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 일시: 2025년 2월 2일 일요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교회는 성탄 다음 40일째 되는 날 곧 2월 2일을 주님 성탄과 주님 공현을 마무리하는 주님 봉헌 축일로 지낸다. 이 축일은 성모님께서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시고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하느님께 봉헌하신 것을 기념한다. 예루살렘에서는 386년부터 이 축일을 지냈으며, 450년에는 초 봉헌 행렬이 여기에 덧붙여졌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이날을 ‘축성 생활의 날’로 제정하시어, 복음 권고의 서원으로 주님께 축성받아 자신을 봉헌한 축성 생활자들을 위한 날로 삼으셨다. 이에 따라 교회는 해마다 맞이하는 이 축성 생활의 날에 축성 생활 성소를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고, 축성 생활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권고한다. 한편 한국 교회는 ‘Vita Consecrata’를 ‘축성 생활’로 옮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봉헌 생활의 날’을 ‘축성 생활의 날’로 바꾸었다.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이다. 요셉 성인과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봉헌하시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또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자. 특별히 ‘한국 교회 축성 생활의 해’(2024년 11월 21일-2025년 10월 28일)를 맞아 교회 안에서 각별한 봉헌의 삶을 선택한 축성 생활자들을 위하여 이 미사 중에 함께 기도드리자.
다음은 오늘의 복음 말씀 내용이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22-40-
▲ 아기 예수님 봉헌
▲ 아기 예수님 봉헌
▲ 아기 예수님 봉헌
오늘은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로부터 40일째 되는 주님 봉헌 축일이다. 왜 40일째일까? 구약 성경의 레위기 12장에 나오는 모세의 율법 정결례 때문이다. 다음은 정결례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이렇게 일러라. ‘여자가 아기를 배어 사내아이를 낳았을 경우, 이레 동안 부정하게 된다.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하게 된다. 여드레째 되는 날에는 아기의 포피를 잘라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여자는 피로 더럽혀진 몸이 정결하게 될 때까지, 삼십삼일 동안 집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몸이 정결하게 되는 기간이 찰 때까지, 거룩한 것에 몸이 닿거나 성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계집아이를 낳으면, 월경할 때와 같이 두 주 동안 부정하게 된다. 그리고 피로 더럽혀진 몸이 정결하게 될 때까지, 육십육일 동안 집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몸이 정결하게 되는 기간이 차면, 아들이나 딸을 위하여 번제물로 바칠 일 년 된 어린양 한 마리와, 속죄 제물로 바칠 집비둘기나 산비둘기 한 마리를 만남의 천막 어귀로 가져와서 사제에게 주어야 한다. 사제는 그것을 주님 앞에 바쳐, 그 여자를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한다. 그러면 피로 더럽혀진 그 여자의 몸이 정결하게 된다. 이것이 사내아이나 계집아이를 낳은 산모에 관한 법이다. 그러나 양 한 마리를 바칠 힘이 없으면,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비둘기 두 마리를 가져다가, 한 마리는 번제물로, 한 마리는 속죄 제물로 올려도 된다. 그리하여 사제가 그 여자를 위하여 속죄 예식을 거행하면, 그 여자는 정결하게 된다.’”
예수님의 부모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예수님이 탄생한 후 6일째 되는 날에 할례를 베풀고 33일을 집안에서 보낸 후 40일째 되는 날에 성전에서 예수님을 하느님께 봉헌하셨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성탄절로부터 40일째 되는 오늘을 주님 봉헌 축일을 지내는 것이다.
봉헌이 무엇인가? 신자들이 미사, 성사 집행, 전례, 또는 심신 행위와 관련하여 자발적으로 바치는 예물을 말한다. 봉헌의 근본적인 목적은 하느님에 대한 흠숭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봉헌을 통해 하느님의 최상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느님으로부터 은혜를 구하며, 받은 은혜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또한 죄에 대한 속죄의 행위로써 하느님께 어떤 예물을 봉헌한다. 모든 봉헌의 기초에는, 하느님이 인간과 그의 소유물, 노동의 결실 등에 대해서 권리를 갖고 있으며, 그분의 통치권을 인간이 인정할 때 기뻐하신다는 사고가 바탕에 깔려있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봉헌은 자신의 전부를 바치는 것이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있다. 2030년 전에 예수님의 부모는 하나뿐인 외아들을 오롯이 하느님께 봉헌하였다. 또한 예수님은 우리 백성들을 위하여 자신의 하나뿐인 생명을 봉헌하셨다. 또 있다. 순교자들, 그들 역시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자신의 귀중한 생명을 아낌없이 봉헌하였다. 예수님이야 당신의 생명을 바치시기로 작정하고 이 세상에 오셨기에 당연하다 하더라도, 순교자들은? 인간의 몸으로 예수님이 하신 일을 했으니 예수님과 동격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2025년은 한국천주교회의 축성 생활의 해이며 주님 봉헌 축일인 오늘은 축성 생활의 날이기도 하다. 축성 생활은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신 예수님을 본받아 예수님처럼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으며 자신을 봉헌하는 삶이며, 축성 생활자는 이런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수도회와 수녀회에 입회한 수도자들을 말한다. 수도자들의 삶은 살아 있는 순교자의 삶과 다를 바 없다.
오늘 각 본당에서는 1년 동안 제대에서 사용할 초와 가정에서 사용할 기도초를 축성한다. 초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초는 자신의 몸을 태워서 세상에 필요한 빛과 열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잠깐,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으며 자신을 봉헌하는 삶을 살아가는 축성 생활자와 자신의 몸을 태워서 빛과 열을 만들어내는 초가 서로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닮아 있다. 이와 같이, 축성 생활의 날에 초를 축성하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떤가. 우리가 비록 수도자가 될 수는 없지만,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는 초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 아기 예수님의 존재를 단번에 알아본 시메온과 한나처럼 말이다.
▲ 2025년 희년 / 한국교회 축성 생활의 해 로고
▲ 청주 서운동성당 [09:58]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09:58]
▲ 서운동성당 제대 [10:00]
▲ 미사가 끝났어요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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