 받는다. 정치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해외 다른 나라에서는 위의 나와 있는 항목 중 하나에만 해당되어도 감히 위정자가 될 생각을 못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봐라. 태반이 범법자요, 전과자들이다. 물론, 그런 자격 미달자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낌없이 표를 던지는 국민들의 수준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변호사, 고위공직자들은 모두 위정자들이다. 이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를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겠다. 우스갯소리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수 같은 뼈가 들어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이승의 행적에 따라 심판을 받고, 천국에 갈 사람은 천국으로 지옥에 갈 사람은 지옥으로 가게 된다. 지옥은 지하에 있고 천국은 하늘에 있다. 원래 지옥과 천국은 왕래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통로가 필요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판결을 잘못 내려 지옥에 갈 사람이 천국으로 가고 천국으로 갈 사람이 지옥으로 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천국 담장자와 지옥 담당자가 서로 만나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잘못된 판결로 인해 잘못된 장소로 간 사람들을 서로 교환하였다. 그래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으니까.
지옥과 천국의 연결 통로에는 천국과 지옥 경계지점에 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평소에는 꽉 닫혀 있다가 사안이 발생하면 천국과 지옥 담당자가 서로 만나 그 문을 통해서 판결이 잘못된 사람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천국 담당자가 순찰을 돌다가 지옥과 천국을 연결하는 통로에 설치한 문이 완전히 파손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옥에 있는 사람들이 저 파손된 문을 통해서 천국으로 올라왔다는 이야기잖아.
다급해진 천국 담당자가 지옥 담당자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통로에 설치된 문이 있는 곳으로 빨리 오라고 연락을 취했다. 잠시 후 지옥 담당자가 도착했다.
지옥: 아니, 왜 바쁜데 오라 가라 하는 거야?
천국: 야, 저것 좀 봐. 문이 박살이 났어.
지옥: 그런데, 왜?
천국: 왜라니, 너희들이 저 문을 부순 거잖아?
지옥: 우리가 왜 문을 부숴. 증거 있어?
천국: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지옥에 있는 사람들이 천국으로 올라가려고 문을 부수지, 천국에 있는 사람들이 지옥으로 내려가려고 문을 부수겠어? 증거가 뭐가 필요해.
지옥: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어쨌든 우리는 문을 부수지 않았으니 고치려면 너희들이 고쳐. 우리는 답답할 게 전혀 없어.
천국: 그래? 그렇게 발뺌만 한다면 하는 수 없이 소송을 걸어야겠네.
지옥: 소송? 소송 좋지. 그런데 충고 하나 해줄까? 너 우리 지옥에 어떤 사람들이 와 있는지 알아?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검사, 변호사, 고위공직자들이 죽어서 모두 우리 지옥에 와 있어. 이 사람들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한 것을 안 한 것으로, 아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야. 그런데 너희 천국에는 이런 사람들 한 명도 없잖아. 그러면서 어떻게 소송에서 우리를 이기겠다는 거야? 절대 못 이겨.
그리고, 우리 지옥에 온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고 왔는지 알려줄 게. 봐봐, 별의별 놈들이 다 있어. 음주 운전한 놈, 가까운 친척에게 쌍욕한 놈, 무상연애한 놈, 공무원 사칭한 놈,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 놈, 나랏돈을 제 돈처럼 쓴 놈, 표리부동한 놈, 권력을 잡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놈 등등, 진짜 다양하지?
천국: 아니, 사람이 살다 보면 음주 운전할 수도 있고, 또 화가 나면 친척에게 심한 욕을 할 수도 있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도 가끔 할 수 있고... 다 그렇게 살아가잖아. 어떻게 사람이 죄를 하나도 짓지 않고 살 수 있어. 죄를 지으니까 사람이지.
지옥: 그래, 네 말이 맞아.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그런 죄 한두 가지 정도는 짓지 않을 수가 없지. 그건 나도 인정해. 그런데 말이야. 이번에 아주 강력한 놈이 한 명 들어왔어. 쥐새끼 얼굴에 뱀눈을 한 놈인데 음주, 쌍욕, 무상연애, 공무원 사칭, 거짓말하기, 나랏돈 빼먹기, 표리부동, 권력 집착 모두를 골고루 갖춘 놈이야. 내가 지옥에 살면서 세상에 이런 놈 처음 봤어. 나도 그놈 앞에만 가면 몸이 움츠러들 정도야.
천국: 큰일 났네, 그놈이 부서진 문을 통해서 천국으로 올라오면 천국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야. 소송이고 나발이고 지금 당장 문을 고쳐야겠다. 친구야, 알려줘서 고마워. 나중에 술 한 잔 살 게!
17:30 매달 한 번씩 만나는 유석회 모임일이다. 지난 화요일부터 시작된 강추위가 도통 물러갈 줄을 모른다. 오늘도 얼마나 추운지, 아파트 현관을 벗어나 모임 장소까지 가는 거리가 불과 200m가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아무리 그래 봤자 세월 못 이긴다. 다음 주가 되면 추위가 풀린다고 하니, 며칠만 더 버티면 조만간 꽃바람을 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모임에 참석한 4명의 회원이 삼겹살과 가브리살이 익어가는 불판을 가운데에 놓고 마주 앉아, 술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오늘 대화의 주된 내용은 날씨, 건강, 취미 등이다. 요즘 핫한 주제인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우리 회원 5명은 모두 정치 성향이 같기 때문에, 구태여 떠들면서 열을 올릴 필요가 없다. 좋은 얘기 많잖아.

▲ 용용생고기: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4-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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