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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국내 行事

2024.10.02. [국내行事 127] 청주 성화동 뱃놈

by 사천거사 2024. 10. 2.

뱃놈 방문기

◈ 일시: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 맑음

◈ 장소: 뱃놈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 98-3
◈ 회원: 카풀연대 회원 6명 



"뱃놈이에요."

 

카풀연대 모임이 있어 총무에게 회식 장소가 어딘가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뱃놈? 상호 한번 특이하네. 뱃놈뱃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고, 뱃사람배를 부리거나 배에서 일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니, 뱃놈에는 마도로스, 선원, 사공, 어부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면, 횟집 상호로 사용된 뱃놈이 그중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알겠는가? 그래, 바로 물고기 잡는 어부다.

 

그러면 여기서 뱃놈에 사용된 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자.

 

중세 한국어에서는 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사람이었다. 한자어 놈 자, 또는 사람 자로 사용되는 것도 사람이 같은 뜻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라는 단어는 남자만을 일컫는 호칭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남자를 낮잡아 부를 때는 을 쓰고, 여자를 낮잡아 부를 때는 을 쓰게 되었다.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다시 친근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과는 달리 방송이나 창작물에도 종종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는 어감이 좋지 않은 의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을 남자에게만 한정하지 않고 여자, 동물, 식물, 그리고 사물에까지 널리 사용하는 편이다. 결국 이전에 사람을 의미하였던 이 지금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사물까지로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남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여자는 하나도 없고 시커먼 들만 앉아 있다.

 

2. 남자아이 귀엽게 이르는 

저기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들입니다.

 

3. 사물이나 동물을 홀하게 이르는 말

 씨네 돼지처럼   처음 본다.

 

4. 사람을 나타내는 말 바로 뒤에 쓰여 그 사람을 친근하게 혹은 낮추어 이르는 말

손자 이 벌써 학교에 들어갔네.

 

5.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

그런 나쁜 들하고는 상종하지 마라.

 

6. 주로 '놈의' 꼴로 쓰여 그 뒤에 나오는 말이 가리키는 대상을 비관적으로 이르는 말

망할 놈의 집구석

 

7.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이나 그 무리를 이르는 말

우리는 목을 지키고 있다가 들을 덮쳤다.


17:18  뱃놈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 서원구 성화동이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검색해 보니, 이 근처에서 단번에 갈 수 있는 버스 노선은 아예 없고 적어도 한 번은 환승을 해야 한다고 나온다. 그렇다면, 여기서 거리는 얼마나 되나? 5.6km라. 오케이, 걸어가자. 횡단보도 신호등만 잘 맞아 주면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모임 시간이 6시 30분이라 5시 18분에 출발했다. 모충대교를 건너고 충북대병원 앞을 지나 천주교 성화동성당 옆에 있는 뱃놈에 도착하니 6시 28분이다. 딱 1시간 10분 걸렸네. 시간 내에 도착하는 과업 성공.


탑동 아파트 출발 [17:18]

 

모충대교에서 바라본 무심천 [17:34]

 

충북대학교 병원 입구 [18:02]

 

▲ 길 왼쪽에 있는 성화중학교 [18:09]

 

뱃놈 앞에 도착 [18:28]

 

뱃놈 간판 [18:28]

 

▲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18:29]


18:30  테이블 두 개에 회원들이 둘러앉았다. 처음 창립할 때에는 회원이 모두 아홉 명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세 명이 탈퇴해서 지금 남아 있는 회원은 여섯 명이다. 현직에 있는 회원은 두 명, 나머지 네 명은 할 일 없으면서도 늘 바쁜 백수들. 2008년 음성에 있는 직장에 근무할 때 청주에 살면서 함께 카풀을 했던 동료들이다. 즉, 서로에게 자신을 목숨을 맡겼던 생사의 동반자들이었다. 그래서 모임 이름도 카풀연대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뱃놈스페셜이란 이름을 가진 이 음식의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계절 사시미, 초밥, 튀김, 포항물회, 모둠해물, 생선구이, 매운탕, 국산뻘낙지, 민물장어구이, 전복구이, 제주딱새우, 메로구이, 가리비구이, 자연산 돌멍게, 참소라 등등

 

참 많기도 하네. 당연히 가격도 만만찮다. 3인분에 17만 원. 우리나라 횟집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우암동에 있는 현대수산처럼 회를 푸짐하게 주면서 곁들이 음식은 평범한 곳이고 다른 하나는 이곳 뱃놈처럼 회보다는 곁들이 음식이 다양하고 풍성한 곳이다. 서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가면 된다. 남자보다는 대개 여성분들이 이런 곳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람의 인연은 계속 다른 인연을 불러오는 법이다. 음성에 있는 직장에서 1년을 함께 근무하고 헤어졌는데 그것으로 인연이 끝난 게 아니었다. 한 회원과는 청주에 있는 직장에서 다시 함께 근무를 했고, 또 다른 한 회원의 딸을 직접 가르쳤고, 또또 다른 한 회원은 나의 손자를 가르쳤다. 그래서, 사람은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잘해야 한다. '헤어지면 그만이야'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나중에 언제 어디서 다시 인연을 맺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말이다.


▲ 숙성회, 포항물회 전문점 뱃놈 [18:30]

 

뱃놈 메뉴판 [18:31]

 

뱃놈 메뉴판 [18:31]

 

뱃놈 메뉴판 [18:32]

 

뱃놈스페셜 상차림 [18:40]

 

뱃놈스페셜 상차림 [18:41]

 

카풀연대 회원들 [18:41]

 

카풀연대 회원들 [18:41]

 

카풀연대 회원들 [18:41]

 

뱃놈스페셜 상차림 [18:49]

 

뱃놈스페셜 상차림 [18:55]

 

뱃놈스페셜 상차림 [19:02]


20:10  파티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1974년 딕 패밀리가 발표한 '또 만나요'라는 노래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다. 이 노래는 백화점, 마트를 비롯해 야간 업소의 폐점 음악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나도 대학 시절에 이 노래를 들으며 술집 문을 나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회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나서, 집까지 걸어간다고 했더니 한 회원이 모충대교까지 태워다 준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모충대교에서 무심천을 바라보며 사진 한 컷을 찍은 후 집에 돌아오니 시계가 8시 3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모충대교 앞 야경 [20:22]

 

모충대교에서 바라본 무심천 야경 [20:23]

 

▲ 모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아파트 귀환 [20:39]