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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10.27. [국내行事 138]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by 사천거사 2024. 10. 27.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일시: 2024년 10월 27일 일요일 / 흐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오늘은 연중 제30주일이다. 하느님께서는 외아드님을 의롭고 자비하신 사제로 삼아, 눈먼 이들에게 빛을 주시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우리가 아드님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아 아버지를 바라보며 나아가게 하신다.
 
오늘 복음 말씀은 눈먼 거지의 눈을 뜨게 해 주시는 예수님의 기적 사건 내용이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군중과 더불어 예리코를 떠나실 때에, 티메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많은 이가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너라." 하셨다. 사람들이 그를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하고 말하였다. 그는 겉옷을 벗어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갔다. 예수님께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 눈먼 이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마르코 10,46-52-
 
성경에는 기적 사건이 모두 132번이 나온다고 한다. 이 기적 사건들은 각각 나름대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일도 아무런 의도 없이 행하시는 법은 없다. 따라서 예수님의 기적 사건을 설명할 때에는 기적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기적 행위 이면에 들어 있는 예수님의 생각과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기적 행위 자체만 가지고 따지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수박 겉핥기와 다름이 없다.
 
위의 복음에 등장하는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는 예수님 모습을 볼 수 없다.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옷을 입었는지 알지 못한다. 바르티매오가 예수님에 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분의 음성뿐이다. 그분이 하신 말씀뿐이다. 하지만 그는 일면식도 없는 예수님에게 구원을 청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예수님의 제자들까지도 예수님이 실제로 어떤 분인가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믿었기 때문이다.

바르티매오의 애원을 들은 예수님께서는 기꺼이 그의 간청을 들어주신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눈 뜬 제자들도 자신의 말을 제대로 믿지 않는 판에, 앞도 못 보는 바르티매오가 자신의 말을 믿어 주니 예수님으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겠는가.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진정한 믿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예수님의 제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는 제자 토마스에게 예수님은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8) 하고 말씀하신다. 

눈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 사건에는 예수님의 어떤 의도가 들어 있을까? 눈먼 사람이 앞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단순한 신체적 변화 과정으로 끝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세상에는 보고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고서야 믿는 사람이 있고,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이 있다.
예수님은 그중에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을 최고로 여기신다. 정상적인 눈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은 눈뜬장님과 같으며, 보지 않고도 믿는 눈먼 사람보다도 더 못하다는 것을 경고하시는 것이다.

두 눈이 멀쩡한 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는가?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으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기도를 통하여 예수님과의 친밀한 인격적 만남을 깊이 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확실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수영장의 물이 차야 수영을 할 수 있듯이 기도의 양이 차야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 있음을 생각하며, 예수님과의 친밀한 만남을 깊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이 들려올 때까지.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청주 서운동성당 [10:03]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3]
 

▲ 미사 중 복사 입단식 거행 [11:10]
 

▲ 미사가 끝났어요 [11:48]
 

▲ 성당 화단에 피어 있는 장미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