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
◈ 일시: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 비, 흐림
◈ 장소: 센트럴힐데스하임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담로 50
◈ 회원: 아내와 함께
▲ 센트럴 힐데스하임 아파트
백수에게도 세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손에서 일을 놓았는 데도 자꾸 일거리가 생겨난다. "할 일도 없고 심심해 죽겠어." 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회원으로 있는 모임이 몇 개 있는데, 매번 모임 날짜 잡기에 애를 먹는 것을 보면 사람마다 나름대로 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백수들은 이렇게 부르짖는다.
시간은 많고 할 일도 많다.
09:52 아침부터 비가 내려 파크골프장에 가지 못하는 아내와 함께 장보기에 나섰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육거리시장, 들기름을 짜야한단다. 나의 단순한 생각으로는, 업체에서 판매하는 들기름을 구입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들깨를 사서 들기름을 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식용유, 올리브유, 아보카도유 등등 다른 기름은 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입하면서 말이다. 물론 직접 농사를 지어 생산한 참깨나 들깨로 기름을 짜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육거리시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찾아간 곳은 충북방앗간,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방앗간을 찾아온 손님들이 줄을 지어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수가 장난이 아니다. 3시간 후에 오세요. 차에 올라 다음 목적지인 하나로마트로 가면서 들깨를 사서 들기름을 짜는 거냐고 아내에게 물었다. 그렇단다. 그러면서 아내가 하는 말, 내일 추모제 지내러 형제들이 모두 오기에 들기름 한 병이라도 들려 보내려고요. 더 이상 할 말 없음.
▲ 충북방앗간: 청주 상당구 석교동 125-134
10:26 청주농협 하나로마트 사운로점에 도착, 김장용 절임배추를 주문한 이곳을 오늘 다시 찾은 것은 물건 값이 다른 곳보다 조금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464ml 캔맥주 8개 한 묶음 가격이 집 앞에 있는 마트에서는 16,000원인데 이곳은 13,050원이다. 이 정도면 싼 거잖아. 내일 어머니 산소에서 추모제를 지낼 때 사용할 사과, 배, 포, 청주와 알타리무, 캔맥주 등을 구입했다.
▲ 청주농협 하나로마트 사운로점: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259-2
10:57 하나로마트에서 도촌고깃간 청주본점으로 이동을 했다. 예전에 500원짜리 중국 고량주를 수백 박스 쌓아놓고 팔던 창고를 헐고 새로 태어난 육류판매점으로, 한우나 한돈뿐만 아니라 수입산도 판매한다. 이곳에 오기 전에 들렀던 하나로마트에서 아내가 고깃값을 미리 확인하고 왔는데, 이곳과 서로 비교를 해보니 가격이 비슷하단다. 그렇구나. 그냥 나오기 뭐해서 삼겹살과 소곱창을 구입했다. 저녁에 구워 먹어야지.
▲ 도촌고깃간: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530-8
11:35 이리저리 세 곳을 다니면서 일을 봤더니 점심 먹을 때가 다 되었다. 아내가 칼국수 맛집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잔다. 그럽시다. 장소는 탑동 현대아파트 앞에 있는 김가네바지락칼국수, 조금 이른 시간인데도 손님이 꽤 많다. 바지락 칼제비를 주문했다. 부침개와 콩나물, 김치가 차려지고 이어서 커다란 냄비에 담긴 칼제비가 나왔는데 야, 그 양이 장난이 아니다. 맛은? 맛도 좋다. 맛집 인정.
▲ 김가네바지락칼국수: 청주시 상당구 탑동 47-2
▲ 점심을 먹을 김가네바지락칼국수 식당 [11:35]
▲ 김가네바지락칼국수 메뉴 [11:36]
▲ 어? 부침개도 주네 [11:41]
▲ 푸짐한 바지락 칼제비 [11:44]
12:13 바쁜 오전 일과를 마치고 아파트에 돌아왔다. 이제 일이 모두 끝난 건가? 그렇지 않다. 아내는 오후에 병원을 두 곳 들르러 외출을 했고, 그동안에 나는 파김치를 담을 골파 넉 단을 까야한다. 걱정할 것 없다. 시간이 다 해결해 주니까. 저녁에는 오전에 도촌고깃간에서 구입한 소막창을 구워보았다. 기름이 많아 고소하기는 한데 실속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오늘 참 바쁜 하루였다. 그래서 소리 높여 외쳐 본다.
백수들이여, 바쁘게 살자.
▲ 도촌고깃간에서 구입한 소곱창 구이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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