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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11.23. [국내行事 147] 충북 청주 가화한정식

by 사천거사 2024. 11. 23.

증평공고 건축과 33회 졸업생 사은회

◈ 일시: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장소: 가화한정식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 회원: 건축과 담임 3명, 33회 졸업생 25명 



한 달 전쯤인가, 증평공고 제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선생님, 저희 건축과 33회 졸업생들이 이번에 모임을 갖습니다. 그 모임에 선생님을 모시고자 하는데 참석이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날짜는 11월 23일 토요일입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함께 담임을 했던 다른 두 분 선생님은 참석을 허락하셨다는 말을 덧붙였다. 23일이 11월 넷째 주 토요일이라 평산회 산행이 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모처럼만의 제자들 초대를 거절할 수가 없어, 평산회 산행은 한 주 미루고 제자들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증평공고는 1978년 3월 1일 초임발령을 받은 칠성중학교 다음에 근무한 두 번째 학교로, 근무기간은 1981년 3월 1일부터 1986년 2월 28일까지 5년이었다. 교사 생활 4년 차인 새내기 교사가 불과 10살 정도 차이가 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일천한 경험을 열정으로 커버하며 보낸 5년은 그 후의 교사 생활에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2년 동안은 담임이 없었으나 3년 차인 83년에 건축과 1학년 담임을 맡은 후 내리 3년 동안 계속 담임을 맡았는데, 그 당시로는 전문교과가 아닌 인문교과 담당 교사가 담임을 맡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었다. 다소 파격적이었다고나 할까.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3년 동안의 담임 생활을 마치면서 그 아이들은 졸업을 했고 동시에 나는 증평에 있는 옆 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18:20  오늘 만남의 장소는 청원구 내덕동에 있는 가화한정식, 청주에서 꽤 잘 알려진 한정식 전문 식당으로 이전에 몇 번 들른 적이 있는 곳이다. 아이들, 아니 지금은 나이가 평균 58세가 되었으니 아이들이 아니네, 그냥 제자라고 하자. 입구에서 제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회식 장소로 올라가 보니, 이미 도착한 제자들이 다시 환영의 인사를 아끼지 않는다. 38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옛 모습이 남아 있는 얼굴들, 반가운 얼굴들, 내 인생의 작은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얼굴들이다.

 

간단한 인사말을 주고받고 나자 음식이 들어왔다. 술병도 들어왔다. 그런데 술과 음식보다도 대화가 우선인 모양이다. 계속 들어오는 음식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얘들아, 술도 한 잔 하고 음식도 먹으며 이야기하자. 그렇게 대화가 오가고 시간이 흐르고 작별의 순간도 찾아왔다. 다음에 또 만날 기회를 갖기로 하고 사은회는 끝이 났다. 이제는 3년 동안 담임을 함께 했던 선생님들과의 시간, 커피점에 들러 지난날의 학교 생활 이야기,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43년 전에 맺어진 인연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을날 저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 아파트에서 바라본 일몰 광경 [17:45]

 

▲ 모임 장소인 가화한정식 [18:22]

 

▲ 3년 동안 담임을 함께 했던 선생님들 [18:30]

 

▲ 상호 간의 인사 [18:34]

 

▲ 덕담 한 마디 [18:39]

 

▲ 건축과 33회 졸업생 [19:07]

▲ 모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파트에 귀환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