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회 모임
◈ 일시: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 맑음
◈ 장소: 용용생고기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4-9
◈ 회원: 유석회원 5명
17:20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유석회 모임일이다. 오늘도 모임 장소가 돼지고깃집이니 돼지 이야기나 한번 해야겠다.
나라마다 돼지를 요리해서 먹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삶거나 굽는 게 대부분이고 그밖에 튀기거나 볶거나 해서 먹는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돼지고기를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먹는다. 그것은 바로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적당히 말려서 먹는 것이다. 이것을 하몬(jamon)이라고 한다. 하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하몬은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해 만든 생햄으로 스페인 전통 음식이다. 하몬은 크게 하몬 이베리코와 하몬 세라노로 구분되고, 돼지의 품종과 사육 조건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그중에서도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가 최상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하몬은 1000년경 돼지가 스페인으로 수입된 이후 냉장시설이 없던 당시에 장기간 보관하고 먹기 위한 저장법으로 탄생한 요리이다. 따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어 과일이나 치즈와 함께 술안주로 제공되며, 짠맛이 강해 달콤한 와인이나 풀바디(full body, 농도가 진하고 묵직한 와인)의 레드 와인과 어울린다.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넣기도 하고, 파에야나 파스타 등의 요리에도 두루 쓰인다.
하몬 이베리코
하몬 이베리코는 털이 뻣뻣하고, 발굽이 까맣고, 도토리를 많이 먹고 자란 이베리코 돼지 품종으로 만든다. 이베리코 돼지는 스페인 중부와 남부에 걸쳐 있는 목장에 방목된다. 이들 목장은 코르크나무와 참나무, 야생 허브와 풀 등이 자라는 곳으로 이는 돼지의 식습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돼지의 식욕이 떨어지는 여름철에는 목장에 방목하다가 10~2월 사이에 돼지들이 좋아하는 상수리나무와 코르크나무의 도토리를 잔뜩 먹여 급격히 살을 찌운다. 이 기간 동안 하루에 9kg가량의 도토리를 먹여 몸무게를 60% 정도 늘린다. 도토리와 적당량의 운동 덕분에 상아색의 지방층이 근섬유로 침투해 퍼지면서 마블링을 만들어내는데, 대부분 단일불포화지방으로 합성된다.
도축한 돼지의 뒷다리는 소금에 절여 14~36개월간 엄격히 조절한 온도에서 숙성시킨다. 햄은 11월 첫째 주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는데, 도축한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으로 덮어 두었다가 두 달 후에 소금을 닦아내고 통풍이 잘 되는 창고로 옮겨 매달아 보관한다. 이 기간 동안 지방이 서서히 녹아내려 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근육은 붉은빛을 띠고 지방으로 인해 독특한 향을 풍긴다. 도토리에서 생겨난 고소한 향이 특징적이다. 하몬 이베리코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햄의 8%에 불과해 가격이 매우 비싸다.
하몬 이베리코는 품질을 기준으로 다음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
하몬 이베리코 중 최상품이다. 베요타는 스페인어로 도토리를 의미한다. 상수리나무 숲에 방목하여 기른 돼지로 만들며, 햄은 염장 후 최소한 36개월간 건조한다.
-하몬 이베리코 데 레세보
목초지에 방목하며 도토리와 곡물을 섞은 사료를 먹인 이베리안 돼지로 만든 하몬이다. 염장 후 24개월 이상 건조한다.
-하몬 이베리코 데 세보
곡물 사료를 먹여 우리에서 사육한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하몬이다. 염장 후 24개월 이상 건조한다.
하몬 세라노
하몬 세라노는 예로부터 스페인 산악지대에서 흰 돼지 뒷다리를 바다소금에 굴렸다가 서까래에 매달아 건조해 만들어 먹던 햄이다. 12~18개월 정도를 건조한 후에 얇게 포를 떠서 익히지 않고 바로 먹는다. 만체고 치즈와 잘 어울린다. 오늘날 스페인에서 만드는 햄의 약 90%를 차지하며, 곡물을 먹여 기른 흰 돼지를 현대식 생산 시설에서 전통적인 방법을 응용해 만든다. 다른 나라의 햄에 비해 육질이 단단하고 짙은 붉은색의 살과 약간의 마블링이 풍미를 낸다. 세라노 보데가, 세라노 레세르바, 세라노 그랑 레세르바의 3종이 있다.
하몬은 종잇장처럼 얇게 자르기 때문에 자른 후 바로 먹어야 하며, 상온에 두고 먹어야 입에 넣었을 때 지방이 부드럽게 녹으며 섬세한 견과류 향과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풍미, 입 안에서 녹는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차게 보관하면 지방이 불투명해 보이고 입 안에서 녹는 느낌이 없으므로 이럴 땐 접시를 살짝 데웠다가 담는다. 썰어 놓은 하몬을 바로 먹지 않을 경우에는 비닐로 덮어 지방이 산패되는 것을 막는다. 하몬은 그 자체만으로 먹기도 하고 전채 요리, 술안주, 식재료 등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하몬은 비싼 가격 탓에 푸짐하게 먹기는 어렵다. 한 번에 먹는 분량이 약 50g이라고 보면 열량이 대략 150kcal 정도이니 비교적 열량이 낮은 식품이다. 하몬 이베리코 데 비요타의 지방 중 50%는 단일포화지방인 올레산이다. 이베리코 돼지가 먹은 도토리가 특유의 유전자와 적당한 운동 덕분에 올레산 형태로 축적된 것이다. 올레산은 적당량 섭취하면 몸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낮추고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올레산은 심장질환을 줄여주는 올리브에 풍부한데, 그래서 하몬 이베리코를 가리켜 ‘다리 달린 올리브’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밖에 하몬에는 비타민 B1, B6, B12, 엽산 등의 비타민과 칼슘, 철분, 아연, 마그네슘, 인 등의 무기질도 포함되어 있다.
불판을 사이에 두고 다섯 명의 회원이 마주 보고 앉아 가브리살을 굽는다. 술잔 부딪치는 소리가 나고 대화가 오간다. 요즘은 큰 이슈가 없어 그런지 대화 내용도 평범한 일상생활에 관한 것들이다. 평범한 백수들의 이야기, 그래도 서로 들으며 함께 웃고 떠들 수 있으니 이 아니 좋은가. 오늘 아침 방송에서, 산속에 있는 작은 암자에서 혼자 기거하며 수도하는 스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생각을 많이 하면 힘들어지고 생각을 적게 하면 힘이 생겨납니다.
좋은 말씀이다. 새겨들을만한 말씀이다. 복잡하게 많이 생각하면 복잡해지고 단순하게 조금만 생각하면 단순해진다. 그러니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요즘 아내와 별 것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순하게 생각하자. 양보하며 살자. 사랑의 기본이 바로 양보와 배려다. 내일 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하몬을 안주 삼아 와인이라도 한 잔 해야겠다.
▲ 오늘 유석회 회식 장소 용용생고기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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