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
◈ 일시: 2024년 10월 6일 일요일 / 흐림
◈ 장소: 서운동성당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90-1
◈ 회원: 아내와 함께
오늘은 연중 제28주일이자 군일 주일이다.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을 지내기로 하였다.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10:00 10월의 첫 번째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서운동성당으로 간다. 매주 한 번씩 성당에 가는 일이 확고하게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제는 주일이면 미사를 드리러 성당 가는 일이 아무런 부담 없이 의례히 해야 하는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매김을 한 상태다.
오늘 복음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이다. 먼저 복음 내용을 한번 보자.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 어렵다!" 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마르코 10.17-27-
복움 내용에서, 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청년에게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이다. 그러나 청년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면서도 예수님을 떠나간다. 왜 떠나갔나? 그동안 모은 재산이 아까워서였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재산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사전에서 집착은,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있어 잊지 못하고 매달리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청년은 재물에 대한 집착 때문에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만다. 집착은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사랑과 집착을 혼동한다. 얼핏 보면 둘이 비슷해 보이지만 둘은 근본 자체가 다르다. 사랑은 배려심이 포함되어 있는 감정이고, 집착은 이와는 달리 이기심이 포함되어 있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서, 사랑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더 행복할까?' 하고 끝없이 고민하면서,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늘 희생하고 노력한다. 반면 집착은 상대방이 고통스럽든, 슬프든 간에 자신의 상대방을 소유함으로써 자신이 행복하면 그걸로 끝이고 만족이라고 여긴다. 요즘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의 산물이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폭력을 가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사랑해서 죽였다! 말이 되나?
요즘 사람들은 바빠 죽겠다고 한다. 바쁜 원인은 크게 3가지, 바로 일, 인간관계, 소유 때문이다. 일에 치어서 바쁘고, 인간관계 유지하느라고 바쁘고, 자신의 것을 더 늘리려고 바쁘다. 특히 마지막 소유욕이 큰 문제인데,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애쓰다가 건강을 잃고 병을 얻는다. 그리고는 그 병을 고치기 위해 벌어놓은 돈을 잃는다. 결국은 그놈의 돈 때문에 건강도 잃고 돈도 잃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적당한 소유는 필수적이다. 문제는 지나친 소유다. 99냥 가진 사람이 1냥 가진 사람의 것 마저 빼앗아 100냥을 만들려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의 욕심이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에 대해,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만 가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음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도,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 외에 나머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을 나누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늘나라에 재물을 쌓는 것이고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예수님의 자선과 비교해서 동양의 현자들은 지나친 욕심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 한번 살펴보자.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듯하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듯하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만족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오욕에 이끌려 만족을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 불쌍하다고 여기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고 한다 -유교경-
죄는 욕심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재앙은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고, 허물은 얻으려는 욕심보다 더 큰 것이 없다. 그러므로, 넉넉함을 아는 만족이라야 항상 풍족하다. -노자-
족한 줄을 아는 사람은 이익에 눈이 어두워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고, 자연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은 무엇을 잃는다 해도 겁내지 않으며, 덕행이 안에 닦여진 사람은 지위를 얻으려 억지로 애쓰지 않는다. -장자-
물질적 욕망에 얽매이게 되면 인생의 비애를 느끼게 되고, 물욕을 초월하여 본성에 따라 유유자적하게 되면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홍자성-
▲ 청주 서운동성당 [10:02]
▲ 서운동성당 성모동굴 [10:03]
▲ 서운동성당 제대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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