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회 모임
◈ 일시: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 맑음
◈ 장소: 용용생고기 /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 14-9
◈ 회원: 유석회원 4명
17:20 매달 한 번씩 모이던 유석회 모임을 지난달에는 건너뛰고 거의 두 달 만인 오늘 다시 갖게 되었다. 유석회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한 게 무려 27년 전의 일이다. 모든 만남에는 인연이 있기 마련이다. 유석회 모임에는 과연 어떤 인연이 있어 참석하게 되었을까.
불교에서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닌 인연의 결과라고 한다. 인연은 원인을 의미한다. 인(因)은 결과를 낳기 위한 내적인 직접적 원인을 의미하고, 연(緣)은 이를 돕는 외적인 간접적 원인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 둘을 합쳐 원인의 뜻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씨앗은 나무의 직접적인 원인인 인이고 햇빛, 공기, 수분, 온도 등은 간접적인 원인인 연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나무를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렇게 볼 때, 인과 연은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여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인생의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인 주관적인 노력과 '연'인 객관적인 조건 모두가 중요하며 이 둘을 조화롭게 관리해야 한다. 즉, 자신의 내면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먹으러 왔으니 돼지고기 굽는 방법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자.
서양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때 너무 익기 직전에 먹는다. 고기를 덜 익히면 고무같이 질긴 식감이 나고, 고기가 너무 익어 갈변하기 시작하면 육즙이 대부분 빠져나가면서 단단해져 식감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돼지고기를 바짝 익혀먹는 게 오히려 더 맛이 좋다. 이런 차이가 생긴 까닭은,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돼지고기가 다른 국가들과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들은 지방과 살이 잘 분리된 고기를 선호하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지방과 살이 잘 섞인, 이른바 마블링이 뛰어난 고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고기 부위가 순살인 경우에는 서양에서처럼 너무 익기 직전에 먹어야 한다.
팬을 이용해서 조리할 때 제대로 굽기 힘든 고기가 바로 돼지고기다. 고기가 잘 구워졌는지의 여부는 고기의 색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돼지고기는 색 자체가 허여멀게서 구분이 힘들다. 서양에서 돼지고기를 익힐 때 팬에서는 겉 부분만 익히고 오븐에 집어넣어 마무리하는 요리법을 많이 쓰는 이유도 팬만으로 조리하다가는 요리를 망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툼하게 썬 고기를 굽는 게 어렵다는 거지, 상대적으로 얇게 썰어서 구워 먹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충 적당히 구워서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
참고로, 고기를 술에 재워두면 고기가 아주 부드럽게 구워진다. 알코올이 고기의 주성분인 콜라겐을 용해하고, 단백질이 연해지는 곳에 수분이 침투하여 더욱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와인에 재워두면 와인의 타닌 성분이 단백질과 결합하여 막을 형성하기에 수분 손실이 더욱 적어지는 효과가 있다.
요약하면, 지방 함량이 요리법을 결정한다는 것. 삼겹살이나 항정살, 가브리살과 같이 지방이 많은 부위는 바싹 익혀 먹고, 등심이나 안심, 다릿살처럼 지방이 적은 부위는 너무 익기 전에 먹어라.
우리가 이곳에서 늘 먹는 것은 가브리살이다. 돼지고기에서 목살과 등심을 연결하는 부위로 돼지 한 마리에 약 200~450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다. 정식 명칭은 '등심덧살'이며, '등겹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기 두께가 얇고 지방도 많으니 어떻게 구워야 하겠는가. 바싹 굽는 게 정답이다. 돼지고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바로 소주다. 막걸리, 맥주, 와인 어느 것과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돼지고기와 소주, 찰떡궁합이다.
고기가 다 익었소, 잔을 채우시오.
▲ 유석회 회식장소 용용생고기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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