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 일시: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09:50 오늘은 연중 제32주일이며 평신도 주일이다.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가 아닌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크게 부각하면서,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다음은 오늘 복음 말씀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이르셨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넣었기 때문이다." -마르코 12,41-44-
천주교 용어 자료집에 보면, 봉헌은 교회에서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바치는 모든 것을 말하며 봉헌의 근본적인 목적은 하느님께 드리는 흠숭에 있다고 말한다. 초기에는 빵과 포도주 등을 봉헌하였으나 지금은 현금으로 봉헌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봉헌하는 현금을 헌금이라고 한다. 천주교의 헌금에는 교무금이라는 정기성 헌금과, 미사 때 봉헌하는 헌금, 특별한 지향을 두고 미사를 청할 때 내는 미사 예물이 있다.
교무금
교무금은 정기적인 소득이 있는 사람에 한하여 달마다 어느 정도의 금액을 내도록 교회법에서 신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금액 책정까지 강제하지는 않는다. 형편에 따라 금액 책정이 자유롭고, 소득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교무금의 의무를 면제받는다. 교무금은 교회와 교구의 운영비로 사용된다. 또한 주보에 헌금액과 교무금, 특별헌금으로 걷힌 금액은 기록하지만 낸 사람은 밝히지 않는다. 일부 성전 건립 등을 위한 건축헌금, 감사 헌금의 경우 본명과 액수를 기록한다. 새해를 맞이하면 대개 신자 가정 단위로 주임신부와 면담을 하거나 혹은 면담은 생략하고 사무장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으로 그 해 교무금을 책정하게 된다.
미사 중 봉헌
미사 중 성찬 전례에 봉헌 순서가 있어 모든 신자들이 헌금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봉헌 시간에 받은 헌금은 교회 관할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한다. 특별 헌금은 안 해도 무방하다. 봉헌 시간에 2차 헌금을 받는 경우도 자주 있다. 주로 군인주일, 교황주일, 그 외 특별한 경우 성지로 보내거나 사회복지단체로 보내 특별히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 위해 2차 헌금이 있었으며, 2차 헌금이 상설화된 현재에는 앞서 든 특별한 경우 외에는 발전기금 조성에 충당되고 있다.
미사 예물
미사 예물은 특별한 지향을 둘 때 내는 예물이다. 미사 예물을 바치면서 날짜와 해당 미사를 정하면 된다. 예물이기 때문에 값진 물건을 바치는 것이 원칙이지만, 돈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돈으로 낸다. 미사 예물의 일부가 미사를 집전한 사제에게 돌아간다고 해서, 손님 신부가 오면 할머니들이 감사미사를 일부러 넣어주기도 한다.
천주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 중에서 하나가 바로 신자들에게 봉헌금을 전혀 강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헌금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재산을 갖다 바쳐 패가망신했다는 사례도 가끔 보게 된다. 하지만 천주교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천주교에서는 신자들이 모든 봉헌금을 자발적으로 자신이 액수를 정해서 내기 때문이다.
복음 말씀으로 돌아가보자.
예수님께서는 큰돈을 넣은 부자들보다 생활비 전부인 렙톤 두 닢을 넣은 과부를 더 높이 생각하신다. 바꾸어 말하면, 예수님은 헌금의 액수 그 자체보다 헌금의 액수가 헌금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에 더 관심이 있으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예수님에게 중요한 것은 헌금 액수가 아니라 헌금에 들어 있는 마음이다. 얼마의 돈이냐가 아니라 어떤 돈이냐이다.
예수님의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넣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에는 과부의 헌금에 대한 칭찬의 의미가 들어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율법 학자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도 들어 있다. 즉, 율법 학자들이 자신들의 알량한 지식을 앞세워 사람들에게서 헌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부들의 생활비까지 뜯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헌금 액수에 따라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여부가 결정된다면, 가난한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기란 불가능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예수님께서 진실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헌금의 액수가 아니라 헌금에 들어 있는 마음이다. 하늘나라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으며 합당한 자격만 갖추어진다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다. 헌금 액수가 하늘나라에 가느냐 못 가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니 전재산을 교회에 갖다 바치는 그런 어리석은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하늘나라는 돈이 필요 없는 곳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깅요하는 교회는 100% 이단이라고 보면 된다.
▲ 청주 서운동성당 [09:59]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0]
▲ 서운동성당 제대 [10:14]
▲ 미사가 끝났어요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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