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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10.20. [국내行事 134]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by 사천거사 2024. 10. 20.

전교 주일 미사 참례

◈ 일시: 2024년 10월 20일 일요일 / 맑음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09:50  오늘은 연중 제29주일이자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는 전교 주일이다. 교회는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와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고자 1926년부터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을 전교 주일로 지내며, 신자들에게 교회 본연의 사명인 선교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의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보내져 전 세계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 데 쓰인다. 
 
오늘의 복음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때에 열한 제자는 갈릴레아를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의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오 28,16-20- 
 
오늘 복음의 핵심 말씀은 전교 주일에 아주 잘 어울리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이다. 이 말씀에서 너희예수님의 제자를 말하므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으라는 말은 결국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예수님의 제자, 즉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지키는 사람인 그리스도인으로 만들라는 명령이다. 비신자들을 그리스도인으로 변모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선교, 전도 또는 전교라고 한다. 그러면 여기서 선교, 전도, 전교라는 용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잠깐 살펴보자.

전도는 신앙의 도리를 전파하는 것을 말하고, 선교는 전도를 위한 일련의 모든 행위를 말한다. 전도는 개신교에서 주로 사용하며 천주교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천주교에서는 전교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전교는 선교와 거의 동일한 의미를 지니며, '복음의 가르침을 널리 전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선교나 전교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가리켜 선교사라고 한다. 선교사는 성직자와 수도자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평신도도 일정한 교육을 받으면 선교사가 될 수 있다.


청주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성안길을 걷다 보면,
'예수를 믿으시오', '예수불신 지옥직행'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 이렇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다. '도를 아십니까?', '영이 참 맑아 보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들이다. 그래도 이런 것은 어느 정도 양호한 수준의 선교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현관문에 버젓이 천주교 교우의 집이라고 적힌 표찰을 붙여놓았는 데도 초인종을 누르고 '교회에서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세상에 예수님은 한 분이시다. 그 한 분뿐인 예수님을 믿는 천주교인에게 자기 예수님을 믿으란다. 천주교 예수님과 개신교 예수님이 같은 분이거늘, 왜 그들은 그렇게 자기 교회에 다니기를 원하는 것일까?

2000년, 음성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1학년부장을 하며 제주도 수학여행을 주관한 적이 있다. 몇 가지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부득이 여행 기간에 일요일을 포함시켜야 했다. 그래서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하루 쉰다는 내용과 함께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는데... 그다음 날 음성관내 목사 8분이 항의를 하러 교장실로 찾아왔다.
왜 일요일에 수학여행을 가서 학생들이 교회를 나오지 못하게 하느냐! 그래서 피치 못할 사정 내용과 함께, 정 그러시다면 제가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을 모아서 제주도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 말에 대한 반응이 압권이었다.

아니, 제주도에 있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 뭐 합니까? 우리 교회에서 드려야지.

이 목사분들이, 제주도에는 다른 예수님이 계시다고 생각하고 이런 말을 했을 리는 없다. 그런데 왜 자기 교회에 나오기를 그토록 원하는 것일까? 물론 그 이유는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분명한 것은, 음성에 계시든 제주도에 계시든 예수님은 같은 한 분이시며, 천주교인이 믿든 개신교도가 믿든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한 분이라는 사실이다.

선교 활동에서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선교 대상자에게 일대일로 접근하는 것이다. 대개 어떤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접근해서 온 힘과 정성을 다 바쳐 그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처음에는 종교나 신앙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대상자가 열과 성의를 다하는 자신을 신뢰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서서히 자신의 종교 세계로 대상자를 끌어드린다. 일종의 가스라이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데, 주로 이단적인 개신교 종파에서 많이 사용하는 선교 방법이다.

천주교에서는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가거나, 가정을 방문하거나, 일대일 매치를 벌이거나 하는 등의 전교 활동은 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전교 활동을 해야 하는가? 예수님이 하신
'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사실, 예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말로만 예수님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믿으라고 한들 그 효과가 얼마나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행동은 말보다 엄청나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진정한 전교 활동은 비신자들을 감언이설로 교회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진실된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비신자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 청주 서운동성당 [09:54]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09:55]
 

▲ 서운동성당 제대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